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는 외환위기와 무역적자 대비책 철저히 준비해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미 예상된 것이지만 연준은 지난 6월 이래 사상 초유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함으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해 14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미국에 이어 영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국도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은 앞으로도 물가상승이 2% 이내로 잡히지 않으면 또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밝혔다. 문제는 이로 인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영향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그동안 2.50%로 동일했던 한·미 기준금리가 한 달 만에 미국이 오히려 0.75%포인트 높아지는 큰 폭의 ‘금리 역전’이 재연됐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천400원은 물론이고 장중 1천410원대까지 추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대로 진입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이다. 이러한 원화가치의 하락에 이어 최근 수출까지 6개월 연속 부진해 무역적자가 무려 300억 달러에 이르고 있어 한국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암울하다. 한국 경제는 수출을 기반으로 형성돼 있는데, 지난 4월 이래 계속 적자다. 특히 반도체 불황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또한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경제 위기가 오고 있음에도 정부는 안이한 인식에 따른 대처를 하고 있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 저지선이 뚫리자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쏠림”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원화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는 22일 개최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연준의 긴축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탓에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하고 있을 뿐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경제위기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국제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만 치부, 소극적인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이는 잘못된 인식과 대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환율 1천400원 선 돌파, 무역적자 지속, 한·미 간 금리 역전, 주가 2천300선 붕괴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 적극적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한·미 간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한은 기준 금리를 빅스텝으로 올리는 동시에 경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추진, 안전판 역할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위기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거듭 강조한다.

[사설] 사회적 관심도 못 따라가는 들쭉날쭉 판결/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하라

동물 학대자에게 징역형이 잇따라 선고돼 주목을 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 3단독이 21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부터 지역 내 대학교 캠퍼스, 초등학교 인근에서 길고양이 10여 마리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전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같은 법원에서는 20일에도 길고양이 16마리를 학대하고 살해한 이른바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 피고인에게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두 사건 모두 학대·살해 방법이 잔혹해 지역 사회에 충격을 줬다. 검찰은 동물보호법 외에 절도, 재물손괴 등 여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면서 단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판결문은 ‘수법의 잔혹성과 생명 경시의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사건에 제기됐던 우려와 공포심을 충분히 반영한 판시로 해석된다. 이날 형량을 보면서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전국 법원에서 내려지는 동물학대에 대한 형량이다. 재판부에 따른 차이가 너무 크다. 현행 동물학대죄의 법정 최고형은 3년이다. 실제 선고되는 형량은 들쭉날쭉이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법무부 등으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가 있다.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은 전체 4천221명 중 4명이다. 1천965명(46.6%)은 불기소, 1천372명(32.5%)은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다. 122명(2.9%)이 정식재판으로 넘겨졌는데, 실형은 19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징역 2년6개월, 1년4개월이다. 우리가 동물학대 사범에 대한 형량을 일률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처벌이 지나치게 솜방망이라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도 그대로 존중한다. 문제는 불기소, 벌금, 실형을 오가는 처벌 편차다. 동물 살해의 구체적 상황은 자세히 보면 다 잔혹하다. 검찰에 의해 정식 기소될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처벌의 편차, 특히 재판부에 따른 형량의 편차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 만일 인명의 문제였더라도 이럴 수 있었을까. 정부가 지난해 대법원에 동물학대 관련 범죄 양형기준 마련을 요청했다. 작년 4월 출범한 제8기 양형위원회가 다른 시급한 양형기준 대상보다 법정형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동물학대 관련 양형기준은 설정 대상에서 뺐다. 하지만 이제는 시기가 됐다. 설정해야 한다.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엄청나게 높아졌고, 그 적용을 두고 벌이는 사인간의 충돌도 심각하게 늘었다. 이 과도기적 혼란을 없애는 방법 중 하나가 엄격하고 예측 가능한 처벌 형량이다.

[사설] LH 건설폐기물법 위반·과태료 ‘1등’, 공기업 맞나

대다수 건설사들이 건설폐기물법을 지키지 않아 ‘환경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7년간 공공·민간업체를 통틀어 건설폐기물법 위반 건수와 과태료가 가장 많았다. 정부투자기관이 ‘불법 1등’이라니 황당하다. 국회 환경노동위 김영진 의원(민주당·수원병)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건설폐기물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공공기관과 민간업체의 위반 내역은 총 7천448건에 달했다. 보관기준 위반이 3천64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처리기준 위반(921건), 무허가 처리(101건), 관리대장 미작성(79건), 불법투기(39건), 기타(2천686건) 등의 순이었다. LH의 위반 건수는 총 184건에 달했다. 다른 공기업들도 많다. 국가철도공단(25건), 수자원공사(23건), 한국도로공사(22건), 한국전력공사(19건), 한국농어촌공사(16건), SH공사(13건), 인천도시공사(7건), 한국가스공사(6건), 경기도시공사(6건) 등이다. 민간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건설은 7년간 총 134건을 위반했다. 이어 포스코건설(108건), 대우건설(107건), 롯데건설(93건), GS건설(92건), 서희건설(72건), 현대산업개발(72건) 순이다. 건설폐기물법 위반으로 7년간 부과된 과태료는 공공기관과 민간업체를 합해 76억1천300만원에 달했다. LH의 과태료는 4억2천640만원이다. 민간업체는 현대건설이 3억5천500만원, 포스코건설 2억9천780만원, 대우건설 3억790만원, 롯데건설 2억2천790만원, GS건설 2억950만원 순이다. 공공기관과 국내 대표 건설업체의 건설폐기물법 위반 행위는 상습적이다. 건설폐기물법은 건설사가 공사 시작부터 완료 때까지 발생하는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거나 재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처리 기준 및 처리업, 처리시설 등을 규정해 두고 이를 지키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과태료로 때우면 된다는 듯 매년 법을 어기고 있다. 과태료는 국민의 세금이거나 아파트 분양가 등에 포함돼 결국 서민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환경부는 “업계에서 참고할 수 있는 공사현장 건설폐기물 분리·배출 및 보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아직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불법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건설업계의 불법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5t 미만 폐기물의 신고의무 면제다. 건축폐기물에 대한 지속적이고 보다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사설] 조국 살리려 퇴행한 학생 봉사 점수制/이제 원래 취지대로 되돌려 놔야 한다

경기도의 한 자원봉사센터에서 학생 봉사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 단체의 청소년 방학프로그램 참가자가 지난해 0명이었다. 2019년에는 3천318명, 2020년에는 1천379명이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여기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 상황을 보여주는 관련 통계가 있다. 1365 자원봉사포털 자료다. 2019년 175만여명에서 2021년 39만여명으로 급감했다. 시기적으로 코로나19가 원인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해야 할 근거가 사라졌다. 교육 당국이 2019년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2024학년도 교육 과정부터 정규교육 과정 외 수상 경력, 개인 봉사활동 실적 등을 적는 비교과 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도록 했다. 중학생은 의무 봉사활동을 60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였고, 고등학생은 2024학년도부터 대학에 입학하는 고1, 2의 개인 봉사활동을 인정하지 않게 했다. 1996년 시행 이래 가장 큰 퇴행적 변화다. 개정의 배경은 세상이 다 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허위 스펙 사건’이다. 스펙 논란을 없애겠다며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당시 조 전 장관 측이 주장했던 논리가 있다.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주장했다. “인턴 등을 어느 정도까지 ‘허위 스펙’으로 볼지,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을 할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함께 기준을 세워나갈 문제이지, 곧장 구속할 사안은 아니다.” 그런 와중에 개정됐다. 봉사활동 상당수가 허위 스펙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대입 관련 자료로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허위가 만연하니 처벌하면 안 된다’는 조 전 장관 측 논리를 그대로 뒷받침한다. 말도 안 되는 판단이다. 전인교육, 인성교육의 기치로 23년을 시행하던 제도다. 역대 진보 정권에서 특히 강조된 부분이기도 하다. 거기 문제 있다면 보완해 나가는 것이 옳다. 이걸 갑자기 폐지 수준으로 바꿨다. 물론 제대로 된 공청회도 없었다. 입시의 핵심은 필기 시험이다. 예비고사, 학력고사, 수능으로 이어져 온다. 이것도 매번 잡음이 있고 비난이 따른다. 현장에서의 부정 행위, 출제의 적정성 등이 없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심지어 시험지가 유출돼 시험이 연기되는 초유의 역사도 있다. 그렇다고 필기 시험이 폐지된 적이 있나. 그런데 봉사 점수제는 느닷 없이 축소됐다. 커닝 학생 한 명 잡았다고 대입 필기 시험을 없앤 꼴이다. 정치가 교육을 망친 예다. 다시 논의해야 한다.

[사설]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확대해 피해 예방해야

아파트 옥상 비상문을 열어라, 닫아라 논란이 크다. 소방은 화재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경찰은 범죄와 추락 사고 등의 예방을 위해 잠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개폐장치 설치가 대안으로 꼽히지만 설치하지 않은 곳이 상당히 많다. 건물 옥상에서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23층 아파트 옥상에서 5세 남자아이가 떨어져 숨졌고, 중학생이 5층 상가건물 옥상에서 다른 건물 옥상으로 뛰어 넘다 추락해 사망했다. 대학생이 대학교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고도 있다. 옥상은 청소년들의 범죄 장소로도 이용된다. 벽돌 등 물건을 투척해 지나가는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다. 각종 범죄 및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옥상 비상문을 폐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설명을 들으면 옥상문을 잠그면 안될 것 같다. 2020년 12월 군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일부 주민이 옥상으로 피했지만 비상문을 찾지 못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고층 아파트에선 화재 발생 시 지상으로 내려가는 게 불가능해 옥상으로 대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옥상 비상문이 잠기면 피할 곳이 없어진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주거시설 중 공동주택 화재가 전체 1천17건 중 537건(52.8%)으로 가장 많았다. 고층 아파트 화재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재난대피 공간인 옥상 관리가 필수다. 지난 3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 1천19명 중 92명이 옥상문과 같은 출입구 폐쇄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소방청 통계도 있다. 공동주택 옥상문 논란의 대안으로 등장한 게 ‘자동개폐장치’ 설치다. 자동개폐장치는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 소방시스템과 연동돼 잠김 상태가 자동으로 풀려 신속한 대피를 도와준다. 2016년 이후 지어진 공동주택은 자동개폐장치 설치가 의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은 의무대상이 아니어서 설치하지 않은 곳이 많다. 도소방재난본부는 도내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가3만5천124개동 중 1만9천380개동(55.2%)에만 설치됐다고 밝혔다. 비상문 의무설치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의무설치 대상을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서 헬리포트가 설치된 건축물이나 옥상광장이 있는 1천㎡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 주민 안전과 사고 피해를 막기 위해선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오래된 건축물에 대한 자동개폐장치 설치 지원, 자동개폐장치 대상 건축물의 범위 확대, 건물주 및 관리주체 대상 교육 등 정부와 지자체, 관할기관 등이 함께 나서 제도를 보완·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설] 농업수출 보조금 내년 폐지, 후속 대책 시급하다

‘농업 수출 보조금’이 내년까지만 지원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회원국들의 공정한 수출 경쟁을 위해 2015년 철폐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수출 농가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원받던 농식품 수출 마케팅비·물류비 지원이 끊기게 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농가들은 다른 방식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 농가들이 도산에 처할 수도 있는 위기다. 경기도를 포함한 한국의 농산물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한류 열풍을 타고 호황을 누렸다. 최근 5년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농수산식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113억5천만달러)를 넘었다. 농식품이 85억3천730만달러로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액의 75.17%를 차지했다. 올해는 지난 7월 현재 누계 수출액이 72억달러에 근접, 지난해 수출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과일·채소·화훼류 등을 중심으로 수확·선별·포장·국내운송·해외운송에 소요되는 표준물류비를 산정해 일정 비율의 액수를 보조해 왔다. 정부가 농식품 수출업계에 지원하는 마케팅비·물류비는 연간 3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농산물 자유화, 농업의 공정 경쟁 등의 이유로 2024년부터 농식품 수출 물류비 지원이 끊기게 돼 농가의 시름이 깊다.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WTO 회원국에 비해 우리는 농식품 수출농가 및 수출단지 규모가 작아 물류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물류비 지원이 클수록 흑자를 내는 데 도움이 됐는데, 지원이 사라지면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조금 지원 중단은 예견된 것이어서 그동안 한국농업의 체질 개선 등 대비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쉽지 않은 문제였다. 정부는 물류비 폐지 등에 대비해 생산자와 수출업체가 함께하는 ‘수출통합조직’ 구성을 장려하고 있다. 재배단계부터 품질을 관리해 수출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 업체 간 과당경쟁을 피하면서 수출을 견고히 하려는 것으로 수출통합조직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생산자 단체와 유통업체간 마찰에다 허점이 많아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정부도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농업 수출 보조금 폐지는 심각한 문제다. 자조금 단체를 통한 간접적인 지원책 등 시급히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관계기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선제 대응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사설] 탈·편법으로 골목 상권 잡아먹는 마트킹/‘방법 없다’ 뒷짐 진 지자체는 방조범이다

마트킹이라는 유통 매장이 있다. 탈·불법이 영업 기술이다시피 하다. 인접한 하나의 필지를 쪼개서 건축허가를 받는다. 소매점 등 여러 용도로 신고한다. 준공을 받은 뒤에 통로를 연결해 거대한 매장으로 쓴다. 지자체에 적발되면 강제이행금으로 때운다. 연결 통로의 사용 승인 허가를 받기도 한다. 거대한 불법 매장이 합법화되는 과정이다. 수원(권선·북수원·서수원점), 용인(구성점), 화성(수원대점), 안성(안성점)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로 분류되면 의무 휴업을 해야 한다. 골목 상권을 위해 법률로 강제된 규정이다. 마트킹은 식자재 마트, 중형 마트로 분류돼 휴업의 의무가 없다. 골목 소상인들과 똑같이 365일 영업이 가능하다. 주변 골목 상권을 초토화시키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마트킹 주변 지역 상인들이 다 죽는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훤히 보이는 이런 탈·불법을 단속해 달라는 민원이 그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대형 매장의 이의 제기도 많다. 꽤 오래된 민원이다. 그런데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게 지자체 답이다. 수원 서수원점이 지난 2020년 6월 강제이행금을 납부했다. 연결통로 불법(건축법 위반)이 수원 권선구에 적발돼서다. 그 후 연결 통로 사용 승인 허가가 나갔다. ‘법적 요건이 맞아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안성점 등 나머지 마트킹의 처리도 사정이 비슷하다. 불법 행위 근절은커녕 불법을 양성화해주는 일이 다반사다. 해당 지자체에 두 가지만 묻자. 첫째, 정말 현행법으로 취한 최대치였나. 다들 ‘법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 조치가 얼추 같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것 같지 않다. 부과하는 이행강제금도 지자체에 따라 다르다. 어디는 고발까지 끌고 가 마트킹을 기소했고, 어디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불법 시설의 양성화 과정도 개운치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봐주는 지자체’, ‘안 봐주는 지자체’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지자체 불신의 원인이다. 둘째, 대책을 마련해보려는 근본적인 노력은 했는가. 지금 상인들의 생계를 직격하는 것은 의무 휴업 면탈이다. 이걸 피한 마트킹이 골목 상권을 잡아 먹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자체가 설명한다. 이를 해결할 노력은 해봤는가.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청원은 해봤는가. 자체 조례 제〈2219〉개정을 통한 방법을 법률 전문가에게 물어는 봤나. 주변 상인 다 죽어가는데, 그 정도 노력은 해야 시장, 공무원이라 할 것 아닌가. 마트킹이 하는 행위는 법치를 농락하는 짓이다. 골목 상권을 죽이는 짓이다. 어떻게 구경만 하고 있나. 시장님들 스스로 방조범이 되려 하는가.

[사설] 안철수는 경기도 정치인이다

안철수 의원이 당권 도전을 향해 기지개를 켰다. 본인의 정치 입문 10년을 회상하는 자리에서다. 그는 “제 앞에는 국민의힘을 개혁적인 중도 보수 정당으로 변화시켜서 총선 압승을 이끌고 대한민국을 개혁해서 정권을 재창출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위해 제 온 몸을 던지는 것이 제가 국민 앞에 약속한 헌신”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것으로 본다. 이날 특히 다가온 말이 있다. 수도권 정치의 현황과 이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부분이다. “우리는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역사적 참패를 당했다.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전원을 수도권에서 뽑았다. 수도권 전선 사수의 의지가 느껴진다. 우리도 수도권 전선을 승리로 이끌 경험 많은 야전사령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중 있게 강조한 말이다. 성남 분당갑에 3선 의원이다. 6월1일 보궐선거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텃밭과도 같은 곳이다. 전체 구도가 녹록한 것도 아니었다. 함께 치러진 지방 선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에서 졌다. 전국 이기고, 서울 이겼지만 경기도에서 졌다. 그 와중에 그는 유권자 선택을 받았다. 총 득표율 62%, 선거구 내 11개 동 모든 지역 1위라는 압도적 지지였다. 그럼에도 경기 이방인 취급 받는 게 현실이다. 정치적 고향은 부산으로, 출신 지역구는 서울로 분류한다. 고향이 부산이고 서울 지역구를 가졌었으니 분석은 맞다. 하지만,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한 기업은 경기도가 기반이다. 안랩은 창사 이래 성남을 지켜온 향토 기업이다. 정치 입문 직전 원장으로 보임했던 서울대융합기술원도 수원에 있다. 황당한 철새 정치인이 많다. 그와 다른 당당한 연고다. 경기도는 대통령 선거의 거대 표밭이다. 이 거대한 경기도 정치 지형은 완전히 기울어 있다. 민주당의 절대 우세다. 성남시장·경기지사 출신이 당 대표다. 당의 전면에 수도권 의원들이 포진했다. 국민의힘은 보수 영남권 색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참패, 지방 선거 참패로 경기도 보수는 질식 상태다. 2024 총선에 좋아지리라는 어떤 논리적 근거도 없다. 그런 걱정이 안철수를 찾게 한다. 어제 원내대표 도전을 포기한 도내 의원 얘기가 돌았다. 그를 포기로 몰아간 현실이 바로 경기도 보수의 현실이다. 의도적으로 판을 바꿀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당에 많다. 그리고 그 방법 가운데 한 주장이 안철수 중심론이다. 잠룡 안철수를 경기도 대표로 끌어올리고, 그를 따라 경기도 보수도 무게를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때 그가 말하는 ‘수도권 역할론’이라 더 울림이 큰 것 같다.

[사설] 정부는 쌀값 폭락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추석 명절이 지난 농촌은 쌀농사 등 가을 추수를 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고생을 하면서 지은 들판에 펼쳐진 벼를 보면서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의 표정은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폭락하는 쌀값으로 인해 수심이 가득하다. 다른 물가는 모두 오르고 있어 정부는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한 상황에 오히려 쌀값은 폭락하고 있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 20㎏당 4만1185원으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내놓은 1977년 이후 4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작년 10월 쌀값 20kg당 5만6803원에 비교하면 무려 27.5% 하락했다. 쌀값이 지난해와 같은 가격이 되어도 인건비, 비료 등 다른 생산비가 올라 적자를 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쌀값이 더욱 떨어지고 있으니, 과연 농민은 어떻게 생존하라고 하는 것인지 참으로 분통하다는 표현 밖에는 없다. 물론 쌀값도 시장원리에 의해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농민도 알고 있다. 최근 수년간 연간 소비량보다 많은 쌀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88만 톤으로 추정 수요량 361만 톤에 비해 27만 톤이나 과잉 공급됐다. 금년도 역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380만 톤 안팎의 쌀이 출하될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에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에 따라 매년 40만8700톤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쌀값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일 수 있다. 그러나 쌀과 같은 식량은 단순하게 시장 원리에 따른 수요와 공급 원칙만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쌀은 전략자원으로 국가안보에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은 식량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불과 19.3%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인 상황에서 쌀값이 폭락하여 농민들이 벼농사를 기피하게 되면 식량안보에 위기가 올 수 있다. 쌀값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농촌지역의 경제상황이 좌우되는 것은 물론 전체 국민생활 안정과 번영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는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금년에는 지난해보다 10만 톤이 많은 45만 톤을 매입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경기도 등 쌀 주산지 8곳 도지사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쌀값 안정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등 여러 가지 움직임이 있으므로 정치권은 중지를 모아 긴급 쌀값 폭락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우선 쌀값 폭락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긴급 처방을 내려 쌀값을 안정시킨 후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사설] 주민들 걱정에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법’ 내세워 레미콘 공장 허가한 광주

광주시 직동에 D아스콘 레미콘 공장 건축허가가 났다. 직동 102-20 일대 6천326㎡ 부지 중 4천998㎡에 공장 2개동(건축연면적 1천115㎡)과 시멘트 생산제품을 보관하는 사일로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13일 건축 허가를 신청했고, 시가 지난달 12일 허가를 내줬다. 신축 예정지에 현재 비어 있는 기존 공장 건축물 4개 동을 철거한 후 레미콘 공장 시설 2개 동을 새로 지은 뒤 레미콘 차량 35대를 두고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근 주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크다. 공장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꾸려졌다. 직동과 인근 태전지구, 삼동, 중대동, 목동, 오포읍 등 6개 지역 주민이 참여했다. 광주시 전체는 16개 읍면동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우려되는 분진, 악취, 폐수, 덤프트럭 통행 등으로 환경 오염, 주민 불편, 건강 악영향 등을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청원 등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허가 철회를 요구하는 민원만 500건을 넘었다. 공장 하나 설립을 두고 벌어진 광주 지역 반발로는 기록적이다. 반발 지역 분포가 그렇고, 주민들의 반발 정도가 그렇다. 허가 적법성 여부를 떠나 살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레미콘 공장에 대한 거부감은 일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분명하다. 직동 공장 반대 여론이 올해 초부터였다. 시의회에서 박현철 당시 의장이 허가 반대를 천명했었다. 그럼에도 시는 건축 허가를 내줬다. 적법 허가라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 별 수 없이 적법성 여부를 살필 상황에 왔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광주시의 건축허가 검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며 “허가 승인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감사원 감사청구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공장 운영 구상도 논쟁거리로 보인다. 발생하는 폐수를 위탁업체에 맡겨 처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많은 레미콘 업체들이 돈을 들여가며 공장 안에 자체 폐수 처리 공정을 갖추고 있다. 왜 그렇게 하겠는가. 우리가 이번 허가의 적법성 여부를 예단하려는 건 아니다.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들어서 있는 공장 지역에 건축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시의 설명이 진실일 수 있다. 하지만 행정이 그런 법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의 요구에 일반적 타당성이 있다면 당연히 존중되고 반영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 민심을 살피라고 시간과 돈 들여 민선 시장 뽑는 것이다. 결국 방세환 시장이 결정해야 할 듯하다. 주민들이 계속 목격하게 될 민원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덮여질 민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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