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에는 꼭 갈 곳이 없어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철 지난 꽃철을 흐뭇하게 그리워하는 사람은 추억의 낡은 외투 깃을 세우고 눈 덮힌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라 뿌드득 뿌드득 구수하게 속삭이는 추억의 소리에 길 건너 광화문 옛 골목 허름한 유리문이 흔들리는 대폿집에서 혼술 한잔을 해보라 눈 오는 날에는 낡은 외투가 그렇게 애처롭지는 않으리라 정순영 경남 하동 출생. 1974년 풀과 별로 등단. 시집 시는 꽃인가 사랑 등 8권.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외 다수 수상. 부산시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역임. 4인시 동인
겨울 들판을 거닐며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을 거닐며 매운 바람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면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기를 꿈꾸며 뒤척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 초록빛 싱싱한 키 작은 들풀 또한 고만고만 모여 앉아 저만치 밀려오는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 아래 질척거리며 달라붙는 흙의 무게가 삶의 무게만큼 힘겨웠지만 여기서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모두 편히 쉬고 있음도 알았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허형만 1973년 월간문학(시), 1978년 아동문예(동시) 등단. 시집 황홀 바람칼 음성 등 19권과 일본어시집 耳を葬る(2014), 중국어시집 許炯万詩賞析(2003). 한국예술상,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한국시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 현재 국립목포대학교 국문과 명예교수
창문을 열면 닫혔던 창문을 열면 하늘에는 푸른 자유가 유영(游泳)한다 밤새 빛을 뽐내던 숫한 별무리들이 뿌리고 간 자유를 만끽한다 아침마다 하늘이 내게 준 자유는 가장 고귀한 선물이다 일상 마스크 감옥 속에서 그토록 갈구하던 자유가 아닌가 명령도 닿지 않는 자유가 가슴팍에 파고든다 닫혔던 창문을 열면 자유를 흠뻑 먹은 빛 한줄기가 쏟아진다 김훈동 수원 출생 1965년시문학 데뷔, 2015년계간문예 재등단. 시집 우심억새꽃틈이 날 살렸다외 다수.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상상탐구작가상 한국농민문학상 홍재문학대상 등 수상
반달 꼬리에 봄바람 불자 벚꽃이 민어 비늘처럼 휘날린다. 조개 잡으시던 어머니 땀 냄새 맡으며 월미도를 걷는다. 모퉁이 돌면 소월미도가 보이고 파란 바다는 여전히 젊다. 동산의 연인은 낯설지 않고 늙은 무릎 뚝뚝 소리가 설다. 금방 잡힐 거리인데 헐떡 소리가 벚꽃에 붙었다 떨어진다. 밤게 잡는다 구멍 파다 보면 얼굴에 하늘이 내려앉는다. 노을이 영종도에 배경이 되면 다랑어가 반달을 끌고 와서, 벚꽃을 바다에 뿌리고 월미도 달을 초간장에 찍어 삼킨다. 김영진 2017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달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제4회 아라작품 수상. 제11회 리토피아 문학상 선정. 계간 (아라문학) 편집위원. 막비시동인.
다시 허락된 선물 습작이 없는 오직 한 번뿐인 삶 그러나 다시 주어진 선물인 오늘 거짓되지 않은 진솔한 삶의 족적을 만일 우리 生에 남길 수 있다면 새로이 허락된 순례의 여정에 탑승하게 된 축복의 걸음들이여 우리 걷는 이 길이 비록 험할지라도 곧은 길, 부끄러움 없는 길 디디게 하소서란 간절한 염원이 담긴 기도 하나로 이제 다시 걸으렵니다. 얼어붙은 마음 칼에 베여 갈라진 생채기들 가슴 도려내는 아픔들일랑 잊어버리고 눈을 뜨고 마음 모아 지나간 아픔들 내 이웃의 아픔을 서로 돌아보며 걸음을 옮기자 돛을 올리자 날개를 펼치자 험로를 뚫으며 바닷길을 가르고 하늘 길 헤치며 옮기는 걸음을 결코 멈추어서는 아니 되기에 새해 그리고 오늘이란 선물을 주신 하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걸음들이여 복 있으라. 辛丑年 새해 첫 시간에 이동춘 수원 출생. 건양대 보건복 지대학원 교수(외래). 한국 문화융합예술치료협회 상임이사. (사) 샘문학사 부회장. 시사모 운영위원. 별빛 문학 상임이사. 한국문인협회원
하얀 통일 폭설이다 삭풍도 풀이 죽었다 지금은 하얀 통일중이다 남방과 북방한계선이, DMZ가 눈 이불 속에서 낮잠을 청한다 바람 자지 않던 최전방 전망대 성모마리아, 예수님, 부처님도 어리둥절하다 너를 죽여야 내가 산다며 조준선 정렬을 하던 남북의 병사들도 정든 벙커 속에서 총대를 안고 고향 꿈을 꾸고 있다 산과 들의 짐승들아 강물도 얼어 얼음다리가 되었다 넘어오고 넘어가거라 너희들 발자국을 추적할 자 없다 백두대간 소나무들도 폭설이라도 좋다며 차곡차곡 받아 쌓는다 모처럼 찾아온 한반도 통일판에 한민족 통일을 시샘하는 서북풍이 검은 붓질을 할세라 눈발이 세차진다 백기가 오른다 설국이 건설된다. 이돈희 내일의 시로 등단. 시집 솔개의 눈 한탄강의 노래 외. 경기시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연천지부 회장 역임.
등대 어둠 속 난바다에 젖은 달빛 떨어지고 파도는 밤새 제 몸 때리며 회한의 몸살을 앓는데 세월을 건져 올리다 지친 사내 하나 깜박거리는 섬광 자락에 그리운 기억의 한끝 습관처럼 낚아 올린다 고은숙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억울해진 주름살이 궁금해진 당단풍나무와 대화를 한다. 후박해진 성품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아름답게 붉다. 어머니는 당단풍나무 아래에서 옛날이야기를 해주셨다. 엄마 찾아 삼만리를 저녁별이 꾸벅거릴 때까지 해주셨다.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장면에서는 눈물 흘렸다. 인연은 바람보다 물이 모이는 곳에서 만나는 자연이다. 당단풍나무에 편지 한 장 써 붙이고 풀밭에서 기다린다. 노을 무렵 편지 읽으러 당단풍나무에서 어머니 나오신다. 김영진 2017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달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제4회 아라작품상 수상. 계간 아라문학 편집위원. 막비시동인
들국화 옛집 대문 밖에는 어머니를 닮은 작은 꽃밭 해마다 이맘때면 화단을 덮으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자식을 보듬듯 어루만지시며 말없이 속삭이던 어머니, 올해도 작은 꽃밭 가득 씨를 뿌리지 않아도 피어나는 국화꽃 주인 없는 텅 빈 그리움만 가만히 곁으로 들어온다. 정의숙 경기 화성 출생.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사무차장
팔달산 팔달산엔 꽃 피네 꽃이 피네 봄 여름 가울 겨울없이 꽃이 피네 봄엔 진달래꽃 여름엔 장미꽃 가을엔 들국화 겨울엔 눈꽃이 피네 팔달산엔 새 우네 새가 우네 봄 여름 가을 겨울없이 산 새가 우네 참새는 짹짹짹짹 까마귀는 까악까악 비둘기는 구욱구욱 팔달산엔 물 흐르네 물이 흐르네 봄 여름 가을없이 물이 흐르네 봄 가을엔 졸졸졸졸 여름엔 찰랑찰랑 팔달산엔 인적이 오가네 수많은 인적이 오가네 봄 여름 가을 겨울 없이 인적이 오가네 봄 가을엔 소매차림 여름엔 반팔차림 겨울엔 점퍼차림 권혁범 1960년 용인 출생 전(前) 파주ㆍ용인ㆍ평택시농업기술센터 근무
털실바구니 털실바구니 우리 집에는 서로 다른 종족이 산다 부화하기 직전의 알 같은, 젖은 내부가 비릿하다 서로 다른 염색체와 색깔로 뭉친 감정들 상처를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사이에는 공기층이 있어 털과 털 사이의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 누군가의 옷이었을 저 털 그 옷을 벗겨 꼬아 놓은 감정의 온도는 몇 도일까 내 전생은 양陽을 좋아하는 순한 양羊 양이 걸어온 모래언덕을 찾아 바구니에 담긴 털의 미세한 울음소리를 듣는다 탈모가 시작된 남편의 모낭에 영양을 공급하는 일 취직난에 코 빠뜨린 아들의 코를 잡아주는 일 둥지를 떠난 딸이 뽑아놓은 깃털의 속내를 읽는 일 꼬인 매듭을 풀어내고 무심하게 감아놓은 시간을 뽑아내서 촘촘히 짜내려간다 딱딱한 뭉치가 솔솔 풀리며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 냉기로 가득 찼던 감정의 온도가 올라간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노수옥 충남 공주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 정 수료 한국문인협회 회원 서울시인협회 회원 중앙대 잉걸회 동인 김포문학상 시부분 수상 시집『사과의 생각』『기억에도 이끼가 낀다』
늘 바라보며 꿈만 꾸었다. 그림 속 세상! 뜯어지는 달력 낱장에는 꽃무릇이 피었다 찾아가리라 가녀린 연초록 긴 목을 꽃대궁으로 붙들고 천지간에 선홍빛으로 흔들리던 구월의 그 숲 속 나는 찾아가리라 블랙의 철제 현관문을 밀고 밖으로 나왔다 흰 구름 둥둥 떠가는 하늘이 무심하다 그 곳은 그대로 온통 붉디붉은 꽃무릇 세상 넋 놓고 바라보던 시간이 지나고 가슴에 품어도 될 만큼 내 눈도 따라 붉어졌을 때 타올랐던 붉은 빛이 시나브로 사라지기 시작한다 꽃대궁에서 힘없이 툭툭 꽃잎들이 떨어진다 세상의 변절은 저 꽃무릇 같은 걸까 불타던 선홍빛 향연은 이제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고 있다 그는 허망한 인연을 모질게 뚝 끊고 다시 돌아가고 있는 걸까 늘 꿈꾸었던 한결같은 그림 속 세상으로 송소영 대전 출생. 2009년 문학 선으로 등단. 시집 사랑의 존재
눈을 감고 있는데 비가 부러지는 소리를 낸다. 부러지지 않고서는 저리 시끄러울 수가 없다. 눈을 뜬다. 밤하늘에서 투명한 철사줄들이 쏟아져 내리다가 탁탁 소리를 내며 끊어진다. 옆집 부인 집 나갔다가 며칠만에 돌아왔다는 소문이 부러진 비 속에서 어렴풋이 들려온다. 젊음도 비처럼 왔다가 부러지기도 하는구나. 소가 웃다가 비 맞고 등뼈가 부러졌다는 전설이 슬금슬금 자라고 있는 연안부두에 밤비가 내린다. 놀란 밤배들이 바다를 향해 연신 흔들린다. 김영진 2017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달보드레 나르샤』,『옳지, 봄』. 제4회 아라작품상 수상. 계간《아라문학》편집위원. 막비시동인.
비자나무 숲에서 천년의 세월 요동치 않고 아름드리 나이 살 끌어 않은 채 우직하게 서로를 아우르는 비자나무 크기의 웅장함이 신비롭다. 돌, 이끼, 덩굴손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 주는 공생과 존중이 주는 숲의 평온함 날숨과 들숨으로 가슴을 열고 심호흡한다. 계절 따라 꽃피고 열매 맺으며 한 계절을 보내고 이어가는 숲 이야기 청명한 가을날 동박새 휘파람새 맑은소리 앙상블은 최고의 연주다. 양길순 전북 임실 출생. 한국문인으로 등단. 경기여류문학회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후회 때론 개망초 꽃처럼 수수함으로 이곳저곳 어디서든 튼실한 자생이 부러울 때도 가슴 밑면 도사리고 있지만 붉은 혈연 같은 저 장미의 완전 무장한 가시들의 무기가 잠시 스쳐 지났을 뿐인데 내 손에 피가 흐르고 난뒤 아름다움 속엔 피고름 나는 아픔이 자란다는 걸 보았다 아는 듯 모르는 듯 슬그머니 땅거미 차오를 때 내 온몸으로 장미 같은 붉은 인연의 연결고리 만들어 오작교 같은 그리움만 키워 내던 날 이젠 그 여운마져 낯선 기호들로 더듬이게 하는 때늦은 후회일 뿐, 손순자 충북 영동 추풍령 출생. 농민문학 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국제PEN한국본부 회원. 한국농민문학회 홍보위원장 겸 운영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집 철쭉꽃의 반란 빨간 풍차 그 찻집 한국농민문학상세종문학상 등 수상.
입동 무렵 그 때, 먼 불빛들이 총총했다 찾아가기 까마득한 어둠 속 한기가 희끗희끗 소름 돋았고 뒤척이는 저녁은 너무 길어 추웠다 첫 서리에 더욱 붉어진 홍시 서넛, 삐뚜름하지 않아 아직 식지 않은 달빛이 환했고 지붕에 주저앉은 호박넝쿨은 엉켰으나 따뜻했다 엉킨 넝쿨을 풀면 몇 볼트의 전류가 흐를 것 같은 밤. 누구를 부르다 지쳐버린 마른 잎사귀를 펴면 강물 소리에 흔들리는 몸들은 몹시 아팠다 문고리가 오고 있는 겨울로 식어가고 흙냄새로 뒤척이는 사람의 귀가 쉬 구부러졌다 그게 삶이거니 했다 박복영 전북 군산 출생. 1997년 월간문학 시 당선,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천강문학상 시조 대상, 성호문학상 등을 수상.
가지에 머문 새 날아간다고 나무는 울지 않는다 괜찮아 다른 새 날아와 다시 앉겠지 밤새도록 때리는 거센 파도 등대는 울지 않는다 괜찮아 바람 자면 성난 파도 물러가겠지 비바람 지쳐 떨어진 꽃잎 목련은 울지 않는다 괜찮아 새 봄엔 새 꽃잎 다시 피겠지 딸아, 아들아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살아라 그러는 사이 네 속에 괜찮은 사람 하나 의젓이 들어와 앉을 것이다 연천 출생. 국가보훈처 시행 보훈문예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수원문인협회 계간문예작가회 중앙대문인회 회원.
괜찮아 가지에 머문 새 날아간다고 나무는 울지 않는다 괜찮아 다른 새 날아와 다시 앉겠지 밤새도록 때리는 거센 파도 등대는 울지 않는다 괜찮아 바람 자면 성난 파도 물러가겠지 비바람 지쳐 떨어진 꽃잎 목련은 울지 않는다 괜찮아 새 봄엔 새 꽃잎 다시 피겠지 딸아, 아들아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살아라 그러는 사이 네 속에 괜찮은 사람 하나 의젓이 들어와 앉을 것이다 이태학 경기 연천 출생. 국가보훈처 시행 보훈문예공모전 시부문 최우수상.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수원문인협회, 계간문예작가회, 중앙대문인회 회원.
서 있는 자들을 위하여 가을엔 그들에게 의자를 내주어라. 세상이 고요하고 만물이 침묵에 빠져 있을 때 야윈 몸과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줄 의자가 필요하다. 그때 그들에게 의자를 내주어라, 또 외롭고 슬퍼서 춥고 배고파서 가을을 서성이는 자들에게도 의자를 내주어라. 그들의 눈물이 세상을 적시기 전에 아! 가을에는 다 내주어라. 의자도 기쁨도 마음도 사랑도 그리고 그대들의 곁도. 가을 의자에 바람이 분다. 가을이 왔다 간다. 수런거리는 소리 의자가 어느새 왁자지껄하다. 김율희 198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국제PEN한국본부 편집장. 작품집 굴뚝 속으로 들어간 하마 책도령은 왜 지옥에 갔을까? 거울이 없는 나라 외 다수. 한국아동문학상, 한정동문학상 등 수상.
하늘이 새의 울음 속에 얼룩져 있다는 것을 하늘이 새의 생애에 흩어져 있다는 것을 서로의 생을 관통하면서 새의 울음이 하늘의 깊이를 만든다는 것을 진천 초평의 들판 위로 노을이 번지면 새떼는 빛과 어둠을 환승한다 새들의 날개가 하늘의 주름에 들고 하늘의 주름은 끝없이 퍼진다 늙은 새 한 마리 하늘로 오르더니 이내 종적을 감춘다 장인수 2003년 시인세계 등단 시집 유리창, 온순한 뿔, 적멸에 앉다, 천방지출 똥꼬발랄 현재 빈터문학회 대표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