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허성관 칼럼] 朴대통령은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하야해야
오피니언 허성관 칼럼

[허성관 칼럼] 朴대통령은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하야해야

허성관.jpg
최순실 사태에 대해 국민은 분노하고 허탈하다. 골수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인 70대 중반 한 부인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철저하게 배신당한 기분 이상이라고 한탄했다.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사태의 핵심은 국가의 초 특급 기밀이 누설된 것이고, 대통령 위에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이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있어 헌법을 훼손했으며,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과 권위를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데 방조했으며, 여기에 조언하거나 직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결과적으로 국정이 마비되어 국가위기가 초래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하야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통령 자신이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음을 확실히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개선될 가능성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위정자의 자세와 통치 방법을 논한 관자(管子) 형세(形勢) 편에는 “군주가 군주답게 제 할 일을 못하면 신하도 신하 노릇을 다하지 않으며, 윗사람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체통을 잃으면 아랫사람이 분수나 절도를 어긴다.”고 갈파했다.

관자의 이 지적이 정확하게 지난 4년간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대통령이 대통령답고 고위공직자가 고위공직자다워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군군 신신, 君君 臣臣)을 거스른 지난 4년이었다.

 

맹자(孟子)와 주역(周易)에는 임금을 네 유형으로 구분한다. 좋은 임금 두 유형과 나쁜 임금 두 유형이다. 제일 좋은 임금은 백성이 임금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지만 아무런 불편이 없는 경우이다. 

임금이 미리미리 너무 정치를 잘해서 임금의 존재를 백성들이 구태여 알려고 하지 않는 경우이다. 그다음 좋은 임금은 백성들이 존경하는 임금이다. 백성들이 무서워하는 임금은 나쁜 임금이다. 총칼로 다스리고 독재하는 임금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가장 나쁜 임금은 백성들이 경멸하는 임금이다. 

경멸은 “저게 임금이라고?”하는 말이 백성들의 입에서 나오는 경우이고, 이렇게 되면 임금 노릇이 불가능하다. 임금을 대통령으로 바꾸면 이 분류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용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이 경멸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하야할 수밖에 없다.

 

관자 목민(牧民) 편에는 나라를 다스리는 네 가지 강령(사유, 四維)으로 예의염치를 들고 있다. ‘예’란 절도를 지키는 것이고, ‘의’란 온갖 수단을 써서 스스로 높은 자리를 구하지 않는 것이고,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는 것이고,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예의염치를 잃어 나라를 다스리는 네 가지 강령을 지키지 못하고 있으니 하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야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거국내각 구성이다. 거국내각은 국가 위기를 관리할 내각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미래 안위를 고려해서 거국내각을 구성한다면 상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를 찾아야 한다. 먼저 예의염치를 갖추고 있는지가 최고 인재인지 여부를 판정하는 첫째 기준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그 지위에 어울리는 인격을 갖추고 있는지, 그 지위에 어울리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고려하여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주체로 흠이 없는 원로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들의 제안도 받아 빠른 시간 안에 인선해서 국정 실종 사태를 극복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정파적인 견해가 거국내각에 반영되어서는 안된다. 거국내각이 구성되면 바로 차기 대통령 선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대통령이 정치공학적인 관점에서 꼼수를 쓰거나, 공작적 차원에서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려 한다면 무능한 대통령에서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로 한걸음 더 들어가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호랑이의 눈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한다.

 

허성관 前 행정자치부 장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