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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뛰어놀 곳 없어요”… 우울한 경기도 아이들
사회 교육·시험

“맘껏 뛰어놀 곳 없어요”… 우울한 경기도 아이들

유아 체육시설 태부족… 도교육청은 관련 부서도 없어
몇 안 되는 곳 수개월 대기, 인근 학교 운동장도 대관 힘들어
전문가 “만 2~7세 신체활동 중요… 현실적 대책 시급”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싶은데, 놀 곳이 없대요”

경기도의 한 유치원은 지난달 3년 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를 열려다 장소가 없어 포기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하려면 주변 학교의 운동장이나 대강당이 필요했지만, 인근 학교들이 모두 거절했기 때문이다. 원장 A씨는 “하루만 운동장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토요일에 출근할 직원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아이들의 기대가 컸는데,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착잡한 마음을 전했다.

또다른 지역 유치원도 지난 9월 화창한 날씨에 맞춰 아이들과 체육 활동을 기획했다가 단념했다. 주변 학교에서 마찬가지로 운동장 이용을 거절했고, 지역 내 어린이 체육시설은 ‘어린이’만 이용이 가능하다며 거절해서다. 원장 B씨는 “교육청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조차 대여를 해주지 않아 마음껏 체육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관을 해주지 않아도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내 유치원들이 유아 체육 시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내 체육활동은 움직임 등에 한계가 있어 외부시설을 빌려야 하지만 툭하면 거절 당하고, 그나마 2곳 뿐인 체육시설은 멀어서 이용하지 못하거나 대기 기간만 몇 개월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유치원의 삼중고에도 도교육청에는 유아체육을 전담할 부서 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내 유치원 중 학교에 짓는 병설유치원(1천127곳)을 제외한 1천46곳 대부분이 운동장이나 대강당 등의 대형 체육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광주시와 군포시에 지자체나 도시공사 등 공기관이 운영하는 유아체육시설이 있지만, 이들 모두 수요가 높고 다른 지역 유아들이 이용하기에는 버스로 1시간 이상 움직여야 하는 등 거리가 멀어 해당 지자체 외에는 이용이 어렵다.

만 2~7세는 신체활동을 통해 정서발달과 사회성 향상이 이뤄진다. 대근육과 소근육 발달 등의 신체적 발달과 함께 체육 활동을 통한 부정적 감정의 해소도 이뤄져 유아 체육은 생애주기 상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도교육청에는 이를 전담할 조직 조차 없다. 유아교육과와 학생건강과가 있지만, 유아교육과는 교육 정책에 대한 분야가 주를 이루고, 학생건강과는 초중등 체육에 관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명지대 미래교육원 김민규 교수는 “교육청에 담당 부서가 없다 보니 시설을 확충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힘들고, 학교 운동장 대관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유치원 인근에 실외 놀이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규정 등이 있는 만큼 놀이터에 실내 체육시설을 놓는 방안 등 현실적 대책을 찾을 수 있는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유치원별로 원내에서 1일 1시간 가량의 체육활동을 하고 있기는 하다”며 “(별도의 부서를 신설하는 부분은)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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