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농향도 때 수정법... 강화 옹진 풀어줘야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은 40여년 전인 1982년에 만들어졌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획일적인 규제 일변도여서 불합리성이나 폐해 또한 누적돼 왔다. 누가 봐도 낙후한 지역일 수밖에 없는 고장들까지 획일적으로 묶어 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바로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이 그렇다. 해당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횡포로까지 느껴지는 수정법이다. 처음 입법 취지는 명분이 있었다고 해도, 이미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간의 시대 변화와 해당 지역의 현실을 꼼꼼히 살펴 수정법의 족쇄를 풀어줄 때다. 인천시의회가 최근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수도권 범위 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했다. 정부와 국회를 향해 강화군과 옹진군을 수도권 규제 대상 지역에서 제외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과밀한 수도권을 정비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수정법은 인천의 경우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그간 인천은 국비 지원 기관을 유치하거나 신산업 등을 유치하는 데 있어 매번 불이익을 당해 왔다. 시의회는 이날 “강화군과 옹진군이 지리적·문화적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수도권의 일원으로 묶여 규제만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화군과 옹진군은 수도권에 가해지는 온갖 규제를 받고 있지만 정부도 인정한 ‘인구감소지역’이다. 접근성이나 노후주택비율, 하수도보급률, 유아 1천명당 보육시설 등 객관적 지표로 나타난 이 지역의 현실이다. 강화군과 옹진군의 재정자립도도 각 12.5%, 8.4%로 전국에서도 하위권이다. 수정법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 재정비를 위한 법이다. 이러니 “강화와 옹진이 ‘과밀한 수도권’ 중 어디에 해당된다는 말이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오히려 국가 안보의 최일선에서 발전을 제약받아 온 만큼, 비수도권과 동일한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현실과 괴리된 법 적용 대상 지역뿐만 아니다. 그간 수정법은 공부 잘하는 학생은 책상에 앉지도 못하게 하는 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40여년 동안 지역 균형 발전보다는 하향 평준화만 초래했다는 차가운 시선도 있다. 지금은 법 제정 당시의 이농향도(離農向都)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강화 옹진 같은 지역에 인구와 산업이 몰리도록 부추겨야 할 때 아닌가. 국회에는 이미 강화와 옹진을 수정법상의 수도권에서 제외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국회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며 미룰 일이 아니다. 이참에 강화 옹진의 지역 현실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도록 수정법을 뜯어고쳐야 한다.

[사설] 연수청년외식센터의 실패...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지 말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건물 2층에 연수구 청년외식사업지원센터 간판이 보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불이 꺼진 채 인적이 끊긴 채로 버려져 있다. 연수구가 지역 내 청년 외식 사업가를 키운다며 거액의 세금을 들인 곳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배달 주문이 늘어나는 유행을 좇아 시작한 청년지원사업이다. 그러나 2년을 못 채우고 간판을 내려야 할 형편이다. 지원 대상인 청년 창업가들이 외면하는 데다 센터를 인수·운영할 사업자도 없다. 그 사이 8억원이 넘는 연수구 주민 세금이 눈 녹듯 사라졌다. 시설을 철거하고 사업을 접으려니 또 수천만원의 철거비와 잔여 임대료를 물어야 한다. 연수구는 팬데믹 2년 차인 2021년 2월 이 센터를 열었다. 팬데믹 첫해인 2020년부터 준비한 사업이다. 1억원의 보증금으로 건물 공간을 임대했다. 월 임대료 660만원 규모의 상가다. 여기에 3억764만5천원을 들여 공유형 주방 10개와 사무실, 커뮤니티 등의 공간을 조성했다. 공유 주방은 싱크대와 조리대 등 주방 설비 기기가 갖춰진 공간을 함께 사용,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초기에는 지역 청년 10명이 입주해 배달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베트남 쌀국수나 수제 소시지, 초밥 등의 메뉴였다. 하지만 구는 지난해 11월 청년외식지원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것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센터에 입주할 2기 청년 창업가들을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없었다. 이런 사이 연수구의회 등에서는 특혜라는 지적이 나왔다. 구가 센터를 만들어 일부 청년들에게 과다한 지원을 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연수구는 초기 투자 외에도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4억6만천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했다. 컨설팅 지원 비용이라고는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보인다. 연수구는 이달 초 센터를 인수해 운영할 사람을 찾는 공고를 냈다. 희망자가 없었다. 현재 2차 공고가 진행 중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보증금 1억원에 매월 임대료 660만원이면 민간사업자로서는 사업성이 없다. 더 큰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 비대면 배달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데에 있다. 청년 지원이라는 선의에서 시작했겠지만 결말은 애물단지다. 제 주머니 돈이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새삼 돌아볼 것은, 공공부문이 섣불리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지원을 해줘도 왜 수요자들이 외면하는가. 그 지원을 받지 못한 청년 창업가들이 시장에서 받는 불이익은 어떡할 것인가. 공공부문의 시장 개입 실패는 사례가 차고 넘친다. 시장은 법과 세금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고유의 룰이 지배한다.

[사설] 최소한의 안전판 전세보증보험... 가입은 하든 말든이라니

지난해 본격 불거진 전세사기 사태는 이 추운 시기에도 진행 중인 사회 문제다. 인천은 특히 그 피해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인천경찰청이 특별단속에 나서 815건을 적발했다. 이 중 618건이 미추홀구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인천 기초자치단체들이 지난 수년간 지역 임대사업자들의 전세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HUG가 이를 대위변제하는 보험 상품이다. 이 보증보험은 그나마 전세사기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다. 시스템의 미비라고는 해도, 그간 세입자들은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전세사기 지뢰밭에 내던져져 있었던 셈이다. 인천의 군·구에서는 그간 지역 주택임대사업자들의 전세보증보험 가입 실태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전수조사명령을 내리자 뒤늦게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를 통해 부평구는 34건의 보증보험 미가입을 적발했다. 전세사기 피해가 대량 발생한 미추홀구는 아직 조사 중이다.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은 2020년 8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의무화 했다. 기초지자체는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미가입을 적발하면 과태료 등을 부과해야 한다. 그러나 신고에 의존하는 데다 실태조사도 없었다 보니 2년 반이 지나도록 과태료 부과가 0건이다. 현재 인천의 개인 임대사업자는 1만7천여명이다. 이 중 보증보험 가입은 1천600명(10.6%) 수준이다. 법인 임대사업자도 170여명이지만 15명(11.3%)만 가입해 있다. 군·구가 보증보험 가입 실태에 어두운 것은 임대사업자가 전세 계약·변경에 대한 신고를 해 와야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자는 굳이 신고를 하려 하지 않는다. 중개업자가 임차인을 속여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큰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당초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던 처벌 조항은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낮춰졌기 때문이다. 이미 2년 반 전부터 시행한 전세보증보험 제도가 이렇게 허점투성이라니. 정치권의 ‘민생’ 구호가 참으로 공허하다. 지금이라도 전세사기 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전세보증보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세사기 사범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사법 정의를 확립해야 할 때다. 세입자가 떼인 전세금을 우선 갚아준 HUG도 구상권을 청구할 곳이 없으면 그 보험이 오래 못 간다. 전세사기범이 서민들에게 피눈물을 안기고서도 호의호식할 수 있다면 크게 잘못된 사회다.

[사설] 동네 분란 일으키는 주민공동시설... 꼭 필요한 사업인가

인천 군·구 등에서 설립한 주민공동이용시설들이 애물단지 신세라고 한다. 준공을 해놓고도 문을 열지도 못한 채 방치하거나 아예 문을 닫아 걸기도 한다. 주민 참여도가 낮고 사용 목적이나 운영 주체도 명확하지 않아서 빚어지는 결과다. 시민 세금 수백억원이 들어간 시설물들이다. 애초의 취지는 좋았을 것이다. 동네 주민들이 함께 하는 공간을 마련,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마을의 자산으로 키워 나간다는 사업이다. 그러나 좋은 취지는 간 데 없고 이로 인한 주민 다툼까지 벌어진다니, 세금이 아깝다. 인천 중구는 지난 2015년 송월동 동화마을에 초콜릿 체험관 운영을 위한 주민공동이용시설을 건립했다. 주민 주도로 운영해 보겠다는 이곳 주민협의체의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주민협의체는 2016년부터 2년 넘게 시설 운영권을 개인사업자에게 재임대했다. 운영 계약을 어긴 불법행위다. 중구는 2년이 지나서야 이를 확인하고 주민협의체와 수년째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초콜릿 체험관은 4년째 운영 중단이다. 남동구도 2020년 만수동에 주민공동이용시설을 건립했다. 이곳 만부마을 주민협의체가 운영할 식당(마을밥상)과 공동작업실 등을 위한 것이다. 이 역시 2년 넘게 문도 못열고 있다. 전 주민협의체 대표가 지자체 지원금 횡령 등으로 주민들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운영 주체인 주민협의체가 시설 운영을 위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방치한 곳도 있다. 서구 가좌동의 가재울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이다. 2019년부터 도서관과 마을회관 등을 운영하려 했지만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해 4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서구 신현동의 회화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도 같은 케이스다. 카페를 열어 운영비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해 2년째 텅 비어 있다. 이런 주민공동이용시설은 인천시와 기초지자체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벌인 1기 원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의 결과물이다. 사업비 680억원을 들여 원도심 17곳에서 이 사업을 벌였지만 운영을 중단하거나 미뤄지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의회에서도 최근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업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세금 들여 시설만 짓고 사후 관리·감독을 손놓은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 해당 관청에서 일일이 개입해야 제대로 돌아간다면, 주민 자율의 공동이용시설이라고 할 수 있겠나. 자고 나면 이웃이 바뀌는 광역 대도시에서 주민 참여도도 낮은 이런 사업이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보다는 마을 단위의 방과후 돌봄교실이나 공립 보육시설을 늘리는 사업이 더 화급한 것 아닌가.

[사설] 납득 힘든 배곧대교 환경 규제... 시민들 고통 호소에 귀 열어야

서해바다와 접해 있는 인천 서안지역의 도로교통 체증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와 바로 인근 배곧신도시(경기 시흥시) 개발이 시너지를 내면서 인구 유입이 폭증해서다. 송도국제도시 주민만 해도 2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일대 간선도로는 과거 해안도로라 부르던 아암대로가 유일하다. 인천시와 시흥시가 똑같이 배곧대교 건설에 매달리는 이유다. 배곧대교는 송도국제도시와 배곧신도시를 잇는 1.9㎞짜리 해상교량이다. 그러나 송도습지를 통과하는 노선이어서 환경규제에 막혀 장기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주 환경부를 찾아 이 사업의 시급성과 환경 피해가 없다는 점을 설득했다고 한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규제 명분에 대해서는 그 불투명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2021년 말 배곧대교 환경영향평가를 ‘재검토’ 결정했다. 이에 시흥시가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중앙행정심판위는 이를 기각 결정했다. 2014년부터 추진해 이곳 주민들 숙원 사업이 꽉 막힌 셈이다. 배곧대교 사업이 좌절하면, 같은 규제로 수두권제2순환고속도로(인천~안산) 건설까지 불투명해 질 수 있어 더 걱정이다. 인천시와 시흥시는 이 같은 일련의 환경 규제가 타당성을 잃고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 등의 반대만 의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행정심판 등에 대비, 배곧대교 관련 연구보고서를 마련했다. 해외에서도 배곧대교와 유사한 해상교량 건설사업은 많았다. 그러나 이런 사업으로 갯벌의 환경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배곧대교를 건설하면 송도와 시흥시 간 이동거리가 27분에서 10분으로 단축한다. 이는 환경 오염을 저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미세먼지는 1일 1.18t에서 0.94t으로, 온실가스는 5천593t에서 4천343t으로 줄어든다. 환경부가 배곧대교 건설에 따른 갯벌 등의 구체적인 환경피해 예상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인천시는 의구심을 나타낸다. 지난해 말 나온 행정심판의 기각 결정도 그렇다. ‘인천에서 사업에 대한 찬반과 갯벌 훼손 우려 등이 나와 사업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부 스스로도 ‘주민 갈등이 없다’고 판단한 사업임에도 굳이 ‘찬반 여론’을 내세워 기각했다. 인천·시흥 주민 여론조사에서도 88%가 찬성한 사업이다. 새해 초 환경부의 올해 업무보고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 ‘환경 규제는 과학에 기반하되, 공공의 정책 목표를 고도의 기술로써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도 안되지만 극단적 환경원리주의도 경계해야 한다. 환경부는 배곧대교에 대한 인천·시흥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사설] 의사 없어 문닫는 소아과… 아이들 생명 걸린 문제다

지난해 말 가천대길병원이 어린이 입원진료를 중단한다고 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소아과 입원병동을 가동할 의사가 부족해서였다. 당시 길병원 사태는 수도권의 상급병원에서조차 필수의료 공백이 심각하다는 시그널로 읽혀졌다. 그런데 이는 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인천 원도심 지역에서는 동네에서 내원진료를 받을 수 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원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가 없어, 경영이 어려워져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다. 이러다 보니 원도심과 신도시 간 소아의료체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지역의 소아과 의원은 모두 142곳이다. 2017년 이후 7곳이 줄어들었다. 원도심 지역에 있던 소아과 의원들이 대부분 문을 닫은 결과이기도 하다. 소아과 의원이 주는 것은 우선 해마다 감소하는 출생률 때문이다. 여기에 소아과가 기피 전공으로 찍혀 전문의를 구할 수 없는 문제가 가세해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인천 부평구 삼산동의 한 소아과는 경영난으로 폐업을 선택했다. 예방접종, 검진, 진료를 받으려는 인근 어린아이들로 붐비던 곳이다. 인천 연수구 연수동에 있던 한 소아과는 지난해 10월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로 옮겨갔다.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많이 사는 신도시다.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와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서구는 소아과 의원이 각 19곳, 31곳이다. 반면 원도심인 중·동구는 각 6곳, 2곳에 불과하다. 중구 6곳도 영종하늘도시에만 몰려 있다. 원도심은 고령층이 많은 반면, 신도시에는 자녀를 키우는 젊은 층이 많아서일 것이다. 지역 종합병원들의 소아 의료체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천 종합병원 17곳 중 12곳은 소아과 전문의가 1명뿐이다. 인천의료원도 소아과 전문의가 1명뿐이어서 주 5일 진료가 어렵다. 인천적십자병원이나 뉴성민병원 등은 소아과 전문의가 아예 없다. 그간의 경험으로 미뤄 보더라도 저출생 문제는 사실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이런 시대에 어렵게 얻은 아이들을 소아의료체계 미비로 건강하게 키워내지도 못한대서야 그야말로 면목없는 일이다. 소아과는 어린아이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필수 의료다.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공백은 전문의 쏠림 현상과 의사 절대 부족이 중첩된 결과다. 동네 소아과 의원들이 사라지는 것은 화급한 문제다. 지자체도 정부의 중장기 대책만 기다릴 일이 아니다. 소아의료체계는 시민 삶에 중요한 공공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소아과 전문의 수급난 대책을 지체없이 내놔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의대 정원 조정도 적극 검토할 일이다.

[사설] 청라·영종 개발이익 환수... LH는 대립보다 상생 택해야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영종지구 개발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했다. 인허가권을 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그린 밑그림에 따라 LH가 소유 부지를 민간기업에 매각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LH가 많게는 조 단위의 막대한 개발이익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지난해부터 청라·영종의 개발이익금을 환수한다는 방침 아래 관련 용역을 발주하거나 해당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LH는 또 다른 규정을 들어 개발이익 환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익은 있으되, 그 일부라도 지역에는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뜻인가. 인천경제청은 오는 3월 안으로 LH와 청라국제도시 및 영종하늘도시 사업의 개발이익금 환수를 위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두 곳 신도시 개발에서 남긴 이익금이 수조원에 이르는 만큼 LH로부터 환수할 개발이익이 수천억원 규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이번 협상을 통해 환수 방법과 규모 등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협상을 위해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에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인천경제청이 개발이익 환수의 근거로 보는 법 조항은 경제자유구역법이다. 이 법은 2011년 4월4일 이후 개발사업을 마무리한 시행자는 개발이익의 10%를 지역의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 설치 비용 등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LH가 2003년부터 시행해 온 영종하늘도시·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의 준공기한은 각각 2023년, 2024년이다. 반면 LH는 2011년 이전에 실시계획 인가를 받은 청라·영종 사업은 개발이익 환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은 2011년 8월5일 이후에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사업에 대해 개발이익 재투자 비율을 10%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청라국제도시의 경우 개발이익 환수 대상이 아니지만, 이미 청라시티타워 등 지역 환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항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인천경제청의 질의에 대해 ‘법이 시행령보다 우선’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어 ‘개발이익 환수 규모는 시행자와 협의로 정하라’고 했다. 법과 시행령 간에 모호한 부분이 있다 해도 당초 입법 취지는 개발이익의 환수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의미다. 청라·영종 개발에 있어 LH의 역할은 그간의 일반 택지개발사업 수준에 그쳤다. 싸게 구입한 땅을 비싸게 매각하고 도로와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한 것뿐이다. 청라시티타워도 십수년째 제자리걸음 아닌가. LH는 인천과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개발이익 환수 협상에 기꺼이 응해야 마땅하다.

[사설] 한 총리와 유 시장의 체험 현장... 답은 늘 현장에 있다

과거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TV 프로가 있었다. 1993년부터 20여년간 일요일 아침 시간대를 롱런했다. 각계 명사들과 스타들이 ‘하루 일꾼’으로 막노동을 하는 포맷이다. 곳곳의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땀과 노동의 가치를 생생하게 안방에 전달했다. 해양수산부장관 시절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출연했다. 해양 폐기물 수거 현장의 진흙탕을 맨몸으로 뒹굴었다. 당시 MC 이경실씨가 촬영 뒷얘기를 전했다. “그분 진짜 진짜 열심히 하시더라.” 그 프로는 종영했지만 체험 현장이 이어지기는 했다. 선거철 정치인들의 식상한 서민 코스프레식 체험 현장들 말이다. 새해 벽두, 영하의 새벽을 녹인 체험 현장 두 곳이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새벽 서울 상계동의 한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강남역까지 가는 146번 버스 첫차가 오전 4시5분 출발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 첫차는 3대나 동시에 출발한다. 이 차를 기다리는 이들이 워낙 많아서다. 새벽같이 서울 강남의 고층빌딩 타운으로 일하러 가는 빌딩 청소부, 경비원 등이다. 그들에게 한 가지 오랜 소원이 있었다. 첫차 시간이 오전 4시5분에서 3시50분으로 15분이라도 당겨지는 것이다. 그들의 일은 사무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끝내야 한다. 가급적 직원들 눈에 띄지도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차에서 내려서도 늘 달음질을 쳐야 한다. 지난 연말, 이런 사연이 총리실에 전해졌다. 한 총리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논의해 새해에는 그 소원이 이뤄지게 됐다. 한 총리가 이날 새벽 버스에서 이 소식을 전했다. 첫차 승객들은 “새해부터 운이 좋네”라며 기뻐했다. 훈훈한 체험 현장은 인천에서도 있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새해 첫 행보로 2일 새벽 거리 청소 현장을 찾았다. 남동구 인천논현역 인근에서 박종효 남동구청장, 환경공무원들과 함께 청소복 차림으로 나섰다. 생활쓰레기를 수거하고 거리를 청소하느라 땀을 흘렸다. 유 시장은 도로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쓸어 담거나 밤새 쌓인 종량제 쓰레기 봉투들을 수집운반 차량으로 날라다 실었다. 일을 마치고 일선 환경공무원들과 자리를 함께해서는 안전한 근무 여건 지원을 약속했다. 정치뿐 아니라 자치행정에서도 공허한 구호만 요란한 요즘이다. 소통, 상생, 혁신, 창조, 민생, 공정, 평화 등등. 생업에 쫓겨 달음질치는 시민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소리다. 구호는 이제 그만 됐다. 민생 문제는 그 자체가 삶의 현장이다. 목민관이라면, 단내 나는 시민 삶의 현장과 멀어지면 안 된다. 구호 행정은 기자가 현장에 가보지 않고 쓰는 기사처럼 울림이 없다.

[사설] 예타 통과 백령공항... ‘붐비는 섬 공항’ 안착시켜야

지난주 세밑을 앞두고 인천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10여 년 숙원이었던 백령공항 건설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백령도는 우리나라 8번째로 큰 섬이다. 그러나 풍랑 거센 바닷길로 서해 최북단 고립무원의 섬에 다가가기란 여의치 않았다. 이에 이곳 주민들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비행금지구역 해제 및 공항 건설을 요구해왔다. 2016년에는 제5차 중장기 공항개발계획에도 반영했다. 그러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는 2차례나 탈락, 이번 삼수 만에 통과한 것이다. 백령공항은 50인승 소형공항으로 김포공항까지 1시간 거리로 단축시킨다. 인천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25만4천㎡ 일대에 길이 1.2㎞, 폭 30m 규모의 활주로와 계류장, 터미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2천18억원 규모로 전액 국비로 건설한다. 올해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 2026년 착공, 2029년 완공의 사업 일정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행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9년 백령공항 이용 여객을 연간 24만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옹진군은 공항이 열리면 현재 13만명인 연간 백령도 방문객이 2030년 39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백령공항은 민·군 겸용 공항이다. 백령도 주민들과 주둔 군인들의 육지 내왕 수요로 백령~김포공항이 주력 노선이다. 전국 14개 공항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백령공항의 운항 노선도 김포공항을 넘어 김해·청주·광주공항 등 전국 운항망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어렵사리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은 터라, 인천시는 2년 앞당겨 2027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시는 조기 개항을 위해 올해 기본계획 및 타당성평가, 2024년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착공을 2025년으로 앞당긴다는 의욕이다. 백령공항은 그간 여러 어려운 관문을 거쳐 이만큼 왔다. 이제 여하히 성공한 섬 공항으로 안착시킬 것이냐는 과제가 남았다. 공항이 성공하려면 그만한 여객 수요가 따라줘야 한다. 주민이나 주둔 군인들의 수요를 넘어 육지에서 앞다퉈 찾아오는 백령도로 만들어야 한다. 인천시는 공항 주변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고급 휴양 및 의료관광숙박시설, 해양스포츠단지, 케이팝 입체 공연장 등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여관급 숙소에 해안 유람선이 고작인 백령도다. 2025년 준공·개항을 준비 중인 울릉공항의 경우, 여객 수요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다. 백령공항이 자칫 ‘찬 바람 부는 공항’이 되지 않으려면 서둘러 관광·엔터테인먼트 인프라를 준비할 때다.

[사설] 사실과 다른 기각 사유... 권익위 결정 납득 어렵다

배곧대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를 잇는 1.9㎞짜리 해상교량이다. 인접한 송도·배곧 일대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인프라다. 2027년 개통 예정인 인천~안산 간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의 선결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송도습지를 통과하는 탓으로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표류해 왔다. 지난해 말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은 이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재검토’로 결정해 시흥시에 통보했다. 이에 시흥시는 지난 3월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8개월 만인 지난달 22일, 권익위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이 심판 청구를 기각 결정했다. 그런데 국민권익위가 이 행정심판 청구를 기각한 사유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제시한 기각 사유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인천에서 (배곧대교) 사업에 대한 찬반과 갯벌 훼손 우려 등이 나와 사업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놨다. 지난해 말 한강유역환경청이 내놓은 ‘배곧대교 중점평가사업 검토계획’에는 정반대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계획 노선이 위치하는 송도·배곧 주민의 집단 민원은 모두 배곧대교 건설 찬성 민원으로 지역 간 및 이해관계자 간 갈등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강유역청과 인천시가 행정심판에서 ‘주민 갈등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지만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한강유역환경청 스스로도 ‘주민 갈등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권익위가 굳이 ‘찬반 여론’을 내세워 기각한 셈이다. 시흥시가 지난 2019년 말 실시한 인천·시흥 주민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주민 1천100명 가운데 88%가 이 사업 추진에 동의했다. 게다가 인천시가 지난달까지 시흥시에 여러 차례 배곧대교 사업 추진을 위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사실도 행정심판에서는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와 시흥시는 곧 권익위에 이번 행정심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공식 항의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특히 시흥시는 한강유역환경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등 다른 대응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두 지역 모두 그만큼 절박한 사안이라는 방증이다. 배곧대교 사업을 적극 지원해 온 송도·배곧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 일대 유일한 간선도로인 제3경인고속도로와 아암대로의 차량 소통이 한계에 이르러 주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 남항에서 단절해 있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의 조기 연결도 불투명해졌다. 권익위는 “행정심판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사업 무산에 따른 시민 편익의 심각한 침해도 고려했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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