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e북] 이토록 평범한 미래 外

사람을 통해 치유 받고 사람을 통해 위로 받는다. 따뜻한 시선으로 ‘너와 나,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인기다. 예스24 ebook에선 종말 이후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주간 베스트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이르러 가장 좋은 미래, 그러니까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면...'. 작가 김연수는 9년 만에 출간된 소설집을 통해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는 시간의 개념을 다르게 정의한다. 작품 속 여덟 편의 이야기는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재'를, 삶을 새롭게 상상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소설을 통해 위로를, 희망을 건네받을 수 있다. 알라딘ebook에선 '혼자의 공간에서 혼자의 시간'을 기록한 백수린 작가의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이 에세이 주간 1위에 올랐다. 등단과 동시에 여러 상을 받으며 평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은 소설가 백수린은 몇 년 전 서울의 한 오래된 동네의 언덕 위 낡고 작은 단독주택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후 그곳에서의 사람과 삶에 대한 애틋한 시선과 감상을 기록했다. 그 기록들은 올봄부터 4개월간 창비 온라인 플랫에서 일부가 연재될 당시 매달 1천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교보ebook에선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주간 베스트로 올랐다.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시간을 되돌려 그들을 만날 수 있다면?’이란 상상에서 시작된 작품은 ‘유령 열차'가 하늘로 올라가 사라지기 전 무사히 열차에 올라 사랑하는 이와 마지막을 함께하는 휴머니즘을 이야기한다. 법학부를 졸업하고 방송 작가로 활동하며 특유의 입담과 재능을 살려 소설가로 전향한 작가 무라세 다케시는 이번 소설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 작품을 소개한다. 이나경수습기자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0-⑥

멕시코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거리가 멀어 문화적 교류가 부족하지만, 여행하며 무지갯빛처럼 아름다운 광장 문화를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 이어 이곳에서도 접한다. 기독교 문화가 뿌리 깊은 멕시코는 신과 소통을 위해 성가를 부르고, 일상에서도 서로 간의 인간관계는 음악으로 소통하는 듯하다. 메소아메리카 광활한 대지에 다양한 모습으로 사는 멕시코는 인디오의 고대문명과 콜로니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역사와 문화의 현장이다. 여행 중에 멕시코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공감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내 안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을 찾아 그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귀에 익은 라틴 음악을 접하다 보니 어느새 거리감이 사라지고 그들의 리듬에 빠져 흥에 취한다. 누군가는 ‘발걸음 옮길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멕시코’라고 했다. 이렇듯 멕시코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에스파냐 못지않게 정열적이고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 낭만적인 사람이 사는 나라다. 오늘도 컬러풀한 매력을 만끽하며 파노라마 같은 밤을 즐긴다. 세월의 실타래가 뒤얽혀 흘러간 시간은 추억 한 조각이 됐고, 가슴 한구석에 애틋함으로 채워진 그 순간은 이제 뇌리에 맴돌다 언젠가는 영겁의 시간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시간은 인생에서 자유를 갖게 되는 특별한 순간이므로 지금까지 누리며 살았던 인식·습관·통념의 편안함에서 벗어나 흥미진진한 새로운 경험을 찾는 여행을 즐기고 싶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었을 뿐이다”라고 했다. 여행에서 새로운 문화 예술을 만나고,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일상을 보고 느끼며 공감하는 경험이 얼마나 좋을까. 내일은 마리아치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다. 박태수 수필가

[청소년 Q&A] 남자친구와 사귀는 딸아이를 보면 걱정이 많아집니다

Q. 중학교 3학년이 된 딸아이가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여자 아이다 보니 걱정되는 것도 많고 공부는 소홀하게 될까봐 걱정이 됩니다. 가만히 지켜봐도 되는 걸까요? A. 아직 어린 아이 같은데, 언제 이렇게 자라서 이성에 관심이 생겼나 하는 마음에 좋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염려되는 마음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보호자 분께서 알고 계시는 것처럼 청소년기에 이성에게 관심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잘 지나게 되면 자기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인식하게 되고,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하게 돼 긍정적인 성인의 모습으로 성장 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무조건 이성교제를 반대하시는 것 보다는, 자녀가 바른 이성교제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자녀와 이성교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그리고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에 대해서 편하게 대화를 나눠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그리고 올바른 이성교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가치관도 알려주세요. 나와 상대방의 매력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상대방을 존중하는 대화의 기술, 의사표현에 대한 자신감도 필요하다는 걸 함께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자녀의 이성 친구에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을 해 주세요. 평가하고 비판하는 태도가 아니라, 아주 특별한 친구로 인지하고 있고 늘 관심이 있다는 표현을 보내주신다면 청소년들은 스스로 해야 할 행동과 하지 않아야 할 행동에 대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관심이 너무 지나치면 자신의 행동을 부끄럽다고 여겨 정말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말을 꺼내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으로서 지켜야 할 것과 서로의 성장을 위한 태도를 지켜주는 것을 강조해 주신다면 자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재영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그림책으로 예술체험 해볼까…성남문화재단 ‘2022 그림책 비엔날레’ 12일 선보여

그림책으로 예술 세계를 즐기고 재미와 즐거움을 얻는 시간이 마련된다. 성남문화재단은 오는 12일 오전 10시부터 꿈꾸는예술터에서 ‘2022 그림책 비엔날레’를 진행한다. 올 한해 추진한 그림책과 문화예술교육 융합 프로그램인 ‘그림책 예술놀이’의 성과를 공유하고 부모님과 아이들이 이를 체험하고 즐기는 자리다. ‘그림책 예술놀이’ 수업 일부를 예술교육가가 직접 선보이는 ‘예술교육가 1일 체험수업’과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준비한 그림책 연계 체험활동 ‘어린이집과 함께하는 체험부스’, 다양한 도구와 재료를 활용해 예술 감각을 깨우는 놀이마당과 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그림책 예술놀이’는 지난 5월 성남문화재단과 성남형보육운영지원단, 그림책연구소 달달 등 3개 기관이 성남시 유아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성남꿈꾸는예술터에서 함께 진행해 온 유아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다. ‘예술교육가 1일 체험수업’은 그림책의 주제와 연계해 내가 그린 그림 위에 물총으로 물을 쏘아 번짐 효과를 관찰하거나, 그림책 주인공의 분신이 되어 움직여 보는 등 어린이들이 놀이와 함께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어린이집과 함께하는 체험부스’는 15~20분 가량 어린이들이 성남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과 함께 그림책 연계 체험활동을 통해 표현력과 소통 능력을 배울 수 있다. ‘놀이마당’에서는 다양한 길이의 분필을 이용해 나만의 생각을 자유롭게 낙서해보거나 미로 속에 숨겨진 그림책을 찾아 모험을 떠나본다. 다양한 도구와 재료로 예술 감각을 깨워보고 지역 인사가 들려주는 그림책 낭독극, 1인 교사 연극, 샌드아트 공연 등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한층 키워줄 다양한 공연들도 이어진다. 프로그램 참여 및 비엔날레 관련 자세한 사항은 성남꿈꾸는예술터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정자연기자

부천필하모닉 정기연주회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18일 부천시민회관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제297회 정기연주회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장윤성 상임지휘자와 부천필은 이번 공연에서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으로 음악회의 문을 열고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무대에 올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곡의 특징과 무대를 즐길 수 있는 감상 포인트를 살펴봤다. ■ 서사를 따라 재해석한 색다른 선율 이번 공연에선 뚜렷한 서사를 따라 생동감 있고 유려한 선율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는 러시아 출신 작곡가 글린카의 작품으로 키예프 대공의 딸 루드밀라가 악마에게 잡혀가자, 루슬란과 기사들이 루드밀라를 구하는 과정을 그린 오페라이다. 서곡에서는 전체 이야기를 압축한 선율들이 등장하며 화려하고 서정적인 러시아적 색채가 물씬 풍긴다. 이어서 연주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는 베토벤, 브람스의 곡과 더불어 3대 바이올린 협주곡에 속하는 명곡. 멘델스존이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는 멜로디와 멘델스존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선율에서 나오는 우아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로 현재까지 음악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2010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 및 최고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특별상 수상, 2012년 독일 하노버 요아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정교한 연주와 뛰어난 해석력으로 각광받으며 국내외 저명한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을 장식할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의 대표작으로 낭만주의 교향곡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음악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걸작이다. 베를리오즈는 ‘고정 악상’ 즉, ‘고정된 관념을 나타내는 선율’이라는 착상을 통해 표제음악 분야를 개척했고 교향곡에 이야기를 도입한 최초의 교향곡을 탄생시켰다. 5개의 이야기가 5개의 악장에 걸쳐서 전개되며, 젊은 예술가가 연인과의 사랑이 좌절 당하자 아편 자살을 시도하다가 혼수상태에 빠져 기괴한 환상에 사로잡힌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장윤성 지휘자는 “현란한 관현악 기법과 주제의 상관관계, 전통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작곡기법에 대한 이해 없이 환상교향곡에 대한 표현은 무의미하다. 다른 누군가가 했던 연주 방식을 재현하기보다 독특한 해석을 바탕으로 연주할 것”이라 전했다. 정자연기자

[경기도 독립운동단체를 조명하다] 13. 무산아동의 배움터이자 평생교육의 산실 ‘안산 샘골강습소’

■ 초근목피로 생명을 겨우 이어가다 1920년대 말 쓰나미처럼 몰아친 세계적인 대공황은 민중생존권을 크게 위협했다. 치솟는 물가는 한국인들을 죽음 직전까지 내몰았다. 만성적인 식량난에 직면하는 비참한 광경이 매일 연출됐다. 전통적인 농업국가에서 저급한 만주 좁쌀을 수입하는 한심한 일이 다반사였다. 초근목피로 겨우 목숨만 이어가는 현실이었다. 이마저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중국 동북지역(만주) 등지로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났다. 심지어 먹고살기 위해 자식을 팔아먹는 일조차 흔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농촌계몽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배경은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최용신이다. ■ 신앙생활로 이타적인 삶의 가치를 인식하다 최용신은 1909년 8월12일 함남 덕원군 현면 두남리에서 태어났다. 선조들은 경주에서 대대로 살다가 14대조가 원산 섭섬으로 귀양 간 이후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 그는 언니 용순, 큰오빠 시풍, 작은오빠, 여동생 용경 등 3녀 2남 중 차녀였다.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아버지 등은 사립학교를 설립하거나 학무위원·교사 등으로 활동한 계몽운동가였다. 덕분에 그는 사립학교에 입학했다가 원산 루씨여학교로 전학했다. 루씨여학교를 졸업한 후 루씨여학교 고등과에 진학한 이듬해에는 루씨고등여학교로 승격됐다. 두호구락부에 가입해 2년 선배이자 고모인 최직순, 나이 어린 삼촌 최만희, 작은오빠와 사촌오빠 등과 활동했다. 재학 중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많은 서적을 탐독하는 등 지적 능력을 배양했다. 독실하고 참된 신앙생활은 그의 생애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었다. 후배인 전진은 “용신 언니는 남 앞에서 ‘내가 독실한 예수교 신자’다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성미였어요. 그러므로 그가 참으로 기독교정신 그대로 살아보겠다는 사람인 것을 알지 못하고 그저 열심인 사람인 줄로만 알기 쉬워요. 그는 세상 사람들이 겉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높고 깊은 견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이에요”라고 회고했다. 수기 ‘새벽종소리에 따라 올리는 기도에서’는 신앙인으로서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는 목회자와 같은 금욕적인 생활로 충만했다. 전능하신 주에 대한 찬양과 동경은 자신을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디딤돌이었다. ■ 농민들과 운명을 같이하기로 결심하다 최용신은 1925년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웃에 사는 김학준과 약혼했다. 마을 교회를 다니면서 장차 농촌계몽운동에 같이 투신할 결심을 굳혔다. 약혼자는 적극적인 후원을 자처하는 등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재학 중 주일학교나 야학 교사로 참여하는 등 주민들 계몽에도 앞장섰다. 1928년 3월 루씨고등여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교목인 전희균의 권유로 서울 협성여자신학교에 진학했다. 특히 황에스터 교수가 농촌계몽운동의 실천성을 강조하며 현장 체험을 적극 권장함에 따라 여름방학에 황해도 수안군 천곡면 용현리로 첫 봉사활동에 나섰다. 동료인 김노득 등과 함께한 현장실습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앙생활에선 조선남녀학생기독교청년회 하령회 준비와 회장협의회 개최를 위한 협성여자신학교 대표로 참가했다. 이듬해에는 강원 통천군 포항면 옥마동 옥명학원에서 실습 겸 계몽활동 병행에 앞장섰다. 현지 활동은 많은 갈등과 자책감을 불러일으켰다. 가난과 무지가 만연한 피폐한 생활상은 신학공부에만 매달릴 수 없게 만들었다. ■ 안산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리다 1931년 10월10일 경기 수원군 반월면 천곡(현 안산시 본오동)에 한국YWCA ‘농촌지도원’으로 파견됐다. 1934년 봄까지 2년6개월, 1934년 9월부터 이듬해 1월 사망하기 직전까지 열성을 다했다. 종래부터 운영하던 교회 부속 야학인 천곡강습소 인가와 교사 신축은 첫 번째 과업이었다. 현지에선 위생생활, 생활개선 등에 대해 핀잔을 주기도 했다. 이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유지들과 상의해 강습소 인가를 이듬해 5월에 받았다. 강습생이 110여명에 달해 오전·오후·야간반으로 나눴으나 지원자를 수용할 수 없었다. 교실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은 돌아가지 않고 예배당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강습소 증축 계획은 1932년 8월 한가위를 맞아 학부형 위로회 개최로 이어졌다. 예배당 마당에 모인 주민들은 독창, 합창, 춤, 연극 등이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로 응원했다. 마을 부인들은 그동안 저축한 300원 전액을 헌금할 의사를 밝혔다. 장소는 샘골 뒷동산 솔밭으로 소유주인 박용덕의 1천52평 기증으로 이루어졌다. 한 달 만에 정초식과 이듬해 1월 낙성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샘골강습소는 현지인에게 단순한 교육기관 차원을 넘어 자신들의 염원을 담은 상징물이 됐다. 농가 부업 증대 방안은 학교 주변에 뽕나무 심기와 누에치기 권장으로 이어졌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입 중 일부는 강습소 유지비나 농기구 구입 자금으로 충당됐다. 부녀회를 중심으로 위생생활, 환경개선, 저축장려 등을 위한 강연회도 열었다. 다양한 계몽활동은 부인들에게 사회적인 존재로서 스스로 가치를 인식하는 요인이었다. ■ 생을 다하는 순간에도 샘골강습소 유지를 부탁하다 지식과 학문을 충족하기 위한 1934년의 일본 유학은 현장에서 느낀 생각을 실천하는 문제와 직결됐다. 최용신은 고베여자신학교 사회사업학과에 청강생으로 등록해 교내 잡지에 기고문 투고와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큰오빠 시풍과 동경 용경과의 재회, 약혼자 김학준과의 만남은 상호 믿음과 애정을 확신하는 데 좋은 기회였으나 학업에 정진하던 중 별안간 각기병에 걸려 6개월 만에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9월에 귀국하는 즉시 샘골로 되돌아왔다. 스스로를 지탱하기조차 힘든 병든 몸임에도 이전보다 더욱 정진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한국YWCA의 보조금 지원 중단 선언에 각계 지원을 호소했으나 대답 없는 메아리뿐이었다. 피로와 정신적인 고통으로 수원도립병원에 입원해 여러 차례 수술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최용신은 1935년 1월23일 새벽에 가족과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원한 안식처를 찾아 떠났다. 그는 유언을 남겼다. ①나는 갈지라도 사랑하는 천곡강습소를 영원히 경영하여 주십시오 ②김군과 약혼한 후 십년 되는 금년 사월부터 민족을 위하여 사업을 같이하기로 하였는데 살아나지 못하고 죽으면 어찌하나, ③샘골 여러 형제를 두고 어찌 가나 ④애처로운 우리 학생들의 전로를 어찌하나. 애처로운 우리 학생들의 전로를 어찌하나 ⑤어머님을 두고가매 몹시 죄송하다 ⑥내가 위독하다고 각처에 전보하지 마라 ⑦유골을 천곡강습소 부근에 묻어 주오. 샘골강습소는 그의 분신과 같은 너무나 소중한 보배였으리라. 사후에 심훈은 ‘상록수’라는 소설을 통해 그의 인생을 새롭게 조명했다. 유달영은 ‘농촌계몽의 선구여성 최용신소전’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삶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1964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용신봉사상을 제정해 해마다 시상했다. 활동 무대 인근에 상록수역, 상록수공원, 최용신기념관 등이 조성돼 다문화시대에 부응한 ‘상록수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글=김형목 (사)선인역사문화연구소 연구이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신천지예수교회‧교계 교류 MOU 활발…장로교 최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예수교회)이 125명의 국내 목회자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말씀 교류를 진행한다. 이 가운데 국내 최대 교단인 장로교 소속 목회자와의 교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신천지예수교회는 목회자 교류 업무협약 체결 이후 운영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MOU 체결 125명 목회자들 가운데 장로교 소속이 87명으로 69.6%를 차지했다. 순복음 4%(5명), 침례교가 3.2%(4명)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성결교, 감리교, 오순절, 성공회 등 다양한 교단들이 교류에 참여하고 있으며, 선교회와 기도원, 신학대학원도 교류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예수교회는 MOU를 체결한 125명의 목회자 중 70%이상인 88명이 시온기독교선교센터 교육과정을 이수했으며, 나머지 목회자들도 교육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20명이 1회 이상 교육과정의 내용을 반영해 해당 교회에서 설교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MOU를 체결한 목회자 125명의 대다수가 설교준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답변하며, 주변 목회자들에게 교회간 교류 MOU를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MOU 체결 목회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도 4만여 명의 성도가 증가한 신천지예수교회의 운영 비결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는 “말씀 중심의 가르침과 신앙이 교계 인구 감소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지만 관련 교육 부재로 인해 목회에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모두 하나님 안에서 가족인 만큼 서로 교류하며 지식을 더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웅기자

[이곳, 예술꿈터] 직장인 여성들 모인 ‘동탄여울합창단’을 만나다

황금같은 주말을 지나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 대부분의 직장인은 파김치가 되지만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눈을 반짝이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화성시 최초로 지난 2018년에 창단해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저녁 모임을 갖는 ‘동탄여울합창단’이다. 지난달 31일 찾아간 화성시 동탄영광교회의 한 예배실에서는 문 너머로 알토와 소프라토, 메조 소프라노 등 각기 다른 음역대가 합을 맞춰보듯 퍼져나왔다. 각자의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18명의 단원 중 이날 연습엔 12명의 단원이 자리했다. 대부분 저녁 식사도 거른 채 곧장 달려와 배가 지칠 법도 했지만 이내 지휘자의 선창과 반주자의 피아노 선율에 따라 목을 풀고 ‘사랑의 찬가’를 불렀다. 몸을 흔들고 때로 손으로 음을 맞춰 보는 열정적인 연습은 두 시간 가까이 계속 됐다. 단원 대부분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 직장인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합창단 모임은 자신에게 선물하는 힐링의 시간이다. 합창단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껏 단장하고 무대에 올라 합창하는 모습에서 성취감과 만족감, 그에 더한 행복을 느낀다. 실제로 지난달 열렸던 합창 공연 이후로 단원들의 결속력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한다. 20대 쌍둥이 남매를 둔 김영애씨(52)는 이날 오후 7시에 퇴근하자마자 연습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병원에서 간호 업무를 보다가도 이곳에선 ‘알토 김영애’가 된다. 그는 “어린시절 막연히 TV에 나오는 연예인을 보며 가수를 꿈꿨는데 직장과 가정 생활을 병행하며 그 꿈을 잊고 살았다”면서 “노래 부르는 걸 워낙 좋아했다. 이곳에 있으면 잊고 살던 어린시절의 ‘나’를 되찾은 기분”이라고 웃어 보였다.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 이곳에는 모녀도 함께한다. 어머니 장성숙씨(71)와 딸 김도임씨(41)는 이곳에서 알토와 소프라노를 담당하는 동료가 된다. 대학에서 서예를 강의하는 딸 도임씨는 “평소 하는 정적인 일과 정반대의 합창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합창단 활동을 하며 그동안 못 봤던 어머니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서는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라 각자의 파트를 담당하는 합창 단원이 된다. 엄마가 예쁘게 드레스를 차려입고 공연을 준비하시는 모습에서 아이같이 순수한 웃음을 봤다”고 덧붙였다. 이원진 단장(55)은 “낮에 모이는 합창단은 많지만 직장인을 위해 저녁 모임은 없어서 합창단을 만들었다”면서 “첫 모집 당시 금세 20명이 모였던 기억이 난다. 일하느라 잊고 살았던 삶의 행복에 대한 갈증이 다들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단장은 “단원들 스스로 행복을 느껴야만 그 행복을 남들에게도 전파할 수 있다. 그게 함께 하는 합창의 묘미”라며 “행복을 나눠주고 위로를 전하기 위해 병원이나 양로원 등을 찾아 이웃과 함께 나누는 봉사 공연도 다니고 싶다”고 전했다. 이나경수습기자

‘전통과 현대의 만남’…경기아트센터 무용극 ‘난초같이 살다간 허난설헌 ‘천상의 노래’’

전통과 현대를 함께 녹여낸 무대를 통해 광주를 대표하는 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그려내는 공연이 찾아 온다.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17일 무용극 ‘난초같이 살다간 허난설헌 ‘천상의 노래’’를 남한산성아트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지역문화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번 공연은 광주의 대표적 역사 인물인 허난설헌의 삶과 문학적 발자취를 소재로 한 무용극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단체 ‘조선풍류丼(정)’과 ‘너른문화’가 함께 한다. 허난설헌은 조선 중기에 활동한 천재 여류시인으로, 뛰어난 문학적 소질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시를 다수 남겼으나 27세 젊은 나이에 숨을 거뒀다. 공연에선 허난설헌의 인생을 전통 및 현대음악과 한국무용을 접목시켜 표현하는 무용극으로, 아프지만 찬란했던 그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몸짓으로 그려낸다. 이번 무대에선 실력파 연출진이 가세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출신 이종호가 연출과 안무를 총괄하며, 조형예술가 정선혜가 영상으로 극적효과를 더한다. 대종상 음악상을 수상한 독일 출신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이번 작품의 작곡을 맡아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룬 음악을 선보인다. 이어 영화 ‘방자전’(2010)등을 통해 대종상 의상상을 받은 디자이너 정경희의 의상이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전통미를 드러낸다. 탄탄한 실력과 화제성을 갖춘 출연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 전승교육사 김병오의 지휘와 함께 MBC ‘트로트의 민족’에 출연했던 정가 천재 장명서가 청아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또 허난설헌 역의 유미라를 비롯해 전통예술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무용수와 연주자들이 대거 출연하며 ‘광주시여성합창단’도 우정출연으로 공연에 참여한다. 이처럼 전문공연예술인들과 시민예술가들이 함께하는 화합의 무대가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경기도 각 시·군의 고유한 공연콘텐츠를 발굴해 더 많은 이들에게 우수한 지역 콘텐츠를 소개할 예정”이라며 “관객들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번 무대를 통해 허난설헌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