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M] 돈 많이 드는 결혼·육아 ‘NO’... 차라리 ‘나 혼자 산다’

결혼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저출생 현상의 밑바탕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비혼주의, 딩크족 등 다양한 사회구조적 변화가 깔려 있다. 청년층의 혼인, 출산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분위기를 비춰봤을 때 앞으로도 저출생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구절벽을 넘어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대책들이 필요한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 바쁜 직장생활과 연애를 병행하며 지친 강승원씨(38)는 3년 전 연애를 끝으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싱글라이프를 즐기던 강씨는 올해 중으로 ‘비혼식’을 열어 완전한 비혼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고, 혼자 살아 보니 괜찮았다. 결혼 비용부터 집값까지 생각하면 감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외롭더라도 돈 걱정 덜하고 사는 게 더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윤혜원씨(33·여)는 주변 친구들보다 결혼을 조금 더 일찍 했다. 평소 출산에 대한 욕심이 있어 결혼을 서둘렀지만, 결혼 6년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아이를 갖지 않았다. 지난해 대학원까지 진학한 윤씨는 앞으로도 자녀를 출산할 계획이 없다. 윤씨는 “결혼 후 일도 바빠지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면서 아이를 낳겠다는 생각이 사라졌다”며 “아직까진 2세를 계획하고 있진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비혼과 출산 기피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탓인데, 인식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청년의 연애, 결혼, 그리고 성 인식 조사결과’(2022년 9월·19~34세 비혼청년 1천47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청년은 65.5%(696명)에 달했으며, 이 중 70.4%(490명)는 자발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이가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인데, 이 같은 분위기는 결혼과 출산으로도 이어졌다. 이들 중 49%(513명)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9.9%),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해서’(38.2%), ‘결혼할 만한 상대가 없어서’(28.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출산에 대해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향후 출산 의향에 대해 ‘꼭 출산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7.1%(179명)에 불과했다. 출산을 꺼리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감’(57%), ‘내 삶을 희생하고 싶지 않아서’(39.9%), ‘사회적 환경이 안 좋아서’(36.8%) 등의 순서였다. 출산 기피 역시 경제적 부담감을 가장 큰 원인으로 선택했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인식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인구보건복지협회 관계자는 “지금의 출산장려 정책으로는 이 같은 인식에 대한 개선이 어렵다”면서 “청년층의 삶의 질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슈M] 줄어든 결혼·높아진 혼인연령... 아기 울음소리 ‘뚝’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통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결혼은 줄고 혼인 연령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출생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자주 ■ “결혼 안 해”... 6년 새 도내 신혼부부 1만7천617쌍↓, 출생아 수도 급감 25일 통계청의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경기도에서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5만6천362쌍으로 집계됐다. 2015년 7만3천979쌍에서 2016년 7만2천57쌍→2017년 6만7천77쌍→2018년 6만8천462쌍→2019년 6만5천191쌍→2020년 6만358쌍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다 2021년 5만대에 접어든 것이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4만대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인천에서는 1만1천432쌍이 2021년에 혼인신고를 했다. 2015년 1만7천298쌍에서 2016년 1만6천702쌍→2017년 1만5천441쌍→2018년 1만5천142쌍→2019년 1만4천61쌍→2020년 1만1천897쌍으로 감소 추세다. 혼인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출생아 수도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 평균 출생아 수는 0.91→0.90→0.77→0.85→0.82→0.78→0.76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인천도 0.95→0.93→0.92→0.88→0.86→0.84 →0.81로 낮아지고 있다. ■ 초혼 연령, 혼인 후 첫 출산 기간↑ 반면 꾸준하게 상승하는 지표도 있는데, 바로 평균 초혼 연령과 혼인 후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도내 여성의 초혼 연령은 1991년 24.78세에서 매년 상승해 30년 후인 2021년엔 31.7세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인천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도 25.12세에서 30.95세로 급등했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첫 출산에 소요되는 기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도내 초혼 여성이 결혼 후 첫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2015년 15.3개월에서 2016년 15.5개월→2017년 15.8개월→2018년 16.1개월→2019년 16.4개월→2020년 17개월→2021년 17.6개월로 6년 사이 두 달 이상 늦춰졌다. 인천도 2015년 14.8개월→2016년 15개월→2017년 15.2개월→2018년 15.5개월→2019년 16개월→2020년 16.5개월→2021년 17.1개월로 비슷하게 늘어났다. 초혼과 출산 연령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첫아이 출산이 늦어진다는 것은 둘째·셋째 아이를 낳을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로 저출생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결혼해도 “애 안 낳아”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른바 ‘딩크족’들이 늘어난 것도 저출생 문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도내 혼인 1~5년 차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지난 2015년엔 33.98%(38만7천989쌍 중 13만1천847쌍)였지만, 2021년엔 43.57%(32만5천67쌍 중 14만1천648쌍)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천도 32.96%(8만9천747쌍 중 2만9천588쌍)에서 41.5%(6만5천347쌍 중 2만7천122쌍)로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확연히 늘었다. 신혼부부 수는 빠르게 줄어든 가운데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수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 출산율 왜 떨어지나... 저소득층일수록 출산율 하락 폭 커 출산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득이 적을수록 출산율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0년 대비 2019년의 소득계층의 ‘출산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층과 소득 중위층에서 출산율이 각각 23.6%, 13.0% 감소했다. 반면 소득 상위층에서는 17.6% 증가했다. 유지성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소득 하위층에서 출산율이 낮게 나타나는 만큼 저소득층 지원 중심으로 출산정책을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체계가 필요하다”며 “소득 상위층이 모두 지원받는 정책보다는 출산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맞춤형 정책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제언 “선택적 복지 펼쳐야 저출생 극복” 전문가들은 저출생의 원인 파악과 함께 이에 대한 적합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기획단장은 저출생의 원인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저출생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처음에는 결혼은 하고 아이는 낳는데, 아이 양육 부담이 크다고 해서 저소득층 대상으로 보육지원을 했고 이후 맞벌이 부부 증가가 원인이 돼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보육을 지원했다”며 “그러고 나선 전 국민이 돌봄 욕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무상보육을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로 갔다”고 그간의 출산 지원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에는 결혼을 하니까 아이는 낳는데, 결혼을 안 한다고 해서 청년 대상으로 주거 고용 정책을 지원했고, 이후 성평등과 불공정 사회 구조적 문제 등으로 저출생의 원인이 변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정책의 방향성에 있어 청년들의 가치관 변화 등 저출생의 원인을 분석해 반영해야 한다”며 “보편적인 정책만으로는 정책의 효과성을 찾을 수 없다. 일반적인 사회보장은 보편적으로 지원하되 저출생 관점에 맞춰 ‘누가 출산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살펴보고 이런 대상을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편적 지원을 통해 정부가 출생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만 외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가구 등에 대해선 선별적인 복지가 추가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정원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효율성을 생각하면 지원이 가장 필요한 계층에 두텁게 복지를 지원하자고 할 수 있지만 국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선 보편적인 지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저소득층인데 희귀질환이 있거나 출산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특수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추가적으로 더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슈M] 경기道, 출생·영유아 감소에도 국공립어린이집 무조건 확충

경기도가 도내 출생·영유아 수 감소에도 국공립어린이집을 무조건 확충하는 비효율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 도내 일선 시·군의 보육 환경과 수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체 예산 58억5천만원을 편성했다.  앞서 도는 수년간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사업을 국비 매칭사업(국비 50, 도비 25, 시·군비 25)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도는 올해부터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 50% 달성’ 공약에 따라 매칭사업비 외에 자체 예산도 투입키로 했다. 민간어린이집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하거나, 신축하는 비용 중 보조금 외에 부족한 사업비를 자체 인센티브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도내 출생 및 영유아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어린이집 정원충족률도 매년 떨어지고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보육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다. 도내 출생아 수는 지난 2012년 12만4천명에서 2021년 7만6천명으로 10년간 38.7%(4만8천명) 감소했다. 도내 영유아 수 역시 지난 2012년 88만1천명에서 2021년 70만2천명으로 10년간 20.3%(17만9천명)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내 어린이집 정원충족률도 매년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78.8%에서 2021년 78.5%, 지난해 6월 기준 73.6% 등이다. 도내에는 연평균 801곳의 어린이집이 정원 미달 등으로 폐원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586곳이 문을 닫았다. 더욱이 과천시의 경우 지난해 국공립어린이집의 이용률은 45.6%에 달했지만, 용인시는 12.4%에 그치는 등 지역별 격차가 커 보육서비스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는 올해 국공립어린이집 165곳을 신규 설치하고, 내년엔 170곳, 2025년 170곳, 2026년 175곳 등 수를 늘리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보육 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좋은 서비스로 이용률을 높이도록 국공립어린이집의 관리 등의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아동 비율 등 31개 시·군의 중장기 보육수요를 검토해 맞춤형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국공립어린이집이 부족한 지역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인센티브를 도입했다”며 “지역별·이용 아동별 맞춤형 확충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슈M] 기업들 출산 지원 온힘… ‘인구 증가’ 기적 낳는다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면서 기업들 역시 출산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기업들은 육아휴직제나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 등 이전과는 달라진 사내 문화 조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육아휴직에 따른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할 때 부서장 또는 조직이 바뀌거나 동일 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우 본인 희망에 따라 기존 경력과 연관성이 있는 업무 및 부서에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1월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해 8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바꾸자.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난임부터 출산, 육아 등 모든 과정에서 제도 개선을 시행했다. 특히 난임 치료와 시술을 위한 휴가를 기존 3일(유급 1일, 무급 2일)에서 5일(유급)로 늘렸다.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역시 임신기부터 육아기까지 단계별로 출산 장려 제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다자녀 직원(3자녀 이상)에게는 학자금도 지원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 임직원 31명 규모의 도내 중소기업 ㈜샤인소프트(용인 소재)도 사내 일·가정 양립문화를 조성해 저출생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 중소기업이다.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사내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육아를 위해 긴급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재택근무도 지원한다. 개인과 가정의 생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자기계발비와 학비도 지원 중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 받은 ㈜샤인소프트는 재작년 용인시로부터, 지난해에는 경기도에서 ‘일자리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샤인소프트 관계자는 “결국 저출생 문제도 근본적으로는 개인이 직장과 일에 만족해 행복감과 삶의 질이 높다고 느껴야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일찍이 인지해 왔고,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직원들의 복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급여나 인센티브, 휴무 등을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천 남동구에 있는 ㈜펜타게이트는 임직원 16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육아친화 문화만큼은 대기업 못지않다. ㈜펜타게이트는 전면 유연근무제를 통해 육아와 일이 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다.  ㈜펜타게이트 관계자는 “일하기 좋은 곳에서 더 좋은 생산성이 나오고, 육아하기 좋은 기업이 지속가능하다”며 “아직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육아친화문화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슈M] 출산 지원 ‘부익부 빈익빈’... 중소기업엔 ‘그림의 떡’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각종 제도를 활용하는 데 있어 ‘부익부 빈익빈’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선 이 같은 제도 활용이 여전히 ‘하늘에 별 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해 만 8세 이하(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들을 양육하기 위해 각각 최대 1년간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지난 1987년 저출생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된 육아휴직제도는 시행 이후 꾸준히 적용 대상과 사용률, 정책 지원 범위가 확장돼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에 적용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고, 특히 이 어려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극심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부익부 빈익빈’은 수치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통계청의 ‘2021년 육아휴직 통계’ 조사 결과 지난해 육아휴직의 대기업 직원 비중은 중소기업 직원 비중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부모의 64.5%는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대기업에 소속돼 있던 반면 4명 이하 소기업에 근무하는 부모의 육아휴직 비중은 4.5%에 불과했다. 5~49인 규모 기업에서도 육아휴직 비중은 16.2%에 그쳤다. 중소기업계에선 제도적으로 육아휴직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쓸 수 없는 ‘그림의 떡’이란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성남에서 중소기업을 다니며 다섯 살 딸 아이를 키우는 A씨(38)도 최근 회사에 육아휴직을 문의하다 포기했다. 회사에서 은연중에 주는 압박감과 육아휴직이 끝나고 돌아오면 결국 ‘잘릴’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는 “육아휴직을 쓰고 싶지만 회사에서 주는 압박감이 너무 심해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의 ‘2021 일가정양립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내 육아휴직 대상자들이 육아휴직제도를 활용하지 못한 이유로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나 문화’(27.9%)가 가장 높았다. 이어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서’(25.7%),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 부담 가중’(24.5%), ‘추가인력 고용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21.9%)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시 역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매년 도내 30여 개 기업을 ‘경기 가족친화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해 개별 기업에 200만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천시도 지금까지 215곳의 기업을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했고, 특히 자치구 5곳(동·남동·연수·서·계양구)에선 아빠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아빠육아휴직장려금’도 지급되고 있다. 또 최근 정부도 ‘2023년 주요 업무계획’에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벌이 부부의 육아휴직 기간을 부부 한 명당 기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리는 방안도 담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저출생 문제는 실질적으로 출산율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론 정부가 육아휴직 기간 연장을 추진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부부들이 출산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매우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기간 연장 외에도 각종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정책이 마련돼야 실질적으로 출산율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제언 “민간 기업 저출생 문제 해결 적극 참여해야” 전문가들은 국가와 지자체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기업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기업들이 저출생 문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기업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직장인들은 쳇바퀴처럼 매일 출퇴근 시간대에 사람들이 빼곡한 지하철을 타는 반복적인 경험만으로도 자연스레 ‘나 하나도 살기 힘든데, 무슨 아이를 낳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인간의 가장 큰 본능은 첫째가 ‘생존’이고, 둘째가 ‘재생산’인데 이렇게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재생산’이 확산되길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은 가능한 직군부터 출퇴근이 자유로운 유연근무제 등을 적극 도입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워라밸’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들이 이 같은 복지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출생은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저출생 극복 노력은 정부와 학계를 중심으로만 이뤄져 온 면이 있어 민간 기업들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기업들에만 저출생에 대한 부담을 떠안으라고 하면 사실상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 수도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제도적으로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들도 육아휴직 등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등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저출생 극복을 위해 참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라며 “여건상 참여가 어려운 중소기업이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정부는 참여 중소기업들을 위한 세제 혜택, 4대 보험 지원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슈M] 출생률 높여라... 경기도 위기탈출 ‘사활’

출생률 감소로 인한 인구절벽이 지역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경기도내 지역별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저출산으로 공동체의 근간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절박감이 현실로 닥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내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이 같은 절체절명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5일 도내 일선 자자체들에 따르면 지자체들이 시행 중인 저출산 예방시책으로는 출산장려금 지급을 비롯해 출산 이후 복지제도인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지원, 대학생 등 등록금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자동차 취득세 감면과 보건소 진료비 및 제증명 검사발급 수수료 할인, 수도요금과 체육시설 이용료, 공영주차장 이용료 할인 등도 있다. 출생아부터 매월 영아수당 지급과 육아휴직 시 최대 월 300만원 지급 등도 있다. 출산장려금은 도내 상당수 시·군이 적게는 30만원(용인특례시, 성남시)부터 많게는 500만원(양평군)까지 지급하고 있다. 특히 양평군의 경우 부모가 군에 6개월 이상 주소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첫째 500만원, 둘째 500만원, 셋째 1천만원, 넷째 이상은 2천만원을 지원하는 등 도내 지자체 가운데 출산장려금 지원 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 또는 모가 양평에 6개월 미만 거주한 경우에는 자녀가 출생한 시점부터 6개월이 경과한 후부터 신청할 수 있다. 국·도비 매칭사업인 ‘첫만남 이용권’도 눈길을 끈다. 해당 제도는 정부가 지난해 1월 이후 출생하는 모든 아동에게 지급되는 200만원의 바우처로, 출생 아동의 보호자나 대리인이 아동의 주민등록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에 이용권을 신청할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신청을 받으면 30일 내 지급 여부를 결정해 신청자의 신용카드, 체크카드, 전용카드 등을 통해 포인트를 지급한다. 다자녀 가구에 교육비를 지원하는 지자체들도 있다. 평택시는 세 자녀 이상의 경우 대학생 등록금으로 자녀 1명당 40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용인특례시는 고교생에게 50만원, 성남·안산·시흥시는 대학생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광명·부천시는 다자녀 가구에 대해 자동차 취득세가 200만원인 경우 전액, 200만원을 초과하면 감면 세액의 15%를 감면해준다. 남양주시가 추진 중인 ‘다둥이 多가치 키움’ 지원사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해당 사업을 통해 자녀 5명 이상의 다둥이 출산을 목표로 자녀들의 학비와 양육비를 연간 200만원씩 지원한다. 용인특례시는 세 아이 가정에 양육비로 매월 1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남양주·구리시는 산후조리비로 50만원을 지원한다. 저출산 예방시책이 천편일률적이어서 지자체 특성에 맞는 시책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광주시, 양평군, 가평군 등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은 도농복합도시의 경우 새로운 형태의 가족인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화된 출산장려책 수립이 시급하다. 방세환 광주시장은 “다문화가정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 개념에 대비해 광주시 등 도농복합도시들이 공동 대처해 정책을 발굴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며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슈M] 출산장려금서 세제 혜택까지... 多양한 정책 ‘총동원’

도내 상당수 지자체마다 인구정책에 ‘경고등’이 들어온 지 이미 오래됐다. 출생률 감소로 지역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갈수록 팽배해서다. 이에 따라 도내 일선 지자체는 출산장려금 상향조정 등 출생률 제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도내 시·군의 주요 저출산 대책을 분석해봤다. ■ 출산장려금, 적게는 30만원부터 많게는 500만원까지 천차만별 출산장려금 지급은 도내 일선 시·군이 시행 중인 저출산 극복 시책 가운데 대표적인 시책이다. 특히 출산장려금은 (대부분 첫째아에 대해) 대도시는 수십만원대이지만, 도농복합도시는 수백만원대까지 이르는 등 천차만별이어서 대조적이다. 가장 적은 출산지원금은 용인특례시다. 용인특례시는 첫째에 30만원, 둘째는 50만원, 셋째는 100만원, 넷째는 200만원, 다섯째 이상은 300만원 등을 각각 지급한다. 역시 대도시인 성남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상은 180일 이상 지역에 거주 중인 가정을 대상으로 첫째는 30만원, 둘째는 50만원, 셋째는 100만원, 넷째는 200만원, 다섯째 이상은 300만원 등을 각각 지급해주고 있다. 평택시도 첫째 50만원, 둘째부터 100만원과 200만원 등을 지급해주고 있다. 의정부시와 구리시 등도 대동소이하다. 의정부시는 첫째에게는 100만원을 자급해주고 있다. 김포시는 둘째부터 출산장려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해주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도농복합시인 화성시는 첫째는 100만원, 둘째와 셋째 등은 200만원 등을 지급해주고 있다. 남양주시는 일괄적으로 100만원을 지급한다. 양평군은 출산지원금이 가장 많아 부모가 군에 6개월 이상 주소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첫째 500만원, 둘째 500만원, 셋째 1천만원, 넷째 이상은 2천만원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인천 강화군은 부모의 거주기간 2년 이상일 때 첫째아 500만원, 둘째아 800만원, 셋째아 1천300만원, 넷째아 이상은 2천만원을 지원해 인천에서 가장 많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 다자녀 가구에 교육비 지원...평택시 대학생 400만원 다자녀 가구에 대한 대학 등록금 등 학비 지원도 눈에 띈다. 평택시는 세 자녀 이상의 경우 대학생 입학금으로 자녀 1명당 400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도내 지자체 가운데 학비 지원 금액으로는 가장 많은 편이다. 단, 국가나 학교 장학금 등 다른 장학금을 받을 경우에는 해당 장학금의 차액만 지급해준다. 이와 함께 사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면 셋째부터 매월 교육비로 5만원을 지급해주고 있다. 용인특례시는 고교생이 대학에 입학하면 50만원을 제공해왔다. 용인특례시는 올해부턴 정부의 두 자녀 확대 검토로 인해 우수장학생 선발 시 세 자녀 이상인 학생에게 가점을 부여한다. ■ 자동차 취득세 등 각종 세금 감면 자동차 취득세 등 각종 지방세를 감면해주는 시·군도 있다. 용인특례시와 광명시, 부천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지자체는 세 자녀 등 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자동차 취득세가 200만원인 경우 전액, 200만원을 초과하면 감면 세액의 15%를 감면해주고 있다. 용인특례시는 최초 감면 차량 취득세를 감면해주고 있다. 대상 차량은 7인승 이상 10인승 이하 승용차, 15인승 이하 승합차, 1t 이하 화물차 등으로 취득세 감면 세액이 200만원을 초과하면 감면 세액의 15%를 과세한다. 부천시와 평택시, 광명시, 과천시 등도 전기요금·상하수도세·도시가스사용료·난방비 등 지방세를 깎아주고 있다. 이 밖에도 체육시설 이용료와 공영주차장 이용료 등을 할인해주는 지자체도 있다. 김포시와 안성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부천시와 김포시 등은 각종 공공기관 수강료 감면이나 종량제봉투 무상 지원 등을 시행 중이다. ■ 출산 전후 지원사업도 다채 출산 전 지원사업으로 임산부 등에 대한 건강검진을 지원해주는 지자체도 있다. 성남시가 대표적으로 예비·신혼부부 건강검진,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한방난임부부 치료비 지원, 산전검사, 엽산제와 철분제 지급,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등을 시행 중이다. 또 시 협약 한의원에서는 침·뜸·한약 복용 3개월 치료비를 지원한다. 부천시도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과 청소년 산모(만 19세 이하) 의료비 지원, 임산부 건강관리 지원,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등을 진행 중이다. 남양주시는 산모를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의 산후조리비를 지원한다. 안산시는 임산부가 산부인과 병원 진료 시 100원 요금으로 행복택시를 월 왕복 2회 이용을 지원한다. 출산 가정에 10만원 상당의 용품도 지원하고 있다. 시흥시는 건강보험 임신·출산진료비 지원 금액을 기존 6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린다. 구리시도 산후조리비로 1인당 50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안성시는 임산부와 가임기 여성 등에게 산전검사와 임산부 등록관리 지원을 비롯해 철분제·엽산제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과천시도 예비 신혼부부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입양아동 양육수당도 10만원을 지급해주고 있다. ■ 별도의 프로그램과 앱 통해 다자녀 가구 지원 남양주시와 양주시 등은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앱 등을 개발해 다자녀 가구를 지원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저출산 위를 극복하기 위해 ‘남양주다둥이 多가치 키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은 지역 내 자녀 5명 이상 가구 중 중위소득 120% 이하의 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선정된 가구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2월과 8월(연 2회)에 학비·양육비를 100만원씩 연간 200만원을 지원한다. 해당 사업의 특징은 ‘남양주형 민·관 협력’이다. 복지재단은 다자녀 가정 지원에 뜻이 있는 기업, 단체, 개인 등 지역사회 후원자를 발굴하고 기금을 마련해 다자녀 가구의 교육비와 양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양주시는 다자녀가정 증명의 편리성과 신속성 등을 위해 ‘다둥e’ 앱을 전국 최초로 개발 출시해 운영 중이다. 현재 다둥e카드 앱을 발급받은 시민은 4천652명으로 민간 할인업소 68곳과 협약을 체결했으며 인구친화사업안내 문자서비스 사업에 따른 문자서비스 신청자는 436명이다. 인구친화정책안내 통합북인 ‘더 아이편한 양주’도 6천부를 제작하고, e-book도 제작해 배부하고 있다.

[이슈M] 막대한 인력·예산에도... 아기 울음소리 줄었다

경기일보가 2023년 새해를 맞아 경기도민이 함께 생각해야 할 사회적 이슈를 매월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이슈M’을 기획한다. 계묘년 첫 이슈는 대한민국은 물론 인류의 미래와 생존, 번영이 걸린 ‘저출생’ 문제다. 현재 대한민국에 심각한 ‘저출생’ 현상이 이어지면서 인구절벽의 시대를 넘어 지역소멸 위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정부와 경기도는 각각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인구정책 부서를 두고 정책을 마련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개선은커녕 저출생 현상만 더욱 도드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저출생 문제를 경기일보가 짚어보고 특단의 조치가 무엇인지 진단한다. 편집자주 경기도 저출생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전방위적인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9일 도에 따르면 전국 출생아는 지난 2017년 35만7천771명에서 2021년 26만562명으로 무려 9만7천209명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의 출생아 수 역시 9만4천88명에서 7만6천139명으로 줄었다. 출생아 수가 줄면서 도의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일생 동안 갖는 평균 자녀수) 역시 2017년 ‘1.07명(전국 1.05명)’에서 2021년 ‘0.85명(전국 0.81명)’으로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와 도는 ‘차별없는 출산과 건강한 양육 환경 조성’이란 큰 틀을 목표로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안전하고 질 높은 양육 환경’을 넣어 저출생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신혼부부가 자녀를 출산하면 대출 원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해주는 내용의 저출생 대책을 언급한 것을 놓고, 대통령실이 ‘윤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도 역시 지난 2021년 ‘모든 세대가 행복한 경기도’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함께 일하고 돌보는 환경 조성 △모두의 역량이 발휘되는 사회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등의 추진 전략과 함께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사업으로는 청년 기본소득(1천519억3천만원)과 산후조리비 지원(423억원)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원 사업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69억700만원)과 경력단절여성 취업 지원(51억8천800만원) 등이다. 도는 지난해에도 청년 기본소득과 산후조리비 지원을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역점 사업으로 내놨지만, 정작 실효성에는 의문이 뒤따른다. 이 같은 정책이 경제적으로 일부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그 자체로 출산을 좌우할 정도의 도움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공개된 ‘2022 경기도 사회조사’를 살펴보면 도가 5년 이내 출산 계획이 있는 가구(전체 5.8%)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출산 원인에 대해 응답자들은 ‘자녀 양육의 부담’(29.5%)을 꼽았다. 이어 ‘일과 가족 양립 여건 및 환경 미흡’(20.9%), ‘주거비 부담’(17.8%) 등의 순으로 나타나면서 도가 강조한 현금 지원 정책과 차이를 보였다. 도 관계자는 “기존의 정책을 조정할지, 새로운 정책을 마련할지 다방면으로 분석한 후 저출생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M] 획일화된 저출생 지원... 지역 소멸 ‘발등의 불’

경기도내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소멸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획일화된 저출생 지원이 인구 불균형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도내 소멸 위험 지역은 경제·사회적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어 단기성 현금 정책이 아닌, 전방위적 산업 특성을 고려한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9일 도와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중 인구 소멸 ‘위험’ 또는 ‘주의’ 지역은 23곳 이상이다. 지난해 2월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위험 지역인 가평·연천·양평군과 여주·포천시는 산업 기반이 열악한 동·북부지역에 분포돼 있다. 앞서 이들 지역은 ‘출산장려금 지급’ 등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펼쳐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책 효과는커녕 인구 소멸 위험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0.41이던 가평군의 인구소멸위험지수는 2021년 0.30을 기록했다. 이는 각 지역의 경제·사회적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현금 살포형 저출생 정책의 한계를 보여준다. 도가 진행한 ‘2022 경기도 사회조사’ 역시 도내 산업 집중 도시가 인구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저출생 정책에는 일자리 개선 등의 장기적·구조적 지역 발전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특히 경기일보가 도내 31개 시·군의 ‘2021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문제는 더욱 두드러졌다. 인구 소멸 위험이 가장 큰 가평군의 경우, 15개의 저출산·고령화 관련 사업 가운데 ‘여성의 경력 유지’ 및 ‘청년 인재 육성’과 같은 중·장기적 인구 정책은 단 1개의 사업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결혼 장려금, 임산부 산전 진찰 교통비 지원 등의 단기성 현금 정책 논의는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가평군은 가임기인 신혼부부의 비율이 현저히 낮아 경제적 인프라 개선을 통한 젊은층의 유입이 필요한데도 이러한 지역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획일화된 출산 장려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 2021년 1인당 출산율 0.78명으로 광역시도 중 14위를 기록하는 등 지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가평군 관계자는 “경제적 인프라 부족으로 청년들이 유출되고 있어 출산 장려 정책 효과가 미미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 맞는 저출생 극복 정책을 고민 중”이라며 “다만 젊은층의 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구를 유입시킬 공공기관 이전, 첨단 산업단지 구축 등을 위해 정부와 도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제언 “인구 감소 해결 위해... 지역 특성에 맞춘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저출생 현상에 따른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기도내 지역별 특성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은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도내 31개 시·군의 저출생 상황이 서로 다른 만큼, 기초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20대 청년 유입이 많은 지역의 경우 결혼과 출산을 지원하는 내용의 정책이, 신도시나 신혼부부가 많은 곳은 일과 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회문화와 가치관에 따라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저출생 대응 정책도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통적인 법률혼 밖에서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선택하는 도민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차승은 수원대 아동가족복지학과 교수는 “단순히 출생률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태어난 아이들도 보살펴야 한다. 소위 정상가족 밖에 있는 아이들이나 다문화가정의 경우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 아이들이 많은 지자체의 경우 다양한 가족을 포괄할 수 있는 형태의 지원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생률 급감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꼽히는 가운데, 지자체가 이들을 위한 지원을 파격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병호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자체마다 출산장려금을 지원하지만 실제 효과는 거의 없고 체감 만족도 역시 그리 높지 않다”며 “저출생 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높여 지원 혜택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다자녀 중심의 육아 정책을 자녀 한 명 이상으로 변경해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영·유아기 때의 단순한 단발성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이후까지로 지원 기간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에서도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5분 발언 등을 통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줄곧 강조한 바 있는 김근용 도의원(국민의힘·평택6)은 “결혼 의향을 높이기 위해선 주거 부담을 낮추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도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를 위해 장기간 저금리 대출을 해주고, 난임부부를 위해 횟수나 가격 등의 제한을 없애고 아이를 낳을 때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