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맞아 선보이는 청소년들의 끼와 열정’…수원시청소년예술단 연합음악회

연말을 맞아 수원시청소년예술단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따스한 하모니를 선사했다. 수원시청소년예술단은 지난 10일 오후 5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수원시청소년예술단 연합음악회 ‘어깨를 나란히 꿈을 향해’를 성황리에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수원시청소년예술단 소속의 뮤지컬단, 합창단, 교향악단 단원들이 각자의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무대로 관객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뜻깊었다. 먼저 수원시청소년뮤지컬단 단원들이 간절한 소망을 노래로 풀어낸 ‘My World’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하늘색 우산을 활용한 단원들의 군무가 수놓인 시퀀스가 돋보였다. 이어 단원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이들을 위한 뮤지컬 ‘SNOWDAY’ 중 일부가 담긴 ‘Snowday’를 선보였다. 공상가 기질이 있는 ‘대니’가 폭설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하다 진짜로 눈이 와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담긴 뮤지컬인 만큼, 밝은 분위기가 묻어났다. 다음으로는 수원시청소년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이재호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학생들은 적절한 율동과 함께 ‘두껍아’를 선보였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곡인 만큼, 편곡을 통해 지루하지 않은 구성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점이 인상 깊었다. 이어지는 ‘Danny boy’에선 서로 간의 합을 맞추는 하모니가 무대를 채웠고, 마지막으로 ‘겨울왕국 OST(같이 눈사람 만들래-Let it go)’를 통해선 영화 속의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세 번째 순서인 수원시청소년교향악단은 ‘장난감 교향곡’, ‘생일 축하합니다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달아 연주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가 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선 프로 연주자들 못지 않게 섬세하게 호흡을 주고받는 단원들의 퍼포먼스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교향악단의 공연이 끝나자 청소년예술단 전원이 함께 하는 합동 공연 순서가 이어졌다. 이날 공연의 백미였던 합동공연에서 청소년 단원들은 ‘그리운 금강산’, ‘축제의 크리스마스’ 등 두 곡을 관객과 공유하면서 따스한 연말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가꿔냈다. 송영완 수원시청소년재단 이사장(수원시청소년예술단장)은 “청소년들이 음악을 매개로 화합과 협력, 신뢰와 소통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단의 지속적인 활동이 더욱 뜻깊어진다”면서 “이 같은 공연 무대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유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상호기자

‘조각과 디지털 기술의 조합’ 예술의 경계 넘는 로드릭 해이워드 박

서울 광화문 KT 웨스트사옥에 가면 미디어파사드 방식으로 웅장하게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 형식으로 펼쳐지는 영상 작품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거대한 영상 속 로보트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 열쇳말을 하나씩 풀며 물결처럼 펼쳐진다. 지난 11월 열린 2022 서울시-KT 광화문광장 미디어파사드 공모전에서 ‘DX라이프(디지털 사회의 미래)’부분을 수상한 ‘ROBOTO’다. ‘ROBOTO’의 작가 로드릭 해이워드 박은 디지털기술을 도구삼아 본인의 작품세계를 완성시키며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시각 예술가다. 최근 과천문화재단 후원으로 열린 개인전 ‘조각의 확장展’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조각과 디지털아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확장성을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하며 또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12일까지 KT 웨스트사옥에서 전시되는 그의 작품 속에선 로보트가 인간과 함께 공산품, 스포츠, 예술 속에서 춤 추고 교감하며 변화한다. '나눔'을 의미하는 사과 장면을 통해 결국 로봇이 예견된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열쇠임을 표현했다. 작가가 주력하는 포레스트 연작 중 한 작품도 색을 입고 등장해 특유의 개성을 담아 작가적 유연함과 정체성을 보여준다. 거대한 화면이 주는 이점을 살리기 위해 색감과 형태를 많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로드릭 해이워드는 디지털 기술을 도구 삼아 본인의 작품 세계를 완성시키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시각 예술가다. 홍익대와 연세대에서 조소와 영상 분야를 전공한 그는 다변화된 미디어 속 개인의 위상과 관심사를 유희적 태도로 담아 조소, 회화, 게임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하는 현 시대를 통찰하는 듯 하다. 디지털 아트를 통해 조각의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특히 모션 그래픽을 겸업하며 환경 조형 작가로 환경과 건축물에 어울리는 최적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도 노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과 연륜으로 오늘날 그의 작품세계는 주제와 기법의 다양성이란 키워드가 존재한다. 최근엔 오직 음영에 집중한 질량의 아름다움 속에 사색의 여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명 ‘포레스트 연작’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NFT작품으로 500여점을 선보인 ‘Covered Art 연작’ 역시 새로운 시도와 창의성으로 예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로드릭 해이워드 박은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통일된 절제미와 더불어 변화 가득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게 큰 목적이자 예술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라며 “조각 작품의 디지털화, 벽에 걸어 감상하는 조각 등 미디어아트를 통해 이들이 공감하고 예술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자연·박용규기자

경기아트센터, 해설과 함께하는 ‘고전적 음악, 오후’ 마지막 무대 선보여

흥미로운 해설과 함께 듣는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17일 클래식 공연 시리즈 ‘고전적 음악, 오후’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고전적 음악’의 2022년 마지막 무대다. ‘고전적 음악’ 시리즈는 공연에 해설을 포함해 일반인들도 접근이 쉽게 연출한 클래식 공연. 이번 공연에는 창단 10주년을 맞은 현악 3중주 그룹 ‘칼라치 스트링 트리오’의 수준 높은 연주와 김호정 음악전문기자의 해설이 함께 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과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심준호로 구성된 칼라치 스트링 트리오는 ▲슈베르트 ‘현악3중주 제1번’ ▲글리에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작품번호 39번 중 1·2·3·5’ ▲장 프랑세 ‘현악 삼중주’ ▲베토벤 ‘현악3중주 C단조 작품번호 9번’ 등 총 네 곡을 연주한다. 특히 연주와 함께 듣는 김호정 음악전문기자의 친절한 해설과 토크는 공연의 즐거움을 더한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올해 마지막 무대로 칼라치 스트링 트리오가 보여주는 현악 삼중주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고전과 현대곡이 가진 각각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라며 “세 연주자가 펼쳐내는 섬세한 하모니가 관객들에게 더욱 따뜻한 연말을 선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건주수습기자

수원시립교향악단 창단 4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콘서트 오페라 '마술피리' 8일 개최

연말을 맞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서트 오페라 공연이 찾아 온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제283회 정기연주회이자 창단 40주년 기념 연주회인 ‘마술피리’를 오는 8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선 수원시립교향악단, 수원시립합창단, 수원시청소년합창단이 함께 기존 오페라와 달리 연주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콘서트 오페라 무대를 준비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리고 성악가들이 한데 모여 오페라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한껏 높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선 최희준 수원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오페라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선보이는 이경재 연출가가 참여했다. 협연에는 테너 김우경(타미노), 소프라노 장혜지(파미나), 바리톤 김경천(파파게노), 소프라노 이윤정(밤의 여왕), 베이스 최웅조(자라스트로), 소프라노 손지수(파파게나), 소프라노 이정은(시녀1), 소프라노 윤현정(시녀2), 알토 임은경(시녀3), 테너 김재일(모노스타토스)이 함께 한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초연될 때부터 현 시점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에 동화적 색채, 극적인 음악 전개가 어우러져 있어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 역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며 타미노 왕자와 새 장수 파파게노가 함께 사랑과 진리를 찾는 여정에 동참한다. 이 과정에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부르는 ‘밤의 여왕 아리아’, ‘나는야 새잡이’, 파파게노·파파게나의 이중창 등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음악이 무대를 수놓는다. 최희준 수원시향 예술감독은 “올해 수원시향은 40주년을 맞이해 창단 40주년 기념음악회, 시민과 함께하는 파크 콘서트, 온가족과 함께하는 가족음악회 등을 개최해 왔다”며 “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클래식 애호가들과 수원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피날레 콘서트 오페라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누군가의 그 곳 '매탄주공 4·5단지'를 담다

매탄주공 4·5단지는 수원 신도시의 상징이었다. 영통구 인계로(매탄동) 일원에 자리해 57개동 2천440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로, 전체 면적이 22만2천842㎡에 이른다. 당시 대한주택공사가 지었다해서 ‘주공’이란 이름이 붙었다. 논과 밭, 야산이 있던 매탄동 벌판에 동수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매탄주공은 수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이제 이 곳은 40여년의 세월만큼 낡았다. 대한주택공사라고 쓰인 단지 안내도는 40여년 세월을 말해주듯 녹물이 뚝뚝 흘러 내린다. 미용실, 이발소, 떡방앗간, 부동산, 열쇠집, 피아노교습소, 미술학원 등 상가 간판도 아파트만큼이나 오래됐다. 이 아파트는 요즘 이주가 한창이다.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 단지로 지정, 재건축조합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초 이주가 마무리되면, 연말까지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이제 매탄주공 4·5단지도 고층 아파트로 새로 지어진다. 몇 십 년 이곳에 거주했던 이들은 아쉬움과 새 보금자리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한다. 수종의 나무들이 수십년 세월을 지나면서 만들어낸 공원의 울창한 숲은 아쉬움으로 남을 테다. 떠나는 주민들은 이 아름드리 나무들이 베어질 것에 마음 아파한다. 이러한 ‘매탄주공(4·5단지) 아파트’를 사진으로 기록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수기사)는 2022년 회원전을 지난 3일 행궁동 예술공간 아름에서 개막했다. 수기사가 올 한해 집중한 주제는 이 ‘매탄주공(4·5단지) 아파트’다. 전시에선 매탄주공 4·5단지의 낡고 오래된 풍경과 그곳 사람들을 담았다. 누군가의 40여년 일터였고, 삶터였던 흔적과 추억을 기록했다. 주민들의 일상도 있고, 이사가는 날의 모습도 있다. 참여작가는 강현자, 김미준, 고인재, 남기성, 박종철, 서금석, 이연섭, 이선주, 이병권, 이장욱, 한정구, 홍채원씨 등이다. 올해의 작가에는 이장욱씨가 선정돼 ‘경비원, 조씨’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 이 작가는 77세 ‘경비원, 조씨’의 일터이자 쉼터인 아파트 지하공간을 사진에 담았다.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입주민 편의를 위해 일해 온 경비원들에게도 매탄주공은 아주 특별한 곳이었다. 전시는 16일까지. 정자연기자

연말 가족과 함께 무대에 흠뻑~‘호두까기 인형’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

매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가족이 즐기기 좋은 연말 대표 공연들이 찾아온다. 깊어가는 겨울, 아름다운 합창 선율에 빠질 수 있는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과 연말 공연계의 베스트셀러 ‘호두까기 인형’이다. 천상의 목소리로 합창을 선사하는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은 10일 오후 5시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은 교황 비오 12세(Pius PP. XII)로부터 부여받은 ‘평화의 사도’라는 별칭을 가진 합창단이다. 1971년 첫 내한 이후 반세기 동안 한국을 찾으며 매년 전국 순회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연전문가 선정 클래식과 오페라 부문 연말 추천 공연 1위에 늘 꼽힌다. 합창단은 ▲헨델, 슈베르트, 비발디의 클래식 명곡 ▲장-필리프 라모의 ‘평화로운 숲’(Forets paisibles) ▲샤를 트르네, 폴 라드미로, 가브리엘 포레, 브뤼노 꿀레의 ‘너의 길을 보아라’ ▲로씨니의 ‘고양이 이중창’(Le Duo Des Chats) 등 프랑스 대표 명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민요와 가요도 함께 부르며 사랑과 감동의 의미를 전달한다. 관람료는 R석 4만 원, S석 4만 원이다. 만 8세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부천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마법 같은 환상의 무대를 선사하는 ‘호두까기인형’도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주인공 소녀 ‘마리’가 크리스마스 이브 날 밤, 꿈속에서 호두 왕자를 만나 크리스마스랜드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호두까기인형’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발레. 웅장하고 아름다운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맞춰 화려한 무대장치, 아름다운 의상, 각 나라 인형들의 춤과 눈송이 춤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지난 2000년 처음 선보인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러시아의 살아있는 전설,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초연 이후 꾸준히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말 공연계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번 무대에선 ‘호두까기인형’을 목각인형이 아닌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한다. 미래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를 꿈꾸는 어린 무용수들에게 이러한 기회는 더 없이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예정이다. 정자연기자

신명나는 한국 춤의 세계, 10일 ‘고(故) 박병천 명인 15주기 추모공연’ 국립남도국악원서

한국 무용계에 큰 획을 그은 고(故) 박병천 선생의 무용예술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무대가 열린다. (사)박병천류 진도북춤 보존회는 10일 오후 5시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에서 ‘고(故) 박병천 명인 15주기 추모공연’을 연다. 진도북춤 보존회는 지난 2007년 박병천 명인이 타계한 이후 1주기 추모행사 때 제자들이 고인의 명작인 진도북춤을 보존 및 계승하고자 뜻을 모아 보존회 구성을 추진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매년 추모 공연과 국내외 연수를 주최해 명인의 맥을 널리 알리고자 활발히 활동 중이다. 프로그램 1부에서는 ‘박병천 선생님의 삶’을 주제로 경기·충청 농악, 진도씻김굿을 선보인다. 박병천 선생은 세한대학교에 서 무속에 기반한 전통연희과를 설립하고 직접 교수로 나서 제자들을 길러냈다. 현재도 경기·충청 농악은 경기·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전문 농악인들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가락이 빠르고 힘 있으며 맺고 끊음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소고놀이, 장구놀이, 버나놀이, 무동놀이, 열두발 상모 등 다양한 개인놀이가 돋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예능보유자로 진도씻김굿을 전 세계로 알리고 무대화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선생을 기리는 진도씻김굿도 무대에 오른다. 진도씻김굿은 죽은 이의 영혼이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풀고서 즐겁고 편안한 세계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하는 진도 지역의 굿이다. 2부 무송제헌무에서는 김진옥 무용가가 교방검무를, 윤명화 무용가가 비상, 강은영 무용가가 고깔소고춤, 염현주 무용가가 살풀이춤, (사)박병천류 진도북춤 보존회가 100인의 군무로 웅장한 진도북춤을 선보인다. 김진옥 무용가는 “무대를 준비하던 중 대한무용협회의 제20호 명작무에 지정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선생의 정신과 예술세계를 기리고 이어받은 제자들의 무대와 100인의 군무까지 신명나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전시리뷰] ‘색채로 재탄생한 일상의 풍경’…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프랑코 폰타나의 단독 회고전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가 국내 최초로 서울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지난 9월30일부터 열리고 있다. 1933년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서 태어난 폰타나는 28세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전세계 유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400여회의 개인·그룹전에 출품했고 캐논, 돌체앤가바나 등의 브랜드와도 협업을 이어 온 작가다. 이번 회고전을 수놓은 122점의 사진을 통해 자연, 도시, 사람을 바라보는 폰타나만의 독특한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첫 번째 섹션인 ‘랜드스케이프’는 세계 각지를 돌며 풍경에 스며든 폰타나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황금빛, 초록빛의 들판이 프레임 내부를 채운다. 마치 추상 회화를 보는 듯한 색채 대비를 보여주는 ‘바실리카타’, ‘풀리아’ 등의 작품은 그저 눈으로만 인식되는 자연 풍광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작가 스스로가 선택하고 관찰해 만들어낸 또 다른 현실 세계로 연결되는 통로가 된다. 두 번째로는 ‘어반스케이프’ 섹션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현대인이 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상 영역에 있어 폰타나는 친숙한 요소를 낯설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의 사진은 일상의 재해석과 재구성에 대한 욕구를 불러 온다. 그가 담아낸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등의 대도시 건물들과 구조물 등이 뒤섞인 길거리를 통해선 그 도시만이 갖는 특성을 느낄 수 없다. 강조되는 건 색채의 대비와 실험적인 구도, 피사체의 배치를 토대로 만들어낸 매혹적인 형태일 뿐이다. 세 번째 섹션 ‘휴먼스케이프’에선 사람에게도 관심이 많았던 폰타나의 면모가 드러난다. 그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든, 그의 인물 사진 역시 다채로운 색의 관계, 통념을 비튼 관점이 녹아든 산물이다. 특히 그가 사람을 찍을 때는 공간과 자연 요소가 함께 섞여 있어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인물상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그가 찍은 ‘루체 아메리카나’ 시리즈에선 미국의 인간 군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빛의 특성, 선의 기하학 요소들이 물씬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폰타나는 근대화의 상징인 고속도로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기도 했다. 아스팔트 위 칠해진 페인트 도료, 깨진 도로의 일부 등에선 그가 생각해온 일상의 모습이 다시 한번 재구성된다. 그의 사진은 단순한 재현 혹은 반영이 아니다. 보이지 않던 걸 보이게 하는 그의 작업물은 관람객들이 평소 접하던 일상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셈이다. 전시 해설을 맡은 심성아 도슨트는 “폰타나 작가는 남들이 무심코 놓친 틈새에서 삶의 파편들을 발견해왔다”며 “이번 회고전에선 있는 그대로의 재현보다는 찰나에서 포착되는 컬러를 곧 일상과 풍경으로 연결하는 그의 독창적인 시선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3월1일까지. 송상호기자

“추하다고 여기는 것들도…아름답다” 틀을 거부한 예술가의 모든 것 '장 뒤뷔페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화가이다. 추하다고 여기는 것들도, 사람들이 흔히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 만큼이나 아름답다.”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1901∼1985)의 말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프랑스 미술계를 대표하는 주요 화가 중 한 명으로 아름다움에 갇힌 기존 예술전통을 거부하고 자유분방한 예술 그 자체가 되려고 했다. 이러한 장 뒤뷔페 예술세계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소마미술관 2관에서 장 뒤뷔페 재단과 소마 미술관, ㈜우주스타가 공동으로 기획해 선보이는 ‘뒤뷔페 전-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장 뒤뷔페 재단에서 엄선한 회화, 조각 등을 포함한 대표작 67점과 그와 예술세계를 함께 이어나간 자크 빌레글레 작품 32점을 함께 선보인다. ■ 비전형적 예술세계…초기작부터 우를루프까지 포도주 도매상을 하다 마흔 한 살, 늦은 나이에 화가로 데뷔한 장 뒤뷔페. 미술을 배운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전형적인 방법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 활동을 펼쳐 나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냈다. 어린이나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작품에서 특별함과 순수성을 느낀 장 뒤뷔페는 이러한 미술의 특징을 바탕으로 ‘아르 브뤼트(Art Brut)’ 라는 개념을 창시하고, 비주류 미술(아웃사이더아트) 활동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의 예술성에서 볼 수 있듯 작품은 대부분 자유분방하고 비전형적이다. 특히 1960년대에 그가 시도한 크로스오버는 이후 거리예술에도 큰 영향을 줬다. 프랑스 현대미술가 자크 빌레글레는 이러한 그의 예술세계에 공감했을까. “이번 전시 포스터를 내 작업에 사용해도 될까요? 당신이 허락해주면 굉장히 영광일 것 같습니다.” 1975년, 프랑스 현대미술가 자크 빌레글레는 동네를 산책하다 ‘장 뒤뷔페: 카스틸라의 풍경―삼색의 지역’ 전시 포스터를 발견하고 이렇게 편지를 썼다. 이후 두 예술가는 서로 교류하며 예술세계를 확장해왔다. 전시 1관 우를루프 (L’Hourloupe)에서는 1962년부터 뒤뷔페가 가장 오랜 기간 집중한 대표작 '우를루프 시리즈'를 선보인다. 회화와 단순한 스케치, 조각과 그가 직접 제작한 영상물까지 다양한 형태의 '우를루프 시리즈'를 볼 수 있다. 파란색과 빨간색, 검은색을 기본으로 자유분방한 선들이 작품을 이룬 점이 특징이다. 2관 쿠쿠바자는 ‘우를루프의 축제 또는 환상 무도회’라는 의미로 뒤뷔페가 지은 제목이다. 단순히 평면적인 회화에만 그치지 않은 종합 예술표현로, 살아있는 움직이는 우를루프 작품이다. 전시에는 실제 쿠쿠바자 시리즈를 위해 제작된 의상 등이 전시됐다.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 또한 함께 상영된다. 3관 ‘자크 빌레글레와의 만남’에서는 뒤뷔페와 교류했던 빌레글레의 작품 등을 함께 볼 수 있다. 자크 빌레글레는 장 뒤뷔페가 콜라주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낸 폐품, 일회용품 등 수집한 물건들을 모아서 만든 작품의 개념인 아상블라주에 큰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다. 4관에서는 장 뒤뷔페의 초기작들을 볼 수 있다. 장 뒤뷔페는 돌로 판을 만들고 덩어리를 잘게 조각내거나 에나멜 페인트로 평평함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작업 방식은 기이하고 평범하지 않았으나, 그의 작품 속에는 평범한 삶의 모습들이 가득했다. 1944년 석판화 시리즈를 보면 ‘코를 푸는 사람’, ‘커피 그라인더’, ‘전화의 고통’ 등 일상을 주로 다룬다. 전시는 내년 1월31일까지.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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