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 물동량 70% 이상 ↓... 레미콘 공장 ‘셧다운’ 본격화 철강·정유업도 운송차질 가속... 오늘 정부 업무개시명령 논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5일째 이어지면서 인천지역 레미콘 업체의 생산 중단 등 산업계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천항만의 물동량은 70% 이상 급감한데다, 지역 내 철강·정유업계 등의 운송 차질 등 여파가 확산하고 있다.
28일 인천지방해수청, 철강‧시멘트‧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인천해수청은 지난 27일 오후 4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인천항의 1일 화물반출입량은 3천189TEU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달 1일 평균 반출입량인 1만3천229TEU 보다 74.91% 감소한 수준이다. 또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장치장의 포화 정도를 의미하는 장치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73.4%로 나타났다. 인천해수청은 파업이 장기화해 장치율이 80%를 넘어서면 항만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 내 기업들의 운송 차질로 인한 여파가 크다.
레미콘(회반죽) 공장들은 시멘트 공급을 받지 못하면서 공장 문을 닫기 시작하는 등 ‘셧다운’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천 중구에 있는 A시멘트는 이날부터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레미콘 생산을 중단했다. 또 서구에 있는 B레미콘도 같은 이유로 29일부터 문을 닫을 예정이다. 앞서 서구의 C산업도 지난 25일부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 내 기초·골조공사를 한창 하는 일부 건설현장 등의 시멘트 납품도 줄줄이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한 레미콘 운전기사 D씨(38)는 “시중에 풀린 시멘트가 없다고 회사가 문을 닫았는데,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며 “이 때문에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도 작업을 중단한다고 한다”고 했다.
또 현대제철 인천공항은 1일 1만t의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운송을 하지 못해 제품 출하를 전면 중단했다. 현재 공장 내부에 제품을 쌓아두고 있다. 다만 그동안 재고품 없이 계속 제품 출하가 이뤄진 탓에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정유업계도 유류운반 차량 및 탱크로리 기사들의 파업 참여로 일선 주유소의 제품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온다. 파업 전 지하 기름탱크(저장고)에 담아둔 재고량을 모두 사용하면 주유소의 영업 중단 가능성이 크다. 남동구의 한 주유소 사장 E씨(55)는 “미리 4만~5만ℓ의 기름을 기름탱크에 채워놨지만, 현재로선 10일이 고작”이라며 “파업이 길어지면 보급이 끊겨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와 5일만에 협상을 했지만 1시간50분 동안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정부는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2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승훈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