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탄주공 4·5단지는 수원 신도시의 상징이었다. 영통구 인계로(매탄동) 일원에 자리해 57개동 2천440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로, 전체 면적이 22만2천842㎡에 이른다. 당시 대한주택공사가 지었다해서 ‘주공’이란 이름이 붙었다. 논과 밭, 야산이 있던 매탄동 벌판에 동수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매탄주공은 수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이제 이 곳은 40여년의 세월만큼 낡았다. 대한주택공사라고 쓰인 단지 안내도는 40여년 세월을 말해주듯 녹물이 뚝뚝 흘러 내린다. 미용실, 이발소, 떡방앗간, 부동산, 열쇠집, 피아노교습소, 미술학원 등 상가 간판도 아파트만큼이나 오래됐다. 이 아파트는 요즘 이주가 한창이다.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 단지로 지정, 재건축조합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초 이주가 마무리되면, 연말까지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이제 매탄주공 4·5단지도 고층 아파트로 새로 지어진다. 몇 십 년 이곳에 거주했던 이들은 아쉬움과 새 보금자리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한다. 수종의 나무들이 수십년 세월을 지나면서 만들어낸 공원의 울창한 숲은 아쉬움으로 남을 테다. 떠나는 주민들은 이 아름드리 나무들이 베어질 것에 마음 아파한다. 이러한 ‘매탄주공(4·5단지) 아파트’를 사진으로 기록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수기사)는 2022년 회원전을 지난 3일 행궁동 예술공간 아름에서 개막했다. 수기사가 올 한해 집중한 주제는 이 ‘매탄주공(4·5단지) 아파트’다. 전시에선 매탄주공 4·5단지의 낡고 오래된 풍경과 그곳 사람들을 담았다. 누군가의 40여년 일터였고, 삶터였던 흔적과 추억을 기록했다. 주민들의 일상도 있고, 이사가는 날의 모습도 있다. 참여작가는 강현자, 김미준, 고인재, 남기성, 박종철, 서금석, 이연섭, 이선주, 이병권, 이장욱, 한정구, 홍채원씨 등이다. 올해의 작가에는 이장욱씨가 선정돼 ‘경비원, 조씨’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 이 작가는 77세 ‘경비원, 조씨’의 일터이자 쉼터인 아파트 지하공간을 사진에 담았다.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입주민 편의를 위해 일해 온 경비원들에게도 매탄주공은 아주 특별한 곳이었다. 전시는 16일까지. 정자연기자
공연·전시
정자연 기자
2022-12-07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