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광역버스 입석 금지 첫날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오면 뭐합니까. 보낸 버스만 3대 입니다” 21일 오전 7시30분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 버스 정류장. 수원대학교에서 잠실광역환승센터로 향하는 1007번 버스를 타려는 시민 수십명이 줄지어 서있었다. 1대, 2대 만차를 알리는 광역버스가 지나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낮은 한숨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입석금지 후 첫 월요일 출근길임을 고려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지만, 지나치는 버스들에 당장 지각 걱정을 해야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판교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심정희씨(28·가명)는 40분째 버스 앞으로 다가갔다가 물러서기를 반복하며 ‘만석 버스’를 지나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는 6시50분 정도에 나오면 바로 버스를 탔다. 지금 버스를 기다린 지 40분이 지났지만 버스 2대를 그냥 보냈다”라며 “앞으로는 집에서 더 일찍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오전 7시50분께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버스정류장도 수십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10분이 지나고 8109번 버스가 도착하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탑승을 준비하던 시민들은 곧 버스기사가 ‘만석입니다. 다음 버스 타세요’라고 말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시 일산동구로 출근하는 김진한씨(41)는 “직장까지 1시간 10분이 걸린다. 입석 금지라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보낸 버스만 3대”라며 “회사에 늦을 것 같다고 말을 했지만 매일 이렇게 지각할 수 없는 일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KD운송그룹의 경기지역 14개 버스업체가 지난 18일부터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를 전면 중단한 이후 첫 월요일(21일) 출근길, 지역 곳곳에서 발 묶인 시민들의 ‘출근 전쟁’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일부 혼란이 빚어지자 경기도가 전세버스와 예비차량 등 20대를 투입하고, 내년 초까지 68대의 차량을 투입하겠다는 등의 대안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당장 전세버스 차량을 늘리고, 운전기사를 찾아 배치하는 데만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재 도는 당장 투입하겠다던 20대의 차량 조차 채우지 못한 채 15대의 차량만을 투입한 상태다. 도는 2차 대책인 전세버스 107대 중 26대(24%), 정규버스 54대 중 31대(58%)를 12월까지 우선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차량 증진 여건과 인력 투입 등에 모두 난항을 겪고 있어 당분간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KD운송그룹이 입석 중단을 하고 있어 예비차를 투입했다. 오늘도 15대를 투입했으며 전세버스, 상용차 등 순차적으로 투입 예정”이라며 “다만 인력과 차량 마련 등으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민들이 혼잡을 겪지 않도록 이른 시일 내 증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입석 승차를 중단한 버스 업체는 경기고속, 경기버스, 경기상운, 경기운수, 대원고속, 대원버스, 대원운수, 이천시내버스, 평안운수, 평택버스, 화성여객 등으로 경기지역 광역버스 노선 중 46%에 달하는 146개 노선이다. 김은진기자·오민주수습기자
사회
김은진 기자
2022-11-21 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