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명문가 사대부들의 생김새, 옷차림, 글씨, 취미, 가치관, 제사 방식에 대한 의미있는 내용이 후손들의 유물 위탁, 기증으로 세상에 새롭게 밝혀졌다.
경기도박물관은 조선 말기 대표적인 세도명문가인 풍양조씨의 회양공파 후손들이 기증한 유물 500여점에 대한 보존·연구 성과를 종합한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가 기증유물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유물의 상세 정보와 가문의 활동, 초상화, 연행일록, 도자기, 출토 복식을 주제로 한 5편의 연구 논문이 실렸다.
이러한 내용들이 세상에 밝혀진 것은 지난 2018년 11월 양주시 풍양조씨 회양공파 묘역에서 출토된 지석, 복식, 석물 등의 유물과 집안에서 대대로 보관해온 고문서, 고서 등 499점을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 고(故) 조성원씨와 아들 조장희·조융희 형제가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하면서다.
지난해 4월에는 후손가의 집안에서 그동안 보관해온 초상화와 보관함 등 87점을 위탁했다. 이번 보고서는 기증 이후 3년여간 진행된 기초작업과 전문가 분석, 연구 성과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수록된 유물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5대에 걸친 석제, 백자, 토제 지석. 이들 지석 중 일부는 현재 도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경기 사대부의 삶과 격, 지석(誌石)’에 출품됐다. 19세기 세도정치의 중심에 있었던 조득영, 조병현 등이 출세한 과정부터 반대세력의 공격으로 유배되거나 사약을 받아 사망하기까지의 과정, 사후 신원이 회복된 사정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이와 함께 헌종이 직접 그림에 표제를 적은 ‘조병현 초상’을 비롯해 정조 때 예조판서를 지낸 조환이 연행사절단 일행으로 청나라 북경에 다녀오면서 남긴 국내 유일본의 일기 ‘연행일록’ 등 조선시대 한 인물을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고증할 수 있는 실증자료가 모두 존재한다. 보고서는 박물관 누리집에서 PDF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익환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풍양조씨 회양공파 5대에 걸친 조선시대 명문가 사대부들의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 역사학계, 미술사학계, 복식학계 등 여러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보존처리 작업과 전문가들의 분석, 연구 작업을 병행하고 단계적으로 전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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