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영국에서 집 구하기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면서 영국에는 새 학기 시즌이 돌아왔다. 영국의 학교는 9월에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곳의 부동산 시장이 가장 바쁜 시기는 7월에서 9월 정도가 된다. 영국에서 집을 구하는 과정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런던은 뉴욕과 파리 같은 대도시와 나란히 월세가 제일 비싼 도시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소비자물가도 무섭게 오르면서 우리나라 신문에도 그 소식이 전달될 정도다. 잠재적 세입자가 집에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을 ‘뷰잉(viewing)’이라고 한다. 뷰잉을 하면서 집에 이상한 점이나 궁금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 다음, 마음에 들면 계약을 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계약을 하고 이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계약을 하기 전에 세입자의 신용 검증을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학생 신분의 세입자는 계약이 거부될 확률이 높은데 그 이유는 부동산중개소, 집주인이 이런 신분의 세입자에게 ‘재정보증인’을 요구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보증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려면 계약 기간 전체의 월세를 합친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이 보증인 명의의 통장에 있어야 한다거나, 국적이 영국인이어야 한다는 자격 조건이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현지에 연고가 없는 필자 같은 유학생들은 갑자기 보증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증인을 데려올 수 없다면 계약을 거절 당하거나 부동산중개소가 세입자에게 6개월 또는 계약 기간(보통 1년) 전체의 월세를 요구해 계약을 체결한다. 살인적인 런던의 월세는 저렴한 원룸 기준으로 평균 800~900파운드(2022년 9월 기준 약 127만원에서 142만원)가 된다. 보증금은 우리나라와 달리 한 달 치 월세 정도며 전세라는 개념은 없다. 가장 중심지인 1존으로 갈수록, 혼자 살 수 있는 원룸을 찾으려고 할수록 월세는 천문학적으로 오른다. 그렇기에 런던의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방 하나가 딸린 한 집에서 여러 명의 룸메이트와 같이 사는 방식을 택한다. 이렇게 살아도 웬만하면 집에 거실 하나 제대로 있는 집은 드물다. 타지에서 홀로 경험하는 어려움과 집 없는 서러움에 많이 적응한 편이지만 매년 성수기에 집을 구하는 것은 런던살이 3년 차인 필자에게도 아주 어려운 일이다. 모든 일에 그래야겠지만 저렴하고 좋은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구하고, 더 부지런하게 찾아봐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타지에서 자신의 힘으로 살 곳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한 단계 발전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민주 영국 유학생·미술사 전공

[사설] 농식품 수출 보조금 지원, 해법찾기 나선 경기도

‘농식품 수출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 등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본보 K-ECO팀의 ‘WTO 지원 종료, 비극의 카운트다운’ 연속보도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기도가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자칫 도산할 수도 있는 수출 농가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회원국들의 공정한 수출 경쟁을 위해 ‘농업 수출 보조금’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24년부터 정부·지자체를 통해 지원받던 물류비·마케팅비 지원이 중단된다. 수출 보조금이 중단되면 물류비 의존도가 높은 농가들에게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경기도를 포함한 한국의 농산물은 한류 열풍을 타고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의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13억5천만달러를 넘었다. 경기도 수출액도 최근 5년간 12억9천여만달러에서 15억7천여만달러로 증가했다. 정부가 농식품 수출업계에 지원하는 마케팅비·물류비는 연간 300억원이다. 하지만 이 보조금이 중단되면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농가들엔 큰 위기다. WTO 협약으로 정부가 보조금 지원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충남도는 ‘비관세장벽 해소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자체적인 수출 인프라를 구축한 충남도는 국내 최초로 인도 시장을 개척했으며, 인도네시아 배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본보 보도 이후, 경기도도 WTO 협정문에 위배되지 않게 농식품 업체들을 지원하는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대폭 줄인 해외시장개척 사업 예산을 다시 증액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으로 줄었던 사업비(2021년 7억원→2022년 3억5천만원)를 다시 7억원으로 늘린다. 사업의 다변화도 모색한다. 농식품 수출의 해외시장개척 사업은 해외판촉전 개최, 맞춤형 해외마케팅, 국제화훼박람회, 온라인 수출상담회, 수출탑 시상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도는 여기에 미디어 마케팅, 해외 정보조사, 온라인 모바일 마케팅 등의 사업을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 진행하던 수출전문 인력·전문단지 육성, 콜드체인 구축 등의 사업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경기도의회도 농식품 수출 보조금 폐지와 관련, 경기도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도는 수출 농민단체 등과 직간접 지원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의회, 관계기관 등이 협력하고 지원하면 수출 농가를 살릴 수 있다. 이는 농민과 농촌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사설] 이성희 회장 “소비자 부담 덜어드리겠다”/농협 김치 가격 동결, 국민이 높이 평한다

김장 담그기가 갈수록 버거워지고 있다. 김장 비용이 최근 5년 사이에 35%나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 김장 재료 소비자 가격이 2017년(11월 기준) 24만원에서 지난해(12월 기준) 32만4천원으로 증가했다. 핵심 재료인 배추와 고춧가루 가격 변동이 김장 비용 상승 폭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배춧값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올라 있다. 김장 비용이 40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1∼15일 배추 10㎏ 평균 도매가는 3만4천644원이다. 1년 전(1만3천354원)과 비교해 2.6배 증가했다. 무는 20㎏ 평균 도매가가 3만3천96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다른 주재료인 건고추(30㎏)와 깐마늘(20㎏) 도매가도 1년 전보다 각각 9.5%, 6.2% 상승했다. 배춧값이 특히 걱정이다. 20일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가 9천738원으로 1년 전(5천683원)보다 무려 71% 올랐다. 생육기 고온현상, 수확기 폭염·장마·태풍 등의 영향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채널별로 평균 11% 수준으로 순차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의 마트 가격이 3만800원에서 3만4천800원으로 올랐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대상도 내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대상은 3월 각각 김치 가격을 올려 올해만 두 번째 인상이다 이런 가운데 김치 가격 동결을 선언한 곳이 있어 주목된다. 김치 브랜드 ‘한국농협김치’를 판매하고 있는 농협이다. 26일 ‘김치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배춧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그 취지를 밝혔다. “김장철을 앞두고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우리의 필수 먹거리인 김치 구매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한국농협김치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절임배추를 싼값에 판매하는 곳이 있기는 하다. 롯데마트가 29일부터 진행하는 ‘절임배추 반값 판매’ 행사다. 절임 배추 20㎏이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인 4만원대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판촉의 성격이 강하고, 예약한 일부 고객에게만 제공된다. 농협의 김치 가격 동결은 이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판매되는 모든 김치의 가격을 상당 기간 동결하는 결정이다. ‘팔수록 손해’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온다. 물가 인상 공포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가계 부담이 아닌 것이 없다. 바로 이런 때 농협이 내린 결정이라서 더욱 크게 다가온다. 농협의 이번 결정이 모든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지지대] 인류 첫 지구방어 실험

어렸을 적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꿈을 꾸곤 했다. 소스라치게 놀라 식은땀이 흘렀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가슴을 쓸어주고 달래주셨다. ▶소행성은 숱한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다뤄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통째로 공중분해될 수도 있으며 우주 공간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은 실제로 발생했다. 지구역사에 기록된 세 차례 이상 대멸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거나 부분적으로 연관돼 있다. 대표적으로 6천600만년 전 백악기 말기에 멕시코 유카탄반도 칙술루브에 떨어져 공룡시대를 마감하고 지구상의 생물 75%를 사라지게 했다. 2013년 2월에도 있었다.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도시 6곳의 유리창을 박살 내고 1천6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소행성은 약 46억년 전 태양계가 행성을 형성할 때 이용하고 남은 암석 잔해로 모양이나 크기, 성분 등이 다양하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帶)에 몰려있으면서 태양을 돌지만, 목성의 중력 작용으로 서로 충돌해 지구를 비롯한 내행성 쪽으로 밀려든다. 내행성 궤도에 한 번 들어서면 수백만년 동안 궤도를 돌다 태양이나 내행성과 충돌하거나 다시 소행성대나 그 너머로 밀려난다.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에 4천800만㎞ 이내로 접근하는 지구 근접 천체와 지구 궤도와 교차하는 궤도를 가진 소행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구 근접 천체 중 지름이 140m가 넘는 건 2만6천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름 140m의 소행성은 직경 1~2㎞의 충돌구를 만들며 대도시 하나를 초토화하고 대량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우주선이 27일 지구에서 약 1천100만㎞ 떨어진 우주에서 목표 소행성과 정확히 충돌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해당 우주선은 지구 방어를 위해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게 하기 위해 발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선이 이날 오전 8시14분 운동 충격체가 돼 시속 2만2천㎞(초속 6.1㎞)로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실제 소행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지구 방어 실험에 핵탄두 대신 우주선을 택한 연유는 무엇일까.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인천시론] 디지털과 건강

얼마 전 미국에서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가 내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상상의 현실화’는 비단 어느 한 산업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모든 것을 가깝게 만들었고, 이는 필자와 관련 있는 건강 분야에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헬스케어다. 디지털헬스케어는 의료기술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질병 예방 의료서비스 또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많이 언급되고 있으며, 현재 그 발전속도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러한 개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왔다. 당시만 해도 ‘U-헬스케어(유비쿼터스 헬스케어, Ubiquitious Health Care)’라는 이름으로, 시공간의 제한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디지털헬스케어는 조금 더 확장된 개념으로 건강관리뿐 아니라 원격진료, 치료제, 의학교육, 가상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거나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원격진료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때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해당 분야 종사자로서 우려되는 부분도 많으나, 원격진료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음으로 디지털치료제다. 디지털치료제는 디지털 환경을 이용해 질병을 관리 또는 치료하는 개념으로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가령 가상현실(VR)을 이용해 트라우마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ADHD)을 극복하거나, 재활운동이 필요한 사람이 디지털 환경을 통해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의학교육이나 질병 예방 등 디지털 환경은 건강을 위해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발달로 야기되는 문제점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보격차다. 사실 의료서비스의 주된 소비층은 고령의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의 디지털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질 것이고, 급속한 디지털로의 변화는 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디지털로 발생되는 건강 문제다. 예를 들면 최근 2년간 팬데믹으로 인한 배달앱 사용의 증가는 많은 아이들을 비만으로 이끌었다. 이 밖에도 민감한 의료정보(개인정보)의 보안도 풀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디지털은 우리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바꿔 놓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다만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적절한 중용을 지킨다면, 디지털 환경은 우리의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의정단상] 고양, 서북부 중심에서 한반도 중심도시로

고양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도시다. 고양시 내 6개의 종합대형병원, 계획도시의 쾌적한 주거환경, 호수공원과 공원길로 조성된 자연환경, 학군, 공항접근성, 각종 문화생활 인프라까지, ‘살기좋은 도시’라는 말이 참 어울린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북쪽에 치우쳐 있다는 점,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 수도권규제, 그린밸트규제, 군사규제 등 이중 삼중 규제로 발전이 더뎌 왔다는 점 등은 한계로 지적된다. 필자 역시 느끼는 바가 많다. 약 20년 전 일산 문촌마을에 거주한 적이 있는데, 서울로 출퇴근하면서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고 자가용을 이용하면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여의도 국회로 출퇴근하려면, 새벽같이 집을 나서고 퇴근시간이 넘어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편,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기업유치를 위해 관계자들을 만날 때, 수도권규제로 인한 기업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제 우리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필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우선 다른 도시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성남시 같은 경우도 위례, 판교 등 신도시가 늘어나면서 ‘나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위기를 겪었지만, 자족도시 조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다행히 우리 일산도 지난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CJ라이브시티 등 기업유치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상황이다. 다만, 예전처럼 국가권력을 통해 기업을 유치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업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특정 산업에 특화된 도시는 기업들에 큰 유인이 되므로, 이와 관련된 산업기반을 잘 마련해 놓아야 한다. 필자가 그간 중단됐던 CJ라이브시티의 공사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풀어내고, IP콘텐츠융복합클러스터 유치에 사활을 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현재 조성 중인 일산테크노밸리는 6개의 대형종합병원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지역의 특성을 살려 ‘바이오’라는 콘텐츠를 입히고 있다. 이를 위해 매달 고양시 국회의원들과 6개 대형병원 병원장들이 만나 관련 현안을 논의해 왔으며, 우리 의료기술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평화의료센터 개소와 통일정보자료센터 유치를 이뤄내기도 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지 오래됐지만, 향후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면 우리 고양시는 북한을 넘어 유럽까지 뻗어나가는 동북아 의료기술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기업유치를 통해 도시의 활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시대에 맞지 않은 낡은 규제를 조정해야 한다. 지난 2020년, 필자는 국회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존 시군별로 3개 권역 가운데 하나로 지정하던 것을 서울을 제외한 4개 이상의 광역으로 나누고 이들 지역 간에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이 적절하게 배치돼 균형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향후 기업유치 등 우리 지역 발전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향후 다양한 논의를 통해 우리 지역의 ‘한계’를 ‘기회’로 극복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 고양시가 ‘수도권 서북부 중심도시’를 넘어 ‘한반도 중심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회와 지역을 오가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천자춘추] 농업의 또 다른 길 ‘치유농업’

21세기 현대사회는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이 지속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행복한 생활을 누리며, 나와 가족 구성원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언제 어디에서든 잘 먹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소망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도시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도시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농부가 돼 흙으로 돌아오고 있는 곳, 바로 도심 속 치유농장으로 말이다. 치유농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키우고 적당한 노동을 통해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말한다. 이렇듯 농업을 치유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치유농업’이다. 그렇다면 치유농업은 정확히 무엇일까?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또는 이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채소와 꽃 등의 식물뿐만 아니라 가축 기르기 등 산림과 농촌문화 자원을 폭넓게 이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농사와는 다르게 농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농업을 활용한다는 점이 치유농업의 특징이다. 치유농업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국립원예특작과학원(2014~2016년)의 연구에 따르면 식물 기르기를 통해 공격성이 13% 감소하고 정서 지능은 4% 향상하는 결과를 얻었으며, 텃밭을 가꾸는 노인은 우울증이 24% 감소했고 성인 암환자는 원예치료 8번 만에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40%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치유농업은 2020년 3월6일 국회 본회의에서 ‘치유 농업 연구 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통과해 시행됐고, 3월25일을 이를 기념하는 치유농업의 날로 제정했다. 물론 일반인들에게 아직은 치유농업이 낯선 개념일 수 있다. 그러나 치유농업은 농업·농촌의 미래 산업으로,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증진하는 새로운 영역의 농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2025년까지 치유농장을 100개소로 확대 육성하고, 치유농업시설 운영자 교육(매년 25명)과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관리 등 맞춤형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2023년까지 경기치유농업센터 구축을 완료하고, 시군과 협업해 경증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경기도 치유농업의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치유농업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과거 농업은 농업인 소득 향상을 위해 농산물 생산량 증가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농업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국민 건강 관리에까지 이르렀다. 농업의 새로운 변신은 작은 농업에서 더 큰 농업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 중요하다. 앞으로 농업의 변화가 기대된다.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

[사설] 겸양과 절제를 잃은 권력은 시민들 불행이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이 시중의 입방아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 19일 이른 아침부터 인천시교육청 간부들을 대거 불러놓고 반말과 고성으로 닦달해서다. 이날 인천의 어느 중학교 개교식에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교 개교 행사에 시의회 교육위원장을 초청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시민들은 알지 못한다. 다만 시민들이 뽑은 시의원 신분으로, 공적인 공간에서 반말과 고성으로 관계자들을 윽박지르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 대의기관의 권위는 군림하거나 강요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실에는 아침 일찍부터 시교육청 간부 등 십수명이 불려와 머리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시교육청 행정국장을 비롯, 인천서부교육장, 서부중등교육과장, 아라중학교 교장, 학교설립과장, 시의회 교육수석전문위원 등이다. 의전에 실패한 교육위원회 소속 직원들도 있었다. 화풀이성 윽박과 고성은 20분 넘게 이어졌다고 한다. “학교 행사에 교육위원장과 교육위원을 부르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 “이 사안은 교육청이 교육위원장을 무시하는 처사다”, “오는 임시회 5분 발언에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반드시 다룰 것”이라고도 했다. “(나는) 그렇게 몰고 갈거야. 뭐 이렇게 하면 뒤집어지지”. 관련 동영상에는 “교육감 내가 가만 안 둘거야”라는 엄포도 터져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위원 제도의 구조적 모순이라 보는 듯하다. 즉 ‘교육=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상의 대전제에도 불구, 교육위원들은 정당의 공천을 통과한 이들이 맡는 이중구조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교 행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교육청 간부들을 불러 혼쭐을 내는 ‘피감기관 길들이기’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행정 범주에서 개교식은 해당 학교장의 몫이라고 한다. 상식적으로도 입학하는 학생들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이 주인공인 행사 아닌가. 지방자치 30년이지만 호화 외유, 부패 비리 등 지방의원들의 일탈은 여전하다. 의전을 둘러싼 갈등도 전국 곳곳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시민들이 운집한 행사장에서 자리 배치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군의회 의장보다 도의원이 왜 먼저 축사를 하느냐는 시비도 있었다. 선거 때는 ‘머슴’이나 ‘심부름꾼’을 자처하다가 배지만 달면 ‘귀하신 몸’으로 변신한다. 국회든 시의회든 대의기관은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권력화돼 있다. 그 권력이 겸양과 절제를 잃으면 시민들이 불행해진다.

[사설] 중앙당 이어 경기도의회도 가처분 사태/국민의힘, 스스로 법원예속을 부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도 내부 소송전에 돌입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법원에 곽미숙 대표의원(고양6)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곽 대표 선출이 당규를 지키지 않아 위법 행위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당 대표는 의원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돼 있다. 곽 대표는 재선 이상 의원 15명의 추대로 선출됐다. 6월17일 11대 도의원 당선인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다. 초선 의원 60여명의 선거권이 박탈된 셈이라고 비대위는 설명했다. 아울러 당 대표 출마 의사가 있었던 임상오 의원(동두천2)에 대한 피선출권 박탈 문제도 주장했다. 임 의원은 당시 상견례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곽 대표를 비롯한 대표단에서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철회되지 않는 이상 곽 대표의 대표직 자격은 수원지법의 결정과 판결에 의해 결정나게 된다. 법조계 의견은 갈린다. 곽 대표 선출 과정이 당규에 따르지 않은 정황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부분을 재판부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곽 대표의 직무 정치 신청은 인용될 수 있다. 반면, 상견례에서의 선출을 당에 부여된 자율권의 범주로 본다면 신청은 기각된다. 어떤 쪽으로 결정 나더라도 이상할 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래저래 당 내분이 판사의 손으로 옮아간 상황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내분 사태와 판박이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일찌감치 소송전에 돌입해 있다. 1차전은 이준석 전 대표가 이겼다. 주호영 비대위의 출범이 위법하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이어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가 3건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가 핵심이다. 소송 시작 이후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내분에 들어갔다. 유승민 전 대표 등 친 이준석계와 반 이준석계의 갈등이 최고조다. 신당 창당 등 파국을 예고하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온다. 28일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내 분열은 확정적이라는 것이 모두의 전망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사태도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비대위 측은 가처분 신청 사실을 밝히면서 다시 한번 대표단을 맹비난했다. “곽 대표의 일방적 행보는 교섭단체로서의 국민의힘 역할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급급한 대표의 행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대표단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관망하고 있고, 경기도당은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표단은 작금의 상황에 대해 언론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상초유의 대표 직무집행정치 가처분 신청 사태를 도민에게 알리지 말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의장 빼앗긴 내분’은 이미 한 달을 넘겼다. 가처분·본안의 송사를 시작했으니 또 얼마나 더 갈까. 국민의힘 문밖에 쌓여 가는 경기도 현안이 산더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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