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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반투명 시트지 1년6개월…경기도 청소년 흡연율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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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반투명 시트지 1년6개월…경기도 청소년 흡연율 늘었다

편의점 담배 광고. 연합뉴스

청소년 흡연율 감소를 위해 편의점 외부에 반투명 시트지가 부착된 지 1년6개월이 흘렀지만 청소년 흡연율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부터 외부에서 담배가 보이지 않도록 일선 편의점에 반투명 시트지를 유리벽과 출입문 외부에 부착하라고 지시했다.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청소년 흡연율 감소를 위해 국민건강진흥법에 따라 반투명 시트지가 부착됐어야 했지만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상황. 지난 2019년 5월 감사원으로부터 ‘제대로 법 집행을 하지 않는다’란 지적을 받은 보건복지부는 부랴부랴 해당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 7월부터는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당 조치 이후에도 되레 경기 지역 청소년 흡연율을 상승했는데, 질병관리청 집계 결과 지난 2020년 4%였던 도내 청소년 흡연율은 이듬해 0.4% 상승해 4.4%를 기록했다. 또 청소년들이 담배를 얼마나 쉽게 구하는지를 나타내는 구매 용이성도 2020년 67%에서 2021년 74.8%로 7.8% 증가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편의점은 청소년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인데 외부만 가려 흡연율을 낮춘다는 발상 자체가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편의점 근무자들은 범죄 우려로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안에서 범죄가 발생해도 반투명 시트지 때문에 외부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해 신속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성미씨(56)의 가게 외부 유리창과 출입문에는 시트지가 붙어 안쪽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이씨는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만큼 누군가 해코지라도 하면 신속한 도움을 받기 힘들어 생명의 위협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는 서가영씨(25)는 “특히 새벽엔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까지 그림자만 비치니 긴장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려면 청소년들이 왜 흡연을 하는지 원인을 파악해 문제를 해결해야지 광고 가리는 것만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의 정체성이 결여된 채 일선에서 일하는 편의점 근무자들만 불안에 떨게 하는 제도인 만큼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를 추진한 보건복지부 측은 시트지 부착이 청소년 흡연율 감소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다른 대안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트지 부착 추진 당시엔 여러 해외 사례와 연구들을 참고해 실시했지만 큰 효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건복지부 차원에서도 흡연율 감소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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