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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단상] 동두천에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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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단상] 동두천에 봄이 온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봄으로 들어선다는 입춘과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우수가 지났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도 곧 올 것이다. 접경지역에 위치한 동두천시도 따듯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없을 수 없다.

우수와 경칩에는 얼었던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말이 있다. 북한에도 봄이 올 것이고, 남한보다 더 추운 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봄소식을 더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즘 특별한 봄소식이 있다. 북한과 미국의 역사적인 2차 정상회담이 2월27~28일 양일간 베트남에서 개최된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정을 통해 협상이 얼음 녹듯이 잘 풀리고,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아마도 남북한 7천만 국민의 여망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부디 북미간의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남북한에는 평화체제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특별히 협상이 잘 되어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북한의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접경지역인 경기북부, 동두천시에도 많은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하다.

접경지역은 휴전선으로 단절된 지역 특성으로 한반도 중부지방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최북단에 위치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동두천시를 포함한 접경지역은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역발전에 많은 장애가 있어 왔다.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되었고, 수도권의 변방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개발이 이중으로 규제를 받았다. 서울, 인천과 경기 남부의 발전에 비해 월등한 차이가 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 되고 말았다. 서울 이남의 여타 시군의 지역발전을 부러워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중앙 정부가 추진한 국가균형발전정책도 충청도 이남지역을 위한 균형발전정책이었지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동두천시는 주한 미군의 핵심이 미제2보병사단이 68년간 주둔하면서 군사도시, 기지촌의 이미지로 낙인찍혀 살고 싶지 않은 동네가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나라로 성장하는 동안 국가안보를 책임진 애국도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최하위의 재정자립도를 가진 지역으로 추락한 것이다.

다행히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지원’이라는 공약으로 다소나마 위안을 받았고, 경기북부 낙후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북미간의 2차 회담으로 그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니 감격스럽다. 북한 핵무기를 버리고 경제개발에 매진하게 된다면 북한으로 들어가는 통로역할은 접경지역이 맡게 된다. 북한으로 나아가는 도로, 철도가 연결되고, 산업단지, 물류단지가 조성될 것이다. 경원선이 연결되면 금강산 관광을 기차로 갈 것이고, 시베리아와 유럽으로 기차여행을 가는 일이 현실화된다. 동두천역이 경원선의 시발점이니 생각만 해도 저절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2017년 5월 15일자 미국 타임지 표지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THE NEGOTIATOR’라는 글이 실렸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타임지가 평가를 한 것이다. 이 예측대로 남북이 가까워졌고, 이제 북미가 협상을 통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계절적인 봄이 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유일한 냉전지역인 한반도에 따뜻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그것도 북쪽에서 따뜻한 훈풍이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한 평화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남북이 자유왕래가 된다면 제일 먼저 실향민으로 평생 고향을 그리워 하셨던 하늘에 계신 아버님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려야겠다.

동두천역에서 울려 퍼질 안내방송을 상상한다. “모스크바를 거쳐 파리로 가는 고속열차가 곧 출발할 예정이오니, 탑승객께서는 속히 승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멘트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접경지역이 북한과의 교역의 창구가 되고, 남·북한의 평화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핵심지역이 되기를 바란다.

최용덕 동두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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