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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재산 ‘환원’
오피니언 임양은칼럼

이명박의 재산 ‘환원’

좀 이르지만 말 못할 것은 없다. 호사자들은 특검을 들겠지만, 이에 영향받을 이명박 특검이 아니다.

전에도 그랬다. “천박한 사고로 대통령직을 사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측), “국민을 상대로 하는 최후의 뒷거래다” 라고 했다.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측),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라고 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측)

이명박(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이 지난 12월7일 KBS 선거방송에서 전 재산 사회 환원 의사를 밝혔을 당시에 있었던 그들의 반응이다. 검찰의 BBK 의혹 수사가 이명박에 대해 무혐의 결론이 있었던 직후다.

생각해 본다. 당선자 이명박은 48.7%(1천149만2천389표)를 얻었다. 차점자 정동영은 당선자 표의 절반을 웃도는 26.1%에 머물렀다. 이회창은 15.1%, 권영길은 3.0%에 그쳤다. 국민이 이들의 말대로 대통령직을 사고 팔고, 뒷거래를 하고, 우롱당했다고 볼 수 있는 분석은 찾아볼 수 없다. 이명박의 당선과 그의 재산 환원은 전혀 별개다.

재산은 51억원 상당의 논현동 주택을 비롯, 논현동 땅·서초동 영포빌딩·양재동 영일빌딩·서초동 상가·골프장 헬스클럽 회원권 등 350억원 가량이다. 대통령을 그만두면 살 집을 빼놓고는 다 내놓겠다니 돈으로 치면 300억원 상당이다.

짠돌이로 유명하다. 점심을 사준다는 게 고작 자장면으로 때우기로 소문났다. 이재에 이골도 났지만 강남 개발이 한창일 때 정주영(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보너스로 받은 땅 조각들이 종자 밑천이 됐다.

대통령을 하고나면 평생 국가가 먹여 살린다. 생활비도 넉넉하게 주고 비서들도 딸려 준다. 외국 여행을 하겠다면 나랏돈으로 다 대준다. 굳이 재산을 탐할 이유가 없다.

이런데도 재산을 탐한 역대 대통령들이 없지 않다. 과거는 과거지사라 쳐도, 현직 대통령은 한 술 더 뜬다. 노무현(대통령)은 김해 봉하마을에 160억원의 건축비가 든 대저택을 신축했다. 여기에 460억원을 들여 집 주변을 노무현 타운으로 조성했다.

오는 25일 노무현 타운은 귀향잔치가 흥청망청 벌어진다. 전야제에 이어 국악·연예인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속에 1만개의 오색 풍선 등이 하늘을 날게 된다. 잔치비용으로 1억3천만원이 쓰인다. 현지 주민들이야 순박한 고향 사랑 마음에서 그런다지만, 지각있는 노무현이라면 한다고 해도 말렸어야 할 일이다.

성공한 대통령도 아닌, 실패한 대통령이 “염치를 모른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심지어는 남대문이 불탄 것도 그의 부덕으로 돌리는 소리가 들린다. “재수없는 사람이어서 임기 막판에까지 재앙을 남겼다”는 것이다. 듣기가 심히 난감하지만, 부덕한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의 재산 환원이 신선해 보이는 것은 노무현의 그같은 처신과 비유되는 데도 있다. 그런데 재산 환원 문제가 잠잠한 것은 이명박 특검이 걸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듣건대 김경준(씨)이란 사람은 특검에 열 한차례 불려가면서 신경질만 는 모양이다. BBK 주가 조작의 핵심 인물인 그의 누님 에리카 김(씨)이 미국 연방법원에서 사문서 위조 등으로 가택연금 6월에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기도 하고, 특검 수사가 자신의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은 탓이기도 할 것이다.

어쨌든 이명박의 재산 환원 문젠, 조만간 그에 의해 공익재단 설립이 공론화 될 것이다. 장학사업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고학으로 어렵게 공부했던 처지를 잊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보단 다른 것을 권하고 싶다.

예컨대 소아암 같은 희귀병으로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돈없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사업이다. 장학사업은 미흡하나마 이런 저런 기존의 장학사업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불우 계층의 어린이 희귀병 치료 공익사업은 이 사회에 한 군데도 없다. 기왕이면 소외된 이런 어린이 공익사업을 펼치는 것이 더 보람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돈이 없어 죽어가는 어린 생명을 구하는 공익사업이야 말로, 돈이 없어 공부못하는 것을 돕는 장학사업도 좋지만 결코 못하다 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시작이 반이다. 이명박(대통령)의 재산 환원으로 이의 어린이 공익재단이 설립되면, 가진 계층이 참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의식이 확산될 것이다.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에 무서울 게 없고, 재산을 내놓고 하는 일에 거칠 게 없다. 이제 열 하루가 남았다.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를 갖는 것은 그같은 순수한 열정에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경선에선 내심 지지하지 않았던 그에게 발견된 신뢰다.

이러쿵 저러쿵 하는 정치인들에게 말한다. 정치하면서 축재하는 정치인들은 그 입을 다물르라, 재산 환원은 실로 어려운 결심이다. 자신이 그같은 결심을 못하면 그러한 남을 헐뜯진 말아야 하는 것이 본연의 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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