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건축 산업 발전과 안전 사회 위한 ‘건축성능원’

최근 우리나라 건축산업계에 ‘건축성능원’이 설립됐다. 건축품질을 연구하는 필자로서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온 건축물 안전사고와 하자 분쟁으로 빚어진 갈등과 불안감 해소를 위한 희망의 빛을 본 느낌이었다. 인간이 살아가는 생활 필수 3요소로 의·식·주를 꼽아왔다. 산업과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의식주 해결을 위한 개발과 생산, 휴식과 문화, 여가 활동을 위해 다양한 용도의 공간이 필요했다. 이러한 건축물은 공학적으로 토지 위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구조물(시설물)로 정의한다. 이러한 건축물은 많은 사람이 일하고, 휴식하고, 즐기는 공간인 관계로 제1순위 확보 성능이 안전 성능이며, 다음으로 기능·환경·미관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하는 일이다. 이는 공공 건축시설(주로 정부 시설)이든 민간 건축시설(주로 개인 시설)이든 동일하며 건축물을 만들고 하는 사업주(건축주, 발주자)·인허가 공무원·설계자·건설사(시공자)·감리자·관련 기술자는 반드시 해당 건축물의 안전과 장수명·기능·환경·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시공·감독·유지관리 단계에서 구조·설비 기준 및 용도 맞은 성능과 품질을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건축법, 주택법, 건설기술진흥법, 공동주택관리법, 시설물안전 및 유지관리 특별법 등에서 안전을 위한 기술적 기준을 규정하고 있었으나 크고 작은 붕괴 사고와 중대 결함(하자)은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저품질 건축물이 양산됐고, 하루가 멀다하게 사용 불안과 불편, 심지어 붕괴 가능성의 우려를 나타내는 건축물이 언론에 보도된다. 국내외적으로 노후 건축물 붕괴에 따른 인명과 재산 피해도 경험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건축 행위가 인간을 위한 성능 확보보다 건축주 사익을 위한 부동산 개발 우선주의가 가져온 안전 성능 미확보의 시대적 산물이며, 심지어 인재로 볼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급기야 시설물(건축물) 붕괴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중대재해(중대산업재해, 중대시민재해) 처벌법을 제정해 시행하기까지 이르렀다. 과학기술과 경제 발전으로 나타난 스마트 기술시대이지만 지구 기후환경 변화로 인한 자연 재난(홍수, 지진, 폭설, 감염병 등)과 국제 정세 및 경제 불안으로 인한 사회 재난(전쟁, 테러, 붕괴 등)에 대응하는 미래 건축의 대응 성능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 인간 생활에 안전하고, 유익할 수 있도록 건축물이 갖춰야할 구조(지진, 붕괴 등), 화재, 소음(층간 소음, 교통 소음 등), 밀폐(물, 가스, 먼지, 오폐수 차단 등), 온습도 관리(단열, 결로 등), 공기청정, 시각 및 촉각, 위생, 사용 편리(활용성), 내구성, 경제성 의 기본 성능의 고도화와 종합적 평가, 관리를 위한 연구기관으로써 ‘건축성능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미래 건축 산업 발전과 국민 안전을 도모하는 건축연구기관으로의 발전을 기대한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슈&경제] 스태그플레이션의 추억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를 가리킨다. 세계경제와 우리나라는 1970~80년대에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요즘 다시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에 해당하는 미국의 연준(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은 경제정책의 목표를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 명시하고 있다. 그만큼 명시적은 아닐지라도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은 어느 나라에서나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에 포함될 것이다. 그런데 스태그플레이션은 이 두 목표와 정반대의 상황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가히 최악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이 실제로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갖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필립스 곡선이 보여주듯,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 소득과 수요가 빨리 증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경기가 나빠지면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태그플레이션은 과거에 발생했고 앞으로도 또 나타날 수 있다. 1970~80년대의 세계경제 스태그플레이션은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초긴축정책의 결과로 발생했다. 1974년 중동전쟁에 따른 1차 오일쇼크와 1980년 이란 혁명에 뒤이은 2차 오일쇼크에서 비롯된 유가 급등이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가져왔고, 이에 미국 등 선진국 금융당국이 뒤늦게 대응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는 초긴축정책을 펴면서 경기침체가 초래됐다. 2차 오일쇼크 직후에는 미국의 물가상승률도 10%가 넘었고 이 같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를 지금은 상상하기도 힘든 수준인 19.1%(1981년 6월)까지 인상했다. (참고로 현재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1%다.) 그 결과 미국은 실업률이 두자릿수로 높아지는 경기침체를 경험했고 남미에서는 많은 나라들이 외채위기에 빠졌다. 물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도 이러한 충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5년의 물가상승률은 25%가 넘었고, 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0년에는 연간 물가상승률이 사상 최고치인 28.7%를 기록했다. 또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국내경제도 침체에 빠졌다. 특히 1980년에는 국내적으로도 그 전해의 10·26에서 5·17, 광주 항쟁을 거쳐 신군부의 집권으로 이어지는 정정 불안이 겹치면서, 개발연대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상승이 가속화하고, 이에 뒤늦게 대응해 주요국 금융당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정책으로 돌아서는 최근의 상황은 1980년대 초의 세계경제와 적지 않은 유사성을 갖는다. 물론 스태그플레이션의 재연 여부는 아직 누구도 알 수 없고, 설사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조만간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하더라도 1980년대 초보다는 그 심도가 상당히 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지난 40년 동안 잊고 살았던 스태그플레이션의 기억을 다시 상기해야 할 우울한 상황이 온 것은 분명하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탄소중립, 산업정책이 관건이다

탄소중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탄소중립은 산업구조가 전환되고 기술력을 확보할 때 달성되는 결과물이다. 탄소중립은 산업구조 전환의 관점에서 고용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을 육성하는 산업정책이 추진돼야 실현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제조업 기반 경제는 대대적인 산업구조의 전환 없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 주력산업인 철강, 시멘트, 자동차, 석유화학 등이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구조를 전환하는 문제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문재인 전 정부의 ’2050 탄소중립’은 국민적 숙의나 철저한 준비와 검토 없이 이뤄진 이벤트성 정치 쇼였다. 탄소중립에 적극적인 환경단체와 소극적인 산업계 누구도 충족하지 못했고 모든 국민은 방관자로 남겨졌다. 녹색 개념과 그 기준은 모호하고 녹색 산업정책의 범위도 설정하지 않았다. 2030년 NDC 달성 및 2050년 탄소중립 전략은 녹색성장이라는 목적이 아닌 온실가스 감축에만 초점을 맞췄다. 탄소중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노동 문제에 대해서도 직업훈련과 재취업 지원만 강조되고 실행가능성도 실효성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문재인 전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은 결국 성과없는 대통령의 말 잔치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있다. 탄소중립의 출발점은 제조업 혁신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돼야 한다. 전통제조업의 생산공정은 탈탄소 기술이 결합한 제조공정으로 전환돼야 한다. 공장의 스마트화와 스마트공장도 추진해야 한다. 에너지 산업의 탈중앙화와 재생에너지 정책을 고려하면서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에너지전환의 가속화도 필요하다.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에너지 부문에 투자를 촉진하고 가치사슬을 재구축해야 한다. 새로운 산업 공정과 청정 기술에 기반한 탄소중립 및 순환 제품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생산-유통-소비-폐기의 전 과정에서 환경 부하를 최소화해야 한다. 원자재 가치사슬의 녹색화를 추진하면서 원자재 가치사슬 관리와 온실가스 감축을 연결해야 한다. 순환 경제는 물질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해야 하며 모니터링 지표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녹색 산업정책은 공공정책의 관점에서 보면 산업정책과 환경 정책을 넘어 지역개발정책과 융합돼야 한다. 친환경 산업단지 등 탄소중립 산업 인프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맞는 지역 차원의 에너지생태계를 만들고, 지역 전략산업 및 중소기업을 위한 저탄소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모든 지역 개발정책과 지역 발전계획에 탄소중립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산업구조의 전환과 녹색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시장의 전환도 시급하다. 지속가능 채권 시장의 선진화와 함께 녹색금융 분야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산업구조 전환은 중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목표이자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 달성된다. 새로운 산업정책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이슈&경제] 금융시장의 진짜 바닥은 언제일까?

지난주 금융시장은 가상화폐가 폭락하며, 가상화폐 보유자들의 시름이 깊었던 한 주였다.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하락한 데 이어 가상화폐까지 폭락하며 공포심리가 팽배하다. 이러한 자산가격 하락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었던 각국 중앙은행의 변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기조가 강해짐에 따라, 금융시장의 발작은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회수하는 이유는 물가 상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물가는 에너지 가격과 공산품 중심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8.3%를 기록하며, 3월 8.5% 보다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임대료를 비롯한 서비스물가는 전년 대비 상승률이 확대됐다. 코로나19 완화로 경제 재개방이 진행되면서 미국 서비스업이 확장세를 보일 전망인데, 이는 앞으로 서비스업 부문의 가격이 오른다는 의미가 된다. 그동안은 미국 물가 상승의 상징으로 중고차(재화)가 꼽혔는데, 이제는 항공운임(서비스)이 등장하고 있다. 중고차 가격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4월 소비자 항공운임료 상승률은 전년 대비 33.3%로 확대됐다. 한 가지를 막으면 다른 한 가지가 등장하는, 마치 오락실의 두더지 게임 같은 상황이 되고 있다. 당사 경제분석가(이코노미스트)는 연말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5%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물가 상승률은 둔화되겠지만, 과거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물가를 잡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외부 활동이 많아지며 여행, 숙박, 놀이공원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임은 자명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은 리오프닝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올해 10월 공산당 대회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부과했던 관세 인하가 이뤄지면 미국 물가와 전세계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는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결국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수요를 줄이기 위해 연내 금리인상을 지속하거나 강화할 전망이다.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결국 경기는 둔화 내지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955년 이후 지금까지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5%를 넘고 실업률이 4% 아래면 2년 뒤에 침체가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의 지난 1년 동안 임금 상승률은 6%가 넘고, 실업률은 3.6%에 불과하다. 경제 지표 상으로는 호황의 끝에 와 있는 셈이다. 금융시장의 진짜 바닥은 미국 경기침체를 겪은 후에야 만들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금융시장이 봄을 잊은 것 같다. 아직도 겨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이슈&경제] 중대시민재해 예방, 공중이용시설 결함 관리해야

최근 KTX 역사·컨벤션 센터·체육시설·공공청사 등 대형 건축물의 지붕이나 지하철·통신구·전력구·지하차도·터널·고가차도 등 기반시설 구조체 누수와 관련해 보수 대책 문의가 많다. 이는 올해 1월 말에 시행한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시민재해와 관련해 사회기반시설이나 공공건축물 등 공중이용시설 관리 기관에서 안전관리 대책 마련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재해’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구분한다. 중대시민재해란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여기서 공중이용시설이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서 규정하는 건설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교량·터널·항만·댐·건축물 등이다. 규모에 따라 제1종, 제2종 및 제3종으로 구분해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시설물이다. 우리나라도 1980년도 전후부터 많은 사회기반시설과 고층 건축물들이 지어져 이미 30년에서 40년의 수명이 됐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준공 후 15년, 32명 사망), 1995년 상품백화점 붕괴(개장 후 6년, 509명 사망), 2014년 경주 리조트 강당 지붕 붕괴(10명 사망) 등을 기억하고 있다. 특히 작년 6월 미국 플로리나 마이애미 해안가 아파트 붕괴(준공 후 40년, 99명 실종)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닌 우리나라 노후 시설물의 안전관리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적 사고였다. 이들 사고의 공통점은 부실공사와 유지관리 부실이다. 그리고 사고의 직접 피해자(사망자, 불구자)는 그 시설을 이용한 일반시민들이라는 것이 사회적, 국민적 충격을 줬다. 이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이러한 시설물 붕괴를 ‘사회 재난’으로 규정했고,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했다. 따라서 공중이용시설의 경영책임자, 사업주들은 해당 관리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사용 중인 노후 시설물의 안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구조체 균열 누수’다. 누수는 중장기적으로 철근과 콘크리트를 침식시키는 중대 결함이다. 이미 건설된 많은 공중이용시설들에서 누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누수를 동반한 노후 시설물은 어떠한 충격 요인(이상 하중, 침하 변형, 지진 등)이 가해지면 쉽게 붕괴될 수 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아파트 붕괴 사고도 균열 누수가 구조체 안전성을 크게 떨어뜨린 원인으로 지목됐다. 노후 시설물의 안전과 장수명은 누수와의 싸움이다. 다행히 누수 균열은 눈에 잘 띈다. 우리나라는 국제표준기술(ISO TR 16475, ISO TS 16774)로 인정받는 최고의 보수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누수로 인한 시설물 붕괴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며 적극적인 유지관리 정책을 기대한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슈&경제] 최근 수출 호조의 배경

최근 들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통관 수출은 전년동월비 18% 이상 증가하면서 월별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3월말 기준으로 수출 증가세는 17개월째 지속 중이고 두자릿수 증가율이 13개월 연속 이어지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GDP 속보에서도 금년 1분기 실질 수출은 전년동기비 9%의 높은 증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출 호조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부터 코로나 발발 직전까지 길게 이어졌던 수출 부진과 크게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는 개발 연대 이후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구조는 2009년의 세계 금융위기 이후 크게 변화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도 크게 낮아졌고,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 코로나 발발 직전까지는 (통관 기준) 수출의 절대 규모가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2020년말부터 코로나 침체로부터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출도 빠른 증가세를 되찾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수출이 이제 코로나 이전의 부진과는 다른 기조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을까?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근 수출 호조의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눈 여겨 볼 것은 최근의 수출 호조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1년 우리나라 통관 수출은 약 26% 증가했는데, 세계 전체의 수출도 비슷한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최근 수출 호조가 세계 공통의 요인에 따른 것임을 가리킨다. 우선 첫 번째 요인은 코로나 침체로부터의 반등 효과이다. 코로나 확산과 더불어 급락했던 세계 경기가 2020년 말께부터 회복되면서 수출이 증가한 측면이다. 하지만 이 요인은 2021년 하반기 이후의 수출 호조는 설명하지 못한다. 우리나라 수출은 이미 2021년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추세를 회복했다. 2021년 하반기 이후의 수출 호조를 설명하는 요인은 코로나에 따른 서비스로부터 재화로의 수요 이전을 들 수 있다. 쉬운 예를 들자면 코로나로 헬스장 가기가 어려워지자 그 대신 홈트레이닝을 위한 운동기구 수요가 늘어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많은 나라의 통계에서 확인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도 수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수출 주력 제품의 하나인 석유화학이나 정유제품 가격은 유가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유가 급등은 이들 제품 수출액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수출 호조의 원인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운 성격의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부진을 가져온 근본 원인인 선진국의 반세계화 여론이나 미중 헤게모니 분쟁은 여전히 확산 중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화를 더욱 후퇴 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디지털화 가속은 우리 수출에 유리한 구조적 변화이지만 앞의 부진 요인들을 상쇄할 만한 것은 되지 못한다. 아쉽게도 이번 수출 호조가 앞으로 길게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부패 권력 보호를 위한 ‘검수완박’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10일 새 대통령 취임에 앞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달성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여당 국회의원이 ‘위장 탈당’을 하는 부끄러운 행태까지 벌이고 있다. 2020년에 도입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 아직 안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집권 여당은 ‘검수완박’에 집착할까? 검수완박은 더불어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앞두고 자신들의 부패와 비리를 덮기 위한 안전장치인 것 같다. 사실 평범한 국민에게 검찰은 상당히 멀고 생활에서 체감이 안 되는 권력이다.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권력은 경찰이며, 국민이 불신하는 수사 권력은 경찰이다. 그러나 권력층들에게 검찰은 매우 불편하다. 권력형 부패와 비리는 검찰이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의 검찰개혁은 자신들의 부패와 비리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수단이었다. 살아있는 권력의 부패와 비리를 덮기 위해 검찰총장을 쫓아내고 검찰과 법원을 정권의 하수인들을 중심으로 운영했다. 대통령 가족의 수상한 행적들, 조국 일가 비리,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라임·옵티머스 비리 의혹 등을 비롯해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전되지 않거나 기소나 재판도 진행되지 못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갈취한 혐의를 받은 주인공은 아직도 국회의원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대장동 비리를 비롯해 많은 불법행위를 저질러 온 여당의 대선 후보도 여전히 건재하다. ‘검수완박’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검수완박이 되면 국민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수 있다. 경찰이 수사 도중 저지르는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에 대해 시정할 방법이 없다. 경찰의 사소한 실수로 인해 억울하게 범법자가 되는 국민이 늘거나 부실 수사도 많아질 수 있다. 경찰이 갑자기 늘어난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기도 하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상호 견제가 되지 않아 비대한 수사 권력의 횡포나 문제를 호소할 수조차 없게 될 것이다. 경찰 권력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검찰은 부패와 경제범죄만 수사하고 단계적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에 여야가 합의했다고 한다. 검수완박이 자신들의 보호 수단이라는 것에 여야가 동의한 것이다. 권력형 비리에 여야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권력과 자리 보전만이 한국 정치인의 중요한 목표다. 결국 검수완박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부패한 권력층과 비리 정치인들이다. 많은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 권력의 부패와 비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밝히고 부패 권력을 처벌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검수완박을 하게 되면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은 살아남을 수 있다. 새 정부는 검수완박이 부패 권력의 생존 수단이 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고, 비대한 수사 권력으로부터 국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이슈&경제] 자산시장의 봄은 올까?

필자가 일하는 여의도는 벚꽃이 흩날리며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자산시장은 여전히 겨울이다. 1분기 금융시장은 코로나19,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물가 급등, 공급 대란,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인상 등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악재가 대부분 현실화 됐다. 금융시장이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다면, 이보다 더한 호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물가는 전문가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여전히 치솟고 있다. 3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대비 8.5% 상승하며, 40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이 동계 올림픽 이후에도 코로나19 봉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현실은 새로운 악재다. 선진국 소매업체의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조업체의 생산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 기대가 컸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기대는 약화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제품 가격은 유지하되, 제품 품질과 중량을 낮춰서 대응하며 사실상의 인플레이션에 동참하고 있다. 글로벌 생활용품 생산기업인 유니레버는 바디로션 한 통의 무게를 24온스에서 22온스로 줄였고, 펩시콜라는 스포츠 음료의 무게를 14% 줄였다. 손으로 잡기 쉽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낮추는 조치다. 이러한 공급망 회복 지연과 비용의 상승은 하반기 경기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경기를 다소 누르더라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연준 통화정책은 2015~2018년처럼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회의 중간에 휴지기를 갖는 것이 아니라, 1994년처럼 신속히 인상하는 유형을 닮아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작년 말에 3.1%였던 미국 30년물 모기지 금리는 4.4%를 넘어섰다. 이는 주택을 포함한 내구재 경기에 부담 요인이 된다. 위드 코로나로 기대했던 경기회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할 듯 싶다. 더욱이 미국 바이든 정부의 1.75조달러 경기부양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재정정책 성장률 기여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농산물 공급 차질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내년 초에 미국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다만 침체가 발생한다면 폭은 얕을 것이다. 2001년 IT 버블 붕괴나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미국 가계가 여유현금을 3조달러 보유하고 있어서 충격 흡수력이 높다. 또한 기업이 보유한 재고 물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적은데 역사적으로 재고 물량이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환경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했지만, 기업들의 생산이 활발해지고 돈이 원활하게 도는 경기회복은 아직 요원하다. 경기회복은 내년 초의 완만한 경기침체를 거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시장은 여전히 겨울이다. 겨울에 나타나는 삼한사온(三寒四溫)과 유사한 흐름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추운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2분기는 사온(四溫)을 기대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이슈&경제] 시설물 방수설계 VE의 위험성

대학 시절 건축 공학을 배울 때 VE(Value Engineering, 가치공학)란 용어를 접했다. 이는 건설안전과 성능에 있어서 매우 의미가 있고, 공부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건설업은 다변하는 자연환경 속에 노출된 상태에서 사람의 손으로 작업하는 특성을 가지다 보니 제조업보다 효율성 관리가 어렵고, 위험성이 따르니 안전과 품질 확보, 생산성 향상과 이익 창출은 결코 쉽지 않은 산업이다. 따라서 최근 건설현장의 중대 재해나 결함 문제, 원자재 부족과 가격 폭등의 사회 이슈가 떠오르면서 건설 VE는 설계·시공 단계에서 안전성과 성능 향상, 하자 발생 제로를 목표로 신중하게 다뤄지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건설공사에서 VE는 ‘설계 경제성 검토(VE 활동)’라고도 부른다. VE 활동의 주목적은 시설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이 가치는 기능과 비용의 균형으로 측정되고, 이때 비용은 생애주기 비용(LCC; Life Cycle Cost)으로 계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총공사비 100억원 이상인 건설공사의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에서, 시공 중 총공사비 또는 공종별 공사비의 10% 이상 조정하는 설계 변경에서, 총공사비 100억원 미만인 건설공사에서 발주청이 인정하는 설계에서 ‘설계 경제성 검토’를 통해 기능을 유지하거나, 높일 수 있을 때 비용 절감을 승인하는 제도다. 하지만 지금의 VE 사례를 보면 이러한 실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즉 기능 감소 여부를 검토하지 않은 일방적 공사비 절감의 설계변경은 싼 자재 사용을 유도하게 되고, 이는 기능 결함에 의한 주기적 보수로 최초 공사비의 약 3∼5배의 유지관리비 지출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생애주기 전체 비용 상승, 시설물 가치와 기업 신뢰도 하락이라는 실패한 VE로 전락한다. 빈번한 실패 사례로 부적합한 방수설계 VE에 의한 시설물 구조체 누수 사고를 들 수 있다. 누수 사고는 시설물의 장기 내구수명 안전성 감소, 사용 불안과 불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중대 결함이지만, 발주자·설계자·시공자·사용자는 붕괴나 사망과 같은 재해 수준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랜 세월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주택 등 수많은 공공 및 민간 시설물이 준공 후 주인(사용자, 발주처)에게 넘겨지면 그 후부터 누수로 인한 민원과 손해 배상 분쟁이 시작된다.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설계단계에서 미숙한 VE 활동 탓으로 본다. 공공시설 공사 VE에서는 방수 설계가 공사비 절감용 VE 대상이 됐고, 누수의 심각성을 경험한 설계자의 강화된 설계서는 공사비를 증가시킨 부적합 설계보고 기능이 떨어지는 저가 공법으로 설계 변경을 지시한다. 결국 지어진 시설물은 물이 새고, 하자 분쟁으로 전개된다. 그래도 부동산 값이 오르니 개선의 의지와 시급성은 뒤로 밀리고, 불편과 손해를 당하는 사람만 항변하는 실패한 VE 활동의 슬픈 현실이다. 진정한 VE 활동은 기능 저하를 허락하지 않아야 한다. 공사비를 깎고자 한다면 반드시 기능 유지 혹은 기능 감소 여부를 확인하고, 검증해야 한다. 이를 판단하지 못하는 VE는 안전과 품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위험한 VE 활동이며, 중대재해 원인인 중대 결함을 제공하는 무책임한 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슈&경제] 고물가 시대, 다시 오는가

요즘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최근 수년간 0 혹은 1%대 상승에 머물던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작년 말 이후 전년동월대비 3% 후반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당분간 물가상승세는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7%를 넘어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럽 주요국들도 5% 내외의 물가상승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경제는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불과 수년 만에 상황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이번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코로나와 경기 회복이다. 코로나로 인한 생산과 운송 차질 등 세계경제의 공급망이 완전히 복구되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 수요는 경기침체로부터 빠르게 회복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물가가 오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의 반등 효과나 경기침체기에 시행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효과 등도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차질은 언젠가는 해소될 것이고, 소비수요의 반등 효과나 경기부양책 효과들도 조만간 소멸할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주요 원인은 대체로 단기적인 성격을 갖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물가상승이 당초 예상보다는 조금 더 심각하지만, 적절히 통제하기만 한다면 과거 1970~80년대 인플레이션처럼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현상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그런데 설사 이번 물가상승이 단기간 내에 해소된다고 해도 앞으로의 세계경제는 지난 30년간에 비해 인플레이션을 좀 더 빈번하게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동안 세계경제가 저물가의 혜택을 누린 것은 1990년경 이후 중국과 동구권 등 노동력이 풍부하고, 임금이 낮은 국가들이 세계교역에 새로 참여하면서 저가의 제품 공급을 크게 확대하는 한편 다른 나라의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의 생산연령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됐고, 임금도 크게 높아져 이러한 효과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높이는 몇 가지 중요한 장기적 변화가 존재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기후변화와 미중 헤게모니 분쟁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화 노력은 불가피하게 상당기간 생산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미중 분쟁은 글로벌 공급망의 블록화를 초래함으로써 역시 생산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이후 각국이 효율성보다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추세도 같은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세계경제는 1970~80년대 오일쇼크와 더불어 장기간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후 1990년경 이후 약 30년간은 저물가 시대를 경험했다. 그런데 이제 다시 고물가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역시 세상은 돌고 도는 것 같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윤석열 정부는 '개혁 정부'여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공정과 상식’ 그리고 ‘국민통합’을 내걸었다. 586 기득권 세력에 기반한 무능한 문재인 정부는 내로남불, 불공정, 국민 갈라치기, 권력형 성 추문 등으로 얼룩졌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됐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사라지고, 빚은 갈수록 늘었다. 일자리도 없다. 설상가상으로 잘못된 코로나19 정치방역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끊겼다. 국민 혈세로 대통령 부인에게 화려한 옷들을 입히고, 도지사 부인에게 소고기와 초밥을 먹였다는 탄식도 들린다. 부패한 586 기득권들은 자신들의 부패와 비리를 감추기 위해 다수 의석을 이용, 국회가 앞장서서 새 정부를 괴롭히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새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은 엄중하다.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 정부는 국민과 함께 ‘통합’과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국민통합은 개혁 없이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무너진 법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개혁이 필수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 갈라치기를 넘어서는 ‘국민통합 정부’, 공정과 상식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 정부가 돼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러 면에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유사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성 정치권과 기존 사회경제 모델을 비판하면서 정치적으로는 중도,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하고 당선됐다. 마크롱은 프랑스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선출직 경험도, 군 복무 경력도 없는 대통령이다. 마크롱은 프랑스의 개혁을 막는 근본적인 장애물은 모든 분야에 존재하는 기득권이라고 평가했다. 노동 개혁, 공공 개혁, 정치개혁 등을 추진해 기득권 중심의 제도를 개혁하면서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기존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로웠던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개혁과 정치인들의 도덕성 회복을 주요 정책 의제로 했다. 윤석열 정부는 마크롱 정부를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개혁과 정치개혁, 공공 개혁, 사회개혁 등 전방위적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 재도약의 토대를 만들 필요가 있다. 강성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 공공부문 개혁 및 부패 척결, 정치권 및 기득권의 권력형 불법행위 엄단 등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대표적 비리 중 하나인 불공정 채용 및 대장동 특혜와 같은 공권력을 이용한 불법 행위도 엄벌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무분별한 재정지출을 중지시키고,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중장기 재정개혁 계획도 세워야 한다. 특히 앞서 밝혔듯 정치개혁이 가장 시급하다. 한 언론사에서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인의 1순위 개혁과제는 정치개혁이다. 한국에서 가장 부패한 기득권 집단인 정치인들의 부패와 비리에 대해 뿌리부터 철저하게 수사해 이들을 퇴출하는 등 전면적인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 정치권의 먹거리로 전락한 공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통폐합 등 공공부문의 개혁도 필요하다. 디지털 정부를 추진하면서 불필요한 공무원 수도 줄여야 한다. 공공부문의 개혁을 통해 절감되는 재원은 국민을 위한 복지 지출로 전환돼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새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고,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면서 개혁 정부의 기치를 들고 전진해야 한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이슈&경제] 벚꽃이 필 즈음

혼란스러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가 급등, 공급 대란, 미국 연방준비은행 금리인상,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찬 사건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식, 채권, 외환, 디지털 자산 등에 투자한 사람들이면 밤잠을 설치거나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러한 악재가 언제쯤 해소될 수 있을지 묻는다. 이에 자산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필자는 이렇게 답변 드린다. 자산시장은 계속 악재들을 달고 다닐 겁니다. 사실 유명한 축구, 야구, 골프 등에서 두각을 내는 다수의 유명 운동선수들도 대부분 잔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한다. 자산시장도 마찬가지. 돌이켜보면 악재가 없었던 경우가 별로 없었고, 위기가 아닌 적 또한 별로 없었다. 투자자 입장에선 악재들이 실물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인가와 이 악재들이 자산 가격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필자는 악재의 강도가 2~3월을 고점으로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군사적 충돌은 4월 이후에는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 사회에서 전쟁은 곧 돈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전쟁을 지속하는 데 따른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비록 근본적인 해결은 당장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근 같은 전쟁의 포효는 소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남은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음을 밝혔다. 다만, 이미 금융시장은 연준이 올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금리인상 결정 이후 파월 의장의 발언은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점진적인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앞으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경우에는 긴축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코로나 역시 마찬가지다. 누적 확진자수가 937만3천646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반대로 신규 확진자수의 정점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 가격은 지금이 아닌 미래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움직인다. 주식시장은 보통 6개월 후를 내다보며 상승과 하락을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쩌면 1년 뒤의 모습은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은 근본적으로 신냉전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인상이 누적되면 전 세계 실물 경기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어도, 수많은 자영업자의 눈물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신, 짧게 보면 기회는 있다. 상반기까지만 보면, 2월과 3월보다는 악재의 강도는 다소 진정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서울과 경기지역은 벚꽃이 예년보다 빠른 4월 초에 필 것이라고 한다. 벚꽃과 함께 투자자들도 다소 긴장을 풀 수 있는 계절이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이슈&경제] 차세대 주거건축을 위한 성능 고도화

주택 부족 문제 해결책으로 다양한 정책과 방법이 제기되고 있지만, 막대한 물량 공급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 주택 보급 통계가 이미 100% 보급률(단독주택 포함 약 2천100만가구)을 넘고 있다. 그러나 요구 수요가 많아지면서 계속된 공급이 필요한 실정이다. 공공주택 공급은 주로 신도시 개발과 택지지구 지정 개발, 노후 도심지 재개발, 기존 주택단지의 초고층 재건축 등의 수단으로 이뤄진다. 대규모 공급 사례를 보면 1989년 수도권 1기 신도시 개발, 2003년 2기 신도시 개발, 그리고 서울과 경기 등 전국 대도시 곳곳에 세워진 크고 작은 중저층형 공동주택 단지 건설 등이다. 2018년에는 3기 신도기 개발이 발표돼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조언하고 싶은 것은 이제부터의 주택 공급은 국가적 주거 안정 문화 정착 차원에서 주택의 질(품질과 성능)을 높이는 공학경제적 가치 향상 방안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1기 신도시 개발 이후 약 30년이 지난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노후화로 인한 생활 불편과 구조적 결함으로 재건축을 요구하고 있다. 치솟는 부동산 수익 효과를 기대, 초고층 아파트로의 재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주택을 가지는 것 자체가 만족이고, 행복했던 시절에는 품질과 성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그러나 GDP 3만달러 시대에 어느 정도 갖추어진 안전하고, 좋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주택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과 30년 밖에 지나지 않은 수많은 콘크리트 주거 건축물이 불편과 불안전을 이유로 부수고 다시 짓는다는 것을 공학적환경적경제적 측면에서 실패한 작품으로 평가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아파트 가격은 5배 이상 올랐지만, 층간 소음실내 공기질누수결로단열환기 등 생활 밀착형 하자는 여전하고, 설비주차방범피난방화 등 안전과 편익 시설 역시 분쟁과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여전히 주거 성능 확보를 위한 기술 고도화선진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주택은 가전제품과 달리 사고, 팔고, 바꾸고, 폐기하기가 쉽지 않다. 구입할 때도 그 성능 수준을 어느 정도인지 알 수도, 판단할 수도 없다. 이는 주택 판매 제도에서 주택 성능을 평가할 제도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비자는 질(안전성, 쾌적성, 편리성 등)이 떨어진 주택도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 주택법에 분양(공급)하고자 하는 공동주택에 대해 주택 성능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소비지가 이를 확인하기 어려워 실질적 운영 효과는 미미하다. 지금의 주거 건축은 초고층, 저심도, 대규모화로 변모했다. 그에 따른 구조, 에너지, 환경, 편익, 장수명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종합 성능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 짓는 초고층 공동주택을 30년 후 부수고 다시 짖는다고 생각하면 여러모로 불가능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주택과 관련한 다양한 성능 체계(종류, 등급)가 재정비 돼야 한다. 그리고 건설과 관련된 설계, 품질(시험), 시공(감리), 유지관리와 관련한 성능 기준도 고도화해야 한다. 관련 법제도, 국가건설기준, 한국산업표준(KS)과의 상호 부합화도 추진해야 한다. 이는 곧 주거 건축물에 내재돼 있는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기능 및 성능 저하를 방지해 안전성능 및 내구성능, 사용성능을 장기간 보전케 함이다. 건축물의 효용성을 증진 시키고, 더불어 인간의 생활에서 건축물에 의한 재난과 재해를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함에 있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

[이슈&경제] 석유정점에 대한 단상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거듭하고 있다. 요즘은 시들해진 감이 있지만, 과거 유가가 급등할 때면 종종 등장하던 것으로 석유정점(peak oil)을 둘러싼 논쟁이 있다. 석유정점은 석유생산이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하는 시점을 가리킨다. 석유는 한정된 자원이므로 언젠가 생산정점이 나타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만 석유정점이 언제 그리고 어떤 원인으로 나타날 것인가를 둘러싸고 크게 두 가지 주장이 존재한다. 하나는 자원 고갈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정점이 도래할 것이라는 (주로 지질학자들의)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발전으로 더 나은 에너지원이 등장하면서 수요가 감소해 정점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로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이 두 주장이 유가에 대해 갖는 함의는 정반대로, 전자의 주장이 맞다면 석유정점 부근에서의 유가는 급등세를 보일 것이고 후자의 주장이 맞다면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 근래 들어 석유정점 논쟁이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은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던 세계 금융위기를 전후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세자릿수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주로 전자의 관점에서 석유정점 임박론을 시사하는 많은 자료가 쏟아졌다. 심지어 2010년에는 국제에너지 기구(IEA)도 석유정점이 지난 것 같다는 내용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IEA의 연구책임자는 저유가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는 단언을 하기도 했다. 여러 정황상 석유정점 임박론은 매우 설득력이 높아 보였고, 필자도 IEA 보고서와 여러 자료를 토대로 고유가 장기화를 전망하는 짧은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현실은 이 같은 전망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수평시추법이란 신기술 등장에 힘입어 셰일 혁명이 일어나면서 석유는 고갈이 아닌 생산과잉으로 치달았다. 필자의 설익은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다시 한번 장기유가 전망은 함부로 할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되새겨야 했다. 그러던 것이 요즘 들어 석유정점이 이미 지났거나 아니면 임박했을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의 고유가는 석유정점과 별 관련이 없다. 얼마 전에는 거대 석유기업 BP가 석유정점이 2019년에 지난 것 같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석유정점의 원인은 앞서 언급한 자원 고갈도 수요 감소도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수요 감소와 연관이 있지만,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같은 맥락의 수요 감소는 아니다. 이번 석유정점은 환경생태학적인 제약, 즉 기후변화 문제로 화석연료 탈피가 불가피하게 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석유정점 논쟁이 뜨겁던 10여년 전만 해도 이런 이유로 석유정점이 발생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번 석유정점은 확실할까? 일단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석유정점 논쟁에서 주목해야 할 더 중요한 사실은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변화는 종종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온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 좀 더 많은 자리를 비워둘 필요가 있다는 깨달음. 이런 것들이 석유정점 논쟁이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 아닐까 싶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K-방역의 민낯

국가가 국민을 버렸다.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혼자 길을 나선 시각장애인이 길거리에서 사망했다. 모두 확진자였다. 코로나 확진을 받은 영유아들 또한 부모 눈앞에서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의료진과 공무원들은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지쳐 쓰러지거나 과로사를 당한다. 자영업자들은 비합리적인 방역 대책으로 인해 생계에 큰 위협을 받은지 오래다. 2년 전에는 마스크, 작년은 백신, 올해는 자가 진단키트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들은 각자도생을 위해 코로나 대비 재택 치료용 해열제 등 각종 상비약을 쟁여놓는다. 약국마다 재택치료 상비약 세트를 팔고 있다. 전쟁이 난 것 같다. 현장의 보건 행정은 완전히 무너졌다. 말만 재택 치료지, 확진자들은 집에 갇혀 방치된 채 불안에 떨고 있다. 재택치료자의 비대면 집중관리 대상이라고 말만 하고, 관리는커녕 약조차 처방받지 못하는 80대 노인들이 많다. 그런데도 보건소는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통화가 겨우 연결되면 급할 때 119를 부르라는 답이 전부다. 대통령과 정부는 무책임하고 수치심조차 없다. 특히 2년 내내 자화자찬 말고 한 일이 없는 대통령은 여전히 자기도취에 빠져 있다. K-방역이 사회적 신뢰로 이어졌다고 정부는 국민 혈세로 자료집까지 냈다고 한다. 국민 중 이 자료집에 동의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문재인 정권을 계승하는 민주당 소속의 대통령 후보가 전 세계에서 방역 잘한다고 대한민국이 칭찬을 받는데, 방역 그거 누가 했나. 사실 여러분이 했다. 나라가 뭐 마스크를 하나 사줬나, 소독약이나 체온계를 하나 줬느냐. 다른 나라 같으면 마스크 안 사주고 마스크 써라 하면 폭동난다고 말했을까 싶다. 제대로 된 기준 또한 없이 수시로 변경되는 비합리적인 방역 조치는 알기 어렵고, 잘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정부 대책은 닥치고 백신주사와 무조건 백신패스다. K-방역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은 이미 예견됐다. K-방역은 비민주적 억압과 자영업자의 피눈물에 기반해 확진자 숫자 줄이기에만 매몰된 보여주기식 쇼였다. 다른 나라보다 확진자 수가 적다는 것을 자랑하면서 아무런 대책도 준비하지 않았고, 국민 통제에만 급급했다. K-방역은 5년 임기 동안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 대통령의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일찌감치 전문가들은 K-방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 급증에 대비하자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는 오로지 정치 방역과 홍보에만 몰두했을 뿐이다. 이제는 국민에게 자기 건강은 자기가 알아서 책임지라고 떠넘기기까지 하고 있다. 2년 동안 제대로 인력 확충도 안 했고, 치료도 국민 스스로가 했다. 혈세는 다 걷어서 어디에 썼는지 궁금하다. 힘없는 실무자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무책임하고 무능한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이다. 정권교체가 확실해지기 전까지 코로나 위기 극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이슈&경제] 익숙한 것과의 결별?

지난해 찰스 굿하트 런던 정경대 명예교수와 경제학자 마노즈 프라단은 저서 인구 대역전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0~2000년대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가 인구가 젊었고, 이들 국가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제품을 생산하면서 글로벌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렵다는 요지다. 더 나아가 미국을 중심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는 자금 부족으로 시장금리를 높인다는 결론을 낸다.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 출생)는 저축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저축 금액이 나머지 세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그 동안은 이들이 공급한 저축(자금)이 저금리를 뒷받침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함에 따라 저금리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재차 금리를 짓누를 수 있겠지만 일단 현재는 그동안 저금리를 만들어낸 요인들이 약화되는 단계로 파악된다. 최근 발표한 미국 1월 CPI(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대비 7.5%나 상승하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식품과 에너지, 의료 서비스인데 임대료를 비롯한 나머지 품목 가격 상승률도 낮지 않았다. 경제 전반에 걸친 가격 상승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산업 전반에 걸쳐 연쇄 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식품 소비자 물가는 코로나19 이전보다 11.4%나 상승했다. 이는 비료가격 상승을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수입비료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무려 2.3배나 올랐는데 아직 상승세가 끝나는 신호가 없다. 미국 CPI에서 비중이 32%로 가장 큰 임대료 역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임대료는 보통 주택 매매가격보다 시차를 두고 늦게 움직인다. 미국 주택 매매가격이 크게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올해 임대료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미국 노동자의 실질 소득은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감소했다. 1월 시간 당 평균임금은 지난해 대비 5.7%나 상승했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 임금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자칫하면 임금 상승 등 비용 증가로 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이를 소비자가 부담하며 노동자들이 실질 임금을 높이기 위해 재차 임금 상승을 요구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글로벌 물가는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 등이 더해지며 고공 행진을 지속 중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에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이는 물가의 절대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 산업의 등장과 기술 혁신, 신흥 제조국의 값싼 제품 공급으로 누려왔던 저물가 환경이 지나가고 인플레이션 환경이 다가오고 있을 수 있다. 과거 익숙했던 저금리 환경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경제와 금융시장은 종종 혼란과 혼동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태동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이슈&경제] 건설 안전·재해 예방, 품질관리 기준·조직 강화 필요

임인년 새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계속되는 산업 현장의 안전사고가 유난히도 신경 쓰이고 마음을 무겁게 한다. 198090년대 경제 급성장 과정에서 성행하던 빨리 빨리, 최저가, 품질기준과 절차 무시, 원칙적 감리 부재, 싼 값에 따른 비규격 자재 사용 등 개발도상국형 건설 풍토가 오늘날의 건설 현장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들어섰지만 10년 전 건설 재해와 비교했을 때 사건사고 유형, 정부 대책, 기업의 대응, 국민의 시각 등에서 여전히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정부가 수립했던 많은 건설 관련 입찰심사하도급감리감독기술기준 등의 법 규정, 그리고 기술행정적 관리 시스템에 있어 발주처(정부, 민간)와 기업전문가기술자근로자들은 어떻게 이러한 상황에 대응했는지 또한 궁금하다. 지금의 건설업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부담이 가중됐고, 업계를 대상으로 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추진으로 인해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늘 그래 왔듯이 사망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항상 법 제도(기준, 규정 등)의 유무를 따지기 바빴고, 급하게 새로운 법을 만들어 왔지만 실무적인 디테일은 매우 취약했다. 강화된 기술 기준, 또 규정이 워낙 많다 보니 기업은 시간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규정에 따른 수행을 주저하고, 강력 시행에 따른 부담과 익숙하지 않은 제도 운영에 따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에서 안전 관리는 재난이나 사고로부터 사람(모든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뜻한다. 안전 기준은 각종 시설 및 물질 등의 제작, 유지 관리 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해 적용하여야 할 기술적 기준을 체계화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안전 기준에는 노무 안전 기술 기준과 시설물 안전 기술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건설 산업 사업장 내 사망 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고용노동부)에 의한 현장 근로자 노무 안전 기술기준에 관한 사항과 건설기술진흥법(국토교통부)에 의한 건설공사 목적물(구조물, 시설물)의 품질 향상과 안전 확보를 위한 기술 기준을 동시에 조사해 그 원인을 재발 방지 대책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노무 안전, 시설물 안전을 위한 기술 기준이란 국가가 만든 표준적 설계 기준과 공사 기준(표준시방서) 등이 해당된다. 기술 기준은 품질 확보의 기본이며, 목적물(구조물, 시설물) 안전 확보의 가이드라인이다. 즉 설계품질재료품질시공품질유지관리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 기준은 구조물 붕괴를 방지하고, 노무안전을 지키는 안전 기준이다. 설계자시공자자재 생산자, 감리자는 이러한 안전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건설 현장에서는 노무 안전, 시설물 안전을 위한 통계적절차적 품질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고, 기술 품질관리 조직을 강화하며, 운영 예산 현실화 등 제도 개선을 통한 안전사고 예방을 기대한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

[이슈&경제] 대선주자들의 경제성장률 공약

대선이 다가오니 대선 주자들의 정책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정책 공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경제 관련 공약이고, 여기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이 경제성장률이다. 대선 주자의 경제 공약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걸었던 소위 747 공약의 7% 경제성장률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명박 정부 집권기의 연평균 성장률은 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명박 정부에 뒤이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대선 공약으로 내걸지는 않았지만 집권 후에 4%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임 정부의 7% 목표와 비교하면 4%는 상당히 온건한 수치라 볼 수 있지만, 박근혜 정부 집권기의 경제성장률 역시 목표치에는 상당히 못 미쳤다. 한국경제는 경제개발을 본격화한 1960년대부터 약 30년간 두 자릿수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초반 이후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현재까지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고도성장의 끝자락이었던 노태우 정부 이후 역대 정부의 집권기 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최근으로 올수록 성장률이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즉 1990년 이후 등장한 어느 정부도 직전 정부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 공과와는 별 상관이 없다. 다시 말해 최근으로 올수록 정부가 경제정책을 잘못해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경제성장률은 장기적으로 노동 투입 증가율과 생산성 성장률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 투입 증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구증가율과 노동시간 추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출산율과 인구증가율이 낮아지고 노동시간은 줄어든다. 한국경제도 1970년대에는 생산연령인구 증가율이 3%가 넘었는데 지금은 마이너스 증가를 보이고 있다. 생산성 성장률은 기술진보에 의해 주로 결정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농업의 생산성은 다른 산업보다 낮기 때문에 농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노동이 이동하면 전체경제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농업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로 대규모 노동이동이 일어나면서 생산성 성장률을 높였지만, 농업 고용비중이 5%에도 못 미치는 지금은 그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과거에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커 모방을 통해 쉽게 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최근 30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둔화의 약 90%는 이 같은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인구 추이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의 둔화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대선주자의 경제성장률 공약에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앞으로 당분간은 대선에서 경제성장률 공약을 삼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들 시선을 끌만한 경제성장률 공약은 빌 공자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현실적인 경제성장률 목표는 공약으로 삼기에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 테니까.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슈&경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허상’

우리는 여전히 개발연대의 성공 신화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유능한 대통령 덕분에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빈곤국이 중진국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본도, 시장도 없었던 개발연대에는 대통령이 강력한 통솔력과 억압적인 정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은 세계 10대 강국에 속하는 경제 선진국이 됐다. 선진국 가운데 대통령이 나서서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을 하는 나라는 없다. 국가의 역할은 민간과 기업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개발연대에서조차도 경제성장의 동력은 대통령이 아닌 부지런한 노동자와 기업들, 그리고 전 국민이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는 시장경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실패를 교정하고, 경쟁에서 낙오된 국민을 지원해 사회적 통합과 결속력을 높인다. 혈세를 자신의 쌈짓돈인 양 대통령이 마구 뿌린다고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이 잘살게 되는 것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벌어봐야 대통령의 치적을 위해 혈세로 걷어가면 일할 의욕이 사라진다. 국가 주도의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국가는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를 개혁하고, 법치를 확립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경쟁의 규칙을 만들면 된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가 주도 경제성장은 더욱 불가능하다.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정부가 선제적으로 이해하고 따라잡기는 힘들다.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생존 노력을 하는 민간부문과 시장만이 이러한 변화들에 대응할 수 있다.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의한 국가 주도 경제성장은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에서나 가능하다. 유능한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로 선택된 정치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대기업의 CEO를 역임했고, 서울시장에 당선돼 주요한 업적도 남겼다. 국민은 747(국내 경제성장률 7%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위권 선진대국) 구호 속에 이 전 대통령의 비도덕성, 부패 등의 비리 문제를 외면했다. 이 전 대통령이 우리 경제를 잘 이끌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에서 대통령의 지도력이란, 유능한 전문가와 관료들을 움직이는 능력을 말한다. 대통령의 할 일은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제대로 성과가 돌아가도록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이 없어도 유능하고, 좋은 기업들만 있으면 경제는 잘 운영되고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민간과 기업이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능하고 실력 있는 정부가 필요한 것이다. 개발연대의 신화도 사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사리사욕을 위해 혈세를 이용해 사업을 만들어 측근과 이익집단에 나눠주고 열심히 일하는 관료들을 폄훼하는 지도자는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없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룬 한국 사회는 이제 제대로 된 품격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인품과 도덕성을 겸비하고, 법치와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는 모두가 존중할 만한 대통령만이 민간과 기업 주도의 경제성장을 통해 국민의 행복을 달성할 수 있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이슈&경제] 기술 혁신과 인플레이션의 관계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Howard Marks)는 최근 메모를 통해 인플레이션이나 금리보다는 생활을 바꿀 수 있는 거대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DNA 염기 서열화, 에너지 저장, 블록체인, 인공지능, 자동화 등의 기술 혁신은 생산성을 높이면서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측면이 있다고 서술했다. 하워드 막스의 최근 메모는 세 가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신경제(New Economy)는 인플레이션과 큰 관계없이 꾸준히 성장해 왔다. 미국 신경제의 투자 감소는 인플레이션 때문이 아니라 IT 버블 붕괴, 리먼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 때문에 나타났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의미 없는 논쟁일 수 있다. 둘째, 기술 혁신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물가 안정을 유도하는데, 이를 주도하는 산업은 계속 바뀌어왔다. 어떤 산업이든 영원히 물가 안정을 만들지는 못한다. 10년간 물가 하락을 유발한 아마존이 지금은 제품 가격과 임금을 올리고 있다. 셋째, 혁신 산업은 일정 수준 이상 커진 후에 물가 안정을 만든다. 1920년대 혁신 제품은 말을 대체한 내연기관 자동차였다. 포드가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면서 미국 GDP 대비 모델T의 매출 비중은 1920년대에 0.5%를 넘어섰다.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1940년대부터 빠르게 늘어난 가전제품 매출은 1950년대 물가 안정 요인이 됐다. 미국의 온라인 물가지수는 2014년부터 빠르게 하락했는데, 아마존 매출이 미국 GDP 대비 0.5%를 넘어섰을 때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에너지 저장 기술 등이 향후 물가 안정을 끌어낼 텐데 아직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점을 생각하면 새로운 혁신 산업이 이끄는 물가 안정 효과는 빠르면 내년 이후의 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기술 혁신에 의한 물가 안정은 수년 뒤에 나타날 일인 반면,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은 지금 나타나고 있다. 미국인의 근로소득(노동비용)은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근로소득은 인플레이션(판매단가)에 6개월가량 선행한다. 미국 가계의 소득 증가와 제조업 공급 부족으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고 있고, 연방준비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병목 현상에 기인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겠지만, 현재 미국 노동시장의 회복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의 관건은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올릴 것인가에 있다. 2018년 6월에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린 후 미국 경기가 둔화했고,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진 2019년 여름에 1.75%까지 내린 후 경기가 반등했다. 미국 기준금리 1.75~2.00%가 침체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연준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을 줄여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고 싶어 한다. 반면, 금융시장은 이러한 연준의 정책 변화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모습이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책 변화에 맞춰 눈높이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깜짝 놀라고, 이후 안정되는 상황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1월은 놀라는 과정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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