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안양교도소 재건축 안돼
오피니언 경기단상

안양교도소 재건축 안돼

TV방송 인기 개그 프로그램에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코너가 있다. 특정 사안에 대처하는 공직사회의 관례, 권위의식, 책임전가, 대안부재 등을 ‘안돼!’라는 유행어로 풍자하는 것인데 보는 이의 실소를 자아낸다.

 

지난주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가 안양교도소의 현 위치 재건축 결정을 내렸다.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인 안양교도소 이전을 ‘안 돼!’ 한마디로 봉쇄당한 기분이다.

 

국가가 주도하는 국책사업이니 조용히 있으라는 경고 같기도 하고, 안양권 미래발전은 너희들 일이지 우리는 알 바 아니라는 통보같기도 하다.

 

안양교도소 이전은 1999년 안양시민들이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법무부는 교도소 이전을 위해 양여사업자 공모를 했으나 사업참여자가 없자 2001년 일방적으로 교도소 이전을 취소해 버렸다.

 

이 후 2009년부터 독자적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다 2010년 12월부터 안양시에 건축협의를 신청하였는데 안양시는 민선5기 출범 이후 ‘재건축협의 불가(不可)’를 밝힌 바 있다. 그때마다 이전에 따른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 관련 건축법, 도로폐쇄의 불합리성, 공익적 목적 여부 등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했음은 물론이다.

 

이에 법무부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 시 해당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치고, 현 시설물의 노후화로 건물 붕괴 위험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더 이상 재건축을 미룰 수 없다는 주장만을 되풀이 해왔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안양시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법무부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도 되묻고 싶다.

 

이전 의지가 없는 법무부는 결국 안양시의 건축협의 불가에 대해 지방자치법 제168조 규정에 따라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여기에 목을 매는 형국을 보여 왔으며 급기야 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법무부의 손을 들어 주었다.

 

6개월간 안양시 협의조정 신청 고작 세 번, 6개월간 조정위원회 회의 여섯 번, 그리고 교도소 이전촉구 20만명 시민서명서 제출 후 열흘, 이 모두를 합쳐서 불과 1년,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현 위치 고수 결정을 이끌어낸 초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안양권 미래발전과 100만 시민의 간절한 염원을 짓밟고 지역주민의 권익을 무시한 중앙집권적 발상과 행정편의가 아닐 수 없다.

 

안양시의 입장은 확고하다. 객관적인 논리와 합리적인 대안이다. 안양시는 사안 발생 처음부터 줄곧 이전대체지 선정과 사업자 공모, 기부 대 양여(讓與), 시설물 안전대책 마련, 이전대체부지 교통체계 운용계획 그리고 편의시설 설치 등 조목조목 구체적인 협조 및 실행방안을 제시해 오고 있다.

 

거듭 강조하건대 안양교도소는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이전이 마땅하다. 지난 50년간 안양권 중심에 자리 잡아 시민들의 재산권이 침해받고 시 이미지가 실추되고 도시발전에 걸림돌이었던 현실을 탓하는 것이 아니요, 앞으로 50년 100년 후를 논하는 것이다.

 

현재 속속 안양을 찾고 안양에 둥지를 트는 기업들이나 중장기 대표적 성장동력인 ‘안양스마트콘텐츠 밸리’ 조성사업 등에 그 어떤 부담도 작용해서는 안 된다.

 

안양, 의왕, 군포 3개시 통합 추진과 더불어 100만 안양권 시민들과의 약속이자 비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래서 교도소 이전은 절대적이고 지금이어야 한다. 지금이 그 때다.

 

최대호 안양시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