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일회용품 규제 첫날… 손님·업주 ‘혼란’

“환경 보호라는 취지는 좋지만 소규모 영업장은 현실적으로 너무 힘듭니다” 24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소규모 커피전문점. 사장 1명이 주문과 커피 제조까지 도맡아 하는 이곳은 손님들이 몰려드는 점심시간마다 1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날부터 1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바쁜 시간에 ‘설거지’ 일까지 늘게 됐다. 사장 김씨(45·여)는 “특정 시간에만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수 없어 손님이 몰려들 때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편의점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계산대 앞에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는 안내가 써 있었지만 여전히 봉투를 찾는 손님이 많았다. 5년째 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순자씨(63)는 “이전부터 손님들에게 판매용 종이 쇼핑백이나 쓰레기 종량제봉투 사용을 권하고 있다”며 “그래도 비닐봉지를 달라는 손님이 많은데 앞으로는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카페·식당 등에서 1회용품 사용 제한이 확대되면서 경기도와 인천지역 곳곳이 혼란을 겪고 있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이날(24일)부터 소규모 소매점에서 1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1회용 소재의 컵과 접시, 용기, 플라스틱 빨대 등이 단속 대상이다. 또 편의점에서 구매한 물건을 담을 1회용 비닐봉투 판매도 불가능하다. 식당에선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다. 1회용품 사용규제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이번 사용 제한 규정은 계도기간 1년동안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당초 예고와 달리 환경부가 계도기간을 부여하면서 기간 내 규제를 지키지 않으려는 소상공인도 나타나고 있어 시장 혼란이 우려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는 “1회용품 규제에 1년 간의 계도기간을 부여한 것은 업계와 시민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평가했다. 인천소상공인협회 관계자 역시 “1회용품 사용 규제는 점차적으로 시민의 호응과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수·이은진기자

[현장, 그곳&] 베란다·화장실서 ‘뻑뻑’… 화마 위험에도 지자체 ‘아파트 흡연’ 손 못댄다

“연기와 재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건 물론이고 밖으로 내던진 담배꽁초로 큰불이 날까 봐 조마조마 합니다” 23일 오전 9시께 광명시 하안동의 A아파트. 매일 아침 아파트 단지에서 담배꽁초를 양손 가득하게 발견한다는 경비원 송영준씨(61·가명)는 입주민들로부터 ‘담배 냄새가 난다’, ‘누가 아파트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 같다’는 민원을 자주 듣는다. 이런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그는 아파트 안내방송으로 실내 흡연을 자제하라는 안내를 한다. 송씨는 “실내 흡연을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집 안, 복도에서 담배를 핀다”며 “누군지 모르겠지만 밖으로 불을 끄지 않은 꽁초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어 혹여 불이라도 날까 낙엽을 자주 쓴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주민 박지현씨(30)는 “15층 높이에 살고 있는데 열린 창문과 화장실 환풍기를 통해 계속해서 담배 냄새가 들어온다”며 “나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실내 흡연을 해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지난해 5월 남양주시 금곡동의 다세대주택 주차장에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발생, 건물 내외부 3층 높이까지 불이 붙어 검게 그을렸으며 주차돼 있던 차량이 전소됐었다. 이 불로 건물 안에 있던 주민 3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를 받았다. 또한 같은 해 7월 구리시 인창동의 아파트 세대 내에서 화재 발생으로 상하층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부 타 2억2천827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도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실내 흡연이 버젓이 이뤄지며 주민들이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동주택 화재는 2019년 2천293건, 2020년 2천259건, 2021년 2천8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2019년 171건, 2020년 168건, 2021년 157건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사유지 내 실내 흡연의 경우 지자체나 소방 당국이 행정지도를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단속이나 현황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아파트 실내 흡연에 대한 민원이 발생 시 아파트 입대위를 통해 해결 방안을 강구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철홍 대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담뱃불로 인한 화재는 언제든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안에서 흡연을 해도 현행법상 지자체가 행정처분을 할 수 없다”며 “담배꽁초를 밖으로 던지는 행위는 의도된 방화는 아니지만 큰 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을 통해 법적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은진기자

[현장, 그곳&] 이웃 vs 불청객… 길고양이 돌봄 ‘갈등 격화’

길고양이에 대한 먹이 제공을 두고 경기도내 일부 주민들과 이른바 ‘캣맘·캣대디’들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사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완벽히 시행되기 어려운 만큼 전문가들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파장동의 한 주택가. 오래된 주택의 슬레이트 지붕 위에 놓인 참치캔 주변에는 찌꺼기가 남아 있었으며 길고양이들의 배변 흔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의왕시 오천동에선 발견된 고양이 한 마리는 대접 한 그릇에 담긴 물에 불린 라면 면발을 정신없이 먹고 있었다. 이윽고 앙상하게 마른 길고양이 두마리가 혹여나 떨어진 음식을 찾는 듯 서성거리고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이 같은 상황으로 길고양이들이 몰려 배설물, 벌레 꼬임 등 위생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길고양이의 울음소리에 밤잠을 설치는 피해를 호소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반면 캣맘·캣대디들은 가끔 마주치는 주민들의 날선 반응에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안양시에서 활동했던 이은서씨(54·가명·여)는 “멀쩡한 차를 두고 ‘길고양이 때문에 흠집이 생겼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민들도 있다”며 “길고양이들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인데 너무 야박한 일부 주민들의 태도에 속이 상한다”고 서운해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경기도가 지난해 시행한 ‘길고양이 서식현황 및 관리기준 수립 연구 용역’에 따르면 최소 32만4천558마리에서 최대 35만1천343마리의 길고양이가 경기지역에 사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도는 지난 2019년부터 31개 시·군에 총 217개(한 개소당 50만원)의 고양이 급식소를 만들었으나 이는 도내 모든 추정 길고양이를 수용하기엔 버거운 게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일선 시·군의 신청에 따라 해당 시설이 설치되는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의 목소리에 지자체의 행정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개체 수 줄이기도 예산 문제로 난항이다. 도는 올해 52억원의 예산을 책정, 2만5천933마리에 대한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포획·방사비, 수술비 등이 한 마리당 20만원 가량 소요되는 만큼 도내 모든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수술은 예산 문제로 현실화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주민들과 캣맘·캣대디들의 상생의 자세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캣맘과 캣대디들은 밥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주민들도 이러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는 등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공공기관은 고양이급식소 확충 등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김건주수습기자

[현장, 그곳&] 버스 3대는 기본… 무정차 통과에 ‘출퇴근 전쟁’

도내 광역버스 입석 금지 첫날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오면 뭐합니까. 보낸 버스만 3대 입니다” 21일 오전 7시30분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 버스 정류장. 수원대학교에서 잠실광역환승센터로 향하는 1007번 버스를 타려는 시민 수십명이 줄지어 서있었다. 1대, 2대 만차를 알리는 광역버스가 지나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낮은 한숨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입석금지 후 첫 월요일 출근길임을 고려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지만, 지나치는 버스들에 당장 지각 걱정을 해야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판교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심정희씨(28·가명)는 40분째 버스 앞으로 다가갔다가 물러서기를 반복하며 ‘만석 버스’를 지나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는 6시50분 정도에 나오면 바로 버스를 탔다. 지금 버스를 기다린 지 40분이 지났지만 버스 2대를 그냥 보냈다”라며 “앞으로는 집에서 더 일찍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오전 7시50분께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버스정류장도 수십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10분이 지나고 8109번 버스가 도착하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탑승을 준비하던 시민들은 곧 버스기사가 ‘만석입니다. 다음 버스 타세요’라고 말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시 일산동구로 출근하는 김진한씨(41)는 “직장까지 1시간 10분이 걸린다. 입석 금지라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보낸 버스만 3대”라며 “회사에 늦을 것 같다고 말을 했지만 매일 이렇게 지각할 수 없는 일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KD운송그룹의 경기지역 14개 버스업체가 지난 18일부터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를 전면 중단한 이후 첫 월요일(21일) 출근길, 지역 곳곳에서 발 묶인 시민들의 ‘출근 전쟁’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일부 혼란이 빚어지자 경기도가 전세버스와 예비차량 등 20대를 투입하고, 내년 초까지 68대의 차량을 투입하겠다는 등의 대안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당장 전세버스 차량을 늘리고, 운전기사를 찾아 배치하는 데만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재 도는 당장 투입하겠다던 20대의 차량 조차 채우지 못한 채 15대의 차량만을 투입한 상태다. 도는 2차 대책인 전세버스 107대 중 26대(24%), 정규버스 54대 중 31대(58%)를 12월까지 우선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차량 증진 여건과 인력 투입 등에 모두 난항을 겪고 있어 당분간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KD운송그룹이 입석 중단을 하고 있어 예비차를 투입했다. 오늘도 15대를 투입했으며 전세버스, 상용차 등 순차적으로 투입 예정”이라며 “다만 인력과 차량 마련 등으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민들이 혼잡을 겪지 않도록 이른 시일 내 증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입석 승차를 중단한 버스 업체는 경기고속, 경기버스, 경기상운, 경기운수, 대원고속, 대원버스, 대원운수, 이천시내버스, 평안운수, 평택버스, 화성여객 등으로 경기지역 광역버스 노선 중 46%에 달하는 146개 노선이다. 김은진기자·오민주수습기자

[현장, 그곳&] 그동안 고생했어… 이제 홀가분 해요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홀가분합니다.” 2023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7일 오후 성남 돌마고등학교 앞. 제2외국어 시험 없이 오후 4시37분께 시험이 끝나는 학교 앞은 종료 1시간 전부터 수험생을 마중 나온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우르르 나오기 시작하자, 학부모들은 까치발을 들고 자식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족을 먼저 발견한 수험생들은 부모님의 품으로 뛰어가 안겼다. 한 대학생은 어깨가 축 쳐진 동생이 터덜터덜 걸어 나오자 꽃다발을 건네며 꽉 안아주기도 했다. 핸드폰 시계만 보면서 초조하게 딸을 기다리던 50대 어머니는 밝게 웃으며 시험장을 나오는 이현경양(19)을 부둥켜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양은 “그다지 어려웠던 것 같진 않은데, 시험이 끝나니 허무하기도 하고 아쉽다”면서 부모님 품에 안겨 울먹였다. 비슷한 시각 수원 수일고등학교. 이곳에도 시험 종료 시간 30분 전부터 수험생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들로 교문 앞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후련한 듯 기지개를 펴며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재수생 이상훈씨(20)는 “국어는 쉬웠는데 영어랑 수학은 좀 어려웠던 것 같다”며 “일단 끝났으니 집에 가서 편하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깜깜해진 오후 6시께 성남 송림고등학교. 제2외국어 시험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이 시원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듯한 표정으로 교문을 빠져나와 가족들에게 달려간다. “아들이 좋아하는 치킨이라도 시켜놓을 걸 그랬다”며 고민하던 학부모 안성수씨는 아들 안승주군(19)이 교문을 빠져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활짝 웃어보였다. 비슷한 시각 인천 미추홀구 인명여자고등학교 정문 앞 보행로에도 수능을 끝낸 가족을 마중 나온 이들이 줄을 이었다. 친구와 함께 웃으며 시험장에서 걸어 나온 유채원양(19)은 “시험은 잘 본 것 같다”며 “그동안 공부하느라 줄였던 게임을 제일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에서는 19개 시험지구, 357개 시험장에서 수능 시험이 치러졌다. 도내 수능 지원자 14만6천623명 중 1교시 결시자는 1만7천202명(11.8%)으로 지난해보다 0.27%p 낮았다. 이날 경기지역 수능 부정행위자는 오후 5시30분 기준 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반입금지 물품 소지 3명 ▲종료령 후 답안지 표기 4명 ▲4교시 탐구영역 응시절차 위반 1명이다. 부정행위자로 최종 확정되면 이번 수능 성적이 무효처리 된다. 한수진기자·김건주수습기자

[현장, 그곳&] ‘밀크플레이션’ 속수무책...동네 커피숍·빵집 속탄다

#1.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는 임향미씨(54·수원)는 몇 달 전 원두값 상승으로 인해 음료 가격을 300~400원씩 올렸다. 그 여파로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보다 손님이 줄어드는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임씨의 고민이 추가됐다. 이번엔 우윳값이다. 임씨는 “한 번 가격을 올렸더니 손님이 확 줄었다. 이번에도 가격을 올리게 되면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돼 연말까지는 버텨볼 생각이지만 내년엔 인상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2. 경기남부지역의 한 전통시장 입구에서 제과점을 운영 중인 황선영 대표(56) 역시 빵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다. 베이킹 원재료값에 이어 우윳값까지 올라서다. 황 대표는 “빵은 당일에 만들어 당일에 소진해야 하는 제품인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찾지 않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진을 포기하고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 상승 품목에 ‘우유’마저 탑승하자 유제품업계 등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규모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주요 유업계는 최근 우유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연속적으로 가격을 조정, 17일부터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서울우유의 경우 평균 6%씩 우유 제품 값을 올린 상황이고, 이 외에도 ▲매일유업(평균 9%) ▲남양유업(평균 8%) ▲동원F&B(평균 5%) 등이 각각 값을 높였다. 이로 인해 우유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커피숍이나 제과점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볼멘소리가 샌다. 소규모 개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가격을 올리기도, 유지하기도 난감한 진퇴양난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비단 프랜차이즈 매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커피 매장 수 1위인 이디야커피 역시 다음달께 커피 및 베이커리 일부 제품의 가격을 높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4년 만의 인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유는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인데 우유 가격이 올라가면 카페, 빵집 등 소상공인들의 원가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며 “원유 가격이 인상돼 커피·빵 가격이 오르면 우유의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가격은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진기자

[현장, 그곳&] 경기도내 14만6천623명 수능... 오늘, 힘내세요!

“아직까지 실감은 안 나는데…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어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6일 경기지역에서도 학교별 수험생 예비소집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성남 한솔고등학교 운동장. 수험표 배분 시간인 9시가 가까워지자 고3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장도식이나 학생회 응원 등 별도의 행사는 없었지만, 수험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모습이었다. 운동장에 들어선 수험생들은 담임 교사를 찾아 수험표를 받아 들고 친구들과 간단한 응원의 인사를 나눴다. 교사들은 수험생에게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와’ 등의 격려를 하며 수험표와 선물꾸러미를 전달했다. 선물꾸러미 안에는 교사들이 준비한 핫팩과 물티슈, 연필, 수정테이프 등이 담겨 있었다. 무탈하게 시험을 잘 마치고 오라는 교사들의 염원이 담긴 듯했다. 박소현 3학년 부장선생님은 “학생들이 긴장하지 않고 평소처럼 시험에 임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부응하듯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도 당찬 자신감을 보였다. 분당고등학교로 시험장을 배치받은 정원석군(19)은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오늘 마지막 준비를 할 예정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재수생 윤종원씨(20)는 “아직까지는 많이 떨리고 싱숭생숭하다. 그래도 작년에 한 번 경험했으니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수원 칠보고등학교에서도 오전 10시부터 수험표 배분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와 함께 수험표를 받고 결전의 날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를 나섰다. 박종범군(19)은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출석한 날이 적어 벌써 수능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준비한대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졸업생 성영훈씨(20)는 “지난 1년간 힘들게 준비했다. 생각보다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올해 수능 응시 지원자는 50만8천30명으로 1년 전보다 1천791명(0.4%) 감소했다. 경기지역에서는 14만6천623명이 응시한다. 재학생 9만5천374명과 졸업생 4만6천148명, 검정고시 지원자 5천101명 등이다. 경기지역 고사장은 357개교 7천270실이다. 일반시험장과 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시험장, 입원 치료 수험생을 위한 병원시험장 등으로 나눠 운영된다. 일반시험장에는 코로나19 유증상 수험생을 위한 분리시험실이 설치되고, 별도시험장의 경우 재택치료자 시험실과 재택격리자 시험실로 구분된다. 수험생이 수능 시험일 전 코로나19 확진이나 격리 통보를 받으면 관할 시험지구 교육지원청에 곧바로 알려 시험장 배정 등 응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수진기자·김건주수습기자

[현장, 그곳&] 덤프트럭 ‘쌩쌩’, 깨진 보도블록… 통학로 안전 ‘빨간불’

도내 공사장 주변 학교 가보니… “통학로는 좁아졌고 대형 트럭은 ‘쌩쌩’ 달립니다. 매일 매일의 등하굣길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16일 오전 8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망포동의 잠원초교 삼거리. 학교 맞은 편에선 망포지구공동주택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장부터 학교까지 이어지는 보행로 550여m엔 길을 따라 높은 펜스가 설치돼 있는 상태였고 이로 인해 통학로는 사람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아져 있었다. 또한 보도블럭은 곳곳에 파여 있어 등교를 하는 학생들이 고개를 숙이고 발 밑을 살피며 아슬하게 걸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매일 아침 딸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다는 박윤아씨(42·가명)는 “가뜩이나 좁아진 통학로에 보도블럭까지 깨져있으니 혹여 아이가 다칠까봐 걱정 돼 매일 아침 등굣길에 함께 나서고 있다”며 “등교 후에도 딸이 ‘수업 중에도 공사소리가 들려서 수업에 방해된다’고 말하곤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찾은 용인, 화성, 군포 등 다른 공사 현장도 마찬가지.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 앞 신호등 앞엔 등교를 위해 문정중 학생 10여명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건너려는 학생들 앞에 덤프트럭이 ‘쌩쌩’ 달려 멈칫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됐다. 박진명군(15·가명)은 “원래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는데 자전거 바로 앞으로 트럭이 지나간 적이 있어 사고를 당할 뻔한 적이 있다”며 “이젠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트럭만 봐도 두려운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망포지구공동주택 신축공사 시공사인 A건설 측은 “지난 9월 교육청에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며 “아이들이 공사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내 대형 공사장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대형 공사 시 경기도교육청에선 교육환경평가를 통해 학생들 안전을 확보해야 하지만 관리 당국은 점검현황 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진행해야 할 도내 점검 대상 공사 건수는 196건이다. 이 중 이행 미점검·점검 여부 미확인 건수는 94건으로 드러났다. 절반가량(47.9%)이나 이행사항을 점검하지 않거나 점검 유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교육청은 공사현장이 학교에서 200m 내에 인접해 있거나 공사 건물의 층수가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인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교육환경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착공 전인 곳도 있어 점검이 안된 곳도 있다”며 “현장 점검에 힘쓰고 있지만 공사 건수를 따라가기에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김은진기자·오민주수습기자

[현장, 그곳&] 아비규환 그날, 어떻게 잊어요… 시간 흘러도 선명한 악몽

참사 트라우마 호소하는 도민들 “하늘을 뒤덮은 시커먼 연기, 비명과 울음이 뒤엉킨 아비규환이었던 당시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14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반송동 메타폴리스 상가 일대. 이곳에선 만난 이주형씨(38·가명)는 지난 2017년 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메타폴리스 화재를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대피하라는 방송을 듣고 어머니와 함께 부랴부랴 집을 나섰는데 까만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며 “시간이 흘러 잊을 만도 하지만 화재경보기만 보면 그날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토로했다. 지난 2020년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 화재(4명 사망·7명 부상)를 목격한 주민들도 여전히 불안한 감정을 털어내지 못한 채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불이 났던 아파트 앞 동에 살고 있다는 유미진씨(29·가명)는 “그때 아파트가 잿더미를 연상케 할 정도로 까맣게 탔다.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주민들은 그날의 참사를 또렷이 기억하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불안한 감정을 내비쳤다. 가장 최근 도심 속에서 발생했던 이천 투석병원 화재(5명 사망·42명 부상) 현장은 처참했던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는 듯이 벽 전체가 까맣게 그을린 채로 남아있었다. 인근을 지나치는 주민들은 당시 기억을 떨쳐버리려는 듯 애써 고개를 돌리며 현장을 외면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로 전 국민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짓눌린 가운데 과거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 등 대형 사고를 목격한 도민들도 여전히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도에 따르면 도는 화재, 침수 등 사회적 재난을 겪은 이들에게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각종 사건·사고 이후 경기도가 제공한 심리 상담을 받은 건수는 2017년 755건(651명), 2018년 145건(135명), 2019년 387건(249명), 2020년 592건(417명), 지난해 670건(484명)으로 평균 387명이 509건의 상담을 받았다. 올해는 9월30일 기준 1천193명, 1천453건의 심리 상담이 진행됐다. 이같이 심리상담 지원 방안이 마련됐지만 미비한 홍보 탓에 목격자들이 직접 상담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 더욱이 초기 상담 대상은 사고 현장에 있는 유가족과 부상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적극적인 발굴·추적 상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목격자를 직접 찾아 나서 상담을 권유하지는 않고 있다”며 “사고 발생 시 현장에 투입, 유가족 위주로 상담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귀 한국상담심리학 회장(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대형 사고를 본 사람들은 간접 외상을 호소할 수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상처가 소화되지 않아 무기력, 분노, 우울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자체가 목격자를 찾아 전화·채팅 상담 등 지속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진기자

[현장, 그곳&] 이태원 참사 얼마 됐다고…인도 막는 불법 매대 ‘빽빽’

수원 팔달문시장 일대 길가에 불법 매대 설치가 버젓이 성행하며 시민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가 불법 구조물로 인해 미흡한 대처 및 병목 현상을 가중시킨 만큼 화재 등 재난 상황 시 초기 대응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오전 9시께 팔달문시장과 남문패션 1번가시장. 시장의 상인들이 하나둘씩 가게 문을 열고 장사 준비에 나섰다. 이들은 각자 가게 상품 정리를 한 뒤 간이 책상, 행거, 나무판자 등으로 만든 매대를 상가 앞 도로에 두고 옷, 신발, 내의, 화장품, 가방 등 판매 상품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상인들이 내놓은 매대가 길목마다 들어서자 도로는 금세 좁아졌다. 6~7m였던 도로 폭은 4m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이후 도로 바닥 소방도로 표식은 상인들의 내놓은 매대에 가려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18년간 시장에서 신발가게를 운영 중인 상인 A씨(68)는 “다들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물건 한 개라도 더 팔아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매대를 최대한 넓게 펼쳐놓는다”라며 “지금까지 이렇게 장사해왔고 단속 때 매대를 잠깐 들여놨다가 단속 후 다시 펼치고 있다”고 조심스레 시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매일 나와서 장사를 하니까 영업이 끝난 뒤에도 몇몇 상인들은 매대를 그대로 두고 쌓인 물건만 치우고 있다”고 귀뜸했다. 문을 닫은 가게 앞이나 골목 곳곳에선 배추, 나물, 문어 등 음식물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자리했고 자연스레 좁아진 길목 사이로 배달 오토바이가 들어서면 시민들은 아슬아슬하게 노점상과 매대를 피하기 바빴다. 이날 시장을 찾은 김기석씨(52)는 “주말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 지금보다 훨씬 복잡하다. 서로 부딪칠까 봐 피해 다니기 일쑤”라며 “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걸어 다닐 공간조차 부족해 불편할 때가 많다. 혹시 좁은 시장 골목에서 불이라도 난다면 빠르게 대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을 관리·감독하는 팔달구청은 매일 현장 단속을 통해 소방도로를 침범한 상인들에게 계고장 전달,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팔달구청 관계자는 “상인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3주간 계도기간을 두고 과도한 매대 및 설치물은 철거 요청을 하고 있다”며 “다만 상인들이 30여년간 매대를 활용해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관리를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현장, 그곳&] 주민은 모르는 ‘산사태 취약지역’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산사태 취약지역’을 정작 인근 주민들은 인지조차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8월 집중호우 당시 도내에서 192건의 산사태가 발생,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진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올해 초 집계된 도내 산사태 취약지역은 2천237곳으로, 인근 거주민만 9천42명에 달한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지방자치단체와 산림청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예상되는 산사태 우려 지역을 미리 지정해 각종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정작 산사태 취약지역 일대 주민들은 지정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폭우 당시 주택가 중심 카페 앞까지 토사와 돌이 밀려 왔던 부천시 소사본동 산사태 취약지역. 이곳에는 어르신들이 다니는 학교가 있어 사고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지역이지만, 주민들은 취약지역 지정 사실을 알지 못했다. 30대 주민 A씨는 “인근에 노인학교가 있는 곳이 산사태 취약지역이라는 소리냐”면서 “행정기관은 알면서도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았다고 생각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순식간에 인명피해를 낼 수 있는 산사태의 특성 상 취약지역 인근 주민들에게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고지하고, 관련 교육 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경상국립대 산림융복합학과 교수는 “산사태 취약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실질적인 교육이나 안내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지자체가 발송하는 안내 문자의 경우 어르신들은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보다 효율적인 홍보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동네 이장단을 통해 산사태 취약지역을 안내하거나 지자체에서 인접지역 주민들에게 원격교육 등 산사태 예방 및 대응 행동 요령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법적 고시 대상은 토지 소유자와 각 지자체장이기에 주민들을 상대로 별도 공지는 하지 않고 있다”며 “인접지역 주민들에게 (취약지역을) 어떻게 인지시킬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현장, 그곳&] 출구 안 보이는… ‘지상진입 금지’ 아파트 택배 갈등

수원 매교역푸르지오SK뷰 “택배가 도착하면 지하주차장으로 마중을 나가야 되는 상황입니다. 분실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건 덤입니다” 5일 오전 수원 매교역푸르지오SK뷰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 입구. 주차장과 아파트로 이어진 통로 입구 옆 택배 보관함 앞엔 택배상자 10여개가 널브러져 있었다. 지난 7월 이곳에 입주한 김진성씨(43·가명)는 지하 1층 입구에 방치돼 있는 택배 상자들을 보며 혀를 찼다. 임씨는 “택배기사들이 지하 1층 입구에 택배를 두고 그냥 간다”며 “물건을 찾으러 항상 지하 1층으로 내려와야 한다. 다른 입주민들은 배송시킨 물건을 잃어버린 적도 있다고 해 내 물건이 분실되지 않을까 불안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민 임씨(38·여)는 “들고 올라가기 무거운 쌀이나 과일, 생물은 상할까봐 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입주 전 ‘지상에 택배차량이 다니지 않는 안전한 아파트’라고 해서 이곳으로 이사왔는데 지상에 택배차량이 못 들어 온다고 택배를 아무렇게나 두고 간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역정을 냈다. 수원 매교역푸르지오SK뷰 아파트 지상에 택배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입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7월29일 입주를 시작, 총 3천603세대 중 2천여세대가 입주한 이곳은 안전상의 이유로 10월9일부터 지상으로 택배차량 진입이 금지됐다. 앞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입주 날부터 지난 8일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이 같은 내용을 택배사에 전달했다. 이후 지하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택배존을 마련했으며 주차장 높이를 2.7m로 변경해 차량이 자유롭게 오가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택배기사들은 ‘택배차량이 지상에 진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택배를 동 입구에 내버려 두고 가는 실정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기 전이기에 김승찬 관리소장이 택배사와 논의 중이지만 명확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 관리소장은 “주차장 높이 조절, 택배보관함 등 지하주차장을 통해 배달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최대한 택배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택배를 주차장에 내버려 두고 가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택배기사들은 원활하고 빠른 배송을 위해 지상 진입 통제를 해제시켜 달라는 입장이다. 택배기사 2년차인 이시명씨(27)는 “다른 아파트도 현재 지상 택배를 하고 있다”며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입주민이다. 모두를 위해 지상 통제를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시공사인 대우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 측은 “택배 사태와 관련해서 입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된 적이 없다”며 “입주민과 택배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현장, 그곳&] 우리동네 ‘성폭행범’ 뜨자, 놀이터 ‘텅텅’… 사라진 ‘일상’

출소 후 도내 거주지역 가보니… “다 이사 가고 없어요. 몇 년이 지나도 여기 사는 사람들은 공포에 떨 수밖에 없죠” 3일 오전 9시께 찾은 안산시 단원구.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이 살고 있는 이곳은 지난 2020년부터 아이들이 자취를 감췄다. 조두순의 출소에 따라 불안을 느낀 부모들이 아동들을 데리고 떠난 것이다. 어린이집·유치원에 등원할 시간이지만 아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집집마다 손 한 뼘 크기도 안되는 구멍의 방범창이 촘촘하게 설치돼 있었으며 이른 시간임에도 인적이 드물어 왠지 모를 긴장감만 맴돌았다. 이곳에서 6년째 살고 있다는 이점례 할머니(67·가명)는 “이른 아침이면 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등원을 하고 하교 후엔 삼삼오오 모여 놀이터에서 놀곤 했다. 아기 엄마들도 정말 많고 평화로웠다”라며 “하지만 조두순이 오고 난 뒤 같은 빌라에 살던 세 가정이 지난해 이사를 갔다”고 조심스럽게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아이들이 사라진 뒤 인근 어린이집은 폐업에 들어갔다. 조두순의 거주지에서 198m 떨어진 A 어린이집은 줄어드는 원생 수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폐업을 결정했다. 900여m 위치한 B 어린이집 역시 원생이 거의 빠져나가 지난해 문을 닫았다. 일곱 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하예린씨(26)는 “동네에서 아이들 목소리를 들은 지 꽤 됐다. 딸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거의 이 동네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두순 입주 당시 윗층에 살고 있던 분은 이사 온 지 한 달 만에 다른 곳으로 급하게 이사를 갔다고 한다”며 “범죄자가 외출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불안을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폭행범들이 출소 후 머무는 거주지역에서 아동들의 자취를 감추는 등 해당 지역에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또 최근 연쇄성폭행범 박병화가 화성시 봉담읍 대학가 원룸에 자리를 잡으며 해당 대학교 인근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들의 불안감이 고조, 지역 이탈 현상의 조짐이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와 관할 경찰서는 범죄자 거주지 인근에 처소 구축, CCTV 추가 설치, 순찰 강화 등 재범 방지와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인근 주민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현행법상 형기를 마친 범죄자들이 사회로 나오지 못하게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성범죄자들이 출소 후 재범 방지를 위해 거주지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현행법상 지자체 등이 범죄자를 강제 퇴거하는 방안은 없다”면서 “저지른 범죄와 연관된 시설 인근에 거주를 못하게 하는 등 기본권을 침해받지 않을 정도의 제한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은진기자

[현장,그곳&] 가격 폭락·인력 부족… 인삼농가 ‘눈물의 수확’

“인삼 값 폭락에 인건비는 계속 올라 인삼을 수확해도 남는 돈이 없어요. 이제는 인삼 농사를 그만 둬야 하나 싶습니다.” 25일 오전 11시께 인천 강화군 송해면의 한 인삼 밭. 인삼 수확철을 맞아 30여명이 모여 6년근 인삼 수확에 한창이다. 바로 옆에선 대형 트렉터가 인삼 밭을 갈며 땅 속에 있던 인삼들을 끄집어 내고 있다. 인삼 밭 가운데에는 이날 수확한 인삼 수십t이 한가득 쌓여있다. 이런데도 이 밭 주인 송세근씨(65)는 인삼 재배 현장을 보며 깊은 한숨만 내쉰다. 인삼을 밭에서 캐내도 창고에 재고만 잔뜩 쌓일까 걱정이기 때문이다. 송씨는 “이렇게 고생해서 인삼을 아무리 많이 수확해도 인삼 가격이 너무 떨어져 돈벌이가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삼은 품질이 금방 변해 쌀처럼 창고에 쌓아둘 수도 없어 재고만 계속 쌓이고 있다”며 “인삼 값은 계속 떨어지고 예전처럼 인삼을 찾는 손님도 크게 줄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인삼 농가들은 인건비가 크게 올라 더욱 고통을 받고 있다. 농가의 주요 인력인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본국으로 돌아간 뒤, 다시 입국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삼 농가들은 현재 마을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인삼 수확을 하고 있다. 하점면에서 인삼 농사를 하고 있는 정영식씨(47)는 “2~3년 전만 해도 수확할 때 인부들의 1일 일당이 9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6만원에 달한다. 아니 그 가격에도 구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16만원을 일당으로 주면 인삼을 모두 다 팔아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되레 손해가 날 지경”이라고 했다. 국내 대표 인삼인 ‘강화인삼’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가격 폭락과 인력 부족으로 ‘눈물의 수확’을 하고 있다. 강화군과 강화인삼농협 등에 따르면 농가들이 농협에 일괄 판매하는 파삼(가공용 인삼)의 가격은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져 있다. 인삼 업계에서는 최근 파삼 등 생삼 수요가 크게 준 반면, 한국인삼공사(KT&G)와 농협 등이 홍삼 등으로 가공한 제품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생삼 산업을 회복할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황우덕 강화인삼조합장(66)은 “대한민국, 특히 강화는 ‘고려인삼’ 등 인삼의 종주국”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함께 생삼에 대한 연구개발(R&D)과 바이오 산업 연계 등을 추진해 인삼 산업 붕괴를 막아달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강화 인삼의 명맥을 잇기 위해 전국의 지자체 중 인삼 농가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인삼 값 폭락을 막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인삼의 재배 절차를 간소화하는 새로운 재배법과 신품종 개발 등을 추진 하는 등 인삼 업계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현장, 그곳&] 경기도내 학교 절반 1km 내 성범죄자 산다

경기지역 학교 2곳 중 1곳의 반경 1㎞ 내 성범죄자가 사는 것으로 드러나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교육위·서대문구을)이 여성가족부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도내 초·중·고 2천492개교 중 1천332개교(53.5%)의 주변 1㎞ 안에는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 또 이날 ‘성범죄자 알림-e’에 공개된 경기지역 성범죄자 717명의 거주지는 과천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에 등록돼 있는 등 도내 곳곳에 성범죄자들이 사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근식의 출소가 논란이 되며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군포시 한 초등학교. 이 학교는 A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와 건널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그의 집에서 운동장까지의 거리는 단 1분. A씨는 2006년부터 5년간 미성년자 2명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신상정보공개 대상자가 됐다. 주민 심정자씨(63·가명)는 “이곳 근처에 학교만 5곳이 넘는데 우리 아이를 위협할 수 있는 성범죄자가 사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오후 12시30분께 수원특례시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수업이 끝난 아이들을 데리러 온 보호자들로 붐볐다. 이 학교 반경 1㎞ 안에는 신상정보공개 대상 성범죄자 6명이 살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클 수 있게끔 이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똑같은 의왕시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 역시 성범죄자들이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를까봐 불안해 하고 있다. 실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의 재범률은 26.8%, 13~18세 청소년 대상 재범률은 34.1%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성범죄자 김근식 출소 논란으로 의정부시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더욱이 깜깜이 성범죄자에 대한 불안감도 있는 실정이다.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공개는 지난 2008년 6월19일 이후 판결부터 적용됐다. 그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신상공개정보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시민들은 이들이 바로 옆집에 살고 있어도 알 길이 없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동 성범죄자들은 재범 가능성이 높아 매우 위험하다”며 “전자발찌 대상자들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서 학교나 아동시설 주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아동 성범죄자가 학교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내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실행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현장, 그곳&] 경기도내 학교와 학원가에 파고든 PM, 도로 위 시한폭탄

경기지역 학교와 학원가 일대에서 무면허 개인형 이동장치(PM) 불법 운행이 활개를 치며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9일 경기남·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13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가 없는 시민들은 PM을 몰아선 안 된다. 해당 면허는 만 16세 이상이어야 취득이 가능하다. 이 같은 규정에도 도내 학교와 학원가에선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아찔한 PM 주행을 이어갔다. 전날 오후 9시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 학원가.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앳된 얼굴의 소년이 안전모조차 쓰지 않은 채 시민들과 오토바이 사이를 헤집고 돌아다녔다. 같은 시각 안양시 동안구 평촌학원가에선 모 중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 두 명이 전동킥보드에 같이 올라탄 채 시민 3명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갔다. 시민들이 갑작스럽게 발걸음의 방향을 바꾸면 전동킥보드와 부딪힐 뻔한 상황임에도 PM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께 본보 취재진이 성남시 분당구의 느티공원1길을 20분 동안 지켜본 결과, 총 10명의 중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전동킥보드를 빌렸으며 심지어 동반탑승까지 목격됐다. 최서준군(16·가명)은 ”부모님 어플로 인증을 받아 올해 4월부터 이를 타고 다니고 있다”며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친구들이 모두 전동킥보드를 이용하기에 문제가 크다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도내 PM 교통사고는 2019년 122건, 2020년 233건, 지난해 536건 등으로 집계되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이 기간 1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군포시의 한 교차로에서 중학생 3명이 탄 PM이 좌회전을 하던 중 승합차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대여 업체가 원동기 면허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데다 법안이 여러 번 바뀌면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다”며 “학교에서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 교통안전교육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올바른 교통 문화 정착을 위해 원동기 면허가 없는 사람들의 PM 이용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민기자

[현장,그곳&] 썩은 내 진동·시설물 파손…승기천 산책로 ‘몸살’

“승기천 산책로를 걸으면 시큼한 냄새가 숨 쉴 때마다 코에서 진동을 해요.” 17일 오전 10시께 인천 남동구 승기천 산책로. 바람이 불면서 썩은 구정물 냄새가 코를 찌른다. 승기천 옆 터 곳곳에 하천으로 이어지는 곳곳의 오·우수관을 지나갈때면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악취가 더 진하게 풍긴다. 한 우수관 앞에는 고인 물 위로 기름띠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특히 산책로 곳곳의 목교, 데크 등의 시설물은 부서져 있고 안내판은 바람에 휩쓸려 기울어져 있다. 휠체어를 운전하고 있던 시민은 울퉁불퉁한 산책로 바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자칫 넘어질 것 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연수구 주민 A씨는 “악취가 마스크를 써도 뚫고 들어올 정도로 심하다”며 “비만 오면 산책로에 물이 차는 것은 물론 안내판도 쓰러져 방치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걷다 보면 고쳐야할 시설물이 많지만,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천의 대표적인 도심 하천인 승기천에서 악취와 시설물의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연수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9월부터 남동구와 연수구의 경계선인 승기천을 두 지자체가 나눠 관리하고 있다. 연수구는 승기천 수질검사와 준설 작업, 초화류·수목의 유지관리 등을 맡는다. 반면 남동구는 목교와 데크, 분수시설, 등 하천시설물 관리와 불법경작, 무단투기 단속 등을 관리한다. 이처럼 승기천의 관리 주체가 두 지자체로 나뉜 탓에 주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승기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연수구 주민들은 불편을 연수구에 제기하지만, 연수구는 관리 주체인 남동구에 다시 이첩하고 있다. 현재 승기천은 남동구의 행정구역에 속해있지만, 인근이 남동국가산업단지다보니 연수구의 주민들이 대부분 이용한다. 연수구 관계자는 “비록 연수구 주민이 시설 파손 등의 민원을 제기해도 남동구에 이첩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런데 남동구에 이첩해도 제대로 수리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특히 쓰레기나 폐수 등의 무단투기 등에 대한 단속은 할 권한조차 없는 등 승기천의 전체적인 관리 등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예산 내에서 수리하다보니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곧바로 처리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서는 이용객이 많은 연수구가 승기천의 관리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변병설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승기천의 유지 관리가 이원화 상태이면,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효율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당장이라도 두 지자체가 협의를 통해 관리권을 하나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주연기자

[현장, 그곳&] 쌀값 폭락에… 강화 농가 ‘곡소리’

“한창 수확철인데, 힘들게 일해봐야 못 팔고 버릴 것 같아 암담하네요. 쌀값도 떨어져 팔아봤자 적자에요.” 13일 오후 1시께 인천 강화군 교동면의 한 창고. 1개에 750~1천㎏짜리 농협 마크가 찍힌 대형 쌀가마가 사람 키보다 높이 잔뜩 쌓여있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 강화지역에서 수확한 강화섬쌀로 대략 100여t에 달한다. 농민들이 구슬땀을 흘려 힘겹게 재배해 수확한 쌀이지만 지난 1년 간 팔리지 않다보니, 결국 창고에 쌓여있는 것이다. 이 곳에서 만난 최복환씨(49)는 “자식처럼 키워낸 쌀이지만 팔리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이 곳에 쌓아뒀다”며 “오늘도 벼베기를 했는데, 또 창고에 쌓아만 둘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더욱이 농민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필수적인 농자재 값까지 급등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씨는 “농기계에 넣는 경유가 지난해 1천ℓ당 60만원에서 올해 130만원으로 배가 넘게 올랐다”며 “이런데도 올해 쌀값은 폭락하니,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하소연했다. 강화에서 쌀농사를 짓는 이현섭씨(30)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학 졸업 후 강화로 귀농한지 8년만에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올해 쌀값은 뚝 떨어졌지만, 물가가 크게 올랐다”며 “논 임대료와 비료값 등 어쩔 수 없는 고정지출을 하고 나면 손에 남는게 없다”고 했다. 강화군과 강화쌀작목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쌀 80㎏(1가마)당 가격은 21만원에 달했지만, 최근 들어 14만5천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현재 강화지역에는 5천500여가구의 쌀농가가 있다. 농민들은 이 같은 쌀값 폭락에 더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물가 폭등 등의 영향으로 경유와 비료 등 각종 농자재값을 감당하지 못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지난해 말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한 시장격리곡 매입 방식을 최저가격 입찰제로 바꾸면서 쌀값이 폭락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기관 강화쌀작목연합회장(60)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늘어났는데, 최저가격 입찰제로 바뀌자 농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쌀값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다시 시장가격으로 방식을 바꿔 시장격리곡 입찰을 해 농민들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강화섬쌀 판로 개척 등이 시급하다. 농민들은 농협을 통한 수매나 일부 개인 간 판매를 제외하면 별다른 판로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강화군이 나서 농가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수많은 농가들의 판로 개척까지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연합회장은 “인천시나 다른 군·구 등이 강화섬쌀 판매를 위한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며 “인천시내에 임시 판매장 등을 꾸리거나, 강화섬쌀이라는 브랜드를 널리 홍보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재배 단계부터 수확, 그리고 판로 개척까지 해마다 농민들을 돕기 위해 최대한 애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역 공공기관 및 각종 유관 단체에도 강화 쌀 소비를 요청하는 등 강화에서 생산한 쌀의 판로를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현장, 그곳&] 장애인이 이용 못하는 ‘장애인 편의시설’

13일 오전 9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세류동의 한 건물의 통행로. 건물 출입문까지 이어지는 통행로 중간엔 가로·세로 길이 손 한 뼘이 조금 넘는 하수구가 나있었다. 지난 2020년 준공 당시 이 건물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하수구 구멍을 촘촘하게 막은 덮개가 설치돼 있었지만 장애인 편의시설 적합성 승인을 받은 후 덮개를 제거한 것. 배수 등의 이유로 덮개를 제거할 경우 하수구에 휠체어 바퀴가 빠지지 않을 정도인 약 2cm 크기의 하수구 뚜껑을 사용해야 하지만 이 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군포시 당동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장애인 통행로엔 1~2m 간격으로 13개의 보행장애물(볼라드)가 설치돼 있어 장애인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또한 광명시 소하동의 지상 7층 높이의 건물 주차장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표지판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이들 시설 역시 지난 2020년 준공 시 적합성 승인을 받은 후 시설을 변경한 것이다. 도내 장애인 편의시설이 훼손된 채 방치되는 등 관리가 미흡해 장애인들의 이용하기 불편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준공당시 시설에 대한 적합성 승인 후 비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시설을 개조하는 등 시설주가 임의로 시설을 훼손 및 변경하고 있어 제대로 된 감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경기도와 경기도장애인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에 따르면 도내 장애인 편의시설은 음식점, 판매시설, 10세대 이상 연립주택 등 공중이용시설 대부분이다. 이들 시설은 준공절차에서 보건복지부 위탁을 받은 경기도장애인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의 승인 후 시설이 마련될 수 있다. 센터는 ‘경기도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사전·사후점검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준공 1~2년된 도내 시설 약 300곳을 대상으로 사후 점검에 나서고 있다. 최근 5개년 편의시설 사후점검 결과를 보면 훼손 시설은 2016년 137곳, 2017년 141곳, 2018년 107곳, 2020년 67곳, 2021년 110곳으로 점검시설 1천518곳 중 562곳(37%)이 훼손됐다. 센터는 사후점검 후 관리 감독 주체인 경기도와 지자체에 시정요구를 하지만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시설 관리의 주체인 시설주가 편의 등의 이유로 시정을 하지 않아서다. 경기도장애인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매년 시설을 점검하고 도와 지자체에 시정요구를 하고 있다”면서도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시설을 변경하는 것은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훼손하는 것이다. 점검과 함께 시공사, 건축주, 시설관리자에 대한 편의시설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경기도 관계자는 “센터에서 훼손된 곳을 점검하면 각 지자체로 시정요구를 하고 있다”며 “올해 점검된 시설 목록이 내달 전달되면 현장 확인과 함께 지자체에 시정요구를 할 계획이다. 다만, 점검해야 할 시설은 늘어나지만 인력이 한정돼 있다 보니 정확한 점검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현장, 그곳&]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첫날... 사람 있어도 ‘쌩쌩’… 여전히 ‘아찔한 보행’

12일부터 이른바 ‘우회전 일시정지’에 대한 단속이 시행됐으나 경기도내 곳곳의 교차로에선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시민들을 무시한 채 지나가는 차량들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안양예술공원 사거리 교차로. 보행자 신호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 두 명의 등 뒤로 승용차 한 대가 쏜쌀같이 지나갔다. 특히 경찰의 눈길이 닿지 않은 이곳의 인근 교차로에선 시민들의 발자국이 횡단보도에 남아있음에도 버스나 승용차들이 멈춰서지 않고 우회전하는 모습이 연이어 포착됐다. 더욱이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이번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경우까지 운전자는 차량 운행을 멈춰야한다. 그러나 안양시 비산동사거리에선 횡단보도를 건너가고자 손을 드는 등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한 시민들을 아랑곳하지 않은 차량 5대가 속도조차 줄이지 않고 운행하는 등 이 같은 규정은 유명무실화됐다. 이날 정오께 의왕경찰서 바로 앞 고천사거리에서도 버젓이 켜진 보행자 신호에도 차량과 시민은 뒤엉켰다. 횡단보도 앞 속도를 줄인 1톤 화물차 운전자는 이 같은 규정을 지키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4명의 시민 사이로 차량을 몰았다. 60대 해당 차량의 운전자는 “다른 차들도 다 이렇게 간다”며 되레 날선 반응을 보였다. 또 이곳 인근에선 보행 보조기구로 교차로를 건너는 70대 노인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 오히려 발걸음을 재촉하는 등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매일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시민 이하영씨(52)는 “교차로를 다 건너기 전 쌩쌩 지나가는 차량들로 아이의 안전이 걱정된다”며 “어린이 보호구역 등 중요한 곳에선 강력한 단속으로 이러한 모습이 줄어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시민이 이번 규정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등 우회전 일시정지에 대한 여론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안전벨트 착용과 같은 전례를 볼 때 교통 관련 정책이 정착하는 데 수십년이 걸린다”면서도 “경찰청 등 정부가 정책 변화에 대한 홍보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정책이 보행자 중심인 만큼 운전자는 물론이고 보행자들까지 이러한 사안을 인지하는 등 제도가 하루빨리 정착하는 데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우회전 일시정지를 위반한 차량 운전자는 이날부터 범칙금 6만원(승용차 기준),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경기지역에선 차량 우회전으로 54명의 사망자, 3천97명의 부상자가 각각 발생했다. 이정민·윤현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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