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이름없는 영웅 ‘무명의병’ 흔적 찾는다

무명의병 포럼 준비委 주최 ‘추모행사·학술 심포지엄’ 기억되지 못한 한말 순국 무명의병을 역사의 무대로 끌어올리는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가 무명의병의 흔적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지난 24일 오후 2시 경기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추모 행사 및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종군기자 매켄지가 의병을 촬영한 장소가 확정되고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 찾기를 본격화한 내용이 공개됐다.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서 역사지리학자인 김종혁 역사지도공작소 소장 등 전문가들은 “사진 촬영 장소의 단서들을 고지도와 문헌, 현장답사 등으로 확인했는데, 남산 등고선 라인을 보면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로 보는 게 종합적으로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매켄지 기자의 의병 사진 촬영 장소는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와 양평읍 오빈리 중 오빈리가 유력 후보지로 추정돼 왔으나 역사학자와 지리학자 등 전문가 집단이 공식적으로 확인해 밝힌 적은 없었다. 심포지엄에선 매켄지 기록에 남겨진 순국 무명의병을 찾아나서는 과정도 공개됐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의 묘로 추정되는 묘와 그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분을 만났다”며 “역사의 뒤안길에 밀려난 한말 무명의병을 기억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명의병 쉼 없이 연구, 역사무대로… 미래세대에 전승해야”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추모 행사 및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지난 9월30일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포럼이 발족된 후 50여일 동안 추진단이 좇아간 무명의병의 흔적을 공유했다. 또 앞으로 시민 사회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 향후 해야 할 역할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 기억하고 기념하기’…열띤 토론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윤유석 경희대 학술연구교수가 사회를 맡아 ‘한말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 기억하고 기념하기’를 주제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 발표 1·2에서는 의병에 대해 기록한 종군기자 F.A. 매켄지가 의병을 찾아나선 여정을 토대로 한 내용이 발표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는 향토사학자이자 의병연구자인 이복재 양평의병기념사업회 회원이 ‘양평지역의 무명의병’을 발표하며 ‘대한제국의 비극’에 관한 심층적 조사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매켄지 사진에 나오는 12명 의병에 관한 조사 연구와 이들에 관한 신원 연구, 매켄지가 만난 의병대장, 매켄지가 양평에 오던 날 새벽에 부상과 전사한 의병을 조사 및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철기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도 ‘대한제국의 비극’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을 짚었다. ▲의병조직에 대한 기록 ▲외국인에 대한 교전수칙 기록 ▲휴가나 외박 등 가능한 의병부대 운영에 대한 기록 ▲총상입은 의병 치료 기록 ▲의병이 입은 군복에 대한 기록 등이다. 그는 “군복 등 군수물품 등을 통한 의병을 분석하면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3·4에서는 무명의병 기림 사업과 관련된 발표가 이어졌다. 조미순 (주)블루디시 대표는 “처음에는 왜 이것을 시민운동으로 조직하려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가치를 공유해 공동체의 역사인식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민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목적, 목표, 전망은 우리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가치”라며 “시민단체와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누구와 연대할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주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은 ‘무명의병의 기억 및 기념 문화사업의 방향’ 주제 발표에서 “의병은 국가가 사라지면서 경찰과 국가가 기능하지 못할 때 자발적, 독립적, 민주적, 지역적으로 성립된 폭력기구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민족이라는 거대 담론에 묻기보다는 한 명 한 명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무명의병의 현재적 적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무명의병 기억…시민운동으로 퍼져 동시대에 기억되길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과 김종혁 역사지도공작소 소장이 ▲무명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업의 필요성 ▲매켄지 사진 촬영지 추정 장소에 대한 확인 작업 등을 발표했다. 이준식 전 관장은 국가 차원에서 무명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름을 남기지 못했지만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독립을 이루려고 했던 ‘무명’ 독립운동가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2022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라며 “그들은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의 형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심포지엄에서는 ▲매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에 실린 의병 사진 촬영 장소 확정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 찾기 등 두 달여간의 활동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매켄지 책에 기록된 1907년 사탄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의병과 그의 묘로 추정되는 곳을 찾았다. 이러한 이름없이 묻혀진 분들을 발굴하는 작업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역사지리학자인 김종혁 역사지도공작소 소장은 매켄지가 의병을 촬영한 장소로 추정되는 곳을 재확인하고 고증한 작업을 공개했다. 그는 “매켄지의 사진은 점심 때 찍은 사진으로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찍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최종적으로 매켄지의 이동 경로나 사진에서 바라보는 방향성, 시간대 등을 종합하면 이복재 향토사학자께서 처음 제안하셨던 오빈리 지점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추모 행사에서는 김영아 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와 이영찬군(수원 파장초 3년)이 오프닝 무대에 나서 ‘무명의병과의 대화’를 모노드라마로 선보였다. 무명의병을 현 시대에 불러 추모하는 동시에 미래에 물려줘야 할 기억임을 각인시켜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 덕분에 지금에 대한민국에 존재하고 번영할 수 있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무명의병들을 기리면서 경기도가 여러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염동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 행사가 순국한 무명의병을 기억하고 그 뜻을 좇아 새롭게 조명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주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은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무명의병을 재조명하고, 경기도에서 불멸의 햇불이 활활 타오를 그날을 기다리며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김건주수습기자 ※ 이 기사는 2022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후원: 경기문화재단)

관객서 ‘기획자’로 변신한 영화 애호가들

극장을 찾는 관객의 자리에서 벗어나 영화제를 직접 꾸려 나가는 시민들이 모였다. 제7회 수원사람들영화제 ‘흘러가는 우리들’이 오는 12월 2, 3일 양일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은하수홀에서 열린다. 시민들이 관객의 자리에서 영화를 보는 대신, 직접 영화제 운영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뜻깊다. 10월20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정지혜 평론가의 프로그래머 양성 과정에 함께한 시민들은 각기 다른 영화들을 한데 모아 특정 주제로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등 구체적인 기획 과정을 익히며 영화제를 준비했다. 수업이 끝나고도 시민들은 열띤 회의를 이어가면서 서로의 견해 차를 좁혀갔다. 이에 맞춰 시민들은 수원이라는 도시의 이름답게 물에서 영화제의 메인 테마를 착안해 물의 온도 변화에 따라 영화들을 배치했다. 저마다의 온도를 품은 채 흘러가는 일상이 녹아 있는 상영작 9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상영작들은 8명의 시민들이 직접 고른 작품들로 채워져 있어 의미를 더한다. 먼저 2일 오후 7시엔 특별 상영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주목 받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가 상영된다. 상영 이후엔 김세인 감독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진다. 3일엔 물의 온도를 반영한 상영작들이 준비돼 있다. ‘0℃’ 섹션에서는 ‘재인의 생일파티 탐방기’, ‘컨테이너’, ‘니믹’ 등 단편 3편이 준비돼 있다. ‘36.5℃’ 섹션엔 사람의 체온을 닮은 영화 세 편이 기다린다. ‘우산을 안 가지고 와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 ‘호수’를 상영한다. 또 ‘호수’의 박소현 감독과 가수 지고가 함께하는 GV가 펼쳐진다. 이어지는 ‘100℃’ 섹션이 되면 뜨겁게 타오르는 복수극 ‘프라미싱 영 우먼’이 상영되며, 마지막으로 ‘?℃’ 섹션에서는 ‘세자매’ 이승원 감독과의 GV를 통해 관객들이 직접 영화의 온도를 정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영화제 준비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이번 경험이 각자에게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상을 전공 중인 양희찬씨(23·매탄동)는 복학을 앞두고 관심 분야에 있어 시야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번 영화제 기획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관객으로 극장을 찾았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많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가 고른 ‘우산을 안 가지고 와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사랑이 스며든 영화로, 인간의 온기가 맴도는 ‘36.5℃’ 섹션을 풍성하게 가꿔준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초청팀에서 스태프로 근무했던 권찬미씨(26·구운동)는 평소 영화제의 꽃이 프로그램 기획 파트라고 여겨 왔다. 그는 “밖에서 바라만 보던 업무를 직접 할 수 있어 신기했다”면서 “이번 경험을 살려 앞으로도 각종 영화제 속의 다양한 업무를 접해보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매탄동에 거주하는 정다은씨(25)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열렸던 5회 영화제에도 시민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직관적이고 선명한 컨셉트로 영화를 배치했던 당시와 다르게, 이번에는 영화들 간의 조합에서 느껴지는 톤을 정돈하기 위해 정 씨를 비롯한 시민들이 많은 신경을 썼다. 그는 “작품 간의 유기성과 테마에서 느껴지는 흐름 같은 미묘한 요소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송상호기자

[법률플러스] 승진발령의 무효와 부당이득

법률에 따라 설립된 A공사가 외부 업체에 의뢰하여 승진 시험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후 ‘일부 직원들이 사전에 위 외부 업체로부터 시험문제와 답을 제공받아 시험에 합격했고 그 대가로 금전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위 직원들에 대한 승진발령은 취소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그동안 승진된 직급에 따라 근무하고 급여를 받아왔다는 점이었다. 이처럼 직원들의 승진이 중대한 하자로 취소돼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이상, 이들은 승진 전의 직급에 따른 표준가산급을 받아야 하고 승진가산급은 받을 수 없으므로 결국 이들이 승진 후 받은 급여상승분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부당이득으로서 공사에게 반환돼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이와 같이 판단한 A공사는 위 직원들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심리한 원심 법원은 승진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급여상승분은 해당 직원들에게 귀속되는 것이 옳다는 전제 하에 A공사가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2022년 8월19일 선고 2017다292718 판결)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다. 우선, 대법원은 승진발령이 무효임에도 근로자가 승진발령이 유효함을 전제로 승진된 직급에 따라 계속 근무해 온 경우, 승진 전후 각 직급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에 차이가 있어 승진된 직급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이 지급됐다면, 근로자가 지급 받은 임금은 제공된 근로의 대가이므로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사용자가 이에 대해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승진 전후 각 직급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에 차이가 없어 승진 후 제공된 근로의 가치가 승진 전과 견주어 실질적 차이가 없음에도 단지 직급의 상승 만을 이유로 임금이 상승한 부분이 있다면 근로자는 임금 상승분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의 승진이 무효인 이상 그 이득은 근로자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서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이를 사용자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여기서 승진 전후 제공된 근로의 가치 사이에 실질적으로 차이가 있는지 여부는 제공된 근로의 형태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보직의 차이 유무, 직급에 따른 권한과 책임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근로자가 승진 발령이 유효함을 전제로 승진된 직급에 따라 계속 근무하면서 승진된 직급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았으나 이후 승진 발령이 무효가 된 경우, 대법원은 당해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 여부 및 부당이득의 범위를 다르게 보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박승득 변호사/법무법인 마당

[나눔의 가치 빛내는 1%] 전재성 ㈜코어메드 대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린리더클럽 ‘경기 1호’ “1%의 힘을 믿습니다. 나눔문화를 전파해 취약계층 아동을 돕겠습니다.” 의료용품 전문업체인 ㈜코어메드의 전재성 대표가 지난 17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그린리더클럽 경기지역 1호로 위촉됐다. 그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근무 중인 아내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의 어려움을 듣고 기부문화에 앞장서기 위해 그린리더클럽에 가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1% 후원자들이 모인 ‘그린리더클럽’은 10만원 이상의 정기적인 후원으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고액후원자들의 모임이다. 그린리더는 아동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사회 나눔문화를 전파하는 등 적극적인 후원 활동을 펼친다. 취약 아동들에게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던 그는 지인을 통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알게 됐다. 전 대표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논의를 하며 그가 거주하는 화성시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접했다. 특히 혹독한 환경에서도 학업에 매진해 통역사가 되고자 하는 아동의 이야기는 전 대표의 마음을 붙잡았다. 한 어린 소녀는 통역사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경제적으로 불리한 상황에도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조금씩이지만, 확고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전 대표는 소녀가 꿈으로 향하는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을 뻗고자 후원자가 됐다. 전 대표는 후원뿐 아니라 주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나눔문화를 전파해 취약계층 아동들을 도울 예정이다. 그는 “경영을 하며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며 “바쁜 현업으로 기부에 신경쓰지 못하는 CEO들이 나눔문화에 힘쓸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모두가 어려운 지금이야말로 따뜻한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도울 ‘적기’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그린리더클럽에 가입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문화를 알려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건주수습기자

[인터뷰 줌-in] “시민과 함께하는 일상문화 구축”…김현광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함께 호흡하는 수원문화재단이 되겠습니다.” 지난 8월16일 제8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김현광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민선8기 문화예술 키워드인 ‘날마다 축제, 어디나 공연장’을 강조하면서 내년에는 생활문화, 일상문화, 밀착형 문화의 활성화 방안을 적극 연구하고 도모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첫해를 맞아 수원화성, 서수원, 북수원, 광교, 영통 등 5개 생활권역에 문화예술 인프라를 균등하게 분배해 거점 공간을 활성화하고 걸맞는 인력을 양성하는 등 지역민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힘써 왔다. 김 대표는 “수원화성을 거점으로 하는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지만, 원도심-신도시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한 실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원문화재단은 동행 공간 58곳을 조성하는 등 시민들의 다양한 취향과 관심을 반영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부터 20일에 진행된 ‘북수원 문화공감’도 역시 동행 공간이 6곳인 북수원 생활권 내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잡아가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이처럼 수원문화재단은 각 생활권역 별로 시민이 주도해가는 특성화 브랜드 구축을 내년에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어 김 대표이사는 “각 생활권역의 고유한 문화적 색채를 잡아가면서도 지역 간의 융합과 교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 생활권 관할 행사를 기획할 때는 재단 차원에서 회의나 워크숍 등을 행궁 일대에서 벗어나 해당 지역과 연계해 진행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수원화성 생활권에 있어서도 그는 ‘포스트 수원화성 시대’를 위한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화성행궁 일대는 전통 문화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서 엄청난 성과를 거둬왔고, 수원 문화 예술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온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10년은 전통을 바탕으로 보다 포괄적이고 세계적인 트렌드가 반영된 포스트 수원화성 콘텐츠 생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화성행궁과 수원역 구간에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골목길 코스를 개발하고 숨은 명소를 발굴하는 등의 계획도 이어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진정한 문화예술의 향유를 위해선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우선이다. 이에 맞춰 김 대표이사는 내년부터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의 출연진 모집에 있어 시민 공모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시민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또 일 년에 한 번 또는 일정 기간에만 볼 수 있던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을 상설화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런 시도들이 바로 ‘날마다 축제, 어디나 공연장’에 가까워지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이사는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수원 시민들의 욕구는 매우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면서 “수원문화재단은 그러한 수요에 걸맞게 시민들과 동행하는 콘텐츠 확산의 장을 마련하고 일상 속의 문화를 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송상호기자

[신간소개] '사람들의 온기 가득한 여행심리상담소'…'한 번쯤은 내 맘대로'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각자의 상처를 보듬는다. 지난 20일 출간된 ‘한 번쯤은 내 맘대로’는 김호열 저자가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대기업에서 중견 간부로 20년을 일하고, 건설 회사 CEO도 지내다가 늦깎이로 심리상담 대학원을 졸업한 뒤 심리상담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평소 생각하던 가치들이 녹아 있다. 저자는 전국의 유명 산을 오르고 관광지를 여행하면서 함께했던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눴고, 그들이 겪었던 삶의 과정에 대한 상담을 책으로 빚어냈다. 20대 후반인 아들이 인생 계획이 전혀 없이 사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며 아들과 친구처럼 소통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사연, 타투이스트로 일하는 20대 ‘파이어족’의 이야기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책에 담겼다. 타인과 문제와 고민을 공유하면서 인생이 변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 각자 어떤 마음과 행동으로 삶을 이어가는지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처럼 ‘한 번쯤은 내 맘대로’에는 오래된 친구든 처음 만난 사람이든 여행길에 오르면 모두 마음을 터놓고 속내를 꺼낼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책을 통해선 상처받은 영혼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되고, 심리상담에 관한 도서 집필 등을 통해 내적 갈등을 겪는 내담자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저자의 소박한 마음도 발견할 수 있다. 송상호기자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1-②

지도 한 장을 손에 들고 호텔을 나서자 어제 보았던 과달라하라 대성당의 뾰족 종탑의 황금색이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인다. 현지인처럼 성당을 향하여 성호를 그으며 눈인사하고, 마누엘 아빌라 카마초 거리를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걷는다. 멕시코 제2의 도시답게 일터로 향하는 출근 시간이라 번잡하고, 비좁은 플라자 유니베르시다드 지하철역 입구는 각기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로 분주하다. 멕시코에서 지하철만큼 역사와 혼성(mestizale)을 잘 드러내는 장소는 없는 것 같다. 과달라하라대학을 스쳐 지나 걷다가 제법 규모가 큰 ‘성체성사 속죄교회’를 만나 발걸음을 멈춘다. 입구 한편에는 눈에 익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조각상이 눈길을 빼앗는다. 이 교회는 19세기 초부터 급격하게 퍼진 고딕의 복고풍인 신고딕 양식으로 지은 교회로 멕시코에서 유명하다. 1897년 8월15일에 초석을 놓았으나 종교박해와 자금 부족, 국가가 직면한 경제 위기로 인해 혁명 기간 중단됐다가 75년 후인 1972년에 완공됐다. 교회 출입문은 중앙과 좌·우 3개가 있고, 중앙 출입문이 가장 크며 좌·우 출입문은 크기가 같아 가톨릭교회의 정형적인 삼위일체 형상이다. 출입문 위에는 왕관을 상징하듯 뾰족한 삼각 형상의 외형 구조가 있고 그 위에는 각각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교회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그라나딜라 나무로 헤수스 고메즈 벨라스코가 조각했고, 목재 문 중앙에 베니토 카스타네다가 만든 청동 부조가 장식돼 있어 웅장함을 넘어 미학적 아름다움이 넘친다. 전면에서 바라본 교회 외관은 정형적인 신고딕 양식으로 3개의 출입문과 옆에 높은 첨탑이 세워져 있다. 제대 위는 과달라하라 대성당의 원형 돔과 달리 신고딕 양식의 높은 뾰족 첨탑이 세워졌다. 교회 앞 3개의 고막은 바티칸 박물관 전속 디자이너이자 화가인 프란시스코 벤시벤가가 디자인하고 바티칸의 모자이크 장인들이 만들었다. 중앙 고막은 ‘하느님의 어린 양(파스칼 램)’을 나타내고, 동쪽(좌)은 ‘성 타르시시우스’ 서쪽(우)은 ‘성 비오 10세 교황’을 의미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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