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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 ‘무늬만 계열사 이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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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 ‘무늬만 계열사 이전’ 비난

패션그룹 형지, 인천경제청과 ‘이전’ 조건 토지매매 계약 
입주식까지 했지만 여전히 핵심 계열사 서울본사에 남아 
내년 글로벌 패션 클러스터 조성사업 차질 커지는 목소리
형지 관계자 “정기총회 못해 주소 변경 못했을 뿐”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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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 업무동(오른쪽)에 계열사가 입주하지 않아 절반 이상의 사무실이 불이 꺼져 있다. 장용준기자

패션그룹 형지가 송도국제도시의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로 계열사가 모두 이전했다며 입주식까지 했지만 ‘무늬만 송도 이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핵심 계열사는 여전히 주소지가 옛 서울 본사인 데다, 주요 부서 등도 여전히 서울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형지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인천경제청은 부지 1만2천501㎡ 중 업무시설 등을 조성 원가로 싸게 형지에 제공하는 대신, 형지의 주요 계열사를 송도로 이전하는 내용의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계약’을 했다.

이후 형지는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및 도곡동에 있던 본사와 계열사들이 이전했다며 센터 입주식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형지의 계열사 11곳 중 센터에 입주한 곳은 네오패션형지㈜, ㈜까스텔바작, ㈜형지아이앤씨, ㈜형지에스콰이어, ㈜형지엘리트 등 5곳 뿐이다. 이 중에도 형지의 핵심 계열사인 ㈜까스텔바작, ㈜형지아이앤씨는 법인등기부등본상 사무실 주소지는 아직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옛 본사 건물이다. 특히 계열사의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팀 및 영업팀 일부도 여전히 서울에 있어 계열사 이전 효과가 크지 않다.

이 밖에 쇼핑몰인 ㈜아트몰링을 비롯해 ㈜형지리테일 등 나머지 계열사는 여전히 부산 등에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안팎에서는 형지가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싼값에 땅을 사들여 센터를 지으면서 오피스텔 분양으로 막대한 이익만 챙기고, 정작 계열사를 옮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1시께 센터에는 점심시간인데도 오가는 직원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1~2층을 차지한 상가 상당수는 텅 비어 있고, 아직도 분양을 알리는 홍보물이 유리창에 붙어있다.

센터 안에 형지그룹이 입주한 사무공간도 마찬가지. 전체 17층 중 4개층이 텅 비어 있다.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형지가 언제 다 들어올지 기약이 없다. 상가 추가 분양도 끊긴지 오래”라며 “언제까지 주변 공장이나 건설 현장 손님으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더욱이 이 같은 형지 계열사의 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천경제청이 한국뉴욕주립대의 패션전문학과인 FIT와의 산학협력과 협력회사 유치 등을 위한 ‘글로벌 패션 클러스터 조성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크다. 이 클러스터는 형지 계열사의 이전을 토대로 짜여진 구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사옥의 나머지 빈 공간은 패션 관련 연구소 및 기관 유치를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 글로벌패션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는 등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형지 관계자는 “아직 개포동 옛 본사에 남아있는 팀은 협력 업체와의 업무 연관성과 시장 조사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며 “주소지가 아직 서울인 계열사는 정기 총회를 못해 변경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대부분의 직원이 송도 사옥으로 출근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구조조정이 크게 됐던 바람에 예상한 것보다 적은 인원이 온 것”이라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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