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서 달리는 차량의 제동거리가 마른 노면보다 최대 7배 긴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13일 화성시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승용차, 화물차(2.5톤 탑차), 버스를 이용해 마른 노면과 빙판길에서 똑같은 주행속도를 유지한 채 갑자기 멈추는 제동거리 실험을 진행했다. 차량의 주행속도는 30㎞/h, 50㎞/h, 60㎞/h다.
그 결과 30㎞/h의 승용차의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의 경우 1.5m인 반면 빙판길에선 10.7m로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속도의 화물차와 버스는 빙판길에서 4.6배(12.4m, 마른노면 2.7m), 4.9배(17.5m, 마른 노면 3.6m) 각각 더 미끄러지고 나서 정지했다.
주행속도를 50㎞/h로 높인 빙판길 실험의 경우 차량의 제동거리는 30㎞/h와 비교해 최대 4.5배 차이가 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0㎞/h의 승용차는 10.7m이었으나 50㎞/h에선 33.2m로 3.1배 차이가 났으며 화물차의 경우 4.5배(12.4m에서 55.8m), 버스는 4.5배(17.5m에서 79.6m)로 각각 나타났다.
60㎞/h와 30㎞/h를 비교한 실험에서도 승용차의 경우 4.7배(10.7m에서 49.9m), 화물차는 6.3배(12.4m에서 77.8m), 버스는 6.8배(17.5m에서 118.7m)로 드러났다.
이처럼 빙판길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은 제동거리가 긴데다 정지 과정에 방향을 틀 수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공단은 경기남부 지역 187곳 도로에 차간거리 유지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예방활동에 나섰다.
권용복 공단 이사장은 “최근 5년간 발생한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마른 노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빙판길 운전 시 차량 운전자들이 더욱 세심한 안전운전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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