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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현관 당직 부활? 멋지다 연진아!”... 이번엔 경찰청판 ‘더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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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현관 당직 부활? 멋지다 연진아!”... 이번엔 경찰청판 ‘더 글로리’

근무 지침에 ‘연진이’ 빗대… 경찰청 “강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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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련사진. 이미지투데이

 

‘후반 현관 당직 부활? 멋지다 연진아~ 브라보!’

 

23일 경찰청 내부망에는 최근 시즌 2가 공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더글로리’를 패러디한 현관 당직근무 체계 비판 글이 올라왔다. 현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지침 변경을 폭력에 빗댄 이 글에 전국 경찰들의 공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수원의 한 경찰서에서 일하는 A씨는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에 따라 경찰청이 이달 초 각 경찰서에 내려보낸 당직 근무 체계를 폭력에 빗댔다. 이 같은 근무 체계를 내려보낸 경찰청은 ‘연진이’가 됐다. 이미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 사라진 ‘후반 현관 당직’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후반 현관 당직은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당직자가 경찰서 출입자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듣자하니 전국의 경찰서 현관 당직근무를 후반에도 근무하라고 지시를 내렸더라”며 “언제는 불필요한 일 없애기 운동한다고 사진도 찍고 대대적으로 홍보도 하고 난리법석이더니, 이제와서 폐지된 근무를 부활시키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연진이 너는 알고 있니?”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연진이 너는 새벽 1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 전국의 수백개 경찰서에 모두 방문해 현관근무가 필요한지 현지조사를 해보고 이런 결정은 한 것일까?”라며 “서울만큼이야 아니겠지만 나름 수도권에 해당되는 이곳 수원도 새벽 1시 이후에는 경찰서에 방문하는 민원인이 거의 없어. 연진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야시간에 현관에 앉아 무엇을 해야할까? 어렸을 적 보물찾기 하듯이 예쁘고 반듯하게 네 번 접혀있는 순찰카드 찾으러 다니는 것이 당직근무의 거의 전부일텐데 말이야”라며 “요즘같은 스마트치안시대에 취약지대엔 CCTV가, 상황실에선 24시간 모니터링을 하는데 아날로그적이고 보물찾기의 추억을 돋게하는 순찰카드를 만들어야 할까 의문도 드는구나”라고 지적했다. 

 

A씨는 “탁상행정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연진이 너도 잘 알고 있지? 아,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안해서 잘 모르려나?”라며  “현장의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고 잘 알아보려는 마음도 없으면서 이론만 가지고, 각 서의 사정은 잘 헤아려보지도 않은채 이렇게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그동안 후반 현관당직 없이도 잘 돌아가던, 불필요한 업무를 부활시키는 것을 탁상행정이라고 하는거야 연진아”라는 말로 비판을 이어갔다. 

 

이 같은 A씨의 글에 경찰 내부에서는 공감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경찰은 “김은숙 작가님의 동은이는 그래도 복수에 성공했는데, A작가님의 동은이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지 사뭇 결과가 궁금해진다”고 했고, 또다른 경찰은 “스마트시대에 무기고 지켜야 한다고 입초에 1명, 중간 현관에 1명씩 전후반하는 곳도 있어 연진아. 물론 연진이는 입초에 앉아 무기고 털리는지 볼일은 없으니까 관심이 없겠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부 반발에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당직근무는 청사방호, 민원인 안내 등을 위해 이뤄져 왔다”며 “본청에서 국가지침을 지역에 제공하면 각 기관장의 판단으로 지역 상황과 특성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것이지 꼭 (전후반근무로) 강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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