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민관공사] 발목 잡힌 민관 개발사업만 12건…13조원 묶였다

中. 지역경제도 타격 개정된 도시개발법 탓에 경기도에서 ‘스톱’ 된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만 12건에 달하는 가운데 이들 총 사업비가 1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에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돈맥경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조속히 사업을 추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경기도도시공사협의회에 따르면 도내 도시공사들이 추진하다 멈춘 도내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은 총 12건이다. SPC(특수목적법인) 또는 PFV(프로젝트 금융투자 회사)까지 설립된 후 중단된 사업은 오산·김포·광명 등 3건이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멈춰선 사업은 구리·시흥·평택 등 4건, 심사 중 중단은 시흥 4건,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발표 전 중단은 1건(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이다. 이들 사업의 총 규모는 약 13조원에 달한다. 또 이들 사업으로 공급될 주택의 수도 7만호에 이른다. 사업이 중단된 이유는 개정된 도시개발법이 시행(6월22일)되지 이전까지 도시개발구역이 지정되지 않았다면 사업자를 재공모 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개발법 때문에 멈춰선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이다. 약 4조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아파트 8천가구 등을 한강변에 짓는 사업인데, 2020년 8월 민간사업자 공모 후 같은 해 11월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지만, 도시개발법 개정으로 전면 중단됐다. 당초 2027년이었던 완공 시점은 현재로서 가늠할 수 없다. 또 사업비 2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사업은 심사가 사실상 끝났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발표를 앞두고 중단된 상태다. 안양도시공사 측은 심사위원의 전문성을 문제 삼아 올해 1월 돌연 재심사 결정을 공고했다. 이후 한 민간 컨소시엄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이들이 제기한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지고, 공사가 이에 항고해 민관 법적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개발법마저 개정되며 사업 중단에 ‘쐐기’를 박았다. 시흥의 ‘미래형 첨단자동차 클러스터 사업’은 지난 2017년 유도개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약 5년째 멈춰있다. 시는 같은 해 11월 특수목적법인(SPC) 출자동의안을 시의회 의결까지 받았지만, 국토부는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시개발구역을 보류했고 그 사이 도시개발법마저 개정돼 사업은 완전히 멈춰섰다. 김포 고촌읍 일대에 4천600억원을 투입해 주택 3천여가구, 첨단산업시설 등을 조성하려 했던 ‘김포 고촌지구 복합개발사업’ 역시 2020년 6월 SPC인 ㈜김포고촌복합개발까지 설립했지만 더이상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도내 한 민간 컨소시엄 업계 관계자는 “하루빨리 정부와 국회는 도시개발법 개정으로 피해를 받는 사업자들을 구제하는 한편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업을 조속히 재개시킬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단된 민관 도시개발사업으로 민간 사업자들이 발목 잡힌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도시개발법이 재개정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 이들을 구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지부진’ 민관 개발사업, 현장에선 '부글부글' ‘올스톱’된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민간 컨소시엄들의 법적 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도내 민관 합동도시개발사업 현장은 ‘폭풍전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도시공사들이 경기지역 7개 시·군에서 추진 중인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이 멈춰서 지역사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먼저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사업 부지였던 박달동 일대 주민들은 사업 중단으로 쓰레기 적환장·도축장 등 기피시설이 옮겨갈 명분이 사라진 데다 최근 동네에 쓰레기 소각장까지 들어온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달동 주민 A씨는 “안양시에서도 가장 낙후된 박달동을 시가 버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주민들 사이에서 공연히 나온다”고 전했다. 또 자동차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었던 평택에서도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평택시 주민 B씨는 “사업 속행으로 평택항이 중고차 수출·수입의 허브 항구가 되고 평택의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했지만, 사업이 미뤄지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산 운암뜰 AI시티 사업이 중단된 오산시 주민들은 시에 항의전화를 하고, 지난 달에는 국회에 청원서도 보냈다. 일각에선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컨소시엄들이 대규모 법적 소송에 착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까지 사업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진행 중인 컨소시엄들은 없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거나 SPC에 참여하는 컨소시엄들은 법적 분쟁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사업자들은 공모 제안서를 작성하는 데만 수십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사업협약이행보증금으로 사업비의 약 10%를 내고 SPC를 설립할 때 출자금도 내야 해 이미 ‘출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개정 도시개발법 부칙은 헌법상 금지되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사업 공모에 참여했던 한 민간 업체 관계자는 “안양도시공사가 공모 심사까지 모두 마쳐놓고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참가 업체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민간 업체 관계자도 “사업이 차일피일 지연되다 한 곳이라도 소송을 걸겠다는 컨소시엄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도미노처럼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성우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개정된 도시개발법을 소급 적용해 사업을 새로 추진할 경우 종전 공모절차 준비 및 진행을 위해 투입한 사업 신청자들의 권리 및 이익이 침해된 다고 볼 수 있다”며 “자칫 지자체 및 지역 공사들이 사업자 재산권 박탈에 따른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규기자

이한준 LH 사장 "주택 270만호 건설…국민 신뢰 회복 위해 노력"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이 정부의 주택 270만호 공급 목표 달성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14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를 통해 ▲임기 내 주택 270만호 공급 목표 달성 ▲LH 본연의 역할 수행 ▲재무건전성 제고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 ▲지속가능한 LH 구축 등을 수행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별다른 취임식은 진행하지 않았다. 특히 이 사장은 층간소음 문제 해소, 커뮤니티 공간 확충 등 주거서비스를 향상해 임대주택 입주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예방하고 소셜믹스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과 3기 신도시 건설·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저출산·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 탄소중립 등에 대비한 도시·교통·주택공급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한준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개선할 부분은 과감하게 혁신해 보다 좋은 정책으로 국민들께 보답하자”며 “LH의 주인이자 고객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전달받은 이 사장은 공식 취임 행사 없이 곧바로 국회를 방문했다. 취임 후 공식적인 첫 번째 일정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착공하는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착공식에 참석(15일)하고, 수도권 공공주택 현장을 찾아 사업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이연우기자

[멈춰버린 민관공사] ‘제2 대장동’ 막으려다... 민관 합동개발 多 막혔다

‘대장동 사태’가 유발한 나비효과가 경기지역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2의 대장동 사태를 막자’며 공공성을 제고하는 내용의 도시개발법이 통과, 이미 진행되고 있던 사업들마저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는 민간 사업자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 본보는 개정된 도시개발법의 문제점과 피해 상황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上. 도시개발법 개정에 ‘발목’ 개정된 도시개발법 시행으로 경기지역 다수의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이 멈춰 서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22일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지난해 9월 이른바 ‘대장동 사태’가 발생한 이후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의 이익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지 9개월 만이었다. 개정안은 △민간 개발이익 환수 강화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 전반의 공공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민간의 개발이윤율을 총 사업비의 10% 이내로 낮추도록 했고, 사업의 절차와 방법도 세부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개정법에 딸린 부칙 조항이다. 개정법 부칙 제2조에선 개정법과 개정 시행령 적용 기준을 ‘개정안 시행 이후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는 경우’로 규정해 놨기 때문이었다.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은 통상 ‘사업자 공모→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계약 체결·특수목적법인(SPC) 설립→도시개발구역 지정’ 순으로 진행되는데, 개정법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거나 지자체와 특수목적법인까지 설립했어도 법 시행일(6월22일)까지 도시개발구역이 지정되지 않았다면 첫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도에선 각 지역 도시공사들이 민간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다 ‘올 스톱’된 사업만 해도 12건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역 현안 개발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것이라 기대하던 지역사회에선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안양 박달스마트밸리’ 사업이 추진되고 있던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주민들은 해당 사업이 지연되며 쓰레기 적환장 등 기피시설이 떠나갈 명분이 사라졌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박달동 주민 A씨는 “박달동은 특히 안양 내에서도 ‘슬럼화’된 지역이라 사업이 빠르게 진행돼 지역 경제가 살아나길 기대했다”며 “기약 없이 사업이 멈춰 선 상황에서 앞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 김포시 사우종합운동장부지 도시개발사업도 중단되며 사우동 주민들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포시 사우동 주민 B씨는 “사우동 인근은 낙후된 주거환경은 물론 주차장 부족 문제로 김포시청 직원들도 시청 안에 차 댈 곳이 없을 정도인데,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지자체와 민간사업자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까지 설립했지만 멈춰 선 ‘오산운암뜰 AI시티’ 사업에 대해 주민들은 지난달 국회에 청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개정된 도시개발법에서 개정 전 도시개발법에 근거해 진행돼 온 사업들까지 멈추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현재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법 개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내 도시공사 공동대응 나섰지만… 대책 마련 ‘골머리’ 중단된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을 정상 추진하기 위해 경기지역 기초도시공사들이 공동행동에 나섰지만 정부가 이를 묵살해 도시공사들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경기도도시공사협의회(경도협)에 따르면 도내 23개 도시공사들이 모인 경도협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 등에 도시개발법 하위법령 수정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도시개발법이 시행되기 약 한 달 전이었다. 경도협은 개정된 도시개발법이 △경과규정 부재 △일부 과도한 규제 등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미 진행 중이던 공모사업들이 경과 규정 없이 다시 공모를 거쳐야 한다면 공공과 민간의 기 투입비 매몰·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분쟁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근본적으로 이는 시장에 대한 공공기관의 신뢰를 하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은 민간 사업자들 입장에서 지자체가 사업의 파트너라는 점에서 안정적이고 신뢰 있는 사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도가 최근 레고랜드 채무보증 불이행을 선언한 뒤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가 일어나며 자본시장의 신뢰를 잃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 향후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가 큰 파장을 불러온 이유 중 하나는 근본적으로 강원도라는 지자체가 먼저 시장의 신뢰를 깨뜨렸기 때문이었는데, 이같이 경기도의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이 이미 상당수 진행된 사업들까지 멈춰설 경우 각 지자체와 도시공사들은 향후 도내 자본시장 등으로부터 신뢰 회복이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도협 측은 공동 건의문을 전달한 이후 현재까지 국토부 등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회신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현재까지 대다수 도시공사와 지자체는 재공모 일정을 잡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및 사업체결 민간 사업자 등으로부터 법적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경도협 관계자는 “지난 5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개정된 도시개발법은 문제가 있다고 공동으로 의견을 전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결국 기초지자체의 의견을 사실상 묵살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이어서 국토부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경도협의 의견에 대해서도 답변할 상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규기자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성남·광명·과천·하남 뺀 경기 전역 규제빗장 푼다

정부가 성남, 광명, 과천, 하남 등 4곳을 제외한 경기도 전 지역의 부동산 규제를 해제했다. 정부는 10일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세종을 제외한 지방의 규제지역을 전부 해제해 규제지역은 투기지역 15곳(서울), 투기과열지구 39곳(서울·경기), 조정대상지역 60곳이 남아 있었다. 이번 추가 해제로 경기도에선 성남(분당·수정), 광명, 과천, 하남 등 4곳을 제외한 도내 모든 지역에서 규제가 풀렸고, 경기도 외 지역에선 서울만 규제가 지속된다. 이들 4곳은 집값이 높은 데다 신도시, 재개발 등 개발 사업이 많아 해제가 어려웠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도내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원, 안양, 안산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수지, 기흥, 동탄2 등 9곳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또 조정대상지역에선 고양, 남양주, 김포, 의왕, 안산, 광교지구 등 경기 22곳을 포함해 인천 전 지역(8곳), 세종 등 총 31곳이 모두 해제됐다. 이에 따라 서울 전역과 성남, 광명, 과천, 하남 4곳만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의 이중 규제지역으로 남게 됐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과 세제, 청약, 거래(전매 제한) 등 집을 사고파는 전 과정과 관련된 규제가 크게 완화된다. 먼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15억원 이상 주택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10%포인트 완화돼 9억원 이하 주택일 경우 50%, 9억원 초과에 대해선 30%가 적용된다. 주택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청약 재당첨 기한은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50%인 LTV 규제가 70%로 완화되고,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김효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광명 등 수도권 인접 지역은 개발 수요가 많고 현재 집값이 높은 만큼 앞으로 대기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지켜보며 (해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규제지역 해제는 관보 게재가 완료되는 오는 14일 0시를 기해 효력이 발생한다. 부동산 규제 해제 웃고, 존치 지역은 실망 울상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도움” vs “실수요자 우려 많아 얼어붙을 것” 경기도 4곳을 제외한 전 지역의 부동산 규제 해제가 발표되자 대상지와 비대상지간 극명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규제가 해제된 지역에선 지자체와 주민들이 향후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는 반면, 규제가 유지된 지역에선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한숨 섞인 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먼저 시 차원에서 정부에 규제 해제를 요청했던 고양특례시, 구리시 등은 10일 공식적으로 발표된 규제 해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이번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부동산 거래 시장이 안정돼 실소유자들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고, 백경현 구리시장도 “구리시민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와 주거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전보다는 그나마 부동산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여론이 많다. 안양시 만안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정부의 결정을 호재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많을 것”이라며 “물론 당장 집값이 오르진 않겠지만, 거래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성남·광명·과천·하남 등 4개 지역은 근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 중인 한 시민 A씨(56)는 “사실상 정부에서 이곳 4개 지역은 ‘상급지’임을 선포한 것 아니겠느냐”라며 “주변에선 대출 등 주택 마련 여건이 그나마 나은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광명시의 한 공인중개사 역시 “광명이 이번 규제지역 해제에서 빠지면서 향후 이곳의 부동산 거래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며 “정부 발표 이후 광명지역에 집을 구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우려 섞인 문의 전화가 많이 왔다”고 말했다. 과천시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도 “통상 아파트 가격의 절반 정도 선에서 대출 받을 수 있을 텐데 실수요자들이 이 정도로는 과천지역의 높은 부동산 가격을 감당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당장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긴 힘들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기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위원은 “새 정부 출범 후 6개월 안에 주거정책심의위를 3차례나 연 것은 이례적이면서도 파격적인 행보”라면서도 “결국은 대출을 받아 내집을 마련하려 하는 실소유자들이 집을 살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도 예고돼 있어 이번 조치만으로 부동산 거래가 당장 활성화되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정규기자

"성장잠재력 높은 기업 돕고 남북부 균형 발전해야"…한은 경기본부 '지역경제 세미나' 개최

경기도의 성장잠재력을 평가하고 남북간 균형발전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10일 라마다 프라자 수원 호텔에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고양병)과 공동으로 ‘2022년 지역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선 ‘경기도 성장잠재력 평가’와 ‘경기도 균형발전방안 모색’ 등 2개 세션에 걸쳐 경기도 지역경제의 현 상황과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각각의 세션에서 토론자로는 유승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황종률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 이상헌 고양시 기업경제인연합회장·윤양순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단장 등이 나섰다. 먼저 첫 번째 세션에서는 경기도의 잠재성장률 추정 결과 발표와 변동 요인에 대한 분석, 종합평가 및 시사점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경기지역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첨단기업도 다수 소재하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높은 곳이지만, 성장속도는 둔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여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골자다. 한은 경기본부는 경기지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이유에 대해 ‘TFP(총요소생산성)가 저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기 위해선 ▲성장잠재력 높은 기업 선별 지원 및 사회안전망 마련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 확대 ▲ICT 서비스업 관련 벤처기업 투자 유치 ▲시장규제 합리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를 통한 기술 경쟁력 확충 등이 대안으로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정민 의원이 발표를 맡은 두 번째 세션에서는 경기 서북부지역을 신(新)산업의 거점으로 마련하고 미래산업 혁신을 이룩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고양특례시 첨단융합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이었다. 홍정민 의원은 “경기북부와 남부의 차이가 크고 인구로만 따져도 작년 기준 북부는 남부의 35%에 불과하다. 지역내총생산(GRDP)는 고작 21%에 달한다”며 “경기도 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부에 적용된 중첩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진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 여파…빼빼로데이에도 유통업계 ‘잠잠’

유통계 대목 ‘빼빼로 데이(11월11일)’가 다가왔지만 올해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영향으로 비교적 ‘조용한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다. 빼빼로 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저녁 수원역의 A주점. 올해 처음 장사를 시작한 이 매장은 손님을 모으기 위해 테이블마다 빼빼로를 하나씩 주는 이벤트를 계획했지만, 최근 벌어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행사를 취소했다. A주점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애도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우리만 ‘기념일’이라는 듯한 즐거운 마케팅을 할 수가 없었다”며 “영업 피해는 보더라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수원 인계동에서도 약 5곳의 주점을 방문했지만, 빼빼로 데이 행사를 기획한 곳은 단 1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성남 모란에 위치한 B주점 역시 테이블마다 소주 하나를 시키면 한 병을 더 주는 1+1 행사를 계획했지만, 사회적 애도 분위기가 지속돼 이를 취소했다. 매년 빼빼로 데이가 다가오면 이른바 ‘공격적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던 편의점 업계도 올해는 잠잠한 분위기다. 예년까지는 홍보용 입간판과 판촉 매대 등을 진열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해 새 제품을 출시하거나 경품 이벤트를 열어왔지만 이번은 다르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사회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빼빼로 데이 관련 행사를 전면 축소해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CU의 경우 점포 외부에 화려하게 빼빼로를 진열하기 보단 점포 내부에 진열하는 정도로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GS25는 각 점포 위주로 나레이터 모델 등이 포함된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진행하지 않았다.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송영선씨(63)는 “국가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 내부 진열을 시작하라는 본사 권고가 있었다”며 “예년 같았으면 11월이 되자마자 특수를 앞두고 매장 내·외부에 화려하게 진열했을텐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연말까지는 유통업계들은 화려하거나 시끌벅적하지 않은 소극적 마케팅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정규·이은진기자

[함께 토닥토닥] 연천 5사단 표범여단, 6년째 이웃사랑… 명 받았습니다!

“그간 지켜온 ‘이웃사랑’의 가치를 잊지 않고 노력해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군 부대가 되겠습니다” 연천군에는 6년째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군 부대가 있다. 5사단 표범여단이 그 주인공. 강원 철원군 일대에서 유해발굴 작전에 투입되며 ‘중서부전선의 수호자’라 불리는 표범여단은 최전방 부대로 평상시엔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위해 힘쓰면서도,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표범여단 소속 간부들은 봉급 중 일부 금액을 연천군 신서면 일대 복지사업인 ‘오복주머니’를 통해 매달 기부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면사무소에 모여 반찬이나 보행기 등 어르신들이 꼭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사용된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이 같은 선행은 어느새 6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소규모였던 참여 인원도 100여명까지 늘었다. 특히 이 지역에는 형편이 어려운 6·25전쟁 참전용사 어르신들도 많이 거주하는데, ‘후배’들의 도움을 받고 입가에 웃음꽃이 만연한 모습에 이들은 군인으로서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다. 이들의 선행이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016년 당시 이미 지역사회와 꾸준히 교류해 왔던 표범여단은 ‘정기적으로 선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월급이 밀리지 않고 나온다는 군인의 ‘최대 장점’을 살려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그렇게 적게는 1만원, 많게는 10만원까지 매달 기부하며 소외된 이웃의 믿음직스런 그늘막이 되고 있다. 금전적 지원 외에도 부대의 ‘선한 영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표범여단은 다양한 종류의 대민 지원을 통해 지역 어르신들의 부족한 일손을 돕고 있다. 모내기부터 연탄 배달까지 지역주민들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 달려간다. 특히 재작년에는 연천군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이 일대가 물에 잠긴 적이 있었는데, 당시 여단은 집 전체가 침수 피해를 입은 아흔 넘은 6·25 전쟁 참전용사 어르신이 다시 살 수 있게 집을 지어 주기도 했다. 이 같은 긍정적 영향력이 간부들과 장병들 사이에서 퍼졌기 때문일까. 표범여단에선 최근 그 흔한 악성 대민사고나 간부·병사 관련 사고도 없었다. 향후 표범여단의 꿈은 민군이 협력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부대 인근의 대광초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등 재능기부 활동도 재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선행을 인정 받은 표범여단은 지난 4월 경기북부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 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주현 5사단 표범여단장은 “표범여단은 국민의 군대 일원으로 언제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군 부대를 만들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규기자

정부,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도내 4곳 제외 전 지역 규제 풀려

정부가 서울과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제외한 전 지역이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이로써 전국에서 4개 지역만 남기고 경기도 전역과 인천, 세종이 대거 규제지역에서 풀리게 됐다. 정부는 10일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발표했다. 회의에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제4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당시 정부는 세종을 제외한 지방의 규제지역을 전부 해제한 바 있다. 이후 규제지역은 투기지역 15곳(서울), 투기과열지구 39곳(서울·경기), 조정대상지역 60곳이 남아 있었는데, 정부는 이번에 수원·안양·안산단원·구리·군포·의왕·용인수지·기흥·동탄2 등 경기도 9곳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한 것이다. 또 조정대상지역에선 고양·남양주·김포·의왕·안산·광교지구 등 경기도 22곳과 인천 전 지역(8곳), 세종 등 모두 31곳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4곳만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2중 규제지역으로 남게 됐다. 주거정책심의위는 경기도의 경우 서울과 붙어있어 집값과 개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서울과 비슷한 시기에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과 세제·청약·거래(전매 제한) 등 집을 사고파는 전 과정과 관련한 규제가 크게 완화된다. 먼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15억원 이상 주택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10%포인트 완화돼 9억원 이하 주택일 경우 50%, 9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30%가 적용된다. 주택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은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청약 재당첨 기한은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50%인 LTV 규제가 70%로 완화되고,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앞서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절벽이 오면서 아파트값이 수개월째 떨어지자, 인천시 내 8개 기초자치단체와 용인·의왕·남양주·김포·의정부 등 남아 있는 규제지역은 규제지역 해제를 건의한 바 있다. 이원재 국토부1차관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제지역을 선제적으로 해제했다”고 밝혔다. 한편 규제지역 해제는 관보 게재가 완료되는 오는 14일 0시를 기해 효력이 발생한다. 김정규기자

[집중취재] 최저임금·보험... 열심히 일해도, 기본권도 못 누린다

“일은 하고 있는데...하루하루가 불안함의 연속이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노동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급속도로 늘어난 배달노동자 등에 대해선 내년 7월부터 산재보험을 적용받게 하는 등 제도적 보호장치도 점차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수가 적어 소외됐던 웹기반형 플랫폼 종사자들은 여전히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등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다. 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게시한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과 정책과제’ 보고서(2022년 10월17일)를 보면 웹기반형 플랫폼 종사자들은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실시한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실태조사에 응답한 1천23명의 답변을 토대로 작성됐다. 플랫폼 노동은 크게 지역기반형 플랫폼 노동과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으로 분류된다. 지역기반형 플랫폼 노동이란 흔히 알려진 배달과 택시, 퀵서비스 등의 노동을 뜻한다.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은 정보기술(IT) 개발자를 포함한 웹디자이너, 영상제작·편집, 단순한 클릭 작업 등을 의미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온라인(앱 주문·노동 요청)과 오프라인(배달 등)을 통해 노동이 이뤄지는 지역기반형 플랫폼과 달리 웹기반형 플랫폼은 온라인상에서 일을 주문하고 작업자가 이를 받아 온라인에서 진행하게 된다. 이 때문에 노동이 노출되지 않고 일종의 외주와 유사하게 일이 처리된다. 또 프리랜서 성격이 짙어 보수나 계약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노동법이 아닌 민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노동법으로 근로자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노동법상 계약 관계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탓에 이들은 최저임금이나 사회보험 가입 등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누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은행 대출 등 사회·경제적 울타리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포스터, 웹디자인 등을 주로 하는 30대 여성 A씨는 “각종 포스터 등 디자인 같은 경우 공모전 방식으로 보수가 지급되는 경우가 많아 며칠 동안 작업을 해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보수는 결국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데, 작업 이후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할 땐 정말 허탈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만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영상 편집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30대 B씨는 “급하게 생활자금이 필요해 은행에 갔는데 일을 하고 있는 데도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결국 이자가 훨씬 높은 2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끔은 ‘난 뭐 하는 사람이지라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 결과, 대출을 시도했던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자의 73.3%가 대출 시 소득증빙이나 재직증명 등 서류증빙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고용보험(실업급여) 가입률은 25.1%,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가입률은 각각 50.0%, 69.6% 수준에 불과했다. 심지어 이마저도 현재 일자리가 아닌 이전 직장에서 가입하거나 지역가입 또는 가족을 통해 가입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법망 벗어난 플랫폼 노동자들... 제도적 안전장치 필요 전문가들은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자들의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법률상 임금구조자 지위를 부여하거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노동자로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마련의 기반이 되는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자의 규모나 수치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9일 본보 취재 결과,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자의 규모 파악은 통계청의 1인 자영업자 수치 등을 직업별로 구분하거나 경제활동 인구 표본 조사로 인한 추정치 파악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범주가 불명확한 탓에 조사 기관별 통계치도 천차만별이다. 경기도에서도 2020년 10월 플랫폼노동지원팀을 신설해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나, 도내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자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플랫폼 노동자 수 증가에 따른 이들의 권리와 사회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는 ‘피고용인’과 ‘자영업자’만을 구분하는 기존의 이분법적 노동 시장 체계에서 독립 근로자가 병가 및 해고 보호 등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중간 범주’의 지위를 만들었다. 이후 이들에게 △직장 내 사고에 대한 보험 혜택 △플랫폼이 책임지는 전문 교육을 받을 권리 △노동조합 구성, 집단행동을 취할 권리 등을 부여했다. 영국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보호 혜택을 강화했다. 영국은 노동법에 피고용자와 자영업자가 아닌 ‘중간 노동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명시하고 이에 따른 권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 안전보건권, 국민최저임금, 근로시간 등의 기본적인 권리부터 병가, 출산 휴가, 출산 급여, 부당 해고에 대한 보호 등 노동자들의 권리까지 갖추고 있다. 이와 관련,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현재 노동법에서도 근로자 지위를 다투는 사안이 많아 웹기반 플랫폼 노동자들을 노동법에 적용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라며 “노동법과 별개로 다양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종훈 법무법인 마당 변호사는 “웹기반형 플랫폼 노동자의 증가로 자신들이 제공한 노동이나 결과물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한 사람들과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전통적 사업 영역과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이 분야의 특수성과 개별성을 고려해 기존 계약법 및 관련 판례 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달 18일부터 ‘플랫폼종사자 직종별 근무실태와 정책과제 연구’의 일환으로 ‘전국민 경제활동 현황 조사’와 ‘플랫폼종사자 근무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진기자

[핫이슈]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과학·인문세계 투영... 새로운 미래를 본다

과학과 인문 사이에 간극이 있다. 이를테면 이과와 문과의 차이다. 특정 분야가 더 중요하지도, 덜 필요하지도 않은데 마치 두 분야는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 여겨지곤 했다. 이러한 과학과 인문은 각각의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편견을 깨서 도시민의 삶을 한층 윤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경기도와 서울대학교가 공동출연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원장 김재영)은 보다 쉽고 가까운 과학·인문 사회를 위해 대중화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올해로 10년차, 그리고 100회차를 맞은 융기원의 ‘융합문화콘서트’를 소개한다. ■ 도민 ‘융합적 사고’를 깨우다 지난 2012년 4월 첫 발을 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융합문화콘서트는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한다. 과학·기술·인문·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를 초청해 특강을 열고, 경기도민의 융합적 사고 함양에 기여하자는 게 목표다. 단순히 강연을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하는 게 아닌 지역 내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제1회 융합문화콘서트 연사로는 당시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나섰다. 김 위원장은 ‘과학기술과 미래사회’에 대한 의제를 통해 융합문화콘서트의 첫 장을 열었다. 뒤이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귀뚜라미의 소통과 지식의 통섭’(제2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기업가 정신’(제3회) 등이 잇따랐다. 그리고 올해 10월까지 제99회까지의 콘서트를 마쳤다. ■ 10년간 2만여 명 참여 총 10년의 세월 동안 융합문화콘서트에선 각종 분야 전문가가 경기도민을 만났다. 나를 표현하는 글 쓰기(제19회·유시민 작가), 상상력이 만화가 되는 방법(제31회·주호민 만화가), 미래 시대의 트렌스포메이션과 창의적 관점(제54회·김태원 구글 상무), 꿈을 이루는 단 하나의 습관(제56회·강성태 공신닷컴 대표) 등 가볍고 재미 있는 주제로 편히 다가왔다. 우리 삶에 이미 밀접하게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을 의학, 철학, 디자인, 역사 등 여러 테마에 맞춰 소개하는 자리가 ‘융합문화콘서트’였다. 대략 2만여 명의 도민이 이 콘서트에 함께한 것으로 집계됐다. ■ ‘제100회 콘서트’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초청 진화하는 모바일 서비스라던지, 바이오·제약이 나아갈 방향이라던지, 시간이 흐르며 주제도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던 융합문화콘서트도 온라인으로 병행해 열리는 등 새로운 모습을 갖췄다. 예나 지금이나 융합문화콘서트는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전 등록을 통해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어느덧 올해 11월, 제100회차 콘서트가 열린다. 연사로는 김명자 서울국제포럼 회장(전 환경부장관)이 확정됐으며 오는 28일 오후 1시30분 개최된다. 김명자 회장은 헌정 최장수 여성장관으로, 21세기 환경정책의 기틀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숙명여대 교수 재직을 시작으로 명지대 석좌교수, KAIST 초빙특훈교수 등을 지냈고 환경부장관, 국회의원(비례대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등을 역임하며 과학기술, 환경, 여성정책 등 여러 방면에서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개념을 도입하고, 전향적인 해법을 제시한 리더이자 활동가다. 제100회차 콘서트 주제는 ‘플라스틱 Zero Waste는 가능한가?’로 정해졌다. 융기원 관계자는 “올해로 융기원의 융합문화콘서트가 10년차이자 100회차를 맞았다. 그동안 많은 관심을 받아온 만큼 도민에게도, 참여 연사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융기원은 초청강연 외에도 찾아가는 융합문화콘서트 등을 실시하면서 경기도 안의 융합기술이 균등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자 했다”면서 “앞으로도 사회 전반의 명사와 함께 도민의 융합적 사고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미래의 과학과 산업을 이끄는 해결책이 융합이라는 깨달음에 기초해 2008년 3월 설립된 바 있다. 이후 2018년 7월 경기도·서울대의 공동 출연 법인으로 도약했다. 융기원은 관·학이 협력해 설립된 국내 최초의 융합 기술 연구 개발(R&D) 전문 기관이며, ▲차세대 교통 시스템 ▲스마트 시티 ▲소재·부품·장비 ▲지능화 융합 ▲환경·안전 등 5대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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