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대한민국의 누리호

지난 21일 오후 4시 국민의 염원을 실은 대한민국의 누리호가 빨간 불기둥의 추진력으로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을 중계로 보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누리호가 발사대를 떠나 계획했던 단계를 하나씩 성공적으로 진행할 때마다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점차 커가는 것을 느꼈다. 목표한 700㎞ 궤도에 진입해서 남극의 세종기지와 1차 교신이 이뤄졌고, 이후 22일 새벽에는 대전의 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을 통해 누리호의 위성 상태가 양호하며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관계 당국에서 누리호 발사의 성공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드디어 우리의 자체 기술로 제작하고 우리 땅에서 발사한 누리호가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7번째의 우주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 여행 중에 멀리서 NASA 우주센터를 바라보며 우리도 얼른 이런 복합 첨단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됐으면 하고 바랐었는데 많은 관계자의 열정적인 노력 덕분에 그 바램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물론, 2013년에 한국 최초로 발사 성공한 나로호도 있었지만, 나로호는 러시아의 기술로 만든 엔진을 주력 발사 엔진으로 사용하여 국내에서 발사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였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된 누리호는 엔진 개발, 발사체의 설계·제작, 그리고 발사대 설치 및 발사 운용까지 모두 우리나라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것이기에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이렇게 국내 기술로 자체 설계, 제작한 누리호이기에 발사 준비 단계에서 발견한 센서 이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아주 짧은 시간에 원인 분석 및 조치를 할 수 있었으며 이는 우리의 관련 기술의 완성도가 높은 수준임을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누리호 개발 및 발사를 위해서 2010년부터 약 2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고, 300여개의 국내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공적인 누리호 발사를 통해서 앞으로 우주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하고, 2027년까지 반복적인 발사를 통해서 민간 기업이 우주발사체 제작 및 발사 운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고 한다. 물론 누리호와 같은 우주발사체를 개발해 발사하기까지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에 비용에 관한 관심과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앞으로 전개될 우주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고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해외에서는 스페이스X 등의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조속한 기술이전 및 발전을 통해서 우주 산업에 경쟁력을 갖춘 대표기업이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유성 인하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학장 교수

[경제프리즘] 공동체 돌봄을 위한 든든한 기반 ‘사회적 경제’

오는 7월1일은 사회적 경제의 날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민간의 경제활동인 사회적 경제는, 자율성과 민주성, 사회통합,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기반으로 시장과 정부를 보완하는 제3의 영역으로 기능한다. 고령화로 인해 돌봄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회적기업들도 돌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40여 개 돌봄 분야 사회적경제조직이 활동 중인 인천에서는 작년부터 인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노인돌봄분야 사회적경제 활성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인천SE로돌봄’ 사업으로 확대해 사회적경제조직의 노인돌봄 분야 진입과 전문성 향상을 돕고 있다. 사회적경제 기반 돌봄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영역은 공동체 돌봄이다. 국가가 주도하는 공적 돌봄과(公) 개인이 주도하는 사적 돌봄(私) 사이에는 이 둘의 특성을 아우르면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점유하고 있는 공동체 돌봄(共)이 있다. 공동체 돌봄에서 주민은 돌봄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고, 돌봄의 이용자이자 제공자다. 대구 안심마을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03년 몇몇 주민을 중심으로 개최한 어린이날 행사를 계기로 시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협동조합, 복지법인, 복지관, 가족센터, 작은도서관, 문화단체, 대동계 등등을 아우르는 풍성한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스스로의 수요를 공동체의 수요로’라는 슬로건에 잘 나타나 있듯이, 내가 필요한 돌봄을 공동체와 함께 생산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지역자산화 운동과 결합해 공동체 돌봄 거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세종시 번암리의 번암빛돌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확보한 마을자산을 활용한 노인돌봄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공동 이용시설 내 주간보호센터와 케어안심주택을 운영하고, 요양보호사 등 관련 자격과 경험이 있는 주민들을 발굴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위해 정말로 필수적인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로 작용했다. 복지시설들이 휴관을 거듭하는 중에도 재가·방문형 서비스의 이용률은 평시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 인천시 신규구인 현황을 보면, 간병·육아 등 돌봄서비스직이 20.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김용구, 2021).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예정된 돌봄위기 대응을 위한 제3의 길인 공동체 돌봄을 위해 사회적경제가 든든한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지영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인천경제 이렇게 가꿔야

새정부 출범 한달이 지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 “임기중 풀 수 있는 규제를 다 푸는 것이 첫 번째 정책방향”이라고 말했다. 규제개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전봇대’, 박근혜 대통령은 ‘손톱밑 가시’, 문재인 대통령은 ‘붉은 깃발’을 각각 언급하며 규제개혁을 외쳤다. 하지만 규제개혁은 고사하고 규제의 수가 늘어났다. 기업이 활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산업기반과 산업친화적인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된 경기속에서 4차 산업혁명과 탄소중립 등 다가오는 미래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기업인들은 새정부의 출범과 지방선거를 통해 기업발전과 인천경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의 시행을 희망하고 있다. 최근 인천상공회의소는 인천의 1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제8회 지방선거 관련 기업인 의견 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기업인들은 인천지역에 △튼튼한 산업기반 육성 △기업하기 좋은 정책 환경 △산업친화적 인프라 확충 △도시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첫째, 튼튼한 산업기반 육성을 위해 노후 산업단지의 재생과 뿌리산업(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23.9%), 스마트 제조혁신과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23.5%), 그리고 바이오·항공 등 미래산업과 전통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둘째, 기업하기 좋은 정책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정책자금의 지원규모 확대(32.6%), 청년일자리 지원 등 인력지원사업 확대(20.5%)와 기후변화 대응·ESG 경영 지원 등이 필요하다. 셋째, 산업친화적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착공(24.8%), 준공업지역·노후산업단지 정비 등 원도심 재생 및 도시 균형발전(24.0%)을 이뤄내 물류인프라와 산업용지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외에도 인천대로·경인전철·경인고속도로 지하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넷째, 인천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21.6%)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국내기업 지원 역차별 해소(20.6%), 그리고 중앙에 집중된 권한 및 재원의 과감한 인천시로의 이양과 인천소재 공공기관 관리권·경영권의 인천시의 참여 보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새로운 지방정부가 들어서고, 인천시의 정책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은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의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민선 8기 지방정부는 기업인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크게 열어 정책에 반영하고 인천지역 기업의 경영 의욕 회복과 인천경제 발전·혁신의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위기의 한국 경제, 비상 대책은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악화일로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이후 올해 2월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 4월 다시 적자로 돌아서더니 매달 적자 행진이다. 이런 추세라면 1~2개월 이내로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이어진 무역수지 흑자 기록도 깨질 가능성이 크다. 무역적자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대중(對中) 무역의 악재로 작용하는 중국의 대규모 봉쇄조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식량보호주의 기조가 확산하며 국제 곡물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도 비상이다. 지난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 근원물가 역시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대규모 무역적자와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 데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상승과 극심해진 공급망 불안에 있다. 실제 원유와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부문은 우리나라 수입의 4분의 1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원유와 가스의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5.1%, 101.9% 늘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전 세계 농산물 공급부족 현상인 애그플레이션(농산물발 물가상승)을 야기했고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열린 지난달 ‘거시금융상황 점점회의’에서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소비자물가도 올 7월까지 5%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한국 경제는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재정적자에 이어 무역적자까지 ‘쌍둥이 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적 요인이 해소되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 장기적으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 상대국을 다변화하거나, 원자재 사용량이 많은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으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물가 안정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정부의 비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지방정부가 견인하는 정부의 복지정책

급여와 서비스가 수요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일컫는 복지전달체계는 대개 정부의 관련 부처에서 내려오는 자원이 시도-시군구-읍면동을 거쳐 맨 아래에 있는 국민에게 전달하는 형태로 그려진다. 이러한 도식화는 지방정부가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받아 수행하는 손발의 역할만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방정부가 시작한 정책을 정부가 받아 전국화한 사례도 많은데, 특히 주민의 삶과 밀접한 복지 분야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지방정부가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주민의 일상을 돌보기 때문이다. 흔히 기존의 방식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재난은 창의성을 극대화한다고 한다. 코로나19 시기, 많은 창의적 정책이 지방정부로부터 시작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 시스템이다. 2020년 2월 칠곡경북대 병원에서 처음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를 경기도 고양시가 같은 해 2월26일에 최초로 운영했고, 이를 정부에서 받아들이면서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또 다른 대표 사례로는 서울시 성동구의 필수노동자 지원 정책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원칙이 된 감염병 시기에도 필수노동자는 대면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다. 주민의 안전과 최저생활보장 등 사회기능을 유지하는 그야말로 필수적인 일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필수노동자의 피로가 극에 달하던 2020년 9월, 성동구는 당시로서는 개념조차 불명확했던 필수노동자를 위해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수노동자 지원에 나섰다. 조례 제정 1개월여 만에 정부에서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8개월 후인 2021년 5월 마침내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한다. 전북 전주시에서 시작한 착한임대운동 또한 좋은 사례다. 2020년 2월 전주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시작한 임대료 인하 선언이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하자, 정부에서도 법 개정을 통해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는 착한임대인 지원정책을 입안한다. 코로나19 때 뿐만이 아니다. 청년수당 같은 청년지원정책이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등 복지전달체계 개편도 지방정부에서 먼저 시작한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제8회 지방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왔다. 오는 주말에 있을 사전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라면 며칠 안에 누구를 뽑을지 결정해야 한다. 이제라도 후보들의 공약을 찬찬히 살펴보자. 6월1일, 나의 선택은 우리 지역을 넘어서 온 나라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정책을 견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지영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즈음하여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22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새 정부 경제정책과 최근 경제상황’을 조사한 결과,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기대한다’고 답한 기업들이 72.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주요 기대 이유로 ‘시장·민간중시의 정책기조’(47.9%)와 ‘규제개혁 의지’(35.3%)를 꼽았는데 최근 물가·환율·공급망과 관련 ‘삼중고’를 겪고 있는 기업들은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에 투자 인프라 지원, 규제 혁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새 정부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가 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가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58.6%)되고 제품 수요도 감소(45.4%)했다고 답했다. 원자재·부품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생산에 차질(69.2%)을 빚는 등 피해와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도 점점 늘고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마찬가지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한때 ‘아시아의 추락한 용’에서 최근 부활에 성공한 대만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지난달 25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만의 올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4천994달러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는 반면 대만은 1년 전보다 6%(2천200달러)가량 늘어난 3만6천51달러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대만을 처음 앞선 2003년 이후 19년 만의 역전이다. 과거 대만은 우리나라와 달리 급격하게 쇠락했다. 하지만 2016년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차이 총통은 취임하자마자 국정 최우선 과제를 산업과 경제 발전에 뒀다.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기술 강국으로 전환을 이끌어 내는 한편 규제 개선을 통해 첨단 산업 분야의 인재를 육성·확보하고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지원 등 인프라 및 소프트 파워 강화에 주력했다. 전략은 주효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제는 우리 차례다. 우선 물가·환율 등 현재 직면한 위기를 단기적으로 돌파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수립하고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동시에 미래를 위한 투자·인프라 지원과 규제 혁파를 통한 기업혁신 유도, 민관협업시스템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 취임에 즈음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젊은 돌봄자를 위한 새 이름 ‘가족돌봄청년’

얼마 전 친정아버지께서 쓰러지셨다. 응급실로 달려간 후 몇 주간을 중환자의 보호자로 지냈다. 계획에 없던 휴가를 내느라 차석에게 갑작스럽게 대직을 요청했고, 업무상 중요한 모임들을 연기하거나 취소했으며, 동료들에게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부탁을 하며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를 반복해야 했다. 다행히 생명은 건지셨지만 예후를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쩌면 아이들을 다 키운 후로는 거의 손을 놓고 있던 돌봄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막막했다. 이미 수십 년의 경력을 쌓았으며 안정적인 직장이 있는 50대에게도 가족돌봄은 힘든 일이다. 하물며 학업이나 취업준비 중이거나 이제부터 경력을 쌓아가야 하는 청년에게는 삶을 뿌리째 흔들만한 과업일 것이다. 실제로 가족을 돌보는 많은 청년이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고립감과 우울증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청년기의 돌봄 부담은 생애 전반에 걸친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지난해 4월, 22세 청년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4년형을 선고받았다. 한창 미래를 꿈꿔야 하는 20대 청년은 치료비로 인한 생활고와 끝을 알 수 없는 간병의 고통 속에서 비극적인 선택으로 내몰렸다. 존속살해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평생을 살아가는 청년을 생각하면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올 2월에 정부가 가족돌봄청년 지원대책 수립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의 첫 단계는 이달에 시행된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이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가족돌봄청년 지원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법적 기반을 마련한다고 한다. 올 3월에는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서대문구가 함께 가족돌봄청년 지원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이번 발표의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의는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들이 ‘가족돌봄청년’이라는 공식적인 이름을 얻었다는 것이다. ‘가족돌봄청년’이라 불림으로써 지금까지 가정 속에만 머물러 있던 돌보는 청년들의 존재가 공론의 장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가족돌봄청년 지원정책을 앞서 시행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에도 많게는 30만 명에 가까운 가족돌봄청년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 사람을 돌봄대상자와 돌봄자로 나누어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는 돌봄을 받아야 하는 동시에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청년은 설 자리가 없다. 돌봄은 모두의 권리이자 모두의 책임이다. 가족의 달 5월을 앞두고 청년이 돌봄의 주체로 인정받고 돌봄자로서 합당한 권리를 누리고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지영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한·미 FTA 10년의 성과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 Free Trade Agreement)를 맺은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2004년 한〈2027〉칠레 FTA를 시작으로 현재 18개 협정 58개국과 발효중이다. 2012년 당시 우리나라는 모범적인 개도국으로 보호무역주의에 익숙해져 있어 제조업 이외에 농업과 서비스업 개방은 국내의 반발이 심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로서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하다는 당위론이 우세했다. 미국과의 FTA체결은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와 지식재산권 침해, 농업계의 반발 등 찬반 논란속에 이루어졌으나 지난 10년 동안 교역량이 70% 증가하였다. 대미 수출액은 2011년 562억 달러에서 2021년 959억 달러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수입액은 445억 달러에서 731억 달러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액은 2011년 117억 달러에서 2021년 228억 달러로 늘어나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누적 흑자액은 1천800억 달러에 달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미국내 투자는 3배(439억 달러→1천337억 달러), 미국의 국내투자는 2배(243억 달러→479억 달러) 증가하는 등 상호 호혜적인 경제협력관계가 강화되었다. 이와 더불어 서비스 경쟁력제고, 지식재산권 보호강화, 선진화된 규범 도입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통상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2027〉미 FTA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FTA망을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과의 FTA로 전세계 FTA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졌고, 중국, 캐나다, 베트남, 영국 등 국가와의 FTA 추진의 밑거름이 되었고, 한미 FTA협정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많은 나라에서 국가간 협정의 교본으로 삼아 FTA협상을 진행했다. 특히 우리나라 통상정책의 체계와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2022년 무역 정책 의제 및 2021년 연례보고서 따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은 계속해서 긴밀한 관계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협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구축할 수 있는 토대”라며 한미간의 경제협력에서 FTA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우여곡절속에 체결한 한〈2027〉미 FTA이후 10년간 통상환경도 급변했다. 양자(兩者) 협정보다는 다자(多者) FTA논의가 활발해졌고 최근에는 공급망 복원, 디지털, 신기술,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등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새로운 통상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지난 연말 논의를 시작한 ‘인도〈2027〉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디지털 경제표준 마련과 탈탄소화 및 청정에너지 체계구축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어 이에 대응을 위한 정부와 기업, 학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뛰면서 1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4%대에 진입했다. 유럽의 경우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 2월 5.9%보다 상승세가 더욱 가파라졌다. 미국도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9%를 기록하면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처럼 치솟는 물가가 코로나19 신종 변이 출몰,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점점 심각해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세계 각국은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했다. 미국은 다음달부터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며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을 시사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유로존 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단 의견에 힘이 실리며 매파적 기조가 강조되고 있다. 미국과 주요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우리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를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는데 벌써부터 올해 말 기준금리 2%대,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8%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연초부터 오름세에 있는 환율도 부담스럽다. 대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고전적 방법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산을 비롯해 금, 곡물, 에너지와 같이 형체가 있는 자산에 투자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을 헤지(회피)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저금리 시대에 빚을 내 집을 산 소위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들)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비용은 대폭 증가하는 한편 물가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는 이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미처 집을 장만하지 못한 무주택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섣부른 투자는 오히려 더 큰 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엔 무리한 대출은 절대 금물이다. 부동산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경우 실물형 ETF도 나쁘지 않다. 주식투자는 가치주냐, 성장주냐 논란이 있긴 하지만 대형주 위주의 투자가 안전하다. 달러가 강세인 상황에선 외국자본 이탈과 환차익을 고려할 때 동학개미보단 서학개미가 유리하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산불 피해 최소화를 위한 첨단 대책

지난 3월4일에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발화한 산불이 최장 시간을 기록하며 서울시의 3분의 1보다 넓은 지역에 피해를 줬다. 극심한 봄철 가뭄이 지속하고 소형 태풍급의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산림청 관계자, 소방 공무원, 의용 소방대원, 군인 등 많은 분이 합심해서 노력했기에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산불이 도심, 원자력 발전소, LNG 생산기지를 향할 때는 총력을 다해 저지하였으며, 금강송 군락지에 산불이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밤낮으로 지속하여 직접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산불의 2차 피해는 장마철에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에 해당 지역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 발생을 예측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산불 피해 방지를 위한 최선의 대책은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산림 근처에서는 점화 기기의 사용을 절대 금해야 하며, 주거지 근처의 실화 및 송전 장비의 전기 스파크가 대형 산불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조기에 산불 발생을 인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산불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산불 피해 방지를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방법보다는 산불의 발생을 미리 방지하고 산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산불 예방 및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예를 들면 산불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장비, 시설, 주거지, 도로에 관련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에 강수량, 습도, 풍향 및 풍속 등과 같은 일기 정보를 함께 빅데이터 분석해 산불 발생 및 피해 지역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예측을 통해 산불 발생 가능성이 큰 시기에는 특별한 관리로 발생을 피하고, 산불이 발생한 경우에는 조속한 발견 및 피해 예상 지역의 발 빠른 대처를 통해서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요 산림 지역에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유무선 통신망과 연결해 산불의 조기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한편, 산악 지역에 설치된 발화 가능 시설과 주요 지점에 지능형 CCTV를 설치해 산불 발생을 조기에 인지하고 관계 당국에 경보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불조심 교육뿐만 아니라 산불 발생의 예측, 조기 발견, 그리고 피해 예측 및 최소화를 위해 정보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첨단 산불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유성 인하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장

[경제프리즘] ‘아프면 쉴 권리’가 공동체 건강을 지킨다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1천만 명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 코로나19는 누구나 아플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역사적 사건이다. 누적확진자의 60% 가까이가 20대에서 50대의 청장년층이고,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온 사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려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무엇보다 아프면 집에서 쉬는 방법밖에 없다. 아프면 3~4일 쉬기는 개인 생활방역의 제1수칙이자 환자의 권리인 동시에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무이기도 하다.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아프면 쉴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최고 수준이나 아파서 쉰 일수는 최저 수준이다. 근로자의 64%는 아파도 쉴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유급병가지원사업 등이 지자체 단위로 시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픈 근로자를 위한 소득 안전망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올 1월에는 업무 외 질병 또는 부상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 소득을 보전해주는 상병수당 시범사업 계획을 정부에서 발표했다. 상병수당은 국민건강보험법에 이미 명시해 있고 세계 163개국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20대 대선에서는 당선인은 물론 주요 당 후보자들의 공약에 포함됐다. 하지만 아플 때 쉴 수 있게 해 주려면 상병수당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아파도 쉴 수 없었던 주된 이유로 소득 감소 우려보다 훨씬 더 많이 언급된 것이 업무 대체인력의 부재와 아파도 참고 일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병가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있다 해도 병가를 내는 것이 극도로 눈치 보이는 상황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의 양성, 인력 부족의 해소 등의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질병을 신체적 허약이나 심지어 정신력 부족으로 취급하는 개발독재 시대의 노동관에서 벗어나 누구나 아플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잘 아플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아프면 서럽다. 아플 때 일하면 더 서럽다. 아프면 참지 말고 마음 편히 치료 받자. 인천사서원에서 수행하는 인천시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유급병가지원사업의 슬로건이다.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는 아파도 서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김지영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국민소득 3만5천달러와 코로나 위기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Gross National Income)이 사상 처음으로 3만 5천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19년과 2020년 두해 연속 감소했었지만 3년만에 반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NP:Gross Domestic Product)은 전년대비 6.4% 증가한 2,057.4조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은 4천24만 7천원(미국 달러화 기준 3만5천168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3천762만 1천원보다 7.0%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 위기 상황속에서 기업과 근로자의 고군분투를 밑바탕으로 한 설비투자와 민간 및 정부 소비, 그리고 수출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도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에 안착하게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국민소득이 3년만에 크게 반등한 이유는 국민소득을 구성하는 경제성장률(실질 기준), 물가(GDP디플레이터 등), 원화 가치 등 지표가 전년도에 비해 높아진 까닭이다. 코로나 위기에도 국민소득 같은 경제지표가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2020년 1월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래, 코로나 위기는 통상부문에서 침체를 가져왔으나 과거의 경제위기와는 달리 경제산업 분야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먼저 경제구조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교역의존도가 증가했는데 수출수입의존도가 2019년 75.9%에서 2021년 76.9%로 1%p 상승하였다. 특히 순수출(수출-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 위기 이후 크게 상승하였다. 또한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민간소비가 하락하고 정부소비는 높아지는 추세로 소비회복은 정부가 견인하고 있다. 한편 투자는 정부투자보다 민간투자가 회복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산업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ICT산업(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정보통신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 위기 이후 크게 높아졌다. ICT산업이 수출 경기를 견인하고 있는 반면, 비(非)ICT 수출중에서 기계와 자동차가 코로나 위기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이 전체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에 변화가 없으나, 세부 업종별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하락업종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문화기타 산업 등이고 상승업종은 금융부동산, 정보통신업 등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첫째, 민간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내수진작책이 필요하다. 둘째, 경기회복의 핵심동력인 수출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한 시장 외연의 확대와 공급망 교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셋째, 기업투자 확대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시장규제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ICT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기술 확산과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인구와 경제

연간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총 26만500명으로 2020년보다 1만1천800명(-4.3%)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래 사상 최소 기록으로 70년대 당시 출생아 수 101만명에 비해 무려 74.2%나 급감한 수치다. 반면 총 사망자 수는 2020년보다 1만2천800명(4.2%) 늘어난 31만7천8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러자 지난해만 인구 5만7천300명이 줄어들었고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장래인구추계에서 자연감소 규모가 2060년 한해 56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지난해 합계출산율, 즉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2020년 0.84명에서 0.81명으로 더 떨어졌다. 이는 OECD 평균 1.61명의 절반 수준으로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 이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문제는 인구 감소가 장차 경제활동인구의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21세기부터 기업생산성이 높아져도 고용은 증가하지 않는 뱀의 입(Jaws of the Snake) 현상을 예로 들며 인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부인하거나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구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고 내수를 진작할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인구는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또 경제력, 군사력 등 대부분 국력 지표가 인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전 세계 195개국 대상으로 인구 수와 그에 따른 경제 성장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인구가 증가하면 국내총생산(GDP)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출산 문제는 재정 대비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책 설계와 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출산장려금, 영아아동수당 등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 가족정책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육아를 하면서 아무 지장없이 직장,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구축하고 직장과 육아 가운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가족정책과 이를 위한 국가적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무분별하게 혼재돼 있는 저출산 예산을 주거고용 분야와 아동가족지출 분야로 분리해 별도 관리하는 한편 GDP 대비 아동가족지출 투자를 OCED 평균인 2% 대로 높여야 한다. 수당 및 보조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개인이 아닌 가족에게 지급하되 그 수혜대상은 더욱 확대해야 한다. 경제를 위해 인구에 투자하자. 인구는 미래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국민소득 3만5천달러와 코로나 위기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Gross National Income)이 사상 처음으로 3만 5천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19년과 2020년 두해 연속 감소했지만 3년만에 반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NP:Gross Domestic Product)은 전년대비 6.4% 증가한 2천57조4천억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은 4천24만7천원(미국 달러화 기준 35,168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3천762만1천원보다 7.0%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 위기 상황속에서 기업과 근로자의 고군분투와 설비투자, 민간 및 정부 소비, 그리고 수출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도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에 안착했다. 올해 국민소득이 3년만에 크게 반등한 것은 국민소득을 구성하는 경제성장률(실질 기준), 물가(GDP디플레이터 등), 원화 가치 등 지표가 전년도에 비해 높아진 까닭이다. 코로나 위기에도 국민소득 같은 경제지표가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2020년 1월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래, 코로나 위기는 통상부문에서 침체를 가져왔으나 과거의 경제위기와는 달리 경제산업 분야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먼저 경제구조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교역의존도가 증가했는데 수출수입의존도가 2019년 75.9%에서 2021년 76.9%로 1%p 상승했다. 특히 순수출(수출-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 위기 이후 크게 상승하였다. 또한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민간소비가 하락하고 정부소비는 높아지는 추세로 소비회복은 정부가 견인하고 있다. 한편 투자는 정부투자보다 민간투자가 회복을 이끌고 있다. 산업구조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ICT산업(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정보통신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 위기 이후 크게 높아졌다. ICT산업이 수출 경기를 견인하고 있는 반면, 비(非)ICT 수출중에서 기계와 자동차가 코로나 위기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변화가 없으나, 세부 업종별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하락업종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문화기타 산업 등이고 상승업종은 금융부동산, 정보통신업 등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변화 중에도 발전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민간소비를 위한 내수진작책이 필요하다. 둘째, 경기회복의 핵심동력인 수출회복을 위한 시장 외연의 확대와 공급망 교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셋째, 기업투자 확대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시장규제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ICT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기술 확산과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중소기업 성장시대의 과제

우리기업의 노동시장은 불합리한 이중구조가 만연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 그리고 구인기업과 구직자 등으로 노동시장이 나뉜 것처럼 말이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 부족률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중소기업 인력의 잦은 이직은 인재에 대한 투자 유인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또한 구인자와 구직자의 일자리 미스매치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지난 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600개사(제조업2027서비스업 각각 300사)를 대상으로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방향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차기정부의 중소기업 정책방향으로 최저임금2027근로시간 등 노동규제 유연화를 최우선(40.5%) 과제로 꼽았다. 이는 노동규제의 개선이 중소기업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주요 노동규제 개선과제는 첫째, 주 52시간 근로 개선이다. 노사합의에 기반한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 8시간 추가 연장근로 기간 및 대상 확대, 탄력근로제 도입절차 유연화, 특별 연장근로 인가기간2027절차 개선 등 유연근무제 및 연장근로 체계의 유연화가 필요하다. 둘째, 최저임금의 개선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업종별2027규모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서 시행하고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지불능력과 경제상황,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해야 한다. 셋째,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규정 완화 등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경영책임자의 정의 및 의무내용을 명확화하고, 사업주에 대한 처벌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중대재해의 개념에 대한 보완, 사업주의 의무 준수시 면책조항과 중소기업 산업안전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 확대 등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주목할 것은 주 52시간제와 획일적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들이 생존의 갈림길로 내몰리고 있다는 호소인 것이다.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중 개선해야 할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부득이하게 야근을 해야 하는 기업이나 소수의 핵심인력에게 일이 몰릴 수 밖에 없는 업종에서는 주 52시간제 자체가 큰 문제이다. 또한 최저임금제의 경우 업종별2027규모별로 차등화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달부터 시행한 중대재해처벌법 발효는 중소기업을 더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체수의 99.9%, 근로자의 82.7%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국민경제의 근간이고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중소기업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지원과 시민의 기업에 대한 애정이 필요한 때이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나라경제가 산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인천시 1인가구 지원 조례 제정에 부쳐

드디어 인천에서도 1인가구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2월4일 인천시의회는 조선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천시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가구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1인가구 지원조례는 2016년 3월에 서울에서 최초로 만들어졌고, 부산, 세종, 충남, 대전, 광주, 경남, 전남, 경기 등 광역지자체와 여러 기초지자체에서 관련 조례들을 속속 제정했다. 이는 전체가구의 30%를 훌쩍 넘어서며 진작에 주된 가구형태로 부상한 1인가구에 대한 정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일 것이다. 인천시의 조례가 더 의미 있는 것은 1인가구를 지역 공동체 강화와 사회적 가족도시 조성을 위한 주체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1인가구 지원 조례가 많기는 하지만 서울 등 몇몇 지자체 외에는 사회적 고립 가구 지원 또는 고독사 예방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다. 특히 고령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건강이나 돌봄 위기에 대비한 사회적 자원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1인가구가 보편적인 생활방식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혼자 사는 시민을 잠재적 고독사 위험군이나 수동적 돌봄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도움을 주지 않는다. 1인가구 하면 독거노인부터 떠올리는 통념과는 달리 1인가구 중 가장 비율이 높은 연령대는 20대(19.1%)이고 30대(16.8%)가 다음이다. 남성의 경우에는 60대 이상 고령층(22.2%)보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 1인가구(56.9%) 비율이 훨씬 높고, 이런 젊은 1인가구의 비율은 대도시 지역에서는 더 높다(통계청, 2021년 통계로 보는 1인가구). 학업, 직장, 배우자와 이별에 의한 어쩔 수 없는 1인가구가 여전히 대다수이긴 하지만, 독립생활을 누리기 위한 자발적 1인가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1인가구라는 용어로 뭉뚱그려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다채로운 욕구와 삶의 방식과 존재하고 있기에 1인가구 지원정책은 삶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해야만 한다. 사람 인(人)은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고 있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혼자 살든지 같이 살든지,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진 가족이 있든지 없든지,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런 관계들을 토대로 이루어진 좀 더 친밀하면서도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동체, 그것이 바로 사회적 가족이라 생각한다. 인천의 1인가구 지원 조례가 이러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든든한 기반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김지영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조화로운 융합의 미래

우리 대한민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경제 대국인 일본을 추월했고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뉴스를 보고 뿌듯함을 느꼈는데, 아마도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나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고 무조건적인 반일 감정을 주장하는 과대 민족주의자도 아니지만, 이러한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희망 섞인 분석과 기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리의 이러한 발전은 해방 이전에 태어난 일본강점기 세대, 전쟁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그리고 모바일 시대에 태어난 M 세대와 20세기 마지막 세대인 Z 세대에 이르기까지 각 세대가 시의 적절한 역할과 노력을 해서 안정적인 융합 발전을 달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강점기 세대는 나라 잃은 설움과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해방과 국가 재건을 위해서 헌신하였으며,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균형적 조화를 추구하였으며, MZ세대는 새로운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 문화, 경제의 변화를 잘 리드하고 있다. 보통 국가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국토 면적, 국민, 천연자원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은 세계 면적의 0.07% 정도로 작은 나라이고 천연자원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므로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 요소에 집중해야 함은 자명하다. 우리의 높은 교육열 덕분에 국민의 지식 및 신기술 수준은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직접적인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전체 인구가 작고, 근본적으로 출생률이 낮은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0.84로 일본의 1.34보다 많이 낮은 상황이며 전체 인구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1인당 국내총생산은 비슷하지만, 전체 국내총생산은 일본이 우리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의 낮은 출생률을 높이고 적정 인구를 유지해야 하며 또한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세대별 역할을 발전시키고 조화롭게 융합시켜 국가 발전의 근원으로 삼아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국가를 위해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위정자들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할 것이다. 국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국민이 안정적인 삶을 바탕으로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조화로운 융합을 통해 국가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조정자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지역주의의 확대, 세대 간의 반목 조장, 남녀 편 가르기 정책을 피하고 국제적으로도 글로벌 리더 국가에 걸맞은 선진 외교를 통해서 국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펴주기를 당부한다. 김유성 인하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장

[경제프리즘] 가상자산과 대선 공약

지난 19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업비트 라운지에서 4개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가상자산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가상자산은 실재하는 것으로 제도화와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며 간담회에 앞서 빗썸에 가입하고 자신의 트윗 사진을 바탕으로 한 NFT도 직접 발행했다. 같은 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4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디지털자산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가치에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적응해 투자하고 있다며 코인 수익 5천만원까지는 완전 비과세하고 선(先)정비후(後)과세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유력 후보들이 앞다투어 공약을 제시할 정도로 디지털 자산이라는 물결은 한국뿐만 아니라 이제 전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런데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가상화폐 정보 업체 코인마켓갭에 따르면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작년 11월 초 최고점 후 두 달여 만에 1천4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8천만원에서 4천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가상화폐의 가격 하락세와 함께 내재가치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영국 중앙은행 존 컨리페 부총재는 암호화폐 대부분 내재적 가치가 없고 주요 자산 가격조정에 취약하다며 세계 금융위기 촉발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실물인 금을 보관하고 그 금의 양만큼 토큰을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 방식의 팍스골드(PAXG), 실제 금과 암호화폐를 직접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런던코인(LDXG) 등 금 기반 암호화폐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연초부터 미국을 비롯한 국내 증시 부진과 함께 암호화폐 역시 동반 추락하고 있다.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상승, 테이퍼링으로 인한 돈 가뭄이라는 이중 악재를 고려하더라도 최근 암호화폐의 하락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0년 닷컴버블과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측한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제레미 그랜섬은 위험자산 매도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곧 거품이 붕괴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할 거라는 소식 등 규제 불확실성이란 추가 변수도 있다. 물론 가상자산 생태계가 이미 금융시장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젠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여야 대선 후보가 2030 청년층을 겨냥해 가상자산 공약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반면 최근 하락세인 가상화폐 투자위험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는 사실은 비판받기에 충분하다. 투자의 책임은 오로지 본인에게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큰데도 표심만 바라보고 가상자산 육성책에 매몰된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아쉬움이 남는 건 왜일까?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신년사로 보는 경영동향

주요 대기업의 대표들이 2022년 신년사에서 열쇠말로 변화와 혁신, 고객 우선, 친환경과 ESG경영 등을 제시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 때문에 주요 대기업들은 이메일, 동영상으로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기업 신년사는 올해도 경기의 어려움과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등 급변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해서는 연공서열 타파와 공정한 경쟁, 성과에 따른 보상 그리고 고객들이 기대하고 원하는 것을 한발 앞서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이렇듯 기업들은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극복과 조직구성원의 시너지를 통해 미래성장으로 나가는 변혁을 추구하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 삼성전자는 변화를 강조했는데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경직된 프로세스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문화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며 개인의 창의성이 존중받고 누구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민첩한 문화로 바꾸어 가자고 강조했다. 또한 고객 우선, 실패를 용인하며 포용과 존중의 조직문화, ESG를 선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속 실현을 화두로 하여 2019년 게임 체인저로의 전환 선언 이후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펼쳐온 노력들을 고객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친환경 톱 티어(Top Tier) 브랜드 기반을 다지고 자율주행, 로보틱스(Robotics),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새해 최우선 실천과제로 도전 정신를 제시했다.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며 위대한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개척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LG그룹은 가치있는 고객 경험에 우리가 더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서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고객가치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제품을 사용하기 전과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은 가치있는 고객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주요 대기업은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술경쟁력과 혁신, 고객가치와 친환경, 조직구성원 문화 등 미래의 혁신성장의 요소들을 결합시켜 기업성장을 견인하려 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게도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이 장기중기단기 기간별 목표 설정과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실천에 옮긴다면 코로나 팬데믹과 국내외 경제발전의 부정적 요인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기후정의 실현과 사회복지

다시 새해가 밝았다. 2022년에 전세계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단연 코로나19 극복과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연말연시에 미국 콜로라도를 휩쓴 대형산불은 기후재난이 이제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인류를 덮칠 수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기후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기온, 비, 눈, 바람을 일컫기에 기후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치듯이 기후위기로 인한 고통 또한 모두가 동일하게 겪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과 기후변화특사를 지낸 제7대 아일랜드 대통령 메리 로빈슨은 기후위기의 가장 큰 불의는 기후위기에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옥스팜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5년간 전 세계 최상위 1% 부유층이 배출한 탄소량이 하위 50%가 배출한 탄소량의 2배가 넘는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악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은 탄소 배출을 적게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폭염이나 한파 같은 기후재난에 취약한 주거지에 살거나 노천 또는 열악한 사업장처럼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일터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소득 노인이나 이주민 등의 정보취약계층은 기후위기와 관련된 정보에서도 소외되기 쉽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의 책임과 영향력이 차별적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며, 기후위기로 인해 심화된 사회적 불평등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고 취약계층을 옹호하기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현장에서도 기후정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시사회복지관협회는 2021년에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의 지원을 받아 기후위기가 취약계층에 미치는 문제 및 해결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를 통해 기후위기가 취약계층에게 미치는 차별적인 영향과 지역사회복지관이 지역 곳곳에서 펼치고 있는 다양한 기후위기대응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후정의운동이 사회복지현장과 손을 잡는다면 기후위기로 인해 취약계층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좀 더 현실적이고 다각적인 기후불평등 해소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에는 사회복지적 관점에 입각한 기후정의 실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김지영 인천시 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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