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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버릇, 여든 간다… 마스크 못 벗긴 ‘습관’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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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버릇, 여든 간다… 마스크 못 벗긴 ‘습관’ [현장, 그곳&]

버스·지하철 승객들 모두 착용... 대형 시설·승강장도 마찬가지
“아직 감염 걱정돼 계속 쓸 것”... 일부 시민들 “벗으니 홀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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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및 대형시설 내 개방형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오전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 중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에 오르고 있다. 윤원규기자

 

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경기지역 대다수의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나 지하철에 오르기도 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것이 습관화됐고 밀집 지역에서의 감염 우려 때문에 ‘노마스크’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20일 오전 8시30분께 수원특례시와 안산, 인천시를 오가는 어천역. 20여명의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지하철 문이 열리고 빈틈 없이 지하철 자리가 채워져 있었지만 마스크를 벗은 시민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전동차 두 칸에 시민 50여명 가운데 마스크를 벗은 승객은 딱 2명이었다. 

 

수원에서 안산까지 출퇴근을 한다는 김한수씨(38)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습관이 돼서 아직은 벗는 게 더 어색하다”며 “미세먼지도 그렇고 집에 아이도 있어 아직까지는 출퇴근 시간에 마스크를 써야 안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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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8시30분께 화성시 매송면 어천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한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김은진기자

 

지하철 뿐만 아니라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원에서 서울까지 가는 7770번 버스에서는 모든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의왕으로 출퇴근 하는 이현주씨(28·여)는 “버스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첫 날이라 마스크 없이 버스에 타려고 했지만 다른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조금 민망해 다시 마스크를 썼다”며 “아직 언제 어디서 감염될 지 모르니 당분간 쓰고 다닐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천지역의 대형시설과 대중교통 승강장의 모습도 비슷했다. 인천터미널 앞 택시 정류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택시에 올라탔다. 인천 남동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마트와 마트 내 약국을 이용하고 있었다. 김창희씨(72)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너무 아팠던 기억이 있다”며 “이젠 감기조차도 걸리기 싫어서 마스크를 벗으라고 해도 안 벗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마스크에서 자유로워진 시민들은 홀가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성에서 용인으로 학교를 다닌다는 유재훈씨(25)는 “왕복 2시간을 지하철을 타고 등교를 하는데 마스크를 오랫동안 쓰고 있어서 너무 답답하고 불편했다”며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 괜히 눈치도 보이고 어색하지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서 편하다”고 웃어 보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해제 시기가 적절하다고 본다”면서도 “대중교통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 미세먼지 때문에 시민들도 당분간 쉽게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부터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과 마트, 역사 등 대형시설 내 개방형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지난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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