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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아동의 그림자 같은 삶_꿈꾸는 아이들] 完. 보편적 출생신고제
사회 난민 아동의 그림자 같은 삶

[난민 아동의 그림자 같은 삶_꿈꾸는 아이들] 完. 보편적 출생신고제

가정법원 확인받아 출생신고 가능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으로 한정
현행법상 어머니 주민등록번호 등 있어야출생통보제 국회로 갔지만 아직도 계류 중
“아동 국적불문 누구나 권리 보장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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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유령 아이 없게... ‘보편적 출생신고’ 외치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에는 ‘아동의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 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실에서는 아이들의 출생등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쓰고 있지만, 한국인이 아닌 아이들이 있다. 심지어 출생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등장한 것이 ‘보편적 출생신고제’다. 현행 법제의 빈틈을 메우고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출생신고는 한 아이가 태어나 세상에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중요한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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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가 주최한 ‘출생통보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 ‘출생등록될 권리’ 인정... 변화의 시작

지난 2020년 6월 8일 대법원이 의미있는 판결을 내놨다.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최초로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일본에서 난민 지위를 받은 중국 국적의 아내가 본국에서 필요한 서류를 발급 받지 못해 아이의 출생신고를 못하고 있던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인정한 점이다. 재판부는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 될 권리’를 가지고 이러한 권리는 ‘법 앞에 인간으로서 인정받을 권리’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되는 기본권이므로 법률로써도 이를 침해할 수 없다”며 “(국가가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아동으로부터 사회적 신분을 취득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분명 환영할만한 판결이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출생등록권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관련 시민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이같은 한계를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최초로 인정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리 사회의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 변화의 이정표인 셈이다.

■ ‘산 넘어 산’ 출생통보제의 운명은...

현행법상 어머니에게 주민등록번호, 외국인등록번호 또는 의료급여관리번호가 없으면 출생사실의 통보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배제된 아이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신용카드를 만들지도,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지도 못한다. 이에 아동으로서의 기본적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 출생사실은 알려야 한다는 ‘출생통보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지난 3월 2일 ‘출생통보제’를 골자로 하는 ‘가족 관계의 등록에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내놨다.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공이 넘어갔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올해 안으로 ‘출생통보제’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료계의 거센 반대 여론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의료계는 자신들이 출생신고를 해야하는 행정기관이 아닌데, 행정업무를 시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희는 (의료기관에서) 출생신고서를 발급해줄 때 혹은 건강보험공단에 보험료를 청구할 때 전산작업을 한 번 더 해주면 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츨생통보제로 이득을 얻는 아이들이 많을지, 피해를 입는 아이들이 많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출생등록, 가장 기초적인 권리 보호 장치

국가의 출생등록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출생통보제’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출생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가지 제도를 통칭하는 개념이 ‘보편적 출생신고’다. 즉, 출생통보제의 부족함을 보완하고, 혹시라도 우리가 놓친 아이는 없는지 파악해 지역사회 전반을 보듬는 아동보호체계를 ‘보편적 출생신고제’라 할 수 있다.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현재 논의 중인 출생통보제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 설령 출생이 통보되더라도 이주아동은 국내에서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특히 난민 신청자 자녀의 경우 본국과 접촉할 수 없고 난민 지위 심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출생 등록이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다.

법무부는 지난 2월 국내에 거주하는 미등록 외국인 아동에 대한 체류자격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미등록 외국인 아동이 체류자격을 받기 위해 한국에서 태어나 15년 이상 살면서 학교에 재학 또는 졸업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6~7년만 살면서 학교에 다니면 체류자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6세 이하 아동은 제외되고 부모에게 최대 3천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예지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는 “출생등록은 법적으로 한 사람의 존재를 증명하고 시민적·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보호하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라며 “국적 여하를 불문하고 아동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영준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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