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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역사·문화를 기록하다] 3. 동두천 턱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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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역사·문화를 기록하다] 3. 동두천 턱거리

미군기지 60년 그림자 걷어내고…마을 부흥 새 바람 분다

동두천 ‘턱거리마을’ 전경
동두천 ‘턱거리마을’ 전경

경기북부는 한반도 중심에 위치하며, 남과 북을 잇는 관문이자 분단의 접경지역이다. 군부대와 개발제한 등으로 인한 독특한 지역정체성을 지닌 곳이기도 하다. 경기문화재단 북부문화사업단은 경기북부 접경지역에 위치한 마을의 기록을 보존하고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해 ‘경기북부 마을아카이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는 시범사업으로 동두천 턱거리, 연천 신망리, 파주 선유리 등 총 세 곳의 마을을 살펴봤다.

작가와 기획자들은 문헌·현장·구술 조사와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및 워크숍 등을 통해 마을 환경에 대한 기초조사는 물론 내·외부의 변화 양상을 포착하고 문화적 자원을 발굴했다. 특히 그동안 소외됐던 경기북부 접경마을들을 조명하고, 가치를 재발견했다는 점과 우리 이웃의 삶을 기록하고 공유했다는 부분에서 높은 성과를 가져왔다. 첫 번째로 소개한 동두천 턱거리마을은 1951년부터 미2사단이 주둔, 전체 면적의 42%가 미군의 공여지인 곳이다. 한국전쟁과 주한미군 주둔에 따라 경제적 부흥과 쇠락을 지나오며 다양한 문화가 형성됐다. 내년에는 캠프 호비가 주둔하던 주한미군공여지가 전체 반환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또 다른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 턱거리마을의 과거와 현재

턱거리마을은 북동쪽에 소요산 지류, 북서쪽에 어등산, 남동쪽에 해룡산, 남서쪽에 칠봉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마을 한가운데는 동두천천이 흐른다. 대대로 동두천천을 따라 논과 밭을 일구며 살았고, 일제 강점기에는 광산업이 발달하면서 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한국전쟁 이후 1954년 캠프 호비가 턱거리마을에 형성되면서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한 생활권으로 변모하게된다. 기지촌의 중심적인 상업이었던 유흥가가 형성되고,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군속을 포함해 다양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거 이주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턱거리마을은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고 기지촌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형성됐다.

나눔의 집 활동 중 벽화그리기. 경기문화재단 제공
나눔의 집 활동 중 벽화그리기. 경기문화재단 제공

1980년대에 들어서는 점점 쇠퇴하기 시작한다. 한국경제의 성장에 따른 달러 값어치의 하락, 미군병사 급여의 본국 송환 유도, PX물품 유출 규제 강화, 미군기지 내 위락시설 설치 등이 원인이다. 미군병사가 나오지 않자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고, 거리가 쇠락하니 점점 슬럼화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동두천에 신시가지가 조성되면서 마을의 인구조차 줄어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마을 주민들은 공동체를 조직하고, 지역 발전을 걔획하는 동시에 자연환경과 옛 문화를 보존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캠프 호비가 주둔하던 주한미군공여지가 내년에 전체 반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군공여지의 공간활용과 이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턱거리마을 사람들

턱거리마을에는 마을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턱거리사람들 협동조합’이 있다. 턱거리사람들 협동조합은 지역주민들의 자존감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성과 지역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의 활동 근거지가 되는 커뮤니티 아트 스튜디오(Community Art Studio)인 ‘우리동네 놀이터 함께’에서는 매년 턱거리노래자랑, 턱거리마을 바자회, 한글교실 프로그램, 광암동 마을잔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턱거리 노래자랑. 경기문화재단 제공
턱거리 노래자랑. 경기문화재단 제공

무엇보다 턱거리마을의 소식을 전하는 ‘터기리마을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터기리마을신문은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와 동두천생활문화센터의 후원으로 2016년 12월1일 창간호를 발간했다. 터기리마을신문에는 지역활동가들과 주민들, 동두천생 활문화센터 시민기획단이 참여해 마을에 대해 이야기하며 함께 고민하고, 소통한다. ‘동두천 나눔의 집’도 턱거리마을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곳이다. 성공회에서 사회선교센터의 일환으로 2003년 세웠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위해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홀로 계신 어르신이나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웃들과 결연을 맺고 반찬나눔, 의료상담, 주거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사람들과 전문가들은 턱거리마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한국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긴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고 미국 문화가 유입된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관광지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금 턱거리마을에서는 과거를 마냥 지우기보다는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이뤄지고 있다.

턱거리 학당. 경기문화재단 제공
턱거리 학당. 경기문화재단 제공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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