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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선의 세계문화기행]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국립공원
오피니언 허용선의 세계문화기행

[허용선의 세계문화기행]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국립공원

키나발루산은 해발 4천95m로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한라산(1천950m)보다 무려 2배가 넘는다. 열대우림 지역에서 시작해 황량한 고산지대까지 높이 오를수록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등산객들을 감탄시킨다. 특히 정상에서 산 아래 구름으로 덮인 곁곁이 쌓인 산을 보노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코타키나발루는 에메랄드 빛 바다와 풍광이 뛰어난 휴양도시로, 이곳에 머물다 보면 야생의 자연과 문명이 어우러져 편안함이 절로 느껴진다. 키나발루 국립공원으로 가기위해 꼭 들려야 하는 도시인 코타키나발루는 보르네오섬 사바 주에 있다. 코타키나발루 시내에서 차량으로 2시간 정도 이동하면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키나발루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키나발루산은 국내 산악인들이 첫 해외 원정코스 혹은 히말라야를 가기 전 트레이닝 코스로 많이 찾는 곳이다.

지난해 가을, 평소 오르고 싶었던 키나발루 정상 도전에 나섰다. 비행기로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해 숙소인 수트라 하버 리조트에 하루 머문 후 다음날 아침 8시에 자동차로 84km 떨어진 키나발루 국립공원 관리본부로 향했다.

그곳에서 등정에 필요한 등록을 마치고 ID카드를 발급받았다. 키나발루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팀폰 게이트와 메실라우 두 개의 산행코스가 있는데 메실라우 코스는 완만하지만 2.2 km 더 멀다. 가파른 산행길이지만 빠르게 오를 수 있는 팀폰 게이트로 등정코스를 정했다.

키나발루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1박2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첫날에는 해발 3천353m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으로 가서 하루 밤을 자고 새벽 2시 쯤 일어나 4천95m 정상을 등정했다. 키나발루 국립공원본부에서 가이드를 만난 후 이분과 함께 셔틀버스로 4.5㎞를 이동해서 팀포혼 게이트로 이동했다.

팀포혼 게이트는 마치 교도소 철문 같은데 그곳 직원이 ID 카드 확인 후 열어 준 철문을 통과해 산행이 시작되었다. 조금 가니 아담한 폭포가 나타났는데 이름이 카슨 폭포다. 높이는 15m 정도이고 전날 비가 많이 와서 제법 떨어지는 수량이 많았다.

가픈 숨을 내쉬며 열심히 걸어도 많은 거리를 갈 수가 없다. 높은 산길이라 어쩔 수 없어 나름대로 복식호흡을 하고 가급적 발을 가볍게 한 채 걸었다. 한참 걸어 라양라양 산장을 지나니 멀리 정상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키나발루산은 3천900m 이상인 고봉만 무려 8개라서 멀리서 보면 마치 마법의 성처럼 뾰족하게 보인다. 이곳에 온 사람들을 보니 스위스, 홍콩, 중국, 아일랜드, 캐나다, 독일 등 참으로 다양했다. 그만큼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이 키나발루 정상에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코타키나발루 일몰은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낮 동안 바짝 달궈진 태양이 해안선에 닿기 시작하면 어느새 항구와 해변을 붉게 불태운다. 해변 근처에서 바라본 황홀한 석양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코타키나발루에는 많은 리조트들이 있다.

이중 코타키나발루 중심에 위치한 수트라하버(Sutera Harbour) 리조트는 말레이시아 국왕이 휴가와 생일 때 묵었던 곳으로 주요 국가 행사에 국빈들이 체류하는 고급 리조트로 유명하다. 퍼시픽 수트라와 마젤란 수트라 등으로 구성된 이 리조트는 코타키나발루의 중심 시내에서 5분, 코타키나발루 국제공항에서는 10분 거리의 편리한 위치에 있다.

허용선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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