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시티 수원] 칠순의 아들 “유해 찾는 일 마지막 소원”

1952년 태어난 전진한씨(70)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전사한 전병규 일병(당시 24세)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출생을 모를 가능성이 높다. 임신한 아내를 남겨두고 입대한 뒤 강원도 철원의 전장에서 산화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할머니 손에서 자란 진한씨 역시 아버지의 얼굴을 모른다. 사진은 커녕 사용하던 물건이나 유품도 하나 없었다. 집안에서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지도 묻지도 못했다. 아버지는 그저 아득한 그리움이자 안타까운 원망의 대상이었다. 전쟁에 가족을 빼앗긴 피해자인 그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원망할 때도 있었고, 일가를 이룬 뒤에도 아내와 자식들에게조차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던 진한씨가 아버지에 대해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아버지의 훈장이 전수된 이후부터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손을 잡고 보훈 관련 관공서를 오가던 기억은 있으나 아버지에게 수여가 결정된 무공훈장이 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나라를 위한 아버지의 희생에 대한 작은 보답이 7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 아들에게 닿은 것이다. 강원도 철원지구 백마고지 전투에서 공을 세운 故 전병규 일병은 화랑무공훈장 대상자였다. 그러나 주소지 등이 명확치 않아 훈장이 전수되지 못하고 수훈자 명단에만 남아 있었다. 화랑무공훈장은 대한민국 네 번째 무공훈장이다. 전투에 참가하거나 접적(接敵)지역에서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등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으로 뚜렷한 무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도록 상훈법에 규정돼 있다. 늦게나마 故 전병규 일병의 무공훈장이 아들에게 전달된 것은 국방부의 ‘6·25 전쟁 무공훈장 주인공 찾기’ 사업의 성과다. 국방부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육군본부에 조사단을 꾸려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하에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조사단은 故 전병규 일병의 병적을 근거로 지자체의 협조하에 직접 탐문과 추적을 거쳐 유족인 아들을 찾아냈다. 그는 “늦게나마 훈장을 전달받을 수 있어 다행이고, 아버지가 더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훈장은 출가한 자녀들과 손주들은 물론 친구들에게도 큰 자랑거리다. 명절이면 가족들이 모여 차례상에 훈장을 올려두고 나라를 위해 싸운 자랑스러운 ‘할아버지의 아버지’를 추모한다. 아버지의 무공훈장을 받은 이후 진한씨는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봉사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훈장을 받은 유공자와 유족 대표만 참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수원시지회에 가입한 뒤 ‘국가유공자 선양단’으로 활동 중이다. 칠순의 진한씨에게는 간절한 소원이 하나 남아 있다. 아직까지 찾지 못한 아버지의 유해를 찾는 것이다. 그는 “70년째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 현충원에 비(碑)라도 하나 세우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국방부는 수원특례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을 운영, 대한민국을 지켜낸 숨은 영웅에게 훈장을 전달하고 있다. 훈장대상자들의 본적지를 찾아 제적등본을 확인하고 유족을 추적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2019년 7월 시작 당시 5만6천여명의 대상자 중 1만8천여명의 훈장 주인공을 찾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지역에서 민·관·군 협업으로 ‘6·25 전사자 유가족 찾기’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시는 국방부에 적극 협조해 오는 28일 6·25 전쟁에서 우리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한 3명의 국가유공자 가족에게 무공훈장을 전수할 예정이다. △보병 제56연대에 소속돼 전북 남원 옥천지구에서 패잔병 소탕 작전 수행 중 부상을 입어 제대한 故 박채일 이병 △5사단에 소속돼 1952년 강원도 고성지구 351고지 전투에서 공을 세운 故 하규철 중사 △한국전쟁 막바지였던 1953년 7월 수도사단 1연대에 소속돼 강원 금화지구 원동리 전투에서 공을 세우다 전사한 故 김종식 상병의 무공훈장이 뒤늦게나마 유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수원 지역에는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참전유공자 등 총 1만여명의 국가보훈대상자가 거주하고 있다. 시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유공자들을 예우하고 이들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보훈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사망시 위로금도 지급한다. 시 관계자는 “우리의 오늘이 위대한 애국의 희생 위에 이뤄진 것을 잊지 않고 보훈가족에 대한 합당한 예우로 나라를 사랑하고 희생했던 소중한 정신이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휴먼시티 수원] 키오스크 주문 문제없이 ‘척척’, ‘디지털 소외계층’ 챙긴다

디지털 기기의 발전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줬다. 손끝만 움직이면 너른 세상의 무수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실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 맛집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복잡한 은행 업무도, 서류를 주고 받는 것도 모두 다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이렇게 편리한 디지털 일상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이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자주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기계 자체가 두렵고 사용하는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노인들에게는 오히려 디지털이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이에 수원특례시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체험존과 배움터, 찾아가는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 디지털 체험존에서 키오스크 주문 연습 지난 3일 장안구 SK청솔노인종합복지관 3층 복도에 ‘디지털 체험존’이 마련됐다. 체험존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키오스크)와 태블릿PC, AI스피커, 온라인스튜디오 등 최신 스마트 기기들이 설치됐다.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기는 키오스크다. 일반적으로 마주치는 키오스크와 비슷한 외양이지만 한 대의 기기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탑재돼 있어 여러 가지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체험하기’와 ‘둘러보기’ 등의 메뉴가 마련돼 김밥집·패스트푸드·커피전문점 등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을 연습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표 예매, 주민등록등본과 같은 민원서비스, ATM 입출금 시연 등 다양한 상황별 설정도 가능하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프로그램 등을 마친 어르신들이 식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마련된 디지털 체험존에 관심을 갖고 몰려들었다. 현장에 배치된 서포터즈(체험도우미)들이 간단히 체험에 대해 설명하자 한 어르신이 음식을 주문하는 연습을 해보기로 하고 키오스크 앞에 섰다. 음식 2인분을 주문하기로 한 어르신은 마디가 굵은 손가락을 들어 조심스럽게 스크린을 터치했다. 하지만 스크린을 터치하는 방식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 순식간에 장바구니에는 6인분이 담겼다. 이런 가운데 시는 디지털체험존 뿐만 아니라 ‘에듀버스’라는 이동식 체험도 운영해 디지털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도서관 앞에서 전자도서관 이용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지역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행사장 등을 찾아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디지털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 가까운 디지털배움터에서 꿈을 펼쳐 보세요 디지털 기기 뿐 아니라 프로그램 등 디지털 활용법을 무료로 가르쳐주는 디지털배움터도 운영된다. 디지털배움터는 디지털 기기에 취약한 노인 뿐만 아니라 장년층이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것부터 기본적인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법을 배울 수도 있다. 디지털배움터에는 강사 외에 서포터즈 1명을 추가로 배치해 강의를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수강생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한다. 지난해 관내 10곳의 디지털배움터에서 1천700여개의 과정이 개설돼 4천500여명의 시민이 온·오프라인으로 교육을 받았다. 시는 올해 디지털배움터를 대폭 확대했다. 현재 장안구 6곳, 권선구 10곳, 팔달구 11곳, 영통구 7곳 등 총 34곳의 디지털배움터가 운영 중이다. 덕분에 시민 누구나 가까운 디지털배움터에서 진행되는 200여개의 강좌를 선택 수강하면 생활에 편리한 디지털의 문을 열 수 있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방법,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 SNS를 개설해 활용하는 방법 등 실제 생활에 유익한 기초적인 강좌들이 디지털 취약계층에 도움이 된다. 특히 시는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교육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가까운 디지털배움터는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의 ‘배움터 찾기’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한 강좌 신청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일상에서 디지털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교육과 찾아가는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휴먼시티 수원] ‘칠보치마’ 복원·꼬리명주나비 서식지 조성...대한민국 환경수도 ‘우뚝’

수원특례시 권선구 금곡동과 호매실동, 당수동 일대를 감싸 안고 있는 듯한 칠보산은 평평한 능선과 숲이 우거져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최근 칠보산에 칠보치마가 한 뿌리를 내렸다. 칠보산에서 발견된 깃대종 칠보치마가 복원돼 서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고향으로 돌아온 깃대종 ‘칠보치마’ 칠보치마는 희귀한 식물이다. 백합과 여러해살이풀로 10여개의 잎이 사방으로 퍼진 치마모양이며, 6~7월에 노란색 또는 백색 꽃을 피운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생육 특성과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습기가 많은 곳의 바위나 계곡 근처에서도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만 잘 자란다. 그러나 도시개발로 습지가 훼손되면서 어느샌가 칠보치마는 칠보산에서 자취를 감췄다. 칠보치마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상촌중학교 뒤편 산책로를 따라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는 무학사 입구를 지나 경사로를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 칠보치마를 만날 수 있다. 생태학교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칠보산에 대한 애정을 담은 손글씨가 담긴 현수막 뒤로 치마를 펼치고 곱게 앉아 있는 칠보치마 300여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식된 칠보치마 주변으로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칠보치마들이 흩어져 있어 시는 칠보치마가 자생하는 단계까지 성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칠보치마가 다시 고향 칠보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잘 자라기 시작한 것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시가 복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시는 지난 2016년부터 국립생물자원관과 칠보치마 복원을 위한 협력 사업을 시작했다. 남해 자생지에서 채종해 증식한 칠보치마 1000본을 2017년 5월 당수동 산 63번지 습지에 이식했다. 시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듬해 칠보치마 500본을 추가로 식재해 2019년에는 200본이 개화하는 결실을 맺으며 안정적인 정착기를 일궈냈다. 시는 칠보치마가 서식지 일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햇빛양을 확보하고 숲 틈을 조성하려 솎아베기와 덩굴 제거 작업을 했고, 경계 울타리와 안내판 및 CCTV를 설치해 인위적인 훼손을 방지했다. 특히 이 일대를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보호종 생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관리 중이다. ■ 꼬리명주나비, 시민의 일상으로 날아들다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의 노력은 곳곳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칠보치마 외에 꼬리명주나비를 보호하는 생태정원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이 자주 접하는 공원과 산책로에 꼬리명주나비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시민들의 산책길을 나비가 수놓는 아름다운 풍광을 도심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비목 호랑나비과에 속한 꼬리명주나비는 멸종 위험이 높은 생물이다. 하천 정비 등이 진행되면서 먹이식물이 사라지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꼬리명주나비 서식지 조성에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이 큰 동력이 됐다.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전신인 수원의제21추진협의회의 지원으로 2009년부터 인근 고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한 자발적인 서식지 보호 활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후 축만제(서호) 제방 주변에 쥐방울덩굴을 심고 가꾸며 애벌레의 발달을 지켜보는 것도 ‘서호를 사랑하는 시민 모임’ 등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시는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쥐방울 덩굴 이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8년 국립생물자원관과 협력해 남수문~지동교 구간 수원천변에 쥐방울 덩굴 500여본을 심고 관리했다. 이듬해에는 반대편 지동교~영동교 구간에 200본을 추가로 심었다. 꼬리명주나비 보호가 시작된 서호 일대에서도 관리가 체계화됐다. 제방과 공원에 나뉘어 있던 서식지를 통합관리하면서 애벌레와 나비를 보호하는 구조물을 설치했다.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동 단위로도 확산됐다. 올해 율천동 주민들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의 깃대종으로 꼬리명주나비를 지정하고, 밤밭청개구리공원 내에 생태정원을 조성, 꼬리명주나비의 화려한 날갯짓을 기다리고 있다. ■ ‘1등’ 환경지키미 수원특례시 ‘환경수도’를 자처하는 시의 환경보호 정책은 생물다양성 복원이나 자연생태 보호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후대기, 환경안전, 자원순환 등 환경과 관련된 제분야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냈다. 우선 기후대기 분야에서 탄소포인트제 참여 가구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온실가스 감축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해 수원시에서 탄소포인트제에 참여한 가구는 2천868가구였다. 이는 직전 3년간 평균(1천486가구) 보다 93%나 증가한 것이다. 환경안전도시의 성과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시는 지난해 ‘수원시 화학사고 대응 및 지역사회 알권리 조례’를 제정해 화학사고에 대한 체계적 대응 계획을 수립해 시민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 자원순환 분야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민 1인당 재활용품 분리수거량 및 수거증가량이 타 지자체에 비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어서다. 시민 1인당 재활용품 분리수거량은 2020년 56g에서 지난해 89g으로 늘어났다. 시는 올해 투명페트병이 품목에 포함되면서 1인당 186g으로 분리수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증진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 결과, 경기도 환경대상 최우수상 수상의 성과로 이어졌다”며 “수원특례시 역시 대한민국 환경수도라는 위상을 견고하게 지키면서 시민들에게 생태 서비스 등 다양한 편익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핫이슈] 빛바랜 수원의 역사, 정체성을 깨우다

수원학연구센터, 특례시민 자부심 ‘UP’ 글은 기록이 되고 기록은 역사가 된다. 역사는 곧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자부심이 된다. 수원특례시가 지난 2014년 2월 전국 기초자치단체로 최초 설립한 수원학연구센터(수원시정연구원 부설센터)가 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수원학연구센터는 지역 정체성 강화를 위해 마을조사 및 구술채록사업 등으로 수원의 역사를 기록하는가 하면, 수원학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수원학연구센터는 이러한 발간물로 인구 121만명 수원특례시 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 말하기 어려웠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1960년대부터 지난해 5월31일까지 수원역 인근에 자리 잡았던 성매매 집결지는 말하기 조심스러운 지역의 역사다. 그럼에도, 수원학연구센터는 ‘빵과 장미 프로젝트’라는 제하의 간행물로 이곳을 기록했다. 수원역 인근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 촌으로 형성됐다. 당시 매산로1가 동산마을과 고등동 유교마을에는 외부인들이 유입됐고 이 중 집을 마련한 사람들은 수원역이라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하숙집을 운영했다. 이처럼 수원역에서 숙박업이 성행한 가운데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는 투숙객이 많았던 만큼 이러한 불법 행위가 자행됐다. 더욱이 숙박비보다 성매매 알선으로 얻는 이익이 커지자 자연스럽게 이 같은 업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수원버스터미널이 수원역 인근에 있었던 시절 이곳의 성매매 업소는 호황을 누렸다. 1970년대 20여개였던 성매매 업소는 10여년 뒤 최대 50개까지 늘어났다. 성매매 폐쇄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등이 제정되면서 본격 논의됐다. 여기에 민선 5~7기 들어 정비사업 타당성 조사, 성매매 피해자 현장상담소 운영 등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된 데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이곳에 대한 단속에 고삐를 죘다. 결국 지난해 5월31일 기점으로 수원역 인근에 남아 있던 성매매 업소는 자진 폐쇄를 선택했다. ■ ‘인계본동’ 들어보셨나요? 수원의 행정 중심지이자 최대 상업지구인 인계동은 팔달구와 권선구 경계에 인접한 곳으로 산골짜기에서 비롯된 작은 내가 있어 ‘인도천’, ‘인도래’, ‘인도내’ 등으로 불렸다. 이는 현재 인계동의 명칭이 기반이 됐다. 교통의 중심지인 인계동은 구도심으로 낡은 주택이 많은 곳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수원 토박이로 자신의 동네를 ‘인계본동’이라 부른다. ‘본토박이 동네’라는 뜻이다. 인계본동 주민들은 1940~1950년대 주로 농사를 짓거나 영동시장 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을 떼와 장사를 하기도 했다. 당시 4대에 걸쳐 인계본동에 거주한 임익상 씨의 집안이 이곳 최고의 부잣집으로 손꼽혔는데, 그 집이 어찌나 넓었던지 한국전쟁 과정에서 중공군이 수원을 점령하고 난 뒤 임씨의 집안을 식당으로 사용했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다. 이런 가운데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계동은 편리한 입지에 비해 낙후된 편이었다. 오죽했으면 ‘인계동 남자한테 시집도 안 보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이후 인계동은 새마을운동사업으로 전기가 들어오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1980년대 들어서 성빈센트병원 남쪽으로 한신아파트가 건설됐다. 이 때문에 투기꾼 발걸음이 수원에 몰려 개발 지역의 대지가 시가의 2~5배나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 1991년 6월에는 인계동 근린공원 터에 경기도문화전당이 개관된 데다 뉴코아 수원점도 들어서면서 해당 지역의 발전이 이뤄졌다. 그러나 오히려 주민들 중 외지로 떠난 사람들도 많았다. 그 무렵 인구가 많은 곳일 수록 소비가 많았다는 것을 깨달은 자영업자와 시민들은 서울로 발걸음을 옮겼다. ■ 지방자치 역사도 기록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눈길을 끈다. UN 관계자들이 손가락으로 수원 남문에 붙어 있는 벽보를 가리켰고 표 형태의 벽보에는 동그라미 도장이 찍혔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행된 1952년 지방선거의 한 풍경이자 올해 개원 70주년을 맞이한 수원시의회의 첫 모습이다. 수원학연구센터는 이러한 모습을 ‘수원 시의원으로 살다’로 정리했다. 단순하게 조례 발의, 의원 정원 등 의정 활동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과거 시의원을 지냈던 사람들을 찾아 속 얘기를 들었다. 왜 시의원에 도전하게 됐는지, 시의원을 지내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등을 서술해 개인이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를 통해 수원시의회 발자취를 재조명한 것이다. 수원학연구센터는 이러한 간행물 외에도 수원학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매년 최대 180명의 시민이 경기대, 아주대 등 지역 대학교 교수와 함께 이를 듣고 있다. 수원학연구센터는 뿐만 아니라 수원을 주제로 한 자료를 축적하고자 수원학 학술연구지원사업도 하고 있으며 시의성을 고려한 수원학 학술심포지엄도 개최하고 있다. 수원학연구센터 관계자는 “내가 어느 지역에 사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려면 정체성이 필요하다. 또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곧 시민참여형 지방자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자료를 축적하는 등 시민들이 수원에 사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나도 뛴다] 민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후보, “군공항 특별법 개정에 온 힘”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후보가 수원군공항 이전에 발목을 잡는 이른바 ‘군공항 특별법’에 대한 개정에 앞장섰다. 29일 이 후보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7일 정조인문예술재단에서 열린 ‘수원군공항 이전 시민협의회 간담회’에 참석,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같은 당 김진표 국회의장 후보 등 5명의 지역 국회의원과 이러한 내용의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주민 투표로 군공항 이전지를 결정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 개정안이 계류 중인 만큼 참석자들은 조속히 해당 법안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후보는 “군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면 화성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5개년 도시계획 수립 당시 전문위원이었기 때문에 그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이재준 후보는 “김동연 후보와 지역 국회의원들, 그리고 김진표 국회의장 후보까지 나서 수원군공항 이전에 힘을 모아줬다”며 “관련 법안 개정에 힘을 실어 해당 군사시설의 이전을 완벽하게 해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협약서에는 이 외에도 경기도와 수원특례시가 제시한 이전 대상지역 및 종전부지에 대한 지원계획 수립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정민기자

[나도 뛴다] 국민의힘 김용남 수원특례시장 후보, "아동 친화도시 만들겠다"

국민의힘 김용남 수원특례시장 후보는 26일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김보현 수원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 등 관계자 4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후보의 어린이집 보육 공약은 ▲24시간 어린이 병원 운영 ▲안전공제회 보험료 지원 ▲조리원 인건비 증액 지원 ▲취학 전 어린이 장애 및 상담 지원 ▲어린이집 운영비 인상 지원 ▲보육 교직원 처우개선비 지원 ▲어린이 스마트 보육 도입 ▲외국인 아동 지원 등이다. 김보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우리가 가장 원하고 지역 보육 환경을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공약들을 제시했다”며 “김 후보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여건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용남 후보는 “수원특례시가 아동 친화도시가 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앞으로도 보육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 아이들이 수준 높은 보육·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김 후보는 전날 권선구 호매실동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함께 수원군공항 이전을 약속하는 한편 신분당선 연장선 조기 착공을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나도 뛴다] 민주당 이미경 수원특례시의원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미경 수원특례시의원 후보(파선거구 영통2·3동, 망포1·2동)가 시민 의견이 담긴 정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25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복지와 안전을 기본 원칙으로 시의회 의정활동을 해오면서 이제는 영통·망포 지역의 현안 사업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고 특례시에 걸맞은 조직과 예산을 확보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현안으로 영통소각장 이전을 꼽았다. 이 의원은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안에 지자체장이 반대하면 해당 군사시설 이전을 추진할 수 없게 하는 조항을 없애면 올해 안으로 수원군공항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군공항 기존 부지에 영통소각장을 첨단공법으로 옮길 경우 주민 혐오시설이 관광단지로 될 것으로 확신한다. 수원무가 지역구인 김진표 의원이 우리당 국회 의장 후보로 선출된 만큼 그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계 사업에 따른 주민 편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 의원은 “현재 망포동에서 서울 강북까지 가는 광역버스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신설하는 등 시민 이동권을 향상하겠다”며 “과거 경기도청에서 일하면서 복지 정책을 구상했고 시의원으로서 도시 정책을 공부한 만큼 도시와 복지 등을 연계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공급자와 수요자는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민관 거버넌스 체계 등 여론 수렴 구조로 시민 의견이 담긴 정책을 고민하겠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시민과 함께하는 시의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제10·11대 시의원 출신인 이 의원은 경기도 여성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정민기자

[휴먼시티 수원] ‘핀셋 추징’으로 조세 정의 실현

수원특례시는 지난 2016년부터 6년 연속 400억원 이상의 체납액을 징수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매년 1천200억원에 달하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체납액 중 3분의1 이상을 끝까지 받아내는 것이다. 지속적인 납부 독려를 통한 꾸준한 징수 실적 덕분에 지난 2020년 1천249억원에 달했던 체납액 규모도 연속 2년간 줄어 올해 1천192억원으로 낮아졌다. ■ 부동산 권리 파악, 대위 경매 처분해 징수 시는 최근 ‘대위 경매’ 방법을 활용해 고액 체납자가 회피하고 있던 지방세를 징수해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 권리관계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체납자가 근저당권을 보유한 부동산을 임의 경매하는 방법을 적용, 억대 체납액을 전액 충당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체납자 A씨는 지난 2004년부터 주민세 등 2억8천여만원을 체납했다. 이에 시는 체납액을 징수하기 위해 A씨가 자신의 채권 확보를 위해 설정해 둔 인근 토지의 근저당권부 채권을 압류했다. 하지만 근저당권이 설정된 해당 토지를 경매할 경우 체납액으로 거의 전액이 납부돼 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된 A씨는 근저당권을 실행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했다. A씨가 근저당권이 있음에도 15년 이상 채권 확보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시는 권리 해석에 나섰다. 압류한 근저당권을 토대로 대위(代位) 경매로 처분 가능하다는 법률 근거(민법 제404조)를 찾아냈지만 유사한 사례나 시도가 없었다. 그러나 시는 변호사와 법원 등을 수차례 면담해 대위 경매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아 체납액 징수를 위한 임의 경매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결국 시의 끈질긴 노력 끝에 지난해 5월 대위 임의 경매가 접수됐고, 1년여만인 지난 4월 체납액 전액을 배당받아 체납세를 충당할 수 있었다. ■ 사법과 공법을 오가며 조세 사각지대 메꿔 체납액 징수는 사례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방법을 찾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앞서 체납자의 처분 가능 재산을 파악해 대위 경매 방식으로 세금을 징수한 것과 반대로 경매 처분할 수 없는 재산을 공매로 전환해 징수하기도 한다. 지난 2020년 10월 1억3천여만원의 체납액을 전액 징수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당시 사업이 부도나면서 2015년부터 지방세를 체납한 B씨는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부동산(토지)을 동생에게 대물변제 형식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를 사해행위(채권자를 해하는 채무자의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로 판단한 또 다른 채권자(기술신용보증기금)가 취소 소송을 통해 소유권을 B씨에게 되돌린 후 강제 경매를 진행하려 했으나 형제들이 상속 유류분을 주장하며 즉시 항고해 경매가 취소됐다. 시는 경매 처분할 수 없게 된 B씨의 토지를 처분해 지방세를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B씨에게 소유권이 원상복귀된 토지를 압류한 시는 B씨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적용할 수 있는 법률 근거를 발견했다. 사법을 적용받는 경매와 달리 공법을 적용하는 공매는 절차상 즉시항고제도가 없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공매를 집행한 시는 B씨의 체납액 전부를 배분받을 수 있었다. ■ 까다로운 공탁금 회수해 체납액 충당 3년에 가까운 코로나19의 장기 유행은 체납징수 활동에 걸림돌이 됐다. 이에 시는 재판상 보증공탁금을 회수하는 비대면 징수기법을 활용해 장기간 체납됐던 세금 1억9천여만원을 징수하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 2020년 6월, 시는 전국 47개 법원에 흩어져있던 체납자들의 공탁기록물 1천450건을 전수조사해 실익을 분석했다. 체납자가 법원에 공탁해 둔 공탁금에 압류 처분을 하면 공탁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는데, 보통은 관련 본안 소송이 종결된 후 공탁금을 회수해 세입을 충당할 수 있다. 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지급제한이 걸려 있어 회수가 까다로운 재판상보증공탁금까지 추심하기 위해 민사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담보물의 가압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의 범주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시가 체납자(채권자, 공탁자)를 대위해 소부제기 진술 및 가압류 취소를 진행, 전국 최초로 담보 취소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시는 압류공탁금 권리분석을 통해 42건에 달하는 담보 취소 민사신청에서 승소한 것을 포함, 총 132명의 체납자의 압류공탁금 1억9천여만원을 회수했다. 또 전수조사에서 실익 없이 장기간 압류된 공탁금은 압류를 해제해 440명에게 시효의 이익을 제공했다. ■ 납세담보 설정해 지방세 실익 되찾기 지방소득세 체납액은 발생 구조상 징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국세청 통보 자료를 토대로 지방소득세를 부과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체납 발생 시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할 때도 국세청보다 후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시는 이처럼 후순위로 압류돼 실익이 없는 부동산에 납세담보를 설정해 우선 징수하는 방법을 찾았다. 납세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은 ‘지방세기본법’ 제73조의 ‘압류선착수주의’를 배제한다는 규정에 근거해 납세담보 설정을 유도, 우선순위를 높이는 방법이다. 시는 오랜 기간 압류된 채 방치된 부동산을 보유한 체납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체납자 C씨의 경우 보증채무로 근저당권이 설정된 토지에 대한 채무액이 변제된 사실을 시의 도움으로 알게 됐다. 이후 시의 설득으로 저당권 말소 후 납세담보를 설정, 공매를 진행해 2016년부터 체납했던 지방세 6천100만원 전액을 완납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시는 납세담보 설정으로 25건 1억7천여만원의 체납액을 징수 완료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실익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징수기법을 찾아 수원특례시의 재정수요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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