[문화인] ‘영화와 사람을 잇는 방식 고민’…정지혜 영화평론가

영화를 즐기는 방식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통과하면서 다양해졌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영화를 통해 누구를 만나고 어떤 걸 발견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정지혜 영화 평론가는 영화와 사람을 연결하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 오면서 영화제 등 현장에서 영화를 만든 이들이나 영화를 보고 감상을 나누는 관객들, 동료 평론가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시민들에게 단순한 영화 감상을 넘어 영화와 연결되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 중이다. 지난 여름 성남미디어센터 ‘2022 청년시민영화기획단’ 사업을 통해 청년들과 만난 데 이어 10월20일부터 11월8일까지 수원미디어센터 시민프로그래머 양성 과정에도 참여했다. 오는 12월2일, 3일 양일간 진행될 제7회 수원사람들영화제 ‘흘러가는 우리들’을 8명의 수원 시민들이 직접 기획할 수 있도록 강의를 진행했던 그는 영화 프로그래머의 개념과 실무, 영화제 기획·운영 과제 선정 등에 관한 내용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수업을 통해선 시민들이 각자 선정한 영화와 어울리는 작품을 골라보기도 하고, 왜 이 영화를 이 섹션에 배치했는지 소개하고, 기획의 변을 풀어낼 수 있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정 평론가는 “이번 수업에 모인 분들이 20대가 대부분이라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이 많은 데다 열의를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아 활기 넘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선정한 영화 리스트가 물의 온도를 테마로 한 선명한 콘셉트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정 평론가는 프로그래머 활동 역시 비평의 일환으로 여긴다. 자신이 기획한 영화들을 토대로 한 소개글, 프로그램 노트 등으로 관객들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와 글, 그 틈에서 발견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여다 본다. 영화와 만나고, 영화를 만든 사람들을 떠올리고, 글로 풀어낸 영화를 통해 다시 사람과 만나면서 탐색 지대를 넓혀가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글에 관심이 많았다는 정 평론가는 TV 평론 공모전에 당선돼 매체 관련 글쓰기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의 궤적은 TV 드라마·시사 프로그램·예능 등 매체 전반에 대한 글에서 출발했지만, ‘씨네21’에서 한동안 기자로 근무하면서 영화와의 인연이 더욱 깊어졌다. 영화와 만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영화가 있는 곳이면 몸담을 기회가 생겼다. 정 평론가는 서울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활동했고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예심 등을 진행하는 등 폭넓은 행보를 이어 오고 있다. 그는 영화를 글로 풀어내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작업에 있어 늘 고민한다. 이미지, 사운드 등의 영화 요소들을 완전히 다른 문법을 지닌 정제된 형태의 글로 눌러 담아낸 뒤 사람들과 나누는 과정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와 글 사이 미처 풀어낼 수 없는 지점들이 무한해 좌절감을 느낄 때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그 간극을 메꿔 가는 시도를 계속하는 데서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와 만나고 있다. 정 평론가는 “새로운 영화를 만날 때마다 기분 좋은 긴장감이 함께한다”면서 “영화라는 게 결국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쳐 빚어낸 산물이라는 점에서 더 애착이 간다”며 “영화에서 결국 사람들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하기에, 내가 영화를 잘 봤는지 늘 고민하게 된다”고 웃어 보였다. 송상호기자

[문화인] ‘화살에 깃든 문화와 정신’…유세현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보유자

대나무를 다듬고 깎아내 화살촉을 끼우고 깃을 붙인다. 언뜻 보면 단순한 작업인 듯 하지만, 그가 재현해낸 화살 곳곳에 선조들의 정신이 오롯이 서려 있다. 파주 영집궁시박물관에서 만난 유세현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보유자(59)는 화살대를 어루만지면서 잠시라도 눈을 떼지 않았다. 4대째 가업을 이어오며 화살을 만들어 온 유 명인은 문화재청으로부터 2004년 궁시장 전수조교로 지정받았고, 지난달 11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일을 도왔던 유 명인은 1986년부터 화살 제작을 본업으로 삼고 지금까지 전통 문화의 명맥을 잇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긴 통 속에 넣어 발사하는 편전, 발사될 때 바람소리가 나는 효시 등 다채로운 화살들이 유 명인의 손에서 탄생해 왔다. 촉과 살대 등 화살 구성 요소의 형태와 소재에 따라 다양한 화살이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상황과 용도에 맞는 화살을 적합한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그만큼 유 명인은 우리 민족이 누린 전통 활쏘기 문화를 현대로 다시 불러와 풍성하게 즐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활을 쏘는 데 필요한 예절과 규율을 계승하는 것만큼, 방치된 활쏘기 문화를 복원해 현대화하는 작업도 중요하다”며 “선조들이 활을 쏠 때 무엇을 생각했고, 무엇을 누렸는지 우리도 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살 제작만 40년 가까이 몰두해 온 유 명인은 그간 우리 민족이 지닌 활쏘기 문화의 역사를 짚어보는 주요한 길목에 늘 서 있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에서 복원한 화살을 전시하고, 시연 지도를 맡았던 1994년의 국궁문화축제를 회상했다. 그는 “육사 생도들과 함께 시연하는 발표회를 대중 앞에서 처음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너무 뜻깊은 기억”이라고 되짚었다. 이어 2011년에는 ‘편전 먼장질(멀리 쏘기) 실험’을 위해 편전을 200개 이상 만들기도 했다. 사실 멀리 쏘기에 관한 검증이나 시연은 어렵다. 멀리 쏘는 만큼 화살을 잃어 버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늘 연구하는 자세로 일관하는 유 명인은 “당시 가장 멀리 나갔던 화살이 측정치로는 428m였다. 찾은 화살 중에 이 기록이라면 더 멀리 나간 화살이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해에 도끼날형, V자형 등의 다양한 화살촉을 고무판, 합판, 등패 등 여러 유형의 타깃에 쏴 보는 실험을 통해 관통력을 측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이 만든 화살이 현 시대의 활쏘기 문화와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해 왔다. 영집궁시박물관에서는 유 명인이 궁시장 보유자로 인정받은 데 따라 2022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공개행사 ‘2022 지홍전(知弘展)’이 지난 12일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그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받는 데 있어 중요했던 과정이 유엽전 제작이었다”면서 “게다가 유엽전은 현재 많이 보급되는 죽시의 모태가 되는 화살인 만큼, 궁시장 보유자로 인정받은 뒤 처음 개최하는 전시 주제로 다루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선 화살촉이 버드나무 이파리를 닮았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 유엽전을 비롯한 전통 화살의 제작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수 있다. 유 명인은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는 데 대해 “너무나 큰 영광이다. 다만 지금껏 해 오던 것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면서 “중압감과 책임감이 더 커진 만큼 매사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통 화살의 복원, 그에 이은 시연과 발표를 확대해 대중들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다른 나라는 없는 문화도 만들어내는 판국에, 우리는 있는 문화를 제대로 살리는 방법에 관해 연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송상호기자

[문화인] ‘사회의 풍경을 담아낸 예술가’…김태균 작가

프린팅, 영상, 설치 등 장르를 구분 짓지 않고 시대의 모습을 담아냈다. 위성으로 본 도로의 모습을 프린팅 하거나 역사적 설화가 담긴 폭포를 설치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지리학적·역사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의 시대를 바라본다. 20여년 간 현대미술 작업을 해오고 있는 김태균 작가(47)가 오는 10월12일까지 의정부 경기천년길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완충의 시간(Time to Buffer)’ 전시 속 이야기들이다. 김태균 작가는 과거 독일 생활 중 이민자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신이 이민자와 같다고 생각, 공항에 모여드는 이민자의 모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바로 공항을 오고 가는 이민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김태균 작가는 “이때부터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예술가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회, 문화, 정치 등 시대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생각을 해보게끔 제안하는 것이 내가 작품을 통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복잡한 듯 단순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 작품에 담긴 의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재욱 사진작가와 함께하는 ‘완충의 시간(Time to Buffer)’ 전시에서 역시 지금 우리의 시대 남과 북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서울부터 북한까지 가는 길을 디지털 프린트로 표현한 ‘Ornaament#3’, 남과 북의 광장 모습을 아크릴 실사출력한 ‘광장’ 등은 ‘만나는 듯 하지만 엉키고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 ‘지금은 분단돼 있지만 땅과 자연의 시작은 같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태균 작가는 “우리나라는 분단 국가이지만 정치적 성향, 사회적 시선을 떠나서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땅과 자연에서 살고 있다”며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그 본질을 생각해보게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작가는 올해 남은 시간 동안 두 번의 개인전을 통해 사회의 풍경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10월 부천에선 정지용 시인의 흔적을, 12월 인천에선 그의 작품을 한데 기록한 아카이브 전을 선보인다. 역사와 지리학을 이용해 시대를 더 잘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김태균 작가의 목표는 단 하나다. 그는 “사회를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으로 담아내고 싶다”며 “진중한 자세로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있는 사건과 역사를 작업하고 이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문화인] 자연과 물아일체 '반사 수묵'으로 선보이는 우종택 작가

나무의 껍질을 벗겨내고 살갗을 맞대며 호흡을 나누고 교감한다. 손질된 나무에 먹을 입히고 숯물을 먹이면 자연과 ‘물아일체’가 된다. 자연과 하나되는 ‘무위’의 삶을 위해 광주시 오포읍에 걸친 대지산에 작업실을 차려 놓은 우종택 작가(50)의 이야기다. 온몸으로 자연을 그려내는 그의 작업 과정엔 인위적이지 않은 투박한 기운이 서려 있다. 그는 수묵화와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프로젝트 전시 ‘반사 수묵’을 파주 스튜디오 끼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접점’과 ‘무행’에 이어 우 작가의 예술 세계를 몸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내년 봄 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선보일 대규모 설치 작품전 ‘현장산수’와 연동하는 실내·외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용인시의 한 산촌에서 나고 자란 우 작가는 사실 한동안 인물화 작업에 매달려 왔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인간 내면을 향한 관심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시가 아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속에 파묻힐 때에 진정한 내면을 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10여 년 전부터 산 속으로 들어가 농사, 나무 수집 등을 이어가며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건 ‘반성’과 ‘실천’이다. 우 작가는 “인간 중심의 삶에서는 환경 이슈나 사회 문제 등이 끊이질 않는다. 망가진 걸 치유하고 되돌리려면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반성적 사유를 통해 자연에 도달해야 한다”며 “자연과 하나 되려면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도시에 살면서 자연을 논할 수는 없다. 그게 산으로 들어간 이유”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전시장을 찾았을 때도 그가 오랜 기간 자연 속에 머물면서 느꼈던 생각과 경험들이 자연의 상태 그대로 공간에 스며드는 모습이었다. 추상 미술을 보는 듯한 그의 수묵화는 밑그림이나 스케치에 따라 계획해서 그리는 게 아닌, 즉흥에 의한 결과물이다. 자연과 하나된 몸부림이 흔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우 작가는 “손에 붓이 들려 있지만, 의지로 움직이는 대신 무당이 접신하듯 자연의 기운에 모든 걸 맡겨야 한다”며 “인간의 생각과 의사가 반영되는 걸 최대한 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눈을 돌리면 거대한 설치 작품이 모습을 드러낸다. 박달나무, 왕버들나무, 소나무 등 강원도에서 공수한 다양한 나무들로 구성돼 있다. 흙으로 뒤덮인 육산에서 자란 나무는 곧게 펴 있지만, 바위가 빼곡한 골산에서 가져 온 나무는 굴곡이 심하게 져 있다. 모양이 제각기 달라도 우 작가는 그 자체의 모습을 존중하고 그대로 보존해 작품에 녹여 냈다. 나무 밑에 놓인 반사경에 비친 형상을 통해서는 무엇이 실재하는지, 어떤 걸 본질로 생각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도 엿볼 수 있다. 우 작가는 “평소에 늘 인위적인 판단이나 임의로 꾸미고 조절하는 것에서 최대한 멀어지고자 한다"면서 “이번 전시가 자연을 통해서 인간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송상호기자

[문화인] 70세 넘어 첫 개인전… 나뭇잎 글씨 '잎과 먹'

투박하고 자유로운 글씨에서 한 노인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일반 양모가 아닌 나뭇잎의 예측할 수 없는 질감이 묻어난 글씨는 유독 시선을 붙잡는다. 70세가 넘은 노년의 서예가는 40여 년간 자연과 동행하고, 산에 오르면서 꾸준히 글씨를 써 왔다. 화선지에 눌러담은 진심을 만날 수 있는 이찬복 서예가(73)의 첫 개인전 ‘잎과 먹’이 고양특례시 일산동구청 2층에서 지난 29일까지 진행된 데 이어, 3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갤러리 누리에서 열린다. 그에게 40여 년 간 함께해온 서예는 삶의 동반자와 다름 없다. 그는 기술직에 종사해오면서도 근무 이외 시간을 활용해 서예를 배웠다. 그랬던 그는 10여 년 전, 그라인더 사고를 당해 오른손에 치명상을 입었다. 근육과 신경 등을 연결하고 봉합하는 등 대수술을 거치고 나니 손에 감각이 없었다. 좌절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생계를 챙겨야 했고, 가족들을 저버릴 수 없었기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처음엔 되는 대로 가까운 뒷산에 올랐다. 그저 굴러다니는 돌과 나뭇가지들을 쉴 새 없이 쥐었다 폈다 하며 악력이 돌아오길 바랐다. 그렇게 몇 년 간 전국의 산을 돌다 보니 기적처럼 변화가 찾아 왔다. 그는 “의사들이 다 안 된다고 했죠. 그런데 산에 꾸준히 오르다 보니 손에 감각이 서서히 돌아 오더라고요.” 이후 그의 손에는 나뭇잎 붓이 늘 들려 있다. 나뭇잎으로 만든 붓 역시 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산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으니 서예를 할 때도 산의 기운을 받는다면 내면의 목소리를 더 잘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그는 북한산, 지리산 등 전국의 산을 돌면서 나뭇잎을 채취해 붓 제작에 돌입했다. 잘 말려 형태를 잡아 놓은 나뭇잎 뭉치에 소금물을 먹인 뒤 여러 차례 찌고 말리는 시도 끝에, 3년 남짓 흘러 마침내 붓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상수리나무, 도토리나무, 대나무, 소나무 등 전국 각지의 산에서 채집해온 각양각색의 나뭇잎들이 붓으로 재탄생했다. 오랜 기간 캘리그라피 작업도 병행한 덕분에 전시는 다양한 서예 작품과 캘리그라피 작품들이 균형감 있게 배치돼 있다. 먹물을 적당량 희석한 뒤 붓을 털어내는 방식으로 그려낸 작품들도 볼 수 있어 도구의 활용에 따른 서예의 다양한 표현법도 느껴지는 전시다. 이렇듯 배치된 글씨들을 가만히 살피다 보면, 문득 글씨 한 획 한 획의 질감이 기존의 서예 작품과는 확연히 달라 보이는 작품이 여럿 눈에 밟힌다. 정갈함과는 거리가 먼, 거칠게 꿈틀거리는 글자들이 벽면에 늘어서 있다. ‘흙’, ‘길 도’, ‘청춘’, ‘연풍(산들바람)’ 등 각각의 글자들이 나뭇잎으로 쓰여 그 의미가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양모가 아닌 나뭇잎 붓으로 적힌 글자에선 자연에 대한 애정과 예찬, 강렬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작가는 첫 개인전을 열고 나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조금씩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껏 치열하게 살면서 뒤돌아볼 여유는 없었다”면서 “작품들에 녹아 있는 내 삶을 이번 전시를 통해 비로소 돌아볼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송상호기자

[문화인] ‘망상을 실현하다’…이영후 작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한 미래, 인간이 AI와 다르게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지금 인공지능의 역할이 커질수록 한 번쯤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그의 작품도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미술’이라고 답을 내렸고 곧이어 미술작품으로 표현했다. 지난 29일까지 경기아트센터 갤러리서 청년작가 기획전 <Moving ID>를 마치고 오는 8월16일까지 성남 수호갤러리에서 <멋진 신세계를 열다 기획전 PART3 : Documenta>를 진행 중인 이영후 작가(33)다. 이영후 작가의 작품은 ‘망상’에서 시작된다. 망상은 ‘쓸데 없는 짓’, ‘시간 낭비’,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 마저도 인간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가의 생각이다. 이영후 작가는 “미래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 무수히 많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망상만큼은 할 수 없다”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망상은 예술을 하기 위한 통로라고 생각한다”고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가 이러한 생각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부터다. 수원, 고양, 성남 등 경기지역과 서울 곳곳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영후 작가 작품을 살펴보면 프로펠러와 톱니바퀴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영후 작가는 “프로펠라는 인류의 문명 과정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생산, 파괴, 재생산 등에 사용되는 프로펠러는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문명의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프로펠러가 인류의 전반적인 문명을 나타낸다면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것은 톱니바퀴다. 그는 “어릴적부터 사회의 쓸모 있는 톱니바퀴가 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한다. 하지만 근 미래에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역할이 무너질 것”이라며 “시대의 변화로 튕겨져 나온 톱니바퀴 하나하나는 스스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개성으로 돌아가는 미래 상황을 묘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 작품의 특징 중 또 다른 하나는 나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본격적 작가 활동을 시작하기 앞서 2년여간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그가 쉽고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나무였다. 빠르게 건물을 짓고 부수는 과정에서 생긴 나무를 주 재료로 사용한 것. 이 작가는 “유학 당시 건물을 유지·보수하고 가장 많이 버려진 것이 나무였다”며 “버려진 나무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작품에 쓰기 시작했다. 나무는 모두 조립해 작업하기 때문에 작품이 망가져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뚜렷한 그의 작품 세계처럼 명확하다. 작품을 통해 미래의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는 것. 자신의 작품으로 다가올 미래 변화를 알리고 변화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영후 작가는 “일상에서 우리는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으며 아무리 쓸모없는 생각도 결국 인간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인간만 할 수 있는 망상이 예술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며 이를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통해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문화인] ‘모두가 버린 곳에서 만든 작품’…김정대 작가

아무도 살지 않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지만 사람이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들로 뒤엉켜 있다. 바람과 물의 흐름으로 멀리 밀려간 것이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 속 뿌리내린 식물을 채집하고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이달 26일까지 수원시에 소재한 예술공간 아름에서 <순환의 이데아> 전시를 선보인 김정대 작가(52)다. 양평군 출신인 김정대 작가는 암벽을 오르고 카약을 타는 아웃도어 마니아이자 20년차 사진작가다. 어릴적부터 몸으로 하는 활동을 좋아했던 카약을 타고 전국의 강과 바다를 찾아다니며 사진과 설치 작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위성으로 해양 쓰레기가 보이는 곳을 탐색, 그곳을 찾아가 캠핑을 하며 작품 활동을 한다. 김정대 작가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자연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터전을 만들어줬다”며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오래 삶을 유지할 수 없고 오염되는 등 시련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자연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 작품은 단순한 쓰레기를 수집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닌 식물이 깨끗한 환경에서 다시 자랄 수 있게 하는 것까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처럼 그는 곳곳에서 다양한 것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지난 2019년엔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캠핑을 하며 물에 젖은 큰 스티로폼을 하나씩 세워 모아이 석상을 만들었다. 2020년엔 새우, 멸치, 못, 사과 등 쓰임새를 다한 것들을 활용해 미로를 만든 뒤 쓰임과 소멸을 보여주며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또한, 지난해부턴 카약을 타고 버려진 신발과 축구공, 플라스틱 물병 등에서 자라는 이름 모를 수중 식물을 채집하고 기록하며 환경과 인간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김 작가의 작품에는 모두 ‘운명’이 뒷받침된다. 세상에 만들어지고 쓰이고 누군가에 의해 이동하고 없어지는 과정과 모습을 사진을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김정대 작가는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답을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해온 작업처럼 환경과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작품을 통해 환경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김정대 작가는 “자연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며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환경문제를 외면하는 방관자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문화인] ‘사라지는 집과 골목, 그림으로 기억하다’…임상희 작가

임상희 작가 / 김은진기자 ​​​​사람들의 필요와 시대의 변화로 수십 년 간 진행된 도시개발은 과거의 모습을 지우고 지금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의 삶은 편리해졌지만 과거 정겨운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는 5일까지 서울 A BUNKER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오늘의 보라> 전을 선보이는 임상희 작가(37)는 이러한 도시개발로 사라져가는 집과 골목을 그림으로 담아내 기록한다. 그는 “오래된 동네는 낙후되고 지저분한 곳으로 생각하지만 낮은 건물, 색 바랜 벽과 지붕, 굽이굽이 펼쳐진 골목 등이 어우러져 정겨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임상희 작가는 과거 자신이 살던 동네가 개발 예정지로 정해졌다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개발을 앞둔 곳들이 오래됐지만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느꼈고 사라져 가는 모습을 기록하고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임상희 작가가 집과 골목을 그린 지도 어느덧 10년이다. 임 작가는 서울, 인천, 제주, 전남 등 여러 지역의 곳곳을 찾아다니며 동네를 감상하고 특색을 파악하면서 사진으로 찍었다. 이후 찍은 사진들을 조합해 그림에서 골목과 집의 다양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그려낸다. 다양한 모습을 그림에 담아서 인지 그의 그림엔 여러 색이 사용됐다. 임 작가는 “그림을 통해 집과 골목이 ‘낡았다’라는 인식을 버리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고 싶어 밝은 색으로 칠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처럼 <오늘의 보라> 전시에서도 밝은 동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퍼플섬을 담아낸 이번 전시에선 보라색으로 뒤덮인 마을이 원래의 모습으로 잘 보존되면서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표현했다. 밝은 색과 함께 그의 작품엔 ‘동물’이 꼭 등장한다. 임상희 작가는 “골목을 다니다 보면 사람들과 어울렸던 동물들이 눈에 띈다”며 “개가 짖는 소리, 새가 날아다니고 고양이가 앉아있는 모습은 더욱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정겨운 골목과 집을 계속해서 그리고 싶다”는 임상희 작가는 작품을 본 관람객들이 개개인의 추억을 떠올릴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한다. 임 작가는 “오래된 골목과 집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하고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며 “앞으로도 그림을 통해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세세히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문화인]“전통 이야기에 현대를 더하다”…김진란&브루흐 고틀립 미디어 작가

우리의 전통은 지루하고 고전적이기만 하지 않습니다. 전통과 현대적인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예술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불구불한 선, 반복되는 문양,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오색, 탄탄한 이야기 전개. 우리나라 전통 요소 중 하나인 단청을 사용해 미디어 작품을 만들어낸 김진란(54)&바루흐 고틀립(56) 작가의 특징이다. 이들은 지난 24일 수원화성 일대에 개막한 수원문화재단의 미디어아트쇼 중 메인 프로그램인 미디어파사드&라이트쇼에서 문(文)치 부분을 담당했다. 김진란&바루흐 고틀립 작가는 문(文)치에서 기록의 중요성과 함께 혜경궁 홍씨의 한복에 표현된 다양한 전통 문양과 정조사상을 담은 문체에 현대적 요소를 담아 미려하게 영상화했다. 김진란 작가는 화서문은 역사를 보여주는 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혜경궁 홍씨가 남긴 기록으로 정조의 사상을 알게 됐고 여기에 이야기와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우리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이야기 곳곳에 단청의 요소를 담아냈다. 단청은 청적황백흑색의 다섯 가지 색을 기본으로 사용해 목조 건축물에 여러 가지 무늬와 그림을 그려놓은 것으로 이들에게는 단청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한다. 과거 단청은 붓으로 그려졌다면 이들은 영상, 레이저, 음악 등으로 단청을 그려낸다. 바루흐 고틀립 작가는 단청은 색을 칠하고 목조 건축물에 어우러진다며 연금술사가 다양한 원소를 더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듯 우리 역시 현대와 전통을 더해 다양한 것을 만들어 낸다. 그런 의미로 작품에 사용되는 단청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단청은 지난해 서울 숭례문에서 진행된 미디어 아트아트 프로젝트와 올해 3월 진행된 전남도립미술관 개관전에도 공개됐다. 이들은 전통한옥을 재해석한 공간 구성과 단청 문양 이미지, 국악 연주를 결합해 독특한 느낌을 연출했다. 김진란&바루흐 고틀립 작가는 새로운 소통을 통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캐나다 등에서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며 새로운 요소를 더해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간다. 김진란&바루흐 고틀립 작가는 서로 전공한 것이 달라 작품 작업을 할 때 다른 시각으로 보게 돼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간다라며 당분간은 전통을 결합시킨 작품을 많이 선보일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독특한 미디어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문화인] 사진에 따뜻함을 담는 '사진작가' 윤연희

사진은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으로 쓰인다. 사람과 사물, 특별한 장소에서 일어난 추억 등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다. 사진으로 한 사람을 기억하고 따뜻함을 담아내는 작가가 있다. 오는 27일까지 사진공간 움에서 전시 맴;돌다를 진행하는 윤연희 작가(48)다. 윤연희 작가는 시흥지역에서 10여년 간 시민들에게 사진에 대해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기법에 대한 이론을 가르치기도 하며 시민들과 함께 현장으로 나가 직접 찍어보고 전시를 개최하기도 한다. 윤연희 작가의 사진 대상은 항상 사람이었다. 가족과 가까운 이웃, 성당에 같이 다니는 사람들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네 사진을 찍어왔다. 윤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웃는 사진을 주로 찍는다. 평범하지만 그들만이 가진 느낌과 특색은 모두 다르다라며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눠 상대방을 온전히 사진 속에 담을 수 있도록 한다고 사진을 찍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웃음이다. 무뚝뚝한 표정은 사진으로 남기지 않는다. 상대방의 표정을 최대한으로 찍어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아름다움을 남기는 것과 사람이 가진 따뜻함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런 윤연희 작가가 이번 전시 맴;돌다에서는 사람이 아닌 사물에 집중했다. 지난 2015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는 의자다. 윤 작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의 모습, 음성 등 기억이 희미해졌다라며 그동안 아버지가 의자에 앉아 가족들을 기다리고 계셨다. 그래서 의자와 함께 아버지가 자주 갔던 곳, 어린 시절 함께 놀러 간 바다 등 추억이 있는 곳을 찾아 사진으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시작으로 꾸준한 전시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가 지금까지 찍어온 주변 사람들의 마지막 사진을 남길 예정이다. 훗날 각자의 장례식 때 쓰일 영정사진을 아무 사진이나 쓰는 것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마지막 사진을 남기고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고자 윤 작가가 기획해낸 것이다. 윤연희 작가는 누군가 나의 사진을 보고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사진에 담은 따뜻함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가슴 속에 울림을 전할 수 있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문화인] 코로나19 속 소시민의 삶을 콘테로 표현한 이주영 작가

콘테로 그려진 짙은색 사람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쓴 채 땅을 쳐다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제 갈 길을 걸어간다. 코로나19로 점철된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저마다의 작품에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예술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도 담겼다. 작가의 소명은 자신이 인식하고 바라 본 세상을 작품으로 구현해 대중과 소통하는 거라고 생각해 코로나19 속 소시민을 그려냈습니다. 이주영 작가(63)는 오는 8일 수원 해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주영 콘테展-지동교, 봄를 통해 코로나19가 집어삼킨 우리 사회와 그 속 구성원을 바라본 시선을 담는걸 넘어서 코로나19를 예술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작가는 과거 수원민예총 지부장과 수원민미협 대표 등을 역임한 수원지역 원로 미술인이다. 그의 작품은 수원지역 내에서 문화재, 각종 시장 등 유형적 요소는 물론 삶의 무게 같은 무형적 요소와 함께 동고동락하는 수원시민을 그려냈다. 전반적으로 유화나 콘테를 활용해 장지와 한지, 캔버스 위에 자신의 작품을 펼쳐내는 형태를 활용한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19 속 소시민의 삶을 그려내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1월 그는 지동시장 인근 작업실에서 바라본 시민과 그들이 펼치는 제각각의 행동과 표정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코로나19 사태가 갓 시작된 시점이라 바이러스를 향한 두려움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는 사람들을 담아내기로 결심, 작품 120점을 그려내며 이번 전시를 열게 됐다. 오직 콘테만 활용해 전시 작품을 준비한 점도 눈에 띈다. 콘테는 목탄을 원료로 점토와 물로 반죽해 구워 만든 미술 도구다. 특유의 검은 색은 다른 도구와 비교해 훨씬 묵직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를 방증하듯 이 작가의 작품 속 사람들은 생생할 정도로 먹먹한 표정으로 관객을 바라본다. 희로애락 등 인간사 속 모든 감정이 결여된 표정은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구부정한 등에 자기 몸집만큼이나 큰 가방을 멘 노인, 마스크를 내린 채 고성을 지르는 남자, 모든걸 체념한 채 무릎에 고개를 묻은 이 등은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표정을 선사한다. 표정이 마스크에 가려져있지만 이들의 눈매와 행동, 시선 등은 절망, 무기력 등을 고루 담아냈다는 평이다. 이주영 작가는 기존에 자주 그리던 유화와 달리 콘테를 활용한 그림은 묵직함과 적막을 선사해 이번 전시 콘셉트와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작가로서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나 자신의 인식과 이를 그려낸 그림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행복한 캔들이야기에 빠져 보실래요? '캔들스토리텔러' 노희정 대표

긴 머리에 검은색 마스크를 낀 예쁜 캔들 인형 로라가 말한다. 변해가는 일상들,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 아련한 일상들. 그럼에도 이 또한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행복 해볼게. 유튜브 채널 빨간고무신의 캔들동화에서 선보이는 이야기 중 한 편이다. 운영자인 노희정 빨간고무신 대표는 세계 최초 1호 캔들 스토리텔러다. 캔들이라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한다. 캔들의 따뜻한 감성과 일상의 이야기들을 전하는 그의 캔들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며 인기를 얻고 있다. 노 대표는 독학으로 캔들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패션 도소매업을 시작한 그의 최종 목표는 자신의 브랜딩이 들어간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2016년부터 이것저것 본격적으로 배웠다. 꽤 재미를 볼 만큼 패션사업이 잘됐지만, 나만의 브랜딩을 갖자는 목표가 확고했어요. 급기야 건강이 악화됐는데, 그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 내가 해보고 싶은 걸 하자. 취미로 작업을 시작하다 자신만의 캔들을 만들기로 했다. 하나 둘 SNS에 올리다보니 반응이 점차 뜨거웠다. 기업 쪽에서도 연락이 왔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해 캔들 관련 제품도 판매하며 캔들시장에 발을 들였다. 주변을 보니 공방을 차리거나, 원데이 클래스, 자격증, 답례품 작업을 하는 게 다였다. 똑같은 캔들을 매번 만들긴 싫었다. 겉모양만 살아있는 캔들이 아닌 이야기가 들어가 생명력이 있는 캔들을 만들기로 했다. 방향성도 온라인 콘텐츠로 바꿨다. 누군가에게 캔들을 선물로 줘서 행복한 것도 좋지만, 더 많은 분들께 행복을 드리자고 결심했어요. 제가 힘들 때 누군가의 영상을 보고 힘을 낸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 제 캔들 콘텐츠로 선한 영향력과 힘을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이후 영상 교육을 배우며 유튜브 영상동화를 시작했다. 아이스크림과 사랑에 빠져 변장을 하며 매일 아이스크림을 먹는 트럼프 대통령, 깔끔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결벽증 공주 등 그의 캔들 동화는 어른들에게 오늘의 짐을 내려놓고 잠시나마 따뜻한 미소를 짓게 했다. 고객들은 키트를 구매하고, 고객들이 만든 캔들로 다시 영상을 만들었다. 영상을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클래스 콘텐츠로 다시 순환되는 것이다. 영상동화를 기반으로 펴낸 캔들 동화책은 지난해 크라우드펀딩으로 진행하면서 목표액 600%를 초과 달성했다. 오는 10월에는 전시회도 준비 중이다. 그는 지금은 유명인들에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만들고 들려드리고 싶다며 전 세계 1호 캔들 스토리텔러로 기업, 공공기관과 새로운 협업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다양한 분들과 다양한 콘텐츠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문화인] “다양한 메시지 담은 가사로 찾아뵐 것” 작사가 Bora M, 첫 싱글앨범 발표

첫 싱글앨범을 발매하면서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지만 팬들의 성원에 더 좋은 음악으로 찾아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달 첫번째 싱글앨범 Done을 발표한 작사가 Bora M(24ㆍ본명 이보람)은 앨범 발표 소감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 등을 설명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Bora M의 이번 앨범에는 Done과 Where U At 등 2개 곡이 수록됐다. 이 곡들은 Bora M이 직접 작사해 눈길을 모은다. 타이틀 곡이자 앨범과 동명인 Done은 중독성 있는 후렴구인 이미 난 지나간 너의 star 아니 난 관심없어를비롯해 싫어진거야 이젠 니가, 지금 뭐하냐는 너의 문자 받기도 귀찮아 등 이별을 고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가사로 담아냈다. 또, Where U At은 반복되는 무거운 마음에 기억할 수 없는 시간 가로등 아래 한참 동안 널 이해 하려고 애를 쓴다, 깊게 박힌 너와의 시간은 계속 별처럼 멍하니 아른 거리다 못해 이제는 너무 거친 어둠이 됐어 등의 가사로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를 묻어냈다. Bora M은 자신의 스타일을 가리켜 아직은 스타일이 없는게 장점이라며 아직까지도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해 이때 우러나오는 묘한 감정과 오글거림을 가사에 잘 버무리려고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이번 앨범은 규격화된 작사가 아닌 지인들과의 대화나 SNS 활동, 독서 등을 통해 즉흥적으로 떠오른 감정을 그대로 작사해 듣는 이의 공감을 사고 있다. 과거 피아노를 연주하며 청소년 콩쿨 등에서 다양한 수상 이력이 있던 Bora M이 대중음악에 뛰어들게 된 건 양준영 작곡가와의 인연 때문이다. 학창 시절부터 대중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Bora M은 때마침 지난 2018년 부친의 권유로 양준영 작곡가를 만나게 됐다. 양준영 작곡가는 Bora M에게 작사, 작곡, 보컬, 프로듀싱 등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했고 그 중 Bora M이 작사에 소질을 보이자 최근 작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양준영 프로듀서는 Bora M의 가사에는 고급스런 감성과 대중적인 감성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매력과 순수한 감성이 고루 섞여있다라며 매일 기획사에서 오후 2시부터 자정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만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Bora M도 첫 싱글앨범 발매에 안주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K-POP을 영어 가사로 부르는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라며 롤모델 삼고 있는 태연(소녀시대)만큼이나 다양한 방면으로 재능을 발휘해 대중앞에 서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문화인] “절망보단 희망을…유튜브와 작품 활동 통해 메시지 전달해요”…자궁경부암 4기 딛고 희망 전달하는 김쎌 작가

제가 좋아하는 미술을 유튜브와 작품 활동이라는 플랫폼 통해 사회 전반에 희망을 전달하고 싶어요. 1년 넘게 자궁경부암 투병 중에도 유튜브ㆍ작품 활동을 통해 희망 전달에 나서고 있는 김쎌 작가(35)는 지난 투병기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계획과 사회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설명했다. 김 작가는 학창 시절 동북아시아전과 리틀 블루칩전 등 단체전을 시작으로 지난 2012년 개인전인 미세포의 요정 쎌러문을 열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예명으로 사용하는 쎌(Cell)은 영어로 세포라는 뜻으로 세포가 증식하는 성질을 활용한 작업방식을 빗대어 이름 지었다. 그래서인지 김 작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본명이 타인으로부터 기대되는 자아라면, 작가명은 작가 스스로 탐구하고 설정한 의지적 자아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치 예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회화 작품을 기반으로 자신의 예술관을 피력하고 있다. 그 예로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쎌 시리즈는 총 8개로 나뉘어 B.cell(break time), C.cell(clay), E.cell(eye), F.cell(flower), K.cell(Kim Cell), L.cell(landscape), P.cell(portrait), S.cell(still-life) 등으로 구성됐다. 각 작품은 회화, 영상, 오브제 등으로 구성돼 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드러냈다. 꾸준한 작품 활동 중 병마라는 암초가 드리운건 지난 2018년 12월부터였다. 발병 직후 고열에 시달리며 암세포가 온 몸에 퍼지는 바람에 지난해 3월과 5월에 예정된 전시를 모두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김 작가는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없을 것 같아 유튜브를 활용한 작품 활동에 나섰다. 그는 하고 싶은 것과 이루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이대로 병실에만 앉아 생사여부를 기다리기 싫었다라며 목표를 잡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다 지난해 4월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이후부터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유튜브는 약 4만여 명의 구독자들이 그가 게시하는 유화 작업과 파스텔 작업, 투병 일기 등 근황을 시청하고 있다. 유화 작업은 단순 유화 입문 및 매뉴얼이 있는가하면 구독자나 신청자들을 김 작가가 그린 작품도 있어 더욱 눈길을 모은다. 투병 일기에는 암이 발병하게 된 배경과 심정, 항암 치료 과정 등이 담겨 누군가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용기 등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그의 몸 상태는 어떨까. 지난해 8월만 해도 전신에 암이 퍼져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으며 방사선 치료를 병행했다. 처방받은 항암제가 신약이라 병세 호전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김 작가 자신과 가족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그때, 암 세포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통증이 완화돼 희망을 그릴 수 있는 상태까지 도달했다. 김 작가는 사람들이 그림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린 화가도 바라본다는 생각에 보다 희망적이고 일상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한다라며 장기적인 목표보다 단기적인 목표를 향하고 있어 의욕을 갖고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만큼 영상과 작품을 보시는 시청자 분들도 삶의 의욕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문화인] “절망보단 희망을…유튜브와 작품 활동 통해 메시지 전달해요”…자궁경부암 4기 딛고 희망 전달하는 김쎌 작가

제가 좋아하는 미술을 유튜브와 작품 활동이라는 플랫폼 통해 사회 전반에 희망을 전달하고 싶어요. 1년 넘게 자궁경부암 투병 중에도 유튜브ㆍ작품 활동을 통해 희망 전달에 나서고 있는 김쎌 작가(35)는 지난 투병기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계획과 사회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설명했다. 김 작가는 학창 시절 동북아시아전과 리틀 블루칩전 등 단체전을 시작으로 지난 2012년 개인전인 미세포의 요정 쎌러문을 열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예명으로 사용하는 쎌(Cell)은 영어로 세포라는 뜻으로 세포가 증식하는 성질을 활용한 작업방식을 빗대어 이름 지었다. 그래서인지 김 작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본명이 타인으로부터 기대되는 자아라면, 작가명은 작가 스스로 탐구하고 설정한 의지적 자아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치 예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회화 작품을 기반으로 자신의 예술관을 피력하고 있다. 그 예로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쎌 시리즈는 총 8개로 나뉘어 B.cell(break time), C.cell(clay), E.cell(eye), F.cell(flower), K.cell(Kim Cell), L.cell(landscape), P.cell(portrait), S.cell(still-life) 등으로 구성됐다. 각 작품은 회화, 영상, 오브제 등으로 구성돼 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드러냈다. 꾸준한 작품 활동 중 병마라는 암초가 드리운건 지난 2018년 12월부터였다. 발병 직후 고열에 시달리며 암세포가 온 몸에 퍼지는 바람에 지난해 3월과 5월에 예정된 전시를 모두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김 작가는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없을 것 같아 유튜브를 활용한 작품 활동에 나섰다. 그는 하고 싶은 것과 이루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이대로 병실에만 앉아 생사여부를 기다리기 싫었다라며 목표를 잡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다 지난해 4월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이후부터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유튜브는 약 4만여 명의 구독자들이 그가 게시하는 유화 작업과 파스텔 작업, 투병 일기 등 근황을 시청하고 있다. 유화 작업은 단순 유화 입문 및 매뉴얼이 있는가하면 구독자나 신청자들을 김 작가가 그린 작품도 있어 더욱 눈길을 모은다. 투병 일기에는 암이 발병하게 된 배경과 심정, 항암 치료 과정 등이 담겨 누군가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용기 등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그의 몸 상태는 어떨까. 지난해 8월만 해도 전신에 암이 퍼져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으며 방사선 치료를 병행했다. 처방받은 항암제가 신약이라 병세 호전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김 작가 자신과 가족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그때, 암 세포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통증이 완화돼 희망을 그릴 수 있는 상태까지 도달했다. 김 작가는 사람들이 그림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린 화가도 바라본다는 생각에 보다 희망적이고 일상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한다라며 장기적인 목표보다 단기적인 목표를 향하고 있어 의욕을 갖고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만큼 영상과 작품을 보시는 시청자 분들도 삶의 의욕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 기자

[문화인] 영화 ‘궁합’ 홍창표 감독 “10년 공들인 수원 화성 소재로 좋은 감성의 좋은 영화 만들 것”

좋은 영화를 통해 좋은 감성을 전달하자는 게 모토인데 이를 수원 화성과 연계해서 영화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창표 영화감독(46)은 지난 2018년 데뷔 첫 장편 영화 궁합 개봉 이후 지금까지의 근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며 자신의 영화관을 피력했다. 홍 감독은 울랄라 씨스터즈(2002) 제작 참여를 시작으로 식객(2007)과 미인도(2008) 등에서 조감독으로 활약했으며 이외에도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2014)와 순정(2015) 등에도 스크립터와 각색을 맡으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다. 사실과 허구가 고루 섞인 팩션 사극이 많다는 점이다. 그는 평소 사극에 관심이 많았는데다 사극은 판타지를 섞어 재밌게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장르라며 정치 사극보다는 어드벤쳐 사극이 판타지를 고루 섞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홍 감독이 구상하는 차기 작품도 바로 팩션 사극이다. 지난 10년 간 틈틈이 구상해 온 차기 작품 내용은 대한제국 고종 시대 수원 화성을 주 무대로 이야기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차기 작품은 오는 9월 대본을 완성해 제작사, 기획사 등과 접촉 후 2022년 설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많은 장소 중 수원 화성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홍 감독은 수원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졸업한데다 한때 신혼집도 수원 장안문 인근인 장안구 영화동이라 화성의 가치를 알고 애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수원 화성은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독특함과 재미, 콘텐츠적 가치를 모두 갖고 있다라며 영화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수원 화성이 배경이 돼 전 국민에게도 그 가치를 알릴 수 있다면 더욱 의미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 작품이자 데뷔 첫 장편 영화 궁합의 장르도 사극이라는 점에 눈이 간다. 역학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궁합은 전작인 관상과 달리 정치 사극 대신 로맨틱 코미디 형태 작품이었다. 이는 그 동안 사극에서 보기 힘들었던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높게 평가하고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어한 홍 감독의 의중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새로운걸 시도하고 싶었던 그의 생각은 배우들의 연기에도 드러났다. 이전까지 아역 이미지와 보이쉬한 느낌이 강했던 심은경은 여성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역할인 송화옹주 역을 맡았다. 이어 각종 예능을 통해 유쾌하면서도 가벼운 이미지였던 이승기는 역술가 서도윤 역을 맡아 진중하면서도 지적이며 전문가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홍 감독은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를 깨뜨리는 시도는 사실 그들 내면에 있는 모습을 찾아내는 시도에 가까웠다라며 앞으로 맡는 작품들에서도 소소한 시도부터 중요한 시도까지 다양하게 새로운 연출을 시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영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도 말했다. 그는 대학 시절 영화와 무관한 분야를 전공하던 중 영화 동아리에 가입해 단편영화를 제작하며 자연스레 영화계에 뛰어들게 됐다. 고달픈 현장생활 속에서도 대학원에 진학해 시나리오 분야를 전공했으며 이후에는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에서 스토리텔링 분야를 강의하는 등 여러방면에서 영화와의 인연을 이어나갔다. 그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가 사회 전반에 선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다. 홍 감독은 영화는 장르와 내용마다 상이한 면이 크지만 내용의 밝은 내용과 즐길 거리를 통해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차기 작품은 커리어 두 번째 장편 영화인만큼 이전 작품보다 성숙하고 노련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문화인] 김수영 떡 공예 명인 “떡 공예 명인으로서 자부심 느껴…지속적으로 계승할 수 있길 바라”

20살 때부터 시작한 공예와의 인연이 떡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어요.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수강생들과 함께 계보를 이어나가겠습니다. 김수영 떡 공예 명인(52)은 공방 내 떡들과 장식을 소개하며 떡 공예와의 인연과 그에 따른 즐거움은 물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김 명인은 지난해 8월부터 수원 신풍동에서 수원명인명과 화전놀이 공방을 운영하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떡 공예 문하생들과 공예 작업은 물론 약과와 떡케이크 등을 판매하며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명인의 떡 공예는 맵쌀과 찹쌀 가루에 보리, 쌀, 조 등 곡물을 고루 섞어 전기찜기로 떡을 쪄내는 기법을 사용한다. 이때 딸기, 녹차, 고구마, 백년초 가루 등으로 색을 내고 앙금 등을 이용해 장식을 만든다. 이때 만들어지는 떡들은 떡케이크를 시작으로 연꽃모양, 과일모양 등으로 맛과 볼 거리를 더했다. 이외에도 공방에는 구운 영양 찰떡, 쌀 과자, 약과에 유자쌍화차와 베리레몬차, 탱자대추차 등이 고루 비치돼 떡 이외에 마시고 즐길 거리가 많다. 그렇다면 김 명인은 어떤 계기로 떡 공예를 시작하게 됐을까. 그는 20대에 지점토 공예 강사를 시작해 꾸준히 공예와 인연을 이어가던 중 쪄놓은 떡이 지점토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떡 공예를 시작했다. 수원여성회관 문화센터의 폐백 이바지 반과 떡한과반, 궁중병과원과 최순자 명인 등을 거쳤다. 이어 한국음식박람회의 단체전시 떡한과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혼례음식부문에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장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자신만의 체계를 잡을 수 있었고 이는 지난해 8월 수원명인명과 화전놀이의 개점으로 이어졌다. 경사는 개점만 있는게 아니었다. 당시 한국예술문화총연합회(한국예총)에서는 김 명인의 꾸준한 활동과 예술성을 높게 평가해 명인 인증을 하기 이르렀다. 이는 국내 최초의 떡 공예 명인 인증으로 그 의미가 깊다는 평이다. 현재 김 명인은 수원 전통문화관과 농업기술센터에서의 체험 수업은 물론 유치원과 초등학생 대상 견학 수업, 문하생들과 함께하는 정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 수업은 ▲고품격 우리떡과 한과 ▲국가기술 자격증과정 ▲아동요리지도사 과정 ▲카페창업 메뉴개발 ▲원데이 특강으로 나눠져 있으며 가정 주부 등 중년층부터 20대까지 고루 방문해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명인은 옛날과 달리 이제는 시루나 아궁이가 아닌 나무, 전기찜기를 이용해 떡을 쉽게 만들 수 있어 단순 먹거리가 아닌 공예 대상이라 생각한다라며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앞으로도 이쁜 떡으로 예술, 요식 분야에 공헌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문화인] 박혜숙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교수

제자들이 의류를 디자인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 전수 못지않게 정신적인 가치 전수에도 주력하겠습니다. 박혜숙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교수는 제자 디자이너들이 단순 의류 디자인 방법을 배우는걸 넘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오리지널리티(독창성)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10년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의 창설과 동시에 임용돼 10년 간 학과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임용 이전에는 홍대 시각디자인학과와 동대학원 의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이후에는 영국의 패션 명문 London College of Fashion에서 석사학위를 마쳤다. 그는 당시에만 해도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 패션 분야의 메카였지만 이곳들이 현대 디자인에만 몰두하고 있어 나랑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라며 영국은 오래전부터 이미 전통 의상을 비롯해 미래 지향적인 의상들까지 골고루 주목하고 있어 그곳에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귀국한 그는 평택대 교단에 서면서 대외협력실장과 대외협력처장을 역임하며 학생들이 기회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의 노력덕분에 학생들은 전국 대학생 니트 콘테스트는 물론 서울국제일러스트공모전 등에 참가할 수 있었으며 각 대회마다 호평받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지난 2013년부터 열게 된 졸업패션쇼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려 학생들의 재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으로 3, 4, 6회 졸업패션쇼는 미국 LA자바마켓 스텐포드 플라자의 초청으로 현지에서 개최해 매년 10여 명의 학생이 미국 패션업체게 취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미국 현지에서 패션쇼를 진행하고 인턴을 경험해 졸업 후 취업하는 과정이 K-MOVE SCHOOL 사업에 선정돼 국내에서 현장실습교육, 영어수업, 실무교육을 받은 후 현지 패션업체에 취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학생들의 역량을 인정받게 됐다. 그렇다면 박 교수가 제자들에게 전수한 노하우는 무엇일까. 먼저, 박 교수는 기술적인 측면으로 ▲눈 감고 그리기 ▲왼손 스케치 등의 기초창의력 학습 ▲소재 개발 등을 강조한다.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신입생들은 실기를 치르고 입학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나뉜다. 그는 실기 입학생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점에 강점이 있고, 비실기 입학생은 독창성과 감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한다. 두 부류 학생의 강점을 살리고자 입학과 동시에 눈을 감고 그림을 그리게 시키고, 이 과정이 끝나면 주 손이 아닌 반대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시킨다. 이 두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그림은 다소 엉뚱해보여도 간혹 무의식 속에 담긴 형태나 우연하게 드러나는 형태 등을 통해 괜찮은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재 개발도 박 교수가 제자들에게 적극 강조하는 기술 중 하나다. 그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을 통해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은 다 나왔기 때문에 작품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소재라며 염색, 디지털 프린팅, 직접 봉제 등을 통해 소재 개발을 할 수 있는만큼 학생에게 졸업 작품의 자체 개발 소재를 60% 이상 활용해야 졸업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신적인 가치로는 노력과 독창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우연히 보고 듣고 접한 걸 바탕으로 드러내는 독창성을 온전히 자기 것이라고 오해한다라며 우연이 아닌 자신이 직접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 자기 것을 만들 수 있으니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학생들에게 개강과 동시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위한 소재, 그림 등을 찾아 스케치하게 한 후 수십 수백장을 그리게 한다. 보기에는 엇비슷한 그림이지만 그 안에는 조금씩 다른점을 띄고 있고 그 중 괜찮은 작품이 나오면 의상도면 제작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도면 제작을 위해 도면 분야의 다른 교수에게 피드백을 받은 후 다시 박 교수를 찾아가 확인을 받은 후 봉제실에서 작업에 들어간다. 봉제실 안에서의 작업은 자체 개발 소재, 자체적으로 만든 스케치에 기반한 디자인 등 온전히 자기 것으로만 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 금새 1년이 지난다. 1~3학년은 이 같은 과정을 숙련하고 학년이 올라갈 수록 더욱 질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한다. 이윽고 4학년이 되면 졸업패션쇼를 위해 총 4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개강 전부터 작업에 착수한다. 박 교수는 학생을 향한 립서비스는 학생을 죽이는 길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실제 현장에서의 작업을 위한 훈련이 우선적으로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 다소 무리한 일정이더라도 많은 패션쇼와 강의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라며 학생들이 하나의 독립된 디자이너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권오탁기자

[문화인] 수원 인두화 명인 이건희 작가 “명인 자부심, 다양한 전시 선보일 것”

각각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은퇴를 선언한 국민 타자 이승엽(45)과 국민 우익수 이진영(41)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왼손잡이, 국민이라는 칭호가 붙은 별명, 현역 생활을 오래한 점,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점 등등이 있지만 그 중 두드러지는 공통점은 은퇴 전후로 수원에서 인두화를 선물받았다는 점이다. 이승엽은 지난 2017년 8월18일, 이진영은 지난해 7월28일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수원화성 운한각이 그려진 인두화를 전달 받으며 의미 깊은 은퇴 행사를 치렀다. 그 시기를 기점으로 수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두화를 향한 관심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인두화를 그린 작가는 이건희 작가(55)로 수원의 인두화 1세대 작가다. 그는 현재 수원 신풍동에서 이건희인두화창작소를 운영하며 개인 작품활동과 인두화 작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 그의 문하에는 약 40명의 문하생이 저마다 밑그림을 그리고 인두로 개성넘치는 작품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그래서인지 지난 7일 창작소에 처음 발을 내딛는 순간 거대한 해바라기를 형상화 한 작품은 물론 뛰어다니는 말을 담은 작품, 먼 풍경을 그려낸 풍경화 등이 목판 위에 인두로 새겨져 있어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두화는 숙련자의 경우 그림을 직접 그리고 초보자는 도안을 이용해 밑그림을 확보한다. 이어 먹지를 이용해 밑그림을 나무판에 새긴 후 인두로 해당 부위를 태워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이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로 일상을 그림으로 표현해내는데 일가견을 보였다. 성인이 된 후 POP 공예, 수채화, 벽화, 페인팅 등을 통해 꾸준히 예술 활동을 해오던 중 인두화 특유의 모노톤이 가져다 주는 절제미가 아름답게 느껴져 본격적으로 인두화 작품활동에 나섰다. 올해는 그가 인두화를 시작한지 벌써 10여 년이 된 해다. 그 사이 2015년에는 천천동에서 신풍동으로 공방을 이전하기도 하고, 지난 2018년에는 수원시와 협업해 수원문인협회 시인들의 시 50여 점을 대상으로 인두화로 이미지를 새겨 시화로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 구민회관과 공방 등의 공간을 활용한 교육은 물론 회원전과 순회전도 수십차례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수원시와 경기도의회로부터 도내 문화예술계 발전에 이바지 한 점을 인정받아 공로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사)한국문화예술명인회에서 지난해 9월28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두화 명인으로 인정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는 인두화 명인으로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면서 작품활동을 해왔는데 명인 인증을 통해 자부심과 책임감도 느끼게 됐다라며 회관과 공방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던 중 요양환자 분들이 작품을 만들 때 잡념이 사라져 평온한 상태를 느끼고 위로를 받는 걸 보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작가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될까. 현재 그는 오는 11월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 인두화 전시를 열 예정이다. 약 20여 명의 작가들과 함께 1인당 2~3점의 작품을 준비해 전시관을 풍성하게 채울 생각이다. 이외에도 향후 문하생 위주의 전시가 아닌 인두화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과 인두화 동아리를 꾸려 폭 넓은 전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작가는 인두화와 관련한 계획 외에도 수원시와 수원 문화계가 나아가야 할 길도 제시했다. 현재 수원 화성행궁 일원은 당초 조성 의도와 달리 공방이 점점 카페와 요식업체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는 행궁 일원이 바뀌어가고 있는 현실은 물론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른 원주민 이탈과 타 시군의 타 업종의 무분별한 유입 관련 우려를 표현하며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작가는 행궁 일원이 공방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공방 보증금과 월세가 올라가며 점차 카페와 요식업체가 가득한 거리로 바뀌는게 달갑지만은 않다라며 수원 문화ㆍ관광계의 최대 난제인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방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여건 확보는 물론 전시체험관 조성을 통한 체험 기회 확보가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문화인] “호부 밑에 견자가 있나요”…수원 가요계를 2대째 이끄는 송봉수ㆍ송민석 부자

올해는 가수 송봉수의 아들이 아닌 가수 민석으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트로트 가수로의 데뷔를 앞두고 있는 가수 송민석씨(32)는 2대째 가요계에 뛰어든 소감과 다가오는 2020년 한 해 소망을 말했다. 민석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송씨는 과거 할미꽃 사연을 비롯해 다수의 향토가요를 선보이며 정상급 기량을 과시한 송봉수씨(62)와 장정희 수원무용협회장(56)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대기업 사무직으로 근무했으나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가수가 되고자 퇴직 후 가요계에 뛰어들었다. 피는 못 속인다라는 이들 부자의 말처럼 그는 트로트를 선택하게 됐고 점차 소기의 성과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대한민국향토가요제에서 곡 진안아리로 은상을 수상한 데 이어 그 다음달엔 KBS 전국노래자랑 임실군 편에서도 걸출한 가창력을 과시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매주 복지관과 양로원 등 사회복지기관에서 남자는 말합니다, 홍랑, 비오는 양산도 등을 부르며 어르신들을 위한 노래 봉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의 아침마당에 출연해 꿈의 무대에서 기량을 뽐낸 바 있다. 송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옆에서 트로트와 민요를 들어왔기 때문에 내가 트로트를 선택한 게 아닌, 트로트가 자연스레 날 선택한 것 같다라며 그 동안 어르신들을 겨냥한 곡을 많이 선보였다면 앞으로는 점차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가수로 거듭나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점점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지만 앞날에 대한 걱정도 함께한다. 그는 전적으로 음악만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게 힘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생계 걱정만큼이나 음악이 너무나도 좋기 때문에 이를 놓지 않고 노력해 더욱 밝은 2020년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런 그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심정은 어떨까. 아버지 송봉수씨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음악을 해나가는 아들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스럽다는 생각이다. 아버지 송씨는 아들에게 전적으로 음악에만 신경쓰라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있기 때문에 강력하게 말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가수 송봉수의 아들이 아닌 민석이라는 한 명의 가수로서 자기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시기가 곧 찾아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