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휴먼시티 수원] “지역사회 기반으로 폭풍성장… ‘사람의 가치’ 집중 통했죠”
지역사회 수원시

[휴먼시티 수원] “지역사회 기반으로 폭풍성장… ‘사람의 가치’ 집중 통했죠”

자본금 50만원 비영리공동체 설립… 지역문제 찾아 해결 ‘온힘’
도시재생사업 참여로 소셜벤처 ‘희망둥지협동조합’ 사업 시작
‘집수리 사업’ 영역 개척, 3년간 400여회 교육 진행하며 입지다져
청년 지원 활동·사회공헌 앞장… 올해 매출 30억원 달성 기대

image
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대표. 수원특례시 제공

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대표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사회적기업의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문상철 희망둥지협동조합 대표(40)는 비영리공동체에서 시작해 5년 만에 30명의 직원을 둔 사회적기업을 꾸려가고 있는 소셜벤처 사업가다. 전국적으로 집수리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청년 창업가와 소셜벤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지역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부터 수원시청년정책위원회, 사회적기업 등 수원시정과 맞물려 성장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image
지난 20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왼쪽 두 번째)이 수원지역 침수 가구 현장을 방문해 집수리 봉사를 하고 있는 문상철 대표(왼쪽)를 격려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커피로 시작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

문상철 대표의 소셜벤처 성공 스토리는 사소하지만 따뜻한 지역 내 나눔에서 출발한다.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미국으로 1년간 단기연수를 떠나려 했지만 예기치 못한 비자 문제로 유학이 불발되면서 그는 고향인 수원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장안구 율천동에 한 카페를 열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문 대표는 “어느 추운 겨울 아침,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 봉사를 하던 학부모들에게 커피를 대접했는데 고맙다는 인사가 빗발쳤다”며 “이후 동네에 봉사하는 청년이 있다고 금세 소문이 퍼졌다. 그러다 율천동 주민센터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아 동 단위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기 드물게 젊은 30대 청년이 주민 봉사 단체에 유입되자 다른 단체들에서도 도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마을만들기, 주민자치위원회, 주민참여 프로그램 강사 등 다양한 단체에서 참여를 요청했고, 활동 범위가 확장됐다.

image
수원시 청년정책위원회 2기 위원장으로 활동한 문상철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정기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위기도 있었지만…사람과 절실함 덕분에 극복

주민자치의 기초인 동 단위에서 경험한 주민 활동은 소셜벤처 창업에도 도움이 됐다. 지난 2018년 1월 마을에서 마음이 맞는 청년들이 비영리공동체를 조직한 것이 현재 희망둥지협동조합의 시초가 됐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카페에서 지역작가 전시회 등을 개최하며 함께 지역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5명의 청년이 각 10만원씩 총 50만원의 자본금으로 법인을 만들었다. 직장생활 경험을 통해 제안서를 만들었고, 마을 기록화사업으로 첫 일거리를 따냈다.

하지만 초기 비영리사업은 힘에 부쳤다. 즐기면서 하던 봉사를 사업화하며 일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녹록치 않았고, 함께 뜻을 모았던 동료들이 떠나기도 했다. 소셜벤처 사업을 접으려던 그에게 힘이 된 것은 역시 ‘사람’이었다. 동네 어른들, 공무원 등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 됐다.

문 대표가 본격적으로 소셜벤처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2017~2018년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던 도시재생사업에 기초를 둔 집수리 사업이었다. 당시 국정운영자문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된 지역특강에 참여한 그는 노후 도심을 재생하는 사업에 청년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주요 내용에 착안해 이를 사업화했다. 2019년 행궁동과 영화동에서 소규모 주민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텄다.

시작부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다. 집수리 교육을 진행하고자 강사를 섭외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강사로 나서는 현장 기술자를 찾기는 힘들었다. 난관을 극복한 것은 절실함이었다. 문 대표는 “봉사단체에 소속된 30년 경력의 목수 찾아 새벽 6시에 연락하고 찾아간 끝에 강사로 모실 수 있었다”고 말했다.

image
지난해 10월 수원시 워라밸 우수기업 대상을 받은 희망둥지협동조합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50만원으로 시작한 희망둥지협동조합, 매출액 14억원 찍었다

희망둥지협동조합은 이후 전국적으로 활로가 열렸다. 공공분야 수요가 많은 ‘집수리 교육’이라는 특화된 사업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2020년 원주시를 시작으로 3년간 40개 지역에서 총 400여회가 넘는 집수리 교육을 진행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절실함은 감염병 확산기에도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냈다. 창고로 활용하던 유휴공간에 교육용 집수리 스튜디오를 만들어 비대면 교육이 가능하도록 투자한 덕분에 코로나19 확산기에도 활발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집수리와 교육, 이를 기록화하는 사업까지가 도시재생사업으로 희망둥지협동조합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다른 한 축은 문화·정책기획사업이 맡는다. 시민 거버넌스를 위한 자치분권아카데미를 비롯한 각종 교육과 지역 축제를 기획하며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의 문화·정책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조력하는 사업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결국 5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희망둥지협동조합은 지난해 매출 14억원을 기록하고, 올해는 그 두 배에 달하는 3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는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 청년 지원 활동으로 지역사회 봉사도 앞장

청년사업가로 시작한 문 대표는 지역 청년을 위한 활동도 아끼지 않았다. 2018년 11월부터 2년간 수원시 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인지 50명에 달하는 위원들과 함께 고민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담은 ‘청년을 위한 소셜벤처 멘토링’이라는 책을 발간해 청년들에게 의미를 찾는 일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지역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수원지역 침수 가구 집수리를 위해 자체 강사진까지 동원해 현장을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정기후원과 여성위생용품 지원, 취약계층 무상 집수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비대면 영상 스튜디오를 소상공인과 청년기업 등에 무료로 개방하기도 한다.

문 대표는 “소셜벤처에 뜻을 두고 있다면 왜 이 일을 하는지 스스로 알아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람에 가치를 두고 주민과의 깊은 소통으로 솔루션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