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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의 악몽] 3. 원폭 피해자 1, 2세대를 위한 합천군 복지사업
정치 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의 악몽

[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의 악몽] 3. 원폭 피해자 1, 2세대를 위한 합천군 복지사업

최용남 부군수

1945년 8월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한 한국인 원폭 사망자와 피해자는 약 10만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한국 원폭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본으로 강제징용돼 원폭피해를 입었고 이 중 경기도 원폭 피해자 1세대는 180여명만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폭 피해 2세, 3세까지 나아가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국 원폭피해자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이나 지원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 역시 지난 2019년 원폭피해자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유야무야 되며 조례를 만들어놓고도 원폭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합천군은 달랐다. 원폭자료관, 전시실을 설치하고 운영비를 지원했다. 원폭 기념관은 일본의 수학여행의 핵심장소로 꼽힐만큼 역사적인 장소로 거듭났다. 이 같은 상황은 합천군을 명실상부 대한민국 원폭 안식처 1번지로 탄생하게 했다. 이에 경기ON팀은 합천군의 원폭 피해자 지원 사업 등을 살펴본다.

■ 국내 최초 실태 조사…첫걸음 뗐다

1974년에 시작한 합천지역 원폭 피해자 실태조사는 국내에서 최초로 실시된 조사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당시 실태조사는 원폭 피해자의 호적부와 증언자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는데, 피폭당한 장소와 어떤 유형의 피해를 입었는지, 부상의 정도와 피폭 이후의 건강 등 다양한 항목으로 실시됐다. 또 피폭당할 당시의 직업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체류 이유 등도 조사 대상이었다. 합천군 피폭자는 5천1명 중 히로시마가 4천506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나가사키는 95명으로 파악됐다.

합천군에서 실시된 조사는 1945년 원자폭탄이 일본에 투하된 이후 국내에서 원폭 피해를 규명하게 된 첫 발걸음으로 대한민국 원폭 실태조사의 첫 시발점이었다.

■ 원폭 피해자 전폭 지원

합천군은 원폭 피해자가 가장 많았던 도시인 만큼 피해자 지원에도 발빠르게 대응했다. 본격적으로 합천군에서 원폭 피해자 지원이 시작된 것은 2012년 지원조례가 통과되면서다. 합천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원폭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해당 조례에는 원폭피해자들의 복지 및 건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원폭피해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원폭 피해자 지원 시책 마련과 상담지원, 정보 및 자료 제공 등의 사업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 같은 조례가 시행되면서 합천군에서는 다양한 복지사업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먼저 매년 합천원폭자료관 운영에 도비와 군비가 각각 50%씩 지원된다. 지원 내용은 합천원폭자료관 운영 및 자료관 시설 유지와 관리에 대한 부분이다. 이어 원폭 피해자에게 대물림되는 유전적 질환을 입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원폭피해자 사료수집 및 정리’에도 2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해당 지원을 통해 모아진 자료는 기록물 전산화 등이 진행된다.

생존해 있는 원폭 피해자와 그 후손인 원폭피해 2세대를 위한 지원사업도 활발하다.

먼저 합천군은 원폭피해자 진료비 청구와 대행업무를 지원하는 ‘원폭피해자 진료비 청구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군비로 3천만원이 투입되며 나이가 많아 진료비 청구 등에 어려움을 겪는 원폭 피해자와 그 후손에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이어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른바 원폭피해자 종합케어서비스라고도 불리는 해당 서비스는 원폭피해자를 대상으로 종합케어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 80명을 지원할 계획이며 종합케어서비스는 심리 치유와 건강 지원 서비스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합천군은 원폭피해자 복지증진대회를 매년 열어 원폭 피해자와 그 관계자들의 대화와 향후 지원책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사망한 원폭 피해자의 넋을 기리고자 매년 원폭희생자 추모제도 열고 있다.

■ 세계평화공원 조성 추진

한국의 히로시마라고도 불리는 합천은 원폭 피해자 지원을 시작으로 세계평화공원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세계평화공원은 원자폭탄에 의해 희생된 한국인을 추모하고 평화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고자 합천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특히 합천군은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면 자국민 피해를 조사하고 이를 후대에 알리는 것에 좀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이뤄질 수 있고 정부가 나서서 진상규명을 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평화공원 조성 추진은 지난 2002년 1월16일 열린 합천원폭지부 총회에서 원폭평화공원 추진계획의 이름으로 첫 발을 뗐다.

2008년에는 심진태 합천원폭피해자협회 지부장이 일본 히로시마 도일치료 위원회에 참석하면서 세계평화공원조성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같은해 일본 히로시마와 한국 세계평화공원 조성 협력을 위해 19개 단체가 결성되기도 했다.

이후 2019년 세계평화공원조성사업 추진위원회가 개최됐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한국인원폭피해자 추모사업 기본계획 용역이 성균관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 인터뷰 = 최용남 합천부군수

“군과 군의회, 군민이 모두 하나가 돼 원폭 피해자 지원에 두팔을 걷었습니다”

원폭 피해자 지원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합천군의 최용남 부군수는 그 이유로 3개의 마음이 합쳐진 것을 꼽았다. 군과 군의회, 군민이 모두 합심해 원폭피해자 지원에 힘을 모았다는 것이 최 부군수의 설명이다.

최 부군수는 “합천군에서 원폭피해자가 가장 많고 국내에서 최초로 실태조사가 이뤄진 만큼 관심도가 다른지역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원폭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서 축소하려고 하는 것보다 조금 더 도와줄 순 없는지, 더 지원해줄 수는 없는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군수는 합천원폭피해자 추모제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최용남 부군수는 “원폭 희생자 추모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피해자 중 한국인 피폭자의 넋을 기리고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다”라며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라고 불릴 만큼 많은 피해자가 있는 지역인데, 이런 아픔을 치유하고 지속적으로 원폭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최용남 부군수는 원폭 피해 유전성 입증을 위해 한양대에서 진행되는 조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독려하는 한편,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주의성도 당부했다. 최 부군수는 “한양대에서 진행되는 조사를 통해 방사능이 인체이 미치는 영항과 인과성이 파악되고 유전체 분석을 통해 원폭 피해자 2, 3세에 대한 영향이 밝혀지게 되면 대물림되는 원폭 피해자에게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예민한 개인정보가 수집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부군수는 “원폭 피해자들이 자신이 피해 당사자임을 공개하는 것을 꺼려하고 숨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꾸준한 홍보와 군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앞으로도 펼쳐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부군수는 “합천군이 전국적으로 원폭 지원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하더라도 아직까지 부족한 점도 있다”면서 “사회적 공감대와 정부차원의 대책과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경기ON팀=이호준·최현호·김승수·채태병·이광희·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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