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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변한 소나무들 ‘잎마름병’ 방제 비상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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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변한 소나무들 ‘잎마름병’ 방제 비상 [현장, 그곳&]

송도 센트럴파크 내 소나무 산책로... 인공 생태계 탓 정상적 생육 어려워
인근 상록수 교목까지 확산 우려 제기... 인천시설公 “주변 흙 새 마사토로 변경”

5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 센트럴파크 안의 소나무가 잎마름병에 걸려 붉은 색을 띄고 있다. 박주연기자

 

“소나무 잎이 붉은색을 띄는데…소나무는 365일 내내 잎이 푸른 상록수 아닌가요?”

 

5일 오전 11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송도 센트럴파크 안의 소나무 산책로. 산책로에는 수십그루의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산책로 시작 지점부터 푸른색이 아닌 붉은색 소나무가 흉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 소나무들은 잎이 붉고 바싹 말라 있다.

 

주민 김철희씨(56)는 “이 공원은 사계절 내내 푸른 소나무를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요즘 붉게 변한 소나무가 보인다”며 “많은 소나무가 붉어지며 고사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공원의 일부 소나무들이 잎이 붉게 변하면서 고사하는 ‘잎마름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병에 걸린 소나무는 일부지만 이 곳 4천여 그루 소나무들도 똑같은 생육 환경에  있어 피해 확산이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날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최근 나무 의사를 통해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잎마름병’이 의심되는 소나무 40그루를 진단한 결과, 소나무 4그루가 ‘잎마름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잎마름병에 걸리면 잎이 갈색이나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떨어져 생장이 멈춘다. 또 2차적인 병원균이나 해충의 피해에 쉽게 노출되고 감염이 심하면 완전히 말라 죽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잎마름병의 원인이 부적합한 생육환경 때문이라는 점이다. 현재 송도 센트럴파크 공원은 소나무 뿌리 부분의 흙에 물이 자주 고여 있어 매우 습하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공원이다보니 배수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흙의 통기성이 떨어져 소나무 뿌리가 정상적으로 호흡을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잎마름병에 걸린 소나무 인근 40여 그루의 나무를 비롯해 공원 전체 4천183그루의 상록수 교목들이 같은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시적인 병해충 방제 작업에 그치는 현재의 관리 체계로는 잎마름병을 막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나무들의 지속적인 생육환경 조성을 위한 토양 관리나 영양 공급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상태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은 “소나무는 습한 곳에서는 정상적인 뿌리 활동을 하지 못해 배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센트럴파크와 같이 배수가 잘 안 되는 곳은 지자체가 배수로 정비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병든 소나무 주변의 흙을 새로운 마사토로 바꾸고 주변 소나무들의 흙도 점차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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